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머리속에 괜찮은 초식이 떠올랐습니다.
말학후진 녹슨은 그 초식을 조금 다듬어볼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성정이 가볍고 충동에 약했습니다.
에이, 비무중에 알아서 정련되겠지.
그렇게 그는 논검장으로 향했습니다.
논검장에 도착한 녹슨.
헉, 그는 숨을 뱉었습니다.
그동안 그가 읽지 못했던 논검의 기록이 서고 몇개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3페이지였나 4페이지였나..-_-)
서고에 빼곡한 책자 한권 한권마다 적혀있는 무공요결들, 그 난해한 초식전개와 난전으로 치닫던 상황설명들.
녹슨은 고심했습니다.
읽어, 말어?
고심했습니다.
읽어, 말어.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던 차에 불현듯 떠오르는 고사성어 한마디.
온고지신.
그래 이 기록들은 나의 무리와 초식에 더할나위없는 양분이 되리라.
나의 경박한 초식에 일말의 무거움을 실어줄 무공요결 한줄이라도 발견한다면 그것은 큰 기쁨이리.
(다른 사람의 논리를 흡수하고 보겠다는 심보)
나의 녹슨 칼에 바를 번지르르한 동백기름 한방울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이득이리.
(다른 사람의 말빨을 흉내라도 내겠다는 심보)
그래, 읽자.
몇시간 후.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
허허. 초식은 머리에서 날아가버렸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허 虛 의 경지일까?
머리속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멍하고
졸리고
어느새 아침인데다가
배도 고프고
건드리지 못한 책자들은 아직도 창창히 남아있건만..
난 여기서 주화입마로 쓰러지는가...
젠장. 내가 동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문장이다! (유검흉내)
쿨럭.
사부님, 저 주화입마인거 같아요.. 무상검 익히러 떠나야겠어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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