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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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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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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1.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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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유논(10)

DUMMY

「핵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마법사들과 지도자들에게 급하게나마 대처하기 위한 요령을 전하고, 또 미리 최대한 많은 핵미사일을 막아내기 위한 방어마법들을 설치하며.」


「나는 부지런히 핵이 떨어진 이후의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핵이 떨어질 당시와 떨어진 이후의 장면을 촬영하고 또 글로 담아 지구군을 상대로 한 정치 전략으로 만들고자 하는 철저한 계획을 미리부터 짜놓고 있었다.」


「일단 핵이 떨어지고 나면, 그 다음은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다.」


「각지에서 핵이 발사되었을 때. 나는 조금이나마 수집해 둔 흑색마나까지 사용하며 미사일에서 갈라져 나온 핵탄두 수백 발을 붙잡아 해체했다.」


「내가 지키고 있던 지역 근처로는 핵탄두 하나조차 떨어지지 못하게 완벽하게 지켜냈다.」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떨지, 혹여나 아직 발사되기까지 시간이 남아 내가 도울 수 있을만한 곳이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 단위로 연결해놓은 마력망에 접속했다.」


「이상함을 깨달은 것은, 한 소식을 접했을 때였다.」


「최후의 드래곤, 백색룡 알베르시아의 사망 소식.」


「무언가 잘못되었다. 내가 아는 한, 저 최후룡은 고작 핵미사일 따위에 죽을 만큼 약하지 않았다.」


「대마법사 시절의 나와도 비견될 만한 마법의 시조가, 기껏해야 수십 메가톤급의 핵탄두 몇 다발을 대처하지 못해서 죽음을 맞이했다?」


「흑색마법을 잃어버리다시피 한 나조차도 어렵잖게 막아낸 핵미사일이었다. 내 계산상 최후의 드래곤은 죽어서는 아니 되었다. 애초에 죽을 가능성 자체를 엄두에 두지도 않았거늘.」


「그것도 심지어 수백 가지 미사일들을 마법으로 막아내다 죽은 것도 아니고, 고작 다섯 개를 몸으로 얻어맞다 여섯 발째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마법을 아예 못 쓰는 상황에 놓인 게 아니고서야 말이 되지 않았다.」


「내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어떻게든 이해하려 머릿속의 논리 회로를 작동시키던 때였다.」


「세계와 연결되어 있던, 마력망을 통해 온 세상을 감싸고 있던 나의 시야가 옅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자세히 탐지해보니, 감응이 약해진 곳은 전부 핵이 떨어진 곳들이었다.」


「초고열의 화구가 주변을 감싸고, 버섯구름이 피어오른다. 감마선과 방사선이 퍼지고, 충격파가 인근 지역을 폭삭 내려앉게 만든다.」


「나는 흔적도 남지 않고 녹아내리는 사람들, 산 채로 불타오르고 방사능에 피폭당해 괴로워하는 이들을 보았다.」


「땅의 더러운 것들이 폭발에 휘말려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오염된 채 다시금 떨어진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죽음의 재, 방사성 낙진들.」


「그것들은 내가 예측했던 것보다도 훨씬 멀리, 그리고 많이 퍼져나갔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마력이었다.」


「나도, 지구인들도, 이 세상 그 어떤 마법사나 학자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


「마력이 방사성 물질들에 의해 분해되는가 싶더니, 불안정한 상태의 방사성 원소와 결합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마력이 되었다. 이 새로운 마력의 흐름이 내 탐지망을 흩어지게 만들었던 것이다.」


「훗날 오염된 마력, 방사성 마력이라 부르게 되는 멸망의 주범이 이때 처음으로 등장했다.」


「저 끔찍한 오염된 마력의 주식은 다름 아닌 자연에서 유래한 마나와 마력이었고, 하필이면 이 세상에는 마나와 마력이 너무나도 많았다.」


「적색마나, 황색마나, 녹색마나, 청색마나···색깔과 속성을 가릴 것 없이 모든 마나와 마력들이 오염된 마력에 잡아먹혔다.」


「그렇게 세상 만물을 이루는 근원의 에너지들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킨 오염된 마력은 급속도로 수가 불어나 천지를 뒤덮었다.」


