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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조자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최강의 목수가 되기까지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탕조자
작품등록일 :
2020.05.20 19:03
최근연재일 :
2020.06.16 19:41
연재수 :
8 회
조회수 :
421
추천수 :
59
글자수 :
26,965

작성
20.05.29 01:31
조회
46
추천
9
글자
7쪽

폭발

DUMMY

아버지에게 말로만 들었던 정령이 나타났다.

내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정령이 무슨 모습일지는 상상해 본 적 없지만,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작은 철방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라제르가는 움직임을 멈췄다.

이 틈에 도망칠까 생각도 했지만, 움직임이 멈춘 친구들을 보며, 시간이 멈췄다고 납득했다.

나는 정령에게 부탁했다.


“부탁이야. 날 도와줘.”

「잠깐, 도와주러 왔지만, 문제가 있어.」

“상관없어! 친구들이 죽는다고!”

「계약 내용은 안 보겠다는 거네. 그럼 뭐.」

기다란 계약서가 툭 하고 떨어졌다.

「죽어도 난 모른다! 사인은 나중에 하라고!」

“그래. 그래서, 널 어떻게 쓰면 돼?”


방울은 말없이 스스로 움직여서, 내 대검의 파이프를 타고 들어갔다.


“나도 드디어 몸이 생겼다!”


그리고, 대검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 이거 뭐야?!”

“네 무기에서 사는 거야. 계약 내용.”

“죽느니 뭐니 하던 건?”

“나도 아직 내가 무슨 정령인지 몰라.”


“이이이이이자식이이이이이이!”


동시에 멈춘 시간이 흐른다.

라제르가는 돌연 사라진 방울을 경계하다가, 번개 같은 속도로 눈 앞에서 사라졌다.

다시 뒤로 돌아올 것을 알고 있던 나였기에, 나는 고개를 틀었다.


“와, 이 검 굉장하네. 그냥 두꺼운 대검인 줄만 알았는데, 안쪽이 엄청 복잡하게 되어 있어.”


“그런 걸 볼 때가 아니잖아! 너, 바깥에 볼 수 있어?”


“오른쪽!”


정령이 외치는 방향으로 검을 휘둘렀다.

눈 앞에서 라제르가의 발톱과 검날이 부딫혀, 세찬 불꽃이 튀기며 뒤로 밀려났다.


“허억, 허억.”


타조와 싸울 때 힘이 다 빠지고, 부상까지 당해서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었다.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 뒤를 봐 줘. 검을 항상 뒤로 향하고 있을 테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검을 뒤로 넘겼다.

이러면 바로 휘두를 수 있겠지.

라제르가는 입맛을 다시는 것 같이 혀를 낼름 둘렀다.

그리고 먹잇감을 압박하듯이 천천히 내 주변을 돌았다.

나는 서서히 옥죄어 오는 공포를, 다시 느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춰 있을 수 없었다.


“야, 이거 말이야.”


방울이 말했다.


“왜.”

“이 검, 생각보다 더 대단한 물건이야.”

“그런 건 나중에 하란 말이야.”

“아니, 나무라도 있으면 파이프에 넣어 봐.”

“갑자기 무슨 나무야? 나무 찾기 전에 잡아먹히겠다.”

“너, 주머니에 마른 나무가 있지?”

“뭐?! 그렇긴 한데, 대체 왜?”

“급하다며! 일단 넣어!”


라제르가는 천천히 소용돌이를 그리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지체한 시간은 없다.

나는 주머니에서 불을 지피는 나무를 꺼내, 파이프에 털어 넣었다.

라제르가가 덮치려는 듯이 다리를 굽힌다.


“됐어! 이제 휘둘러!”

“무슨, 소리야 대체!”


나는 그렇게 말하며 검을 들어올렸다.”

라제르가의 눈동자가 코앞에 있었다.

나는 아직 검을 들고 있었다.

틀렸다. 검보다 발톱이 내 배를 먼저 꿰뚫을 것이다.

라고 생각한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일은 아니었다.

보자마자 납득할 것 같았다.


검의 파이프에서 눈부신 불꽃이 폭발했다.

폭발과 함께 검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가속했다.

라제르가의 앞발을 가른 대검은, 더, 더 빠르게 가속했다.

