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의 서재입니다.

영웅의 힘을 받아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늘새벽
작품등록일 :
2019.04.01 11:03
최근연재일 :
2019.05.08 12: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0,636
추천수 :
66
글자수 :
145,360

작성
19.04.16 12:05
조회
199
추천
2
글자
12쪽

유적지

DUMMY

서지성과 이영한이 동굴의 존재를 발견하기 몇 분 전, 이세현은 위로 나 있는 길을 통해 들어온 덕에 바로 동굴을 찾을 수 있었다. 어차피 아래에는 미리 도착한 길드가 있었기에 그는 위를 살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옳은 선택이었음을 동굴이 증명해주었다.


“비석?”


아마 오래 전에는 깔끔하게 깎아졌을 비석이 시간의 흘러 이리저리 모난 부분들이 생겨나있었다. 이세현은 주위를 경계하며 비석으로 다가갔다. 비석에는 처음 보는 글자들이 세로로 새겨져있었다.


“뭐지 이게··”


[오래된 비석-오래전 멸망한 드워프의 장인이 침입자들을 퇴치하기 위해 직접 깎아 마법으로 한 자씩 새긴 비석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메시지를 읽던 이세현은 글자를 읽던 중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드워프?’


과거 판타지 장르가 한창 성행하던 시절에는 유명한 종족이었다. 하지만 균열이 열리고 사람들이 있을 수 없는 힘을 지니게 된 뒤로는 판타지의 기세는 한풀 꺾이고 말았다.

그 탓에 현대에서 대부분(특히 헌터들)은 판타지 장르를 소비하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겪는 일들을 굳이 책에서까지 읽고 싶지 않은 심리적 방증이었다.

누군가는 판타지 소설을 읽을 바에는 차라리 S급 헌터의 자서전을 읽는 게 훨씬 유익하다고도 말할 정도였으니.


이세현은 잠시 입구 쪽을 바라봤지만 이내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불빛이 아른거렸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돌린 이세현이 본 것은 불타고 있는 비석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비석의 글자들이 불타고 있었다.


“뭐야···이건.”


비석에 손을 대는 순간 글자들이 환하게 변했다. 그와 동시에 동굴 안으로 들어오려던 두 헌터가 급하게 발길을 돌렸다.




“···”


쿠구궁──


그 순간,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지축이 요란하게 흔들리고 사람들의 긴박한 말소리가 오간다.


“뭐지.”


비석에 대한 설명 중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침입자들을 퇴치하기 위해’


“뭐가 작동한 건가.”


우선 계속해서 들려오는 이 굉음의 진원이라도 밝히기 위해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언가 요란하게 부서지고 폭발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사람들의 말소리도 조금씩 분간이 가기 시작했다.


‘이 괴물은 뭐야!’

‘아무래도 골렘 같습니다. 광석으로 이루어진 걸 보니 동력원인 핵을 노려야─!’

‘앞에! 피해!’


아무래도 이 소란의 원인은 갑자기 나타난 마수의 소행인 모양이다.

골렘. 구성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하나같이 단단했다. 비록 마석은 없다지만 등급이 높은 골렘들 같은 경우에는 신체를 이룬 재료만으로도 돈이 되기 때문에 무시하기도 어려운 마수였다.


‘저걸 마수라고 하기에는 여러모로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 아닌 무기질의 장치. 그것이 사람들이 정의 내린 골렘이었다.


“저건 오래 걸리겠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고 있지만 눈높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골렘은 보는 것만으로 굴종해야 할 것같이 당당하게 서 있었다. 군청색 빛을 머금은 팔을 세차게 휘두르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 골렘이 휘두르는 팔에 헌터들은 제대로 된 반격도 못한 채 그저 관망하고 있었다.

적당하게 해서는 골렘의 핵을 찾아 부술 수 없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격하자니 유적지가 무너질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뭐든간에 이대로는 결판이 안 나겠네.’


“젠장! 이봐 당신 S급 아냐?”


뒤에서 마법을 쓰며 보조하는 헌터가 앞에서 골렘과 싸우고 있는 웬 덩치 큰 아저씨한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헌터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그 말에 답했다.


“어쩌라고! 어지간해서는 다 수복하고 있는데! 아! 차인우 너 가만있어! 괜히 힘주지 말고!”

“····”

“무시하지 말고!!”


차인우는 금방이라도 들고 있는 창을 내지를 것 같이 발을 달싹거리고 있었다.


“지금 상태로는 성가시다는 말이군.”

“뭐, 그렇지.”


둘의 모습에 뒤에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차인우를 말린 남자의 말만 들으면 힘만 제대로 쓴다면 눈앞의 골렘쯤은 금방 격파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남자의 동작에는 여유가 있었고 오히려 곤란하다는 기색이 짙었다.


