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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힘을 받아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늘새벽
작품등록일 :
2019.04.01 11:03
최근연재일 :
2019.05.08 12: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0,635
추천수 :
66
글자수 :
145,360

작성
19.04.05 12:30
조회
446
추천
2
글자
12쪽

겁화의 불꽃

DUMMY

“던전의 보스가 된다고?”


대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길래 저렇게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짓는 걸까.


“그래, 여기는 C급 던전이잖아?”

“그렇지?”

“근데 갑자기 C급 던전에 A급의 힘을 가진 보스가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혼란에 빠지겠지?”

“바로 그거야! 내 자랑 같겠지만 아까 들어온 애들이 다 덤벼도 난 이길 자신이 있어.”

“그러니까 네가 보스가 돼서 길드장을 끌어들이겠다고?”

“아니, 싸우는 건 내가 아니지만.”


여기 있는 건 저 녀석과·· 나.


“나?”

“어, 네가 싸우는 거야.”

“미쳤어?”


이게 미쳤나. 얼마 전 E급 보스도 교통수단의 도움으로 간신히 죽였는데, 저 많은 헌터들을 혼자 막으라니 그게 죽으라는 말과 뭐가 다른단 말인가.


“뭐, 걱정 마. 약 10분 정도는 A급 헌터 정도의 힘을 쓸 수 있게 버프를 걸어줄 거고. 뒤에서 조금씩 보조해줄게.”

“왜 네가 직접 안 하고?”

“쟤들 막는다고 마법 썼다가는 귀신같이 알아챌걸?”

“그걸 어떻게 알아?”

“아, 너는 아직 모르나.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마력마다 성질이 생기게 돼. 흔히들 말하는 지문이나 홍채처럼, 개인의 특성이 부여되는 거지.”

“헤에···”


‘마력에 그런 게 있다는 건 또 처음 듣네. ’


“그러니까 지혜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다 우리들은 다시 은신을 사용해서 던전을 빠져나가는 거지. 어때?”


녀석의 자랑스럽다는 표정이 탐탁치 않았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생각나는 것도 아니었다.


“좋아. 그러면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건데?”

“C급 던전을 도는 데 대충 얼마나 걸려?”

“많으면 이틀 넘게 걸릴 수도 있고, 빠르면 하루 좀 안 될 거야.”


A급 헌터가 있다는 가정하에 내린 결론이었다.


“좋아, 그럼 우리들은 바로 보스를 잡는다!”

“근데 보스를 잡으면 던전이 사라지잖아.”

“엇?!”


그제서야 자신의 계획에 중차대한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녀석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말.


“좋아, 그러면··· 보스를 납치하자.”

“뭐라고?”


보스를 뭐?


“보스를 어쩐다고?”


내가 잘못 들었나.


“어딘가에 있는 보스를 꽁꽁 묶어서 근처에 숨겨두는 거지. 그러면 던전도 안 사라지고. 어때?”

“허허허.”


이런 미친 계획.


“하아····”


세상 어느 사람이 보스를 납치한다는 계획을 입으로 내뱉을 수 있을까.




“으아아!”

“다들! 진형 유지하세요!”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냥을 하고 있는 헌터들이 보였다.


“신입 교육이라. 예전에는 저거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F등급으로 배정받기 전까지는 당연 협회보다는 길드에 들어가고 싶었다. 협회 소속 헌터들보다 돈도 더 벌고, 인기도 더 많고. 그리고 길드 소속이 더 멋지지.


유명 길드들은 인터넷에 팬카페가 있을 정도였으니까. 헌터와 연예인 사이의 경계도 한 끗 차이였다. 헌터에서 방송으로 넘어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으니.


“아, 마수들은 조금씩 잡아둬야지. 버프 좀 걸어줘.”


은신도 걸려있겠다. 녀석한테 버프까지 받으니 C급 마수들은 일격에 머리를 관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레벨을 올릴 아주 좋은 기회였다.

보스가 있는 곳까지 가는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마수들을 잡으며 달렸다. 보스의 위치는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녀석이 이미 파악해뒀다고 한다.


그것도 마법의 일종이려나.


“이거 완전 사기 아냐?”


이지혁의 은신을 알아보는 마수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들고 있는 단검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이빨을 드러낼 때도, 그 이빨이 자신을 죽였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아마 마수들은 자기가 어째서 죽었는지도 모르겠지.

그렇게 순조롭게 레벨을 올려갔다.


