퀵바

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연재수 :
287 회
조회수 :
293,482
추천수 :
14,095
글자수 :
1,877,846

작성
21.01.04 20:10
조회
820
추천
52
글자
13쪽

유논(12)

DUMMY

“······.”


시드의 그 말에 유논은 입술을 달싹였다. 대답하고자 생각나는 것들이 잇몸 근처만을 맴돌 뿐, 튀어나오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를 미워한다고.’


그렇지만,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원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스스로 사랑하던 모든 것들이 자기 손에 의해 사라졌는데.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유논은 시드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저씨, 흑색마나─까망이들은 아저씨를 미워하고, 또 용서해주지 않은 게 아니야.”

“···그 말은 아까도 들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저씨가 까망이들을 싫어해서 밀어냈던 것도 아니야. 내가 착각하고 있었어.”

“···뭐?”


유논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흑색마법을 잃은 데에 또 다른 요인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과거의 그 광기에 가까운 자책감과 죄의식에 빠져 있던 자신이, 게이트를 열고 지구인들을 불러들이고, 종국에는 핵이 떨어지게 만든 것을 전부 흑색마법의 탓으로 돌렸기에 이런 심리적 거부감이 생긴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었건만.


“까망이들은 아저씨를 좋아해. 아저씨가 자기들을 상처입고 다치게 만들어도, 자기들을 이용해서 실험을 해도. 전쟁을 일으키건 핵이 떨어지게 만들건 상관없이 오직 아저씨만을 좋아해.”


흑색마나는 유논을 미워하지 않았다.

그가 흑색마나를 상처 입히는 실험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했어도, 게이트가 열리고 핵이 떨어져 마나와 마력이 오염되는 계기를 마련했어도.

흑색마나는 그따위 사소한 것들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다.


“그렇다고 아저씨가 까망이들을 싫어한 것도 아니야. 오히려, 아저씨는 흑색마나가 느껴지지 않았을 때 엄청나게 슬퍼했잖아? 자기 팔이 잘린 것처럼, 소중한 친구를 잃은 것처럼···.”


유논도 흑색마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의 흑색마나 감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시기도 핵이 떨어지기 이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논이 자기 죄를 뒤집어씌울 대상으로 흑색마나를 탓해 스스로 밀어냈다는 건, 애초에 시기상부터 맞지 않는 가설이었다.


“···그러면, 도대체 뭐 때문이라는 거냐.”


유논도, 흑색마나도, 서로를 미워하거나 밀어내지 않았다. 그렇다면 유논이 흑색마나를 느끼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흑색마나의 아주 자그마한 자취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 전체가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흑색마나가 바로 그 공간을 이룸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가 있는 곳이 다름 아닌 흑색세계임에도 불구하고.


시드는 서글픈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도, 흑색마나도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미워해서 밀어낼 만큼 나쁘지 않아. 너무 착해서, 그럴 수가 없어. 그 대신···.”


유논은 시드가 끝맺지 못한 다음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다른 누군가를 탓하고 미워해서 밀어내지 못한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자기 자신을 탓하고, 미워하고, 또 밀어내는 것.


유논은 헛웃음을 흘렸다.


“내가, 내 자신을 미워해서, 흑색마나를 느낄 수 없었던 거라고?”


가장 끔찍한 점은, 저 가설이 실제로 엄청나게 말이 된다는 점이었다.


흑색마나가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건, 흑색마나가 그를 미워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자신이 스스로를 미워하고 또 밀어내서 흑색마나를 보지 못했다면, 모든 게 설명되었다.


스스로 흑색마나를 다룰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자괴감과 자책감, 죄의식.

흑색마나의 일부를 죽여 실험했던 때 처음 그 죄책감을 느꼈기에 흑색마나를 느끼는 감응력이 최초로 줄어들었던 것이다.

스스로 흑색마나를 죽인 자신은 흑색마법을 다룰 수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심리적인 기저에서부터 잠금을 걸어버린 것.


그 죄악감이 게이트를 통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심화되고, 게이트에서 나타난 지구군과 환상세계의 사람들이 전쟁을 벌이면서 막바지에 다다랐다가,


핵이 떨어지고 세상이 멸망하면서 궁극에 닿아 그때부터는 완전히 흑색마나를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의 인생을 따라 차곡차곡 쌓인 자책성만큼이나, 스스로 흑색마나를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심리적 장벽 또한 단단하고 높게 축조되었기에.


그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만큼 흑색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을 지니고 있었기에, 흑색마나의 형체를 그 무엇으로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스스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스스로를 증오했기에. 그렇기에 흑색마나를 느끼는 감각마저도 덩달아 죽어버린 것.


“그러니까 아저씨, 아저씨가 흑색마나를 다시 다루려면···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어.”


유논도 무의식적으로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은 그가 흑색마나를 느끼지 못하게 된 모든 원인이 그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다만 인정하기가 싫었을 뿐이다.


흑색마법을 다시 부리고, 시드를 살리고,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이, 스스로를 미워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라니.


“까망이들은 아저씨를 좋아해. 나도 아저씨를 좋아하고. 그러니까, 아저씨도.”


