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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조자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최강의 목수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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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조자
작품등록일 :
2020.05.20 19:03
최근연재일 :
2020.06.16 19:41
연재수 :
8 회
조회수 :
418
추천수 :
59
글자수 :
26,965

작성
20.05.28 01:23
조회
38
추천
7
글자
8쪽

타조 사냥

DUMMY

어릴 때 황야로 가는 길에 지났던 들판.

초보 목수들의 사냥터인 이 들판에서, 나는 타조와 대치하고 있었다.

타조.

예전엔 타조가 사람보다 컸다고 한다.

부리도 조그맣고, 날지도 못하고.


차라리 그 때가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가 초보자용이라는 거야?!”


방금까지 시시하다며 혀를 차던 라피가 도망다니며 말했다.


“네 말 따라 다른 거 잡으러 갔으면 죽을 뻔 했네.”

“지금도 죽을 것 같거드으으으은!”


에단이 달리며 쿡 찌르자, 타조와 같이 라피가 발광했다.

타조는 예전에 있었다고 하던 모습과 달랐다.

좀 많이 달랐다.

사람보다 크다고?

사람보다 훨씬 컸다.

훠어어어얼씬.

그리고, 작았다고 했던 부리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컸으며, 무었보다.


“저거 날아다니잖아!”


날아다닌다. 꽤 높이.


초보자 사냥터에서 죽게 생겼네.

저 녀석들이 쓰는 무기로는, 꽤 단단한 깃털을 두른 타조에게 흠집을 내기도 힘들었다.

아마 유효타를 날릴 수 있는 무기는 내가 쓰는 대검 정도밖엔 없는 것 같았다.

나는 달리면서 작전을 생각했다.

일단, 반딧불이로 만든 유사 섬광탄을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검게 칠해진 병을 깨뜨리면, 빛이 퍼진다.

나는 에단에게 소리치며, 수류탄을 던졌다.


“받아! 내가 던지라고 할 때까지 도망다니다 던져!”


에단은 부리를 한 바퀴 굴러서 피하더니, 섬광탄을 잘 잡아냈다.


“라피! 너는 에단 반대편으로 가서 밧줄 함정을 깔아 둬!”

“어떤 걸로?”

“걸어서 넘어뜨리는 거.”


대충의 작전은 떠올랐다.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타조였기 때문에, 섬광탄이 터져도 타조에게까진 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유인해 넘어뜨리고 섬광탄을 터뜨리면, 잠시 주춤할 것이다. 그때 목을 잘라낸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

나는 손짓으로 에단에게 라피가 함정을 만들면 방향을 틀 것을 지시했다.

에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라피! 함정은 얼마나 됐어?!”

“다 됐어!”


에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굴러서 방향을 틀었다.

타조는 맹렬히 추격하며 바닥을 쪼아댔다.


“저거에 찍히면 못 살아남겠는데.”


라피가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그러니까, 그 전에!”


내가 답했다.

에단은 라피가 만든 함정을 뛰어넘었다.

타조의 발이 함정에 걸림과 동시에, 에단이 섬광탄을 깨뜨렸다.


“우리가 먼저 죽여야지!”

“눈 감아!”


나와 에단이 동시에 소리쳤다.

눈꺼풀 앞에서 빛이 퍼져나갔다.

눈을 바로 뜨고, 검을 단단히 쥐었다.

대검을 하늘 높이 쳐들고, 고꾸라져 비틀거리는 타조의 목에 내리쳤다.

대검의 무게와 내려찍는 힘은, 타조의 질긴 목을 갈라나갔다.

타조는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피를 다 뒤집어쓸 때쯤, 타조의 몸부림이 멈췄다.

순간, 황금의 열차 앞에서 보았던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괴물의 배를 가르고 피를 뒤집어쓰는 형이 생각났다.

나도 조금은 비슷해진 걸까.

죽인 괴물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야.


“악, 옷이 다 물들었겠다.”


라피가 불평했다.


“그런데 유타, 네가 쓰던 무기는 그게 아니지 않아?”

“아, 아버지한테 물려받았어.”

“뭐? 언제?”

“아까, 집에서 나올 때?”


‘물려받았다’라는 말과 ‘아까’ 라는 말을 동시에 꺼내니 위화감이 상당했다.


“그럼 너희 아버지는 뭘 써?”

“은퇴하셨어.”

“뭐?!!!”


이제는 화를 내는 수준이었다.


“왜 말 안 했어?!”

“은퇴도 아까 하셨거든.”

“그래도, 마을 사람들 침구를 거의 혼자서 책임지다시피 하셨던 분인데, 은퇴식이라도 치뤄 드려야 되는 거 아냐?”

“뭘, 본인이 그러고 싶다는데.”


“근데 유타.”

“응?”


피투성이인 라피가 나를 불렀다.


“아까, 타조 떼라고 하지 않았어?”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거 아냐? 좋게 생각하자. 저런 게 때로 있었으면 꼼짝없이 죽었어.”

“그건 그렇네.”

“그럼, 타조를 가지고 돌아가자. 환영해 주실 거야.”

“”그래!””


에단과 라피가 동시에 외쳤다.

나도 어엿한 목수가 된 것일까.

형을 만날 수 있을까.