「풀, 꽃, 나무, 숲을 가릴 것 없이 모든 식물들이 말라비틀어지고, 모든 풍요로운 땅은 방사능에 절여진 황야가 되었다.」


「각지의 산과 지하는 변종 괴물들이 도사리는 마굴이 되었고, 폭발을 겪은 대도시는 핵겨울이 찾아와 재의 눈이 흩날리는 검은 괴물들의 땅이 되었다.」


「식수는 전부 오염되어 특수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먹을 수 없게 되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조차 함부로 맞았다가는 다음 날 얼굴가죽이 녹아내린 자기 모습을 확인하게 될지도 몰랐다.」


「괴수들과 동물들은 신체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오염된 마력에 피폭되어 모습이 변했다. 이전보다 더 흉폭해졌고, 더 위험해졌으며 수도 불어났다.」


「돼지고기를 먹으려면 거대한 트럭만한 변종 맷돼지를 목숨 걸고 사냥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전에는 같은 사람으로서, 아군으로서 인사 나누었던 오크와 엘프들은 서로에게 있어 마주치면 곧바로 무기를 뽑아야 하는 괴물들이 되었다.」


「온 세상의 삼분의 이가 황야와 늪지로 변하고, 나머지 삼분의 일조차 안 되는 땅을 두고 사람들은 싸웠다.」


「세상은 더는 사람들의 것이 아닌, 괴수와 방사능의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싸웠다. 오직 그것만이 존재의 이유라는 듯, 멸망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겠다는 듯.」


「피폭되어 살이 녹아내린 이들, 오염된 마력에 둘러싸여 이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변한 이들, 멸망에 지나치게 잘 적응해 생존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광인들.」


「방사능을 숭배하는 이들, 방사능을 증오하는 이들, 모든 것을 잃어 더는 잃을 게 없는 자들,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려는 자들···.」


「바랐던 대로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이전보다도 더한 광기와 죽음, 증오와 사기가 판치는 세상의 멸망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잿더미만이 남은 세상에 홀로 남아 패배한 마법사였다. 세상도, 행복도, 불행도 전부 잃어버린 머저리, 괴물, 실패자, 죄인.」


「손을 뻗어 공간을 느껴보았다.」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텅 빈 공허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미약하게나마 남아있던 흑색마나와 공간마력에 대한 감응력마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다른 중립 계열의 마나들 또한 오염된 마력을 피해 세상 깊숙한 곳에 숨어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마법을 잃어버린 마법사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다.」


「처음 지구로 가는 차원의 문을 열었던 때에 보았던 특이점과 그곳의 간수들. 내가 죄수로서 감옥의 한 자리를 요청했으나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며 거절하던 그들.」


「그들이 말했던 때는 바로 지금이었다. 내가 완전히 씻을 수 없을 죄를 지어버린 이 순간. 죄수로서의 자신을 자각한 현재.」


「나는 죄인이었다. 환상세계와 지구 사이에 게이트를 열고, 대전쟁을 막지 못하고, 핵이 떨어지는 것조차 막지 못해 이 세상에 씻지 못할 죄를 지은 반역자.」


「흑색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세상 만물의 모든 마나들이 나를 피해 모습을 감춘 것도 그 때문일 터였다.」


「그들은 죄인인 나를, 세상을 멸망시킨 나를 결코 용서하지도, 나에게 힘을 주지도 않을 테니까.」


「다른 이들이라면 몰라도, 나와 항상 함께했던 흑색마나는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 내가 세상의 멸망에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했는지 전부 지켜보았을 테니까.」


「불행과 절망의 폭포수에 뇌가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말라붙은 핏물만이 눈에서 흘러내렸다.」


「나는 방사능과 핵폭발의 잔열로 스스로의 몸이 녹아내리고, 또 눌어붙다가 다시 재생되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입에서는 비릿한 쇠맛이 느껴졌고, 온몸이 병든 것처럼 구부러졌다.」


