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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 이야기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깁흔가람
작품등록일 :
2022.12.23 17:45
최근연재일 :
2022.12.25 06: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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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0
글자수 :
18,921

작성
22.12.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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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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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마법사와 이야기꾼 - 로미오와 줄리엣

DUMMY

“그러니까 마법사가 신의 저울의 눈금을 속인다는 것은 이런 거야.”


-아시량



“간단히 말하자면, 이야기꾼인 제가 주목하는 것은 갈등과 사건 그리고 해결에 따르는 카타르시스입니다.”


-하가라





#.1


아시량은 마법사였다. 그녀의 마법 능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녀는 종종 ‘성년이 되도록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는 대책 없는 발육부진의 반대급부로 얻은 마법 재능’이라는 인신공격을 당해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카데미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시량은 그 날로 바로 카르트랑으로 향하는 마차에 몸을 실었다.


하가라는 음유시인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그렇게 불리기를 원했다는 말이다. 하가라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종종 이야기꾼이라고 불렀다. 하가라는 자신의 등에 짊어진 악기와 자신이 오랫동안 써 온 방대한 양의 시를 그들에게 보여주곤 했지만, 이미 ‘이야기꾼’으로 유명해진 하가라의 호칭은 변하지 않았다. 하가라는 이 호칭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대신에 ‘이야기꾼’으로 유명해 졌으니 이왕이면 제대로 된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하가라는 카르트랑으로 향하는 마차에 몸을 실었다.


마차에서 만난 둘은 금새 좋은 말동무가 되었다. 서로의 전문 분야에 대해 풍부한 토론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하가라가 제안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해 보는 건 어떨까요?”


(“#.2로 가시오”)



#.2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아이들이 살았습니다. 당연하게도 둘은 서로를 좋아했지요. 왜 당연하냐구요?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 전개가 안 되거든요. 어쨌든 그 두 아이들은 낡은 저택의 잡초 무성한 정원에서 밀애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둘의 부모들은 서로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왜 다행스럽냐면 둘 사이가 너무 매끄럽게 진행되면 이야기가 재미없거든요. 아, 이건 설명 안 해도 된다구요?


어쨌든 밀애를 나누던 두 아이들은 더 이상 밀애를 나눌 필요가 없도록 각자의 아버지를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4로 가시오”)




#.3


“하지만 세상일은 맘대로 되지 않는 법이지요. 안타깝게도, 두 아버지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아이는 자신의 죽음으로 반항을 하기로 했지요. 하지만 가정교육이 엄했던 두 아이들은 자살이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란 걸 알았지요. 여기까지 봤을 때 가정교육의 승리로 보입니다만 이 잔망스러운 아이들은 자기기만을 시도합니다. ‘나는 목에 감겨 들어오는 밧줄의 감촉이 궁금한 거야. 내 목을 감고 있는 밧줄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은 절대 내 의지가 아니라 불행한 사고인거야.’ 이런 식으로요.”



#.4


“다행스럽게도, 결국엔 로미오의 아버지와 줄리엣의 아버지는 자신들의 자식들을 이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두 아버지는 자식들이 있다는 정원으로 가서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정원을 나왔습니다.”


(“#.3으로 가시오”)




(“이제 알겠지?”)


-아시량



“이제 아시겠습니까?”


-하가라



(“아직도 모르려나? 그럼 힌트를 줄까?”)


-아시량



“로미오와 줄리엣은 죽었습니까? 살았습니까?"


-하가라





작가의말

두 인물의 대화에 여러가지 변주를 주는 실험적 소설


2009년도에 쓴 소설입니다


아마 1,2년 마다 생각 날때 한 편씩 썼던 단편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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