머리에 닿자마자, 검의 파이프는 다시 한 번 폭발을 일으키며, 라제르가의 머리를 반으로 쪼갰다.

그 속도에 이기지 못하고 나는 검에 딸려가듯이 날아갔다.

놀라운 광경을 지켜 보며, 나는 들판을 뒹굴었다.

나는 땅을 짚고 일어나서, 반으로 갈라진 라제르가의 시체를 보았다.


심장이 뛰었다.

나를 죽이려던 공포의 대상을 죽이고, 살아남았다.

순전히 나의 힘으로 죽인 건 아니었다.

하지만, 드디어 황금의 열차 앞에서 느낀 고양감을 되찾았다.

다시 한 번,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형에,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유, 유타?!”


눈이 휘둥그래진 라피가, 에단을 업고 뛰어 왔다.


“어. 라피. 우리 산 것 같아.”


라피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눈에 커다란 눈물이 고였다.

둥그런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왜, 왜 그래?!”

“미안, 미안해. 나도 싸울 수 있었는데, 무서워서 움직이질 못했어.


유타가 죽을 뻔 했어, 흐윽. 나 같은 게 목수가 될 수 있을 리가 없어.”

라피가 그렇게 우는 건 처음 본 것 같았다.


“라피, 네가 에단을 돌봐주지 않았으면 에단이 죽었을 수도 있어.


그리고, 내가 살아있으니 됐잖아? 저기 괴물도 죽어 있고.”


“그래도, 나를 용서할 수가 없어.”

“사과는 나중에 하고, 이러다 죽겠다.”

“응, 히끅.”


라피는 좀처럼 눈물을 그칠 줄 몰랐다.

방울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

다리는 좀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에단은 좀처럼 눈을 뜨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았다.

그것에, 우리는 웃었다.


검을 지팡이 삼아 마을로 걸어왔다.

에단은 라피가 업고 가고 있었다.


“돌아가면 혼나겠네. 옷 다 젖었다고.”

“그러게. 빨지도 못하겠는데.”

“그것보다 내려 줘.”



“”으악!””


나와 라피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에단? 언제부터 깨 있었어?”

“방금.”

“안 아프냐? 등을 물렸다고.”

“그래서 기절했잖아, 등이 좀 서늘한 것만 빼면 지금은 괜찮아.”


“그럼 빨리 내려!”

“아냐, 그냥 업고 가 줘. 못 일어나겠다.”


에단이 깨어나서 울며 웃는 라피에게 에단이 달래듯 농담을 던졌다.

그냥 업고 가 달라는 건 농담이 아닌 것 같았다.

반으로 쪼개진 시체를 챙기는 것도 잊은 채, 우리는 마을에 도착했다.


“···”


아버지는 만신창이가 된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이 없으시다가,


“잘 왔다!”


반겨 주셨다.


“···검은 어떻게 썼냐?”

“아, 설명하면 길어요.”

“그런데, 너희, 타조를 잡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냐? 라제르가 울음소


리가 들리던데, 도망쳐 온 거냐?”


“아니, 죽였어.”

“역시 내 아들이다.”


아버지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아, 나는 에단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올게.”

“응. 다녀와.”


라피가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런데, 라제르가가 있던 건 어떻게 안 거야?”

“울음소리.”

“라제르가는 울음소리가 없지 않아?”

“비늘이 갈라지면 울음소리가 새어 나와. 그건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지. 그래서 대충 이겼다고 생각했다.”


“좀 도와주러 오지.”

“무기를 네가 가져갔는데 어떻게 도와주냐?”

“그건 그렇네. 하하핫.”


아버지와 몇 마디를 주고받으니, 죽음에서 돌아왔다는 것이 실감되었다.


그렇게 목수로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검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제가 제일 재미있게 썼던 편인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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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 읽어도 큰 지장은 없는 잔설정 20.05.28 33 0 -
8 불꽃 +3 20.06.16 25 3 7쪽
7 죽음 +2 20.06.14 24 5 7쪽
6 시동 +3 20.06.12 29 5 8쪽
5 공백 +6 20.05.30 35 4 8쪽
» 폭발 +6 20.05.29 47 9 7쪽
3 타조 사냥 +5 20.05.28 39 7 8쪽
2 황금의 열차 +10 20.05.26 53 7 8쪽
1 거짓말 +7 20.05.20 166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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