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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입니다.

영웅의 힘을 받아 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늘새벽
작품등록일 :
2019.04.01 11:03
최근연재일 :
2019.05.08 12:05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0,637
추천수 :
66
글자수 :
145,360

작성
19.04.11 12:05
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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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9쪽

16화

DUMMY

“언제 그렇게.”


이승현은 며칠 전 보았던 대전을 다시 복기하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F급 중에서도 F급이라며 멸시받던 형이었다. 그런 형이 길드장에게 겁없이 덤벼들었다.

물론 결과는 참패였지만.

형이 보여준 힘은 F급 수준의 힘이 아니었다.


“이승현 학생?”


그는 예전부터 한가지 버릇이 있었다. 한가지 고민에 빠지면 주위의 모든 소리가 차단되었다.

그 탓에 현재 그의 앞에서 눈을 부라리며 빤히 쳐다보고 있는 선생님을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부르다 참지못한 선생은 들고있던 터치펜을 스태프삼아 이승현의 머리로 작은 돌맹이를 날렸다.


“·····”


이승현은 날아온 돌을 가볍게 피하고 말았다. 그 탓에 괜히 뒤에 있던 학생에게 날아갔다.


“악!”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본 이승현이었다.


“어어··· 그러니까··”


자신의 눈앞에는 이마 위로 핏줄 한가닥이 솟아오른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


“근데 걔들은 어떻게 됐어?”

“걔들?”


최근에는 근처 던전에 숨어 이지혁과 훈련하는 게 일과가 되었다. 오늘도 한바탕 대련을 마친 뒤 은신으로 주변에 있는 마수나 잡으면서 레벨을 올리고 있었다.

그 덕에 지금은 레벨이 30까지 올랐다.


“어, 저번에 나 찌르고 너 죽이려 했던 애들 있잖아. 요즘에는 안 덤벼 드냐?”

“뭐, 포기한 것 같던데?”


그렇다 해도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달라붙을 줄은 몰랐다. 그 뒤로도 몇 번 더 덤벼왔었다. 특히 마지막에 왔던 자는 간신히 이길수 있었다. 모두 기절시켜놓고 도망쳤으니 어쩌면 더 상황이 위험해졌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멍청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괜찮냐.”

“뭐가?”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죽이는 것보다 안 죽이는 게 더 어렵다는 거, 너도 알잖아.”

“아아, 그거? 나도 알아. 그래도 못 죽이겠는 걸 어떡해. 그럴 바에는 차라리 어려워도 살리는 게 나아.”

“그러냐.”


이지혁이 살짝 미소지었다.


“그러면 된 거지.”

“됐고 빨리 덤벼.”

“덤비기는, 네가 덤비는 거지.”


이지혁은 마법을 사용해 나를 공격했다. 맞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지금 나는 말 그대로 후드려 맞고 있는 중이다.


“이이익!!”

“더 빨리 움직여. 더 빨리.”


그 뒤로도 몇 번의 공방이 오갔다. 아니, 내가 일방적으로 막고만 있을 뿐인 대련이었다.


“후아. 죽겠네.”

“근데 너 뭔가 급해졌냐?”


한 발 한 발이 죽음에 이를 정도의 마법들을 하늘에 펼쳐놓은 채 이지혁이 물었다.


“그래?”


짐작 가는 바는 당연히 있었다. 며칠 전 마주한 유지혜와의 대련. 그 대련으로 지금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조급해져서 말이지.”

“흐음, 그러냐. 아, 맞다!”


마법을 거두더니 뭔가 생각난 모양인지 나를 바라봤다.


“나 요 며칠 정도 가볼 데가 있으니까 은신은 가르쳐주고 갈게.”

“응? 어디 가는데.”

“좀 멀리.”

“흐응.”


참 비밀도 많은 녀석이다.


“그래서, 어떻게 가르쳐 줄 건데?”

“뭐, 가르쳐 준다고 해서 거창한 건 없고 간단한 요령만 가르쳐 줄 테니까 연습하면 던전 들어오기는 쉬울 거야.”


하긴 협회에서는 아직 재측정을 받지도 않았었지. 안 받은 딱히 필요가 없기도 해서였다. 돈은 그냥 던전 조금 돌아다니면서 마수들 잡고 얻은 마석들을 되팔면 된다. 출처따위 뭐가 중요한가.

협회에도 잠시 쉰다고 했으니.


“잘 들어, 은신을 하려면 우선 주위에 흐르는 마력으로 몸 주위를 두르도록 해봐.”

“마력을 두른다···”


흐르는 강물과도 같고 때로는 안개처럼 흩어져버릴 것만 같은 마나. 녀석과 만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익숙했을 세상이 손끝에 있었다.


“했어.”

“좋아 그걸 가루처럼 부스러뜨리면서 천천히 온 몸을 감싸듯.”

“천천히··”


마나라는 것은 신기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내 몸 속에도 흐르고 주위의 대기에도 흘러 다니고 있었다.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고 내가 바라는(불이나 물과 같은)형태로 만들 수도 조종할 수도 있는 힘.