“이봐, 한 번쯤은 버틸 수 있겠지?”


‘어디서 본 사람 같은데?’


깔끔하게 넘긴 올백 머리과 지적으로 보이는 안경을 쓴 남자. 30대, 정도일까. 그에게서 느껴지는 힘 역시 만만치 않았다. 남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름 골렘을 에워쌀 정도의 방어막이 생겨났다. 그 방어막을 보는 순간 저 남자가 누군지 생각났다.


‘분명 광휘의 여명 부길드장이 저런 기술을 썼었지, 아마.’


예전에 뉴스에서 본 적 있었다. 분명 B급 균열에서 던전 브레이크(Dungeon Break)가 발생했을 때였나. 균열에서 마수들이 뛰쳐나올 때 저자가 혼자서 막던 모습을 뉴스로 보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단신으로 B급 마수들의 웨이브를 막아낼 정도의 견고함. 그 방어막이 오직 하나만을 위해 작동한다면?


‘저건 못 뚫겠지. S급 보스라도 나타나지 않는 이상에야···’


쩌적-


“어?”


조금 전 내 생각이 무색하게 방어막에 아주 조그만, 정말 미세한 균열이 갈라졌다.


“빨리 해!”


조급해보이지는 않았다. 조금 전까지 골렘을 막아내고 있던 자의 표정은 환해졌다.


“오냐, 잘 버텨보라고.”

“하! 말만 번지르르해서는.”

“말만 잘하는지는 직접 확인해.”


그에게서 느껴지는 힘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힘의 상승이 멎었을 때, 그는 한껏 비대해진 팔로 골렘의 몸통에 정권을 내질렀다.


쿠웅─!


남자의 공격으로 인해 생기는 충격들은 분명 방어막으로 흡수했음에도 동굴이 흔들릴 정도였다.


“우, 우와앗.”


위에서 구경하다 자칫 그대로 떨어질 뻔할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공격의 발로는 골렘의 잔해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산산조각이 난 골렘의 잔해가 흩날렸다.


“아! 잔해는.”

“됐어, 그건 나중에 챙기고, 우선 들어가 보자고.”


크그그극───


돌과 돌이 긁히는 소리와 함께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 무식한 놈.”


낮빛이 피로해진 부길드장이 조금 전 골렘을 쓰러뜨린 남자를 째려봤다. 서로의 눈빛이 순간 허공에서 첨예하게 부딪혔지만 둘 다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이 꽤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자! 빨리 가자.”


골렘을 부순 남자를 따라 사람들이 문 너머로 사라졌다.


“흐음··· 나도 가야겠지.”


최대한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어디, 은신은 잘 걸려있고.’


은신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그들이 모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모두가 같은 길드는 아닐 텐데 안 싸우는 걸 보니 뭔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시적으로 동맹이라도 맺은 건지 아니면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걸까. 그런 의문들을 가지며 나도 그들을 따라 문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귀찮네, 이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뒤따라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골렘을 부순 자와 부길드장. 그 둘 때문에 적당히 붙기도 힘들어 조금 멀리 떨어져 따라가고 있었다. 차라리 갈림길이라도 나오면 좋을 것을 이놈의 복도는 한 길로만 이어져 있었다.

그 탓에 지도를 보고 달려가면 되는 것을 이렇게 따라가자니 속에서 열불이 날 지경이다.


“어? 여기서부터는 길이 갈리는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도를 확인했다.


‘좋았어.’


지도에는 미로가 펼쳐져 있었다.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나의 위치 그리고 미로의 출구까지 나와 있었다. 유물들이 잠들어있는 유적지 내부. 그곳에서 때아닌 미로찾기가 시작됐다.




한편 이세현이 퀘스트에 나타난 미로찾기에 골몰해있을 때 먼저 입구에 도착한 헌터들은 가만히 서서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대로 고민만 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럴 바에는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상책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서지성은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물었다.


“흐음, 저희들은 왼쪽으로 가도록 하죠.”


강우현이 먼저 길을 골랐다. 그리고 이 말은 따로 행동하겠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직진이다.”


이영한 역시 그럴 생각이었는지 ‘턱’하고 팔짱을 끼고선 말했다.


“그렇군요, 그러면 저희는 오른쪽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길을 찾는데 특화된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헌터가 있으면 모를까 여기 모인 헌터들은 모두 길을 찾는 일과는 썩 친하지 않은 자들이었다. 조금 서둘러 오긴 했어도 서지성과 강우현은 속으로 반성하고 있었다.

반면 이영한은 별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오직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벽은 뚫리려나.’