찾아갈 수 있을까.

황금의 열차 앞에서 보았던 광경이 아직도 눈 앞에 떠오른다.


나를 삼키려고 했던 괴물이 눈 앞에 있는 것만 같은···.


“···타!”


뭐지?”


“유타!”

“어, 왜?”


라피가 내 팔을 붙잡고 흔든다.


“뭐 하는 거야?! 앞에 안 보여?”

“뭐? 앞에 뭐가 있는···.”


앞에 있는 걸 본 순간, 다행이라고 웃어넘긴 나는 심장이 멎을 뻔 했다.

타조 떼가 없었던 이유.

무리에서 한 마리만 떨어져 나온 이유.

그 날 밤, 형이 한 번 죽였던 괴물이,

다시 눈 앞에 나타났다.

손이 파르르 떨렸다.

저 괴물은 형이 죽여서 없앴다.

그 날 저녁밥이 된 것까지 보았다.

10살이었던 나를 분명히 죽이려고 했었던 괴물이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저 괴물의 이름은 라제르가.

이미 배운 사실이었다.

저 녀석은 황야 여기저기에 서식한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나를 노려보는 빛나는 눈, 소리조차 나지 않던 고요함.

손이 파르르 떨렸다.

이 녀석이 얼마나 강한지도 배웠었다.

적어도, 절대 초보 목수가 죽일 수 있을만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 형이 강하다는 걸 난 이걸 배우면서 알았다.


다리가 풀릴 것 같이 후들거렸다.

다른 괴물은 몰라도, 이 괴물만은 나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유타? 유타?!”

“어, 어어. 도망쳐야 돼.”

“정신 좀 차려! 에단이 물렸다고!”

“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에단은 라제르가의 입에 물린 채로 축 늘어져 있었다.

생각보다 몸이 한 발 앞섰다.

나는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라제르가에게 달려갔다.

뒤에서 라피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것도 조금 지나니 들리지 않았다.

나는 팔이 부러질 듯이 검을 휘둘렀다.

내가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듣고서야 잠들었던 에단을,

이번엔 에단을 앗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라제르가는 앞발을 휘둘렀다.

가속도가 실린 대검이 라제르가의 발톱을 깎아냈다.

라제르가는 놀랐는지 에단을 떨어뜨리고 뒷걸음질쳤다.

그제서야 정신이 든 나는, 에단을 라피에게 맡기고, 라제르가와 대치했다.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저 소리를 차단하는 비늘은, 웬만한 금속보다 단단하다.

소리를 차단하기 때문에, 포효의 소리도, 걷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대낮에도 기습하는 괴물이라고 들었다.

라고 생각하자마자, 시야에서 놈이 사라졌다.

소름이 온몸에 쫙 끼쳤다.

나는 목이 부서질 기세로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앞발은 나를 후려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앞발에 맞고 들판 한복판으로 날아간 나는, 정신이 혼미했다.

잃어버릴 것 같은 정신을 끈으로 묶듯 부여잡고, 나는 땅을 짚었다.

여기서 내가 죽으면, 라피도 간신히 살아있는 에단도 전부 죽는다.

냄새를 맡은 녀석이 마을로 들어가면, 무기를 나에게 넘긴 아버지도 마을 사람들도 모두 죽는다.

너무 많은 것이 어깨에 올라갔다.

그만큼, 검도 무거워진다.

나는 검을 고쳐 잡았다.

검을 방패삼아 바로 날아오는 꼬리를 막았다.

손이 얼얼했다.

이걸 어떻게 이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섬광탄은 아까 에단한테 전부 줘 버렸다.

방금 날아갈 때 다리를 다친 것 같다. 제대로 설 수 없다.

타조의 피냄새 때문에 머리가 어지럽다.

감각이 모두 망가진 것만 같았다.

한 번 맞고, 한 번 막았는데도 이 지경이다.

한 대라도 더 맞으면, 죽는다.

어떻게 이기지?


“딸랑.”


알 수 없는 방울소리가 들렸다.


라제르가는 흠칫 놀라며 주변을 경계한다.


“딸랑.”

방울소리가 가까워진다.


“딸랑.”


내 발 밑에서, 방울소리가 멈췄다.


「안녕.」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누구야?!”

내가 놀라 소리쳤다.


「곤란해 보이는 것 같아서. 발 밑.」


나는 발 밑으로 고개를 내렸다.

내 발 밑에 있던 것은, 작은 철로 된 방울이었다.

“방울이 말을 해?”


「이해가 되게 바로 말해줄게. 나는 정령이야.」


“정령?!”


갑자기, 눈 앞에 정령이 나타났다.


작가의말

댓글로 피드백과 응원을 받았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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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 읽어도 큰 지장은 없는 잔설정 20.05.28 33 0 -
8 불꽃 +3 20.06.16 25 3 7쪽
7 죽음 +2 20.06.14 23 5 7쪽
6 시동 +3 20.06.12 29 5 8쪽
5 공백 +6 20.05.30 35 4 8쪽
4 폭발 +6 20.05.29 46 9 7쪽
» 타조 사냥 +5 20.05.28 39 7 8쪽
2 황금의 열차 +10 20.05.26 53 7 8쪽
1 거짓말 +7 20.05.20 165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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