시드는 애원하듯 말했다.


“아저씨도 스스로를 좀 좋아해 봐.”


스스로를 좀 좋아해 봐.

시드의 그 말 한마디가 가슴 속 깊숙하게 박혔다.


그러나 유논은 공허한 심정으로 스스로에게 물을 뿐이다.


‘스스로를 좋아하라고. 하지만 어떻게.’


그는 스스로를 좋아하는 방법 따위는 아주 오래전에 잊어버렸다. 멸망 이후의 시간 동안 그에게 남은 것은 스스로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혐오의 방법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스스로를 좋아해 보라고 말하면···.’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한 방법론 따위, 그가 알고 있을 리 없었다.


유논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어떻게···.”


재판장의 유일한 변호인에게 물었다.

그의 하나뿐인 제자에게 물었다.

시드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거냐.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를 좋아할 수 있는 거냐.


이성적으로는 스스로 잘못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이 모든 게 나의 탓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수십 년 동안 묵힌 자기혐오의 감정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도저히 깎아낼 수 없을 만큼 단단한 벽이었다.


유논은 도저히 스스로를 사랑하고 또 좋아할 자신이 없었다.

그에게는 남을 사랑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었다.


시드가 조심스레 말했다.


“아저씨, 누군가를 그만 싫어하거나, 그만 싸우고 화해하고 싶을 때에는···.”

“···용서를 하라고?”


유논은 쓰게 웃었다.

시드가 이 방법밖에 없다는 듯, 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말한다.


“그래. 까망이들을 용서할 필요도, 세상을 용서할 필요도 없어. 그냥, 아저씨에게 필요한 건···.”


아저씨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를 향한 용서야.


시드의 목소리가 마음에 닿은 파문처럼 울려 퍼졌다.


유논의 떨리는 손을 시드가 붙잡았다.


그 상태로 그를 끌어안고, 울지 않으려 애쓰며, 흐느끼듯 말한다.


“그러니까 아저씨, 이제 스스로를 용서해.”


유논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그러나 뒤이을 말들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용서해야만 한다.


누구를?

나 자신을.


무엇 때문에?


무언가를 용서하고자 한다면, 용서할 빌미가 되는 잘못이 있어야만 한다.


게이트를 열고, 전쟁을 막지 못하고, 핵을 막지 못하고, 멸망을 막지 못한 걸 용서해야 하나?

그게 용서받을 수 있는, 내가 스스로 용서할 수 있는 종류의 잘못인가?


나에게 누군가를, 설령 그게 내 자신이라고 해도 용서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


돌고 돌아 또다시 자신을 의심하고, 또 깎아내리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퇴적된 자기혐오의 심리적 기제란 이리도 강력했다.


살갗에 닿은 시드의 눈가가 축축했다.


그녀가 낮게 말한다.


“아저씨는 할 수 있어. 난 알고 있어. 난 아저씨를 믿어.”


저 아이는 나를 믿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정작 나 스스로는, 나를 누구보다도 믿지 못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나를 믿을 수 있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는데.

나는 함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망쳐버린 사람인데. 내가 해낸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나는 이다지도 못난 죄인인데.


부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가슴팍을 두들기는 엷은 주먹.


“아니야. 아저씨는, 나를 구해줬어. 또 자유도시를 구했고, 피오네도 구했어. 내가 아는 것은 이 정도지만, 분명 살아오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구했을 거야. 그리고 또 이번에는, 정화교 쉘터와 세상까지 구할 거야. 난 알고 있어.”


나보다도 나를 더 확신하는 너의 목소리.


“아저씨는 스스로를 용서해야 해. 세상을 구하지 못한 것을 용서하란 소리가 아니야. 그건 누구라도 어쩔 수 없던 상황이었어.”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는 거냐···.”


도저히 모르겠다.

모르겠어서, 화가 났다.


머리가 둔해졌고,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유논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소리쳤다.


“도대체 뭐 때문에, 내가 날 용서해야 한다는 거냐!”


그의 제자는, 유일한 변호인은 그런 그를 안쓰럽다는 듯 쳐다보며 말한다.


“아저씨는 착한 사람이니까. 사실 스스로를 미워했던 걸···미안해하고 있으니까. 나 자신이 나를 미워했던 걸 용서한다고···말하고 싶어 하니까.”


시드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아저씨···.”


유논은 눈가를 훑는 그녀의 손길에 흠칫했다.


“···울지 마.”


침묵 속에서 그저 숨결만이 새어나왔다.

유논은 말을 듣지 않는 손을 움직여 스스로의 눈을 매만졌다. 축축했다. 선명한 물기가 손끝에 남아 있었다.


그가 느꼈던 습기는, 시드의 눈물이라 여겼던 것은 사실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다름 아니라 그 자신이 흘린 눈물이었다.


순간 머리가 아찔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모를 멍해진 사고 속에서 모든 것이 흐트러졌다. 모든 게 둔하고 또 아련하게만 느껴졌다.


눈물이 턱과 목을 타고 떨어졌다.