“그리고 그것들이 모습을 감춘다고 생각해. 자신의 주위를 감싼 마력의 흐름을 없앤다고.”


‘사라진다···’


후욱-


“좋아! 그거야.”

“돼, 됐나?”

“뭐, 내 눈에는 보이지만 어지간한 헌터들은 눈치 못 챌 거야.”

“흐음, 잘 모르겠는데.”


단지 주위의 마력이 조금 옅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뭐, 은신은 됐고. 난 이제 가볼 건데. 너는 어떡할래?”


은신을 풀고 말했다.


“사냥만 조금 하다가 갈게.”


녀석은 던전 밖으로 나갔고 나는 던전에 남아 최대한 피해를 끼치지 않을 선에서 마수들을 처리했다.


“이것도 오래는 못할 텐데.”


[이세현 Lv.30]

[칭호-영웅의 제자. 새로운 영웅.]

[체력-65 근력-63 민첩-66 마력-54 감각-60 (※ 사용 가능 포인트-32)]

[영웅의 힘 (28%/100%)]


“흠··· 슬슬 보스도 잡아야 하는데.”


일반 마수들로는 슬슬 경험치가 더뎌지는 것이 느껴졌다. 애초에 1레벨부터였으니 그리 느린 것도 아니었지만 잡을 수 있는 경험치 덩어리가 있는데 그걸 포기하는기는 아까웠다.

하지만 보스를 잡으려면 던전을 들어가야 하는데. 하지만 보스를 잡으면 던전이 사라지니 분명 피해를 보는 길드나 헌터들이 있을 것이다.


“이 놈에 법이 문제야, 법이.”


눈 딱 감고 돈 좀 써볼까.


“개인이 던전을 예약할 수도 있잖아.”


길드를 만들지 않아도 개인 사업으로 등록하면 못할 것도 없었다.


“나라고 못할 거 있나.”


C급 던전 한 번만 돌아도 몇천만원 쯤은 벌 수 있을 것이다.


“어디, C급 균열 하나 예약하는데 얼마나 들더라.”


금방 헌터 앱으로 들어가 예약 서비스를 눌렀다.


“가장 싼 C급 균열이··· 1000··만··원·· 와, C급인데 3천만원인 곳도 있네. 저 정도면 그냥 B급이라 하지. 음, 아닌가. 던전도 돈 되는 던전이 있었지.”


동굴형 던전이라고 해서 다 같은 던전이 아니다. 보석이 자라는 던전도 있고 희귀한 약초가 자라는 던전도 있고. 협회에서도 어느 정도 사전 조사는 하니까. 심지어 마수도 돈 되는 마수가 있다. 머리나 등에 보석을 달고 다니는 마수도 있고 식용으로 쓸 수 있는 마수들도 있으니.


“새삼 생각해보니까 던전이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제 보니 던전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없어서는 안 될 현상이 돼버린 것이 느껴졌다. 만약 던전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헌터들은 필요가 없어질 테고 건축 소재니 신소재 개발이니 뭐니 하던 연구들도 다 중단될 것이다. 연구에 쓸 재료 자체와 목적들도 사라질 테니.


“흐음····· 에라.”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생각할 바에는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나 하자.


“잔고가 얼마나 남아있더라.”


중간중간 마수들 잡고 나온 마석들도 다 팔았으니까 꽤나 있지 않을까.


“남은 것들도 다 처분하면 꽤 되겠지.”


나름 가벼운 발걸음으로 균열을 향해 걸어갔다. 그 탓에 던전에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까먹고 말았다. 은신을 푼 나는 그대로 균열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


철컥-


균열에서 나온 순간 귓속을 파고드는 날카로우면서 둔중한 쇳소리가 들렸다.


“응?”


소리가 들린 곳에는 나를 바라보며 총기를 겨눈 군인들이 있었다.


“더, 던전에서 누군가 나왔다! 다들 경계!”

“어, 어라?”


갑자기 이게 뭔 일이지.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어리둥절해져 주위를 둘러봐도 군인들의 총구는 나를 겨누고 있었고 그들의 시선은 나에게 못박혀있었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 그제야 이지혁의 빈자리와 내가 풀어버린 은신이 생각났다.


“이거 참.”

“손 들어! 자네는 어디서 나온 거지!”

“망했네.”


이대로면 던전 무단침입죄에 뭐시기 뭐시기 죄까지 중첩되려나. 나는 서둘러 은신 마법을 전개했다. 조금 전까지 나를 겨누던 총구들이 목표를 잃어 허우적대고 있는 틈을 타 슬쩍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슬슬 멀어졌다 생각하고 은신을 풀려는 순간 눈 앞의 남자와 부딪힐 뻔 했다. 조심스레 그를 피하려는 순간 그가 먼저 나를 피했다.


“어?”


남자는 분명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흥미가 떨어졌는지 고개를 돌리고 걸어갔다.


“뭐야?”


나도 다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고개를 돌린 그 순간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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