「이대로 죽어가는 것일까.」


「세포 단위에서부터 신체를 파괴하는 방사능 물질, 그 오염된 마력 속에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녹아들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내 존재가 계속해서 남는다는 상상만으로도 역겨웠다.」


「나는 제국의 적도, 지구인들의 적도 아닌 환상세계의 적이었다. 내 존재는 이 세상에 오직 해악만을 끼쳤다. 나는 살아있어서는 안 될 사형수였다.」


「그러나 신체 대부분이 마력 회로로 교체되어 쓸데없이 강건하고 질긴 몸은, 쉽게 죽지도 않았다.」


「며칠 동안을 방사능의 늪지에서, 체내와 체외의 방사성 물질들에 의해 피폭된 채 토사물과 분비물들을 쏟아내고, 서서히 죽어갔다.」


「온몸의 뼈와 피부, 마력 회로가 흐물흐물해지고 각종 암이 몸 곳곳에 발병했다. 고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죽고자 했다. 더는 살아있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세상의 멸망과 함께 스스로를 묻어버리려 했다.」


「삶의 모든 것이 고통에 불과함으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무로 돌아가고 싶었다.」


「죽기만을 바라던 중, 늪의 수위가 줄어들었다. 아무리 고개를 집어넣어도 더는 몸이 늪 속에 다 들어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오염된 수액 속에서 간곡히 익사를 바라던 나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죽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누구든 무엇이든 나를 죽여주길 원했다. 그랬기에 새로이 등장한 변종 괴수들, 인간만큼이나 지능도 뛰어나고 무력 또한 대단한 그 고위험군의 괴물들을 찾아다녀 보았다.」


「그러나 그것들도 나를 죽이지 못했다. 내 주위에서 무언가 이상한 낌새라도 느끼는 것인지, 거대한 위험이라도 마주한 듯 두려워하며 도망칠 뿐이었다.」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다면, 내가 직접 나 자신을 죽이고자 했다. 타살보다도 힘든 자살을 해내고자 했다.」


「마력으로 인해 강화된 머리를 찢고 가르기 위해 수십 번이고 검으로 관자놀이를 찔렀다.」


「실수하는 일 없이 단번에 뇌를 가르기 위해 피 줄줄 새어나오는 그 구멍으로 이름 없는 지팡이를 박아 넣으려던 때였다.」


「어느 새인가부터 스스로 영성을 가지게 된 지팡이가, 나의 명령을 거부했다.」


「검의 형태를 포기하고 지팡이로 변해, 태어난 이래 처음으로 내 손길을 거부하는 놈을 강제로 잡아채 지팡이 막대로라도 내 뇌를 쑤시려 했다.」


「그러자 아예 허공 속으로 스스로 모습을 감춰 나를 농락하듯 사라져 버린다. 내가 믿어 마지않던 지팡이마저 나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나는 약해진 몸으로 균형을 잃고 철퍼덕 쓰러졌다. 그 상태로 잿빛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상 전체가 나의 죽음을 가로막는 쪽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죽어서는 아니 된다고 운명에서부터 정해진 듯했다.」


「나는 아직 내 죄로부터 해방될 수 없었다.」


「죽음은 죄와 벌로부터의 도피에 불과했고, 나는 죄인으로서 그것들을 직면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야만 했다. 내가 죄수라면, 잿더미와 황야, 괴물과 광인들만이 남은 이 세상은 감옥이었다.」


「내가 사랑하던 것들은 전부 사라지고, 내가 싫어하는 것들만 남은 감옥. 나는 죄수이기에 감옥 위를 살아야만 했다.」


「오랫동안 방사능에 노출되어 파괴된 장기들을 회복시키고, 피 흐르던 것이 아무는 머리를 붙잡고 일어섰다.」


「그리고 걸었다.」


「내가 치루어야 할 죗값이 이 끔찍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이라면, 살아남을 생각이었다.」