“쓰으읍, 잠시만.”


[이세현 Lv.22]

[칭호-영웅의 제자. 새로운 영웅.]

[체력-44 근력-53 민첩-49 마력-38 감각-37 (※ 사용 가능 포인트-34)]

[영웅의 힘 (18%/100%)]


사기다. 이지혁 저 녀석한테 은신 가지고 사기니 뭐니 할 처지가 아니었다.

거기다 밑에 있는 영웅의 힘이라는 것도 순조롭게 적응 중이었다.


“그 능력 진짜 사기 아냐?”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면서 이죽거리는 모습은 꽤나 즐거워 보였다.


“이건 인정 안 할 수가 없겠네.”


아마 지금이면 버프를 받지 않고 D급 마수 정도는 그냥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면 D급 보스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 도착했다.”


녀석이 발을 멈춘 곳은 분명 숲이었지만 마치 콜로세움과도 같았다. 전혀 본 적 없는 크기의 나무들이 둥글게 둘러싸 공간을 만들고 파릇파릇한 나뭇잎들이 부딪히며 천장을 만들었다. 조그만 틈새로 새어들어오는 햇빛 덕에 전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싱그러움이 넘쳐 흐를 정도. 단 이 풍광을 망치는 존재가 제일 안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원숭이네.”

“그러게 그것도 엄청 큰 원숭이.”


온 몸이 하얀 털로 뒤덮인 원숭이 보스는 대나무로 엮어놓은 거대한 바구니에 바나나를 산처럼 쌓아놓고는 한 주먹씩 집어 먹고 있었다.


“껍질에 영양이 많은 건 또 어떻게 알고.”

“농담하는 거 보니까 그렇게 무섭지는 않나 봐?”

“그러고 보니··· 무섭기는 해도 못 잡을 정도는 아닌가?”


손이 떨렸지만 이지혁한테 버프를 받으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있는 힘을 다 쏟으면 어떻게든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전에 스탯부터 분배하고. 어디이, 어떻게 해볼까.”


절로 노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시간에 입꼬리가 주체를 못했다.


“그러고 보니까 체력이랑 근력, 민첩은 알겠고. 마력은 마력의 양이려나. 감각은 또 뭐야?”


그러고 보니 감각은 아예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5정도만 올려볼까.”


스탯이 남을 때 실험해야지 또 언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스탯이 올라간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미세하게 주위 공기가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내 몸과 주위에 흐르는 마나의 움직임. 보스의 움직임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졌고 손에 쥔 단검의 느낌이 조금 더 생생해졌다.


“실전에서도 써먹을 수 있겠는데? 마치 몸의 신경 자체가 예민해진 것 같아.”


크으, 어쩜 이리 버릴 것이 없을까. 심지어 아직 29포인트나 남았다.


“어디 어디.”


체력은 중요하다 싸우다 호흡이 끊기기라도 하면 곧바로 죽을 수도 있다.

근력도 중요하지 공격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민첩도 여차하면 도망칠 때 중요하고 마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감각 역시 포기하기 어렵다.


“으으아아! 어떡하지이?”

“입꼬리 좀 내리고 말하지?”


녀석이 뭐라 해도 좋은 건 좋은 거다.


“단검은 계속 쓸 거야?”


이지혁의 말에 나는 들고 있는 단검을 위로 던졌다 잡았다를 반복하며 생각했다.


“네가 쓰는 무기도 신경 써야지.”

“단검이라··. 너도 단검 썼다면서?”

“나? 나는···.”


순간 이지혁의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다.


“안 썼어, 단검은.”

“거짓말. 영웅이 단검을 차고 다녔던 건 유명한데?”

“그건··· 그냥 부적일 뿐이야.”


거 참 부적 한번 살벌한 걸로 들고 다니네.


“그래도 역시 단검이지.”

“그래?”


역시 헌터가 되고 난 뒤로는 단검밖에 쓰지 않았으니까.


‘애초에 단검밖에 다룰 줄 모르니까.’


“단검을 쓰려면 민첩이랑 체력 먼저 올리는 게 좋을 거야 그 다음엔 감각 올리고 마력이랑 근력도 중요하지만 우선 앞에 말한 것들 먼저 올려.”

“말이 많다?”

“기분 탓이야.”


결국 이지혁의 말대로 적절하게 섞어서 포인트를 사용했다.


[이세현 Lv.22]

[칭호-영웅의 제자. 새로운 영웅.]

