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시리즈 - 3
"아저씨 잠깐만요, 저 쌌어요!"
'속칭' 으로 나는 실어야 먹고 산다. 뭔지 감이 안온다고요?
'큭!' 지송 힌트가 너무 짧았군요, 짐도 가끔 실지만 주로
사람을 실어서 여기 저기로 나른 답니다. 즉, 택시 운전사입니다.
사람을 실는다는 표현이 보기 안좋다구요? 그냥 저희 업계에서
그렇게 표현합니다. 용서해 주시길......
'룰루 랄라' 오늘은 따다블로 실어야지 콧노래를 부르면서 코너를
도는 순간 이쁜 아가씨가 손을 들더군요
"어디로 모실까요?"
아가씨의 미모가 워낙 출중해서(화장발이 반이었음) 약간은 음흉한
목소리로 물어봤다.
"역전요."
'에구 목소리가 챠임벨같이 이쁘기도 하지' 하이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역전이라 셋 따블도 합승이 가능' 이란 잔머리를 굴리면서
핸들을 힙차게 돌렸다.
출근시간이라 차들이 밀렸다. 보통 7분이면 가는 거리지만, 밀리면
30분도 더 걸리는 거리라 요리조리 샛길로 다녔지만 마지막 목표를
남기고 차를 세워야 했다.
'쩝! 합승도 못하고 여길 왔는데 차까지 막히네.' 속으로 투덜거리며
길이 뚫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묘한 냄새와 함께 창문이 내려가는
진동 소리가 들렸다. 옆 좌석을 보니 미모의 아가씨가 얼굴이 벌개진채
자동 버튼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저기요 아랫배가 아파서 그만 실례를......"
'뭐 미인은 뭐든지 용서가 된다든가!' 그런 상상을 하면서
"생리적 현상인데 맘에 두지 마세요," 약간의 위로성 말은 건넸는데
아구구, 근데 냄새가 심상찮았다.
얼마나 부끄러웠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동안에 길이 뚫려서 총알같이
핸들을 잡아 챘다. 얼른 역전으로 가려고.
택시 승강장이 보이자 브레이크에 발을 올리고 살짝 밟는 순간에
아가씨의 필사적으로 찡그린 눈이 들어왔다. 뭔가를 참는지 두손을
무릅사이에 넣고 얼굴이 벌개진 채 고개를 푹 숙임과 동시에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저씨 잠깐만요,저 쌋어요 흑!흑! 저 탔던 그자리로 다시 데려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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