「이제 내 몸은 마력 회로로 움직이는 생체 기계나 다름없게 되었으니, 그러기 위해서는 동력으로 음식이나 물보다는 마력이 필요할 터였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이 세상 모든 마력들이 오염된 와중에, 순수한 마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마정석을 얻어야 했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마정석을 얻고 또 그 속 마력을 전부 쥐어짜내서라도 살아갈 생각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그것이 나에게 가장 큰 고통이 될 테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세상을 멸망시킨 죗값을 치룰 생각이었다.」


「나는 죄인이었고, 죄를 지었다면 그에 마땅한 벌이 필요했다.」


「수십 년이 걸리든, 수백 년이 걸리든. 나는 자연적으로 숨이 끊어지는 그날까지 나의 형량을 전부 치루고 모든 벌을 받고자 했다.」


「설사 영영, 끝이 없는 세월을 고통 받으며 살아야 한다 할지라도, 그리 하겠다 마음먹었다.」


「그것이 나의 죄이자, 나의 벌이니까.」




* * *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죗값을 치루기 위해,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기도 했으나···그것마저도 잘 풀리지 않았지.”


유논은 대수롭지 않은 투로,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의 인생을 말하듯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기억, 자신이 저지른 일이 세상의 멸망이 되어 돌아온 거대한 트라우마를 직접 입 밖으로 꺼내놓는 것이니 손쉬울 리 없었다.


모든 게 그의 탓이었다.

게이트는 역사서에 적힌 것처럼, 언젠가 종이쪼가리에 적었던 것처럼 그의 눈앞에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그가 게이트를 만들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유논이 차원문의 제작자였다. 흑색마법과 공간마력을 다루는 그가 아니고서는 달리 그리할 수 있는 자가 없었다.


그가 만든 게이트가 일으킨 오작동으로 인해 지구와 환상세계의 간격을 잇는 수많은 균열들이 생겨났고, 그걸 발단으로 지구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지구와의 전쟁에서 환상세계를 이끌던 그의 활약으로 위기감을 느낀 지구군이 발사한 미사일들 때문에 환상세계에 핵이 떨어지게 되었다.


“내가 게이트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지구와 환상세계가 그리 불안정한 접촉을 하지도 않았겠지. 서로 간의 차이로 갈등과 마찰을 빚지도 않았을 거다.”

“······.”

“아니면 전쟁을 막았더라면. 그랬다면 애초에 핵이 떨어질 수도 없었겠지.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이었다는 건 결국 변명에 불과해. 나는···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냈어야만 했다.”


유논은 그의 심중 아주 깊숙이 쌓인 죄책감과 자괴감을 이야기했다.


“그도 아니면 전쟁에서 지구군을 그렇게까지 몰아붙이지 말았어야 했다. 내가 그들에게 본토가 침범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심어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했다.


“혹은 핵무기가, 방사능이 환상세계와 그곳의 마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미리 조사해 볼 생각이라도 해 두었어야 했다. 지구와 환상세계는 서로 다른 환경의 차원이니 똑같은 방사능이라도 다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냈어야 했어.”


그렇기에 핵이 떨어지고 세상이 멸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의 인생은 죄책의 연속이었다.

그의 모든 행동과 사고방식이 죄책감에 지배받았다. 그 어떤 것보다도 스스로 죄인이라 생각하는 자의식이 강력하게 옭아매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올바른 선택을 내렸다면 세상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내린 선택은 전부 잘못된 선택들뿐이었다. 세상을 망치는 결정뿐이었어.”


그가 한때 세 가지 법칙 중 첫째, 세상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명제를 스스로에게 적용시켰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세상을 바꿔서는 안 되는 사람이니까. 여태껏 그가 세상을 바꿨을 때, 세상은 항상 나쁜 쪽으로만 변해버렸으니까.


유논이 자신의 원죄를 피 토하는 심정으로 입에 담던 때였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시드가, 잔뜩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아저씨 잘못이 아니야.”


유논은 되물었다.


“···뭐라고?”

“그건 아저씨 잘못이 아니라고.”


시드는 확답하듯 다시금 또박또박 말했다.


“아저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작가의말

다들 새해에는 떡국을 드셨나요?

전 먹었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한그릇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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