[체력-55 근력-53 민첩-55 마력-42 감각-50 (※ 사용 가능 포인트-0)]


“좋아, 훨씬 깔끔하네.”


보기 좋은 능력이 쓰기도 좋다는 말도 있지 않을까.


“가 봐. 실전경험도 쌓고 몸도 적응해야지.”

“알겠어, 갔다올게.”


가기 전 이지혁이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마법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라고 생각해. 네가 전문적인 마법사도 아니니까 굳이 다 잘할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마지막에 네가 의지해야 할 건 네가 들고 있는 단검이야.”


마법은 어디까지나 나를 보조하는 수단.


“어디 한 번 해볼까.”


나는 당당하게 발을 내딛고 보스의 앞에 섰다.


“아, 은신은 풀 거니까 조심하고.”

“뭐? 야! 잠···”


『우꺆?』


“어어···”


『캬아아아아악!!!!』


“이, 런, 망! 하아아알!”


나를 발견한 보스가 반사적으로 그 자리에서 튀어 오르듯 점프하고선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깨닫고 간신히 피하면서 구경 중인 이지혁이 들으라고 외쳤다.


“후아, 진짜!”


쿵!쿵!쿵!쿵!


녀석은 긴 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땅을 내리쳤다. 그 탓에 바닥이 흔들려 균형을 잃어 녀석의 공격에 맞을 뻔했다.


“계속! 당하고 있겠냐!”


녀석에게 불로 만든 화살을 날렸다.


『우끽!』


녀석에게 닿기 직전 꼬리가 화살을 막았다.


“와.”


꼬리를 저렇게 쓰네.


“어디, 이것도 막아봐라.”


후우욱⎯⎯⎯


달리는 내 손위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위에 불을 얹어 완성시킨 마법을 녀석에게 날렸다. 조금 전보다 더 빠르게 날아간 바람의 화살을 꼬리로 막지 못한 녀석이 팔로 막는 찰나 나는 녀석에게 달려갔다.


푹-


“와, 이것밖에 안 들어가?”


내가 꽂은 단검 한 쌍은 고작해야 다리에 조금 박히기만 했다. 단검이 자기 다리에 박힌 걸 놓치지 않고 녀석은 방어 자세로 있던 팔을 그대로 내리쳤다.


콰아앙!


“으으윽!”


간발의 차로 뽑아낸 검을 위로 치켜들며 교차하듯 막아냈다. 순간 녀석의 팔이 단검의 날과 맞닿자 엄청난 충격이 정수리를 관통했다.


쩌적-


“어? 어어어?”


설상가상, 단검에 금까지 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 타임!”


『우꺄아아악!』


쿠웅-


『우꺆?』


“와 씨, 죽는 줄 알았네.”


곧바로 칼을 버리고 녀석의 녀석에게서 멀어졌다. 다행히 자신이 내리친 공격으로 흙먼지가 일어 제대로 분간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젠장.”


단검이 부러져버렸다. 아마 조금 전 저 녀석의 공격에 완전히 깨져버렸겠지.


“지 무기 상태도 모르냐.”

“시꺼! 그거밖에 없는데 어떡하라고.”


녀석의 비아냥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다.


“하아.”


어떡하지. 맨손과 마법으로 잡기엔 아직 부족하다. 아마 보상으로 받은 낡은 단검 따위는 녀석의 가죽을 제대로 뚫지도 못할 거다.


“야.”

“어?”


이지혁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내게 던졌다. 그걸 받아든 나는 그게 어떤 물건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잘 쓰고 돌려줘야해.”


[&##!*의 단검(모조품) - 과거를 생각하며 만든 모조품에 불과하다. 진품에 비하면 보잘 것 없으나 무기로써의 능력은 나쁘지 않은 편]


검은색 가죽의 검집에 정성스레 감싸져 있는 단검을 뽑았다.


스으으-


단검은 은은한 푸른빛을 내며 울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잃어버린 단검보다 눈앞에 들려진 단검보다 중요한 걸 빌려준 이지혁에게 해줄 중요한 말이 남아있었다.


“이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좀 빌려주지!”


녀석의 태도를 보니 내 단검의 상태도 진즉에 알고 있던 게 분명하다.


“시꺼! 지금도 살짝 후회되니까.”


설명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좋은 단검인 건 틀림없었다.


“좋아, 어디 다시 한번 해볼까.”


녀석을 향해 단검을 치켜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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