모든 게 뿌옇게만 보이는 세상 속에서.


유논은,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재판으로 고통 받던 그는. 스스로를 괴롭히던 검사이자, 판사이자, 피고였던 그는.


너무나도 지쳤던 그는. 수십 년 만에 처음 나타난 변호인의 품에 안겨.

너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이제 스스로를 그만 미워하라고, 스스로를 좀 좋아해 보라고 말하는 그녀를 끌어안고.

아이처럼 눈물을 흘렸다.


형편없이 일그러진 시야를 흐린 물빛이 적신다.

입에서는 도저히 의미를 담은 말이 나오지 않고, 그저 꺽꺽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온몸을 말아, 시드를 끌어안고, 그 끌어안은 등 끝에 닿은 제 주먹을 거세게 움켜쥐며.


유논은 울었다.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아주 깊은 곳까지 묻혀 있던, 너무나도 어두운 두뇌의 해저에 갇혀 있어 스스로도 없는 줄로만 알았던 서러움과 억울함, 외로움의 감정들이 분출되어 나왔다.


그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생각하는 것만큼, 느끼는 것만큼 자기 잘못이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기 자신을 탓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만 그러지 않으면 도저히 탓할 사람이 없게 되어버리는 상황을, 유일한 죄인이었던 자기 자신을 용서해야만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었던 것뿐이었다.


자기 자신을 탓하는 건 쉬워도, 용서하는 건 어려웠으니까.


그에게는 자기 자신의 죄를 무죄로 판결할 용기가 없었다.


자기 자신을 용서할 용기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용기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지 못한다면 모두가, 그 자신뿐만 아니라 시드도, 피오네도, 다른 사람들도 전부 죽을지도 모르는.


세계 전체가 도플갱어의 폭주한 흑색마나에 의해 또다시 멸망해 버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파빌리안 스트라우스가 그랬던가.


검의 경지, 그 얇으면서도 두꺼운 종이 한 장의 격차를 뛰어넘게 만드는 것은 자그마한 마음가짐의 변화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 마음가짐의 변화였다.


검의 경지는 아닐지언정, 마법의 경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고집스러운 마음을 바꿔야만 했다.


세계를 구하려면, 자기 자신을 구하려면 용기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직면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구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또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 싫다면,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유논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용기를 내,


한 발자국을 내딛었다.


눈물이 흐르는 입가로,


차마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목소리로.


“나는···용서한다. 용서하겠다.”


자기 자신에게 오래된 진심을 전했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한다.”


그 용서는, 과연 스스로에게 닿았을까.


작가의말

아주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장면이 드디어 나왔군요.

여기까지 닿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마라톤을 하는 기분이었네요. 그간 댓글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 대댓글을 일부러 달지 않았었는데, 오늘부터는 좀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겨서 대댓글을 달 수 있겠군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0 시장바닥의 대왕들(2) +12 21.01.24 743 46 25쪽
139 시장바닥의 대왕들(1) +11 21.01.23 745 37 13쪽
138 드워프(4) +12 21.01.22 738 43 17쪽
137 드워프(3) +13 21.01.21 729 40 14쪽
136 드워프(2) +8 21.01.20 721 43 13쪽
135 드워프(1) +12 21.01.19 751 45 14쪽
134 지저의 도시(7) +10 21.01.18 772 42 13쪽
133 지저의 도시(6) +15 21.01.17 775 48 16쪽
132 지저의 도시(5) +4 21.01.17 728 43 12쪽
131 지저의 도시(4) +12 21.01.16 749 45 15쪽
130 지저의 도시(3) +14 21.01.15 760 45 15쪽
129 지저의 도시(2) +19 21.01.14 796 43 17쪽
128 지저의 도시(1) +30 21.01.13 820 50 18쪽
127 막간-윌리엄 스왈로우(William Swallow)(3) +10 21.01.12 773 47 18쪽
126 막간-윌리엄 스왈로우(William Swallow)(2) +6 21.01.12 729 36 14쪽
125 막간-윌리엄 스왈로우(William Swallow)(1) +12 21.01.11 795 47 16쪽
124 막간-피오네(Fionne)(4) +20 21.01.10 806 48 20쪽
123 막간-피오네(Fionne)(3) +17 21.01.09 853 48 17쪽
122 막간-피오네(Fionne)(2) +6 21.01.09 786 37 18쪽
121 막간-피오네(Fionne)(1) +14 21.01.08 832 49 13쪽
120 흑색의 마법사(3) +27 21.01.07 901 57 20쪽
119 흑색의 마법사(2) +18 21.01.06 877 48 17쪽
118 흑색의 마법사(1) +18 21.01.05 879 53 14쪽
» 유논(12) +17 21.01.04 821 52 13쪽
116 유논(11) +9 21.01.04 761 44 16쪽
115 유논(10) +10 21.01.03 788 45 16쪽
114 유논(9) +12 21.01.02 765 40 12쪽
113 유논(8) +7 21.01.01 772 45 14쪽
112 유논(7) +9 20.12.31 799 46 17쪽
111 유논(6) +7 20.12.30 825 4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