기본적으로는 저돌적이고 성마른 성격이었기에 돌다리고 뭐고 일단 부수는 성격이었다. 그렇기에 미로를 통과할 생각보다는 어떻게 뚫고 나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강우현의 경우에는 예전 인터넷에서 봤던 방법을 사용해 보려 했다. 왼손으로 벽을 짚은 채로 가다 보면 출구가 나온다는 실제로 검증이 되었는지도 모르는 얘기를 듣고 실천할 생각이었다.


‘궁금하단 말이지. 진짜로 되는지.’


이런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럼, 저희 먼저 출발하도록 하지요.”


서지성 역시 미로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서둘러 출발해야 한다는 헌터로써의 경험이 그렇게 시켰을 뿐이다.

자신도 힘만 된다면 미로의 벽들을 부수려는 것도 고려해 볼 법했다. 하지만 그가 S급으로 배정된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A급 마수들까지는 무난하게, S급 마수도 몇 마리 정도라면 막아낼 수 있는 방어막 덕이었다. 그 말은 같은 S급 헌터들 사이에서의 힘겨루기에는 크게 자신이 없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모두가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나뉘어졌다.


가장 먼저 음산함을 느낀 사람은 강우현이었다. 혹시 있을 함정에 대비하며 걸어가던 중이었다. 몇몇 헌터들은 미로를 보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수다스러워져 있었다. 그것이 신경에 거슬려 몇 마디 한 뒤로는 조용해졌다.

그렇게 한층 고요해진 미로 속,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는 방심하지 않았다. 한층 더 경계를 하며 걸어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을 때, 그는 섬광과도 같이 뒤로 돌며 불로 만들어진 화살을 날렸다.


“저, 선배님? 갑자기 왜?”


강우현은 대답하는 대신 자신이 공격을 날린 지점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느껴지던 기척은 이미 사라져있었다.


“다들 조심하세요. 누군가 있습니다.”


다른 길드원들에게 주의를 준 후 허릿춤에 매둔 검에 손을 얹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길이 마주친 건가. 아니, 그렇다면 몸을 숨길 이유가 없어.’


결국 다른 무언가라는 결론을 내린 그는 경계심을 강화했다. 그렇게 주위를 경계하는 강우현을 두고 도망친 그림자는 현재 그들과는 다른 갈림길로 들어섰다.


“와 눈치도 빠르네.”


은신을 쓰고 있던 이세현이었다. 그들이 출발한 지 대략 20분 정도 지나고 길을 찾은 이세현은 조심스레 그들을 따라 미로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도에는 자신의 위치밖에 보이지 않았다.


“후우.”


최단 경로는 이미 찾아놓았다지만 마냥 안심하고 길을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세현은 동굴에 있을 때 들어왔던 두 헌터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은신을 쓰지 않았다면 필히 그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들켰으리라 생각했다.


‘이번에도 걸리면 위험할 거야.’


발소리를 죽여가며 발을 딛는 순간. 바로 옆 공간에서 커다란 폭파음이 들렸다.


“좋아! 이건 잘 부서지는구만.”


무식하게 벽을 뚫고 있는 이영한의 목소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웅의 힘을 받아 S급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입니다. 19.05.17 64 0 -
29 29화 19.05.08 104 1 10쪽
28 28화 19.05.05 138 2 10쪽
27 27화 19.05.01 143 2 9쪽
26 26화 19.04.24 159 1 9쪽
25 25화 19.04.22 170 2 8쪽
24 24화 19.04.19 183 2 9쪽
23 유적지 +1 19.04.18 180 3 14쪽
22 유적지 19.04.17 192 2 16쪽
» 유적지 19.04.16 200 2 12쪽
20 유적지 19.04.15 238 2 12쪽
19 19화 19.04.14 241 3 9쪽
18 18화 +1 19.04.13 252 4 8쪽
17 17화 19.04.12 294 1 9쪽
16 16화 19.04.11 261 1 9쪽
15 15화 19.04.10 280 3 10쪽
14 14화 +2 19.04.10 305 1 13쪽
13 13화 19.04.09 318 1 10쪽
12 12화 19.04.08 366 2 16쪽
11 겁화의 불꽃 19.04.06 364 2 14쪽
10 겁화의 불꽃 19.04.06 343 1 14쪽
9 겁화의 불꽃 19.04.05 447 2 12쪽
8 겁화의 불꽃 19.04.04 439 2 10쪽
7 튜토리얼 보상 19.04.04 493 3 10쪽
6 고블린(2) 19.04.03 511 3 10쪽
5 고블린 19.04.03 555 2 14쪽
4 새로운 힘(2) 19.04.02 681 2 15쪽
3 새로운 힘 19.04.02 836 2 11쪽
2 2-내가 본 미래 19.04.01 920 5 11쪽
1 1-그와의 만남 19.04.01 1,020 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