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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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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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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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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불사조 기사단 - 제27장 파이 정원

DUMMY

“정말 미안해, 헤르미온느.”


그리핀도르 기숙사 구석, 크리스마스 연휴간의 방학기간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텅 비어버린 휴게실에서 해리는 헤르미온느에게 용서를 빌고 있었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다니까.”


헤르미온느가 뾰로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뭐가 더 중요한지는 알고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래도 먼저 약속했는데, 취소하게 되서 미안해.”

“아직 며칠 남았으니까. 하루 이틀 정도는 쉴 수 있겠지.”


헤르미온느가 입술을 삐죽 내민 채 말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헤르미온느의 예상은 바로 박살나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친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와 함께 호그스미드로 가기 전 적어도 사흘 정도는 걸릴 것 같다며 방학을 빼앗아서 미안하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갈아입을 옷이나 칫솔같은 도구를 작은 가방에 챙기며 헤르미온느에게 전해두려 했지만, 그리핀도르 기숙사는 바로 비어있어서 이야기를 전달할 시간은 없었다. 해리는 며칠간 걸릴지도 모른다는 쪽지를 하나 써서 헤르미온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비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뒤 호그와트를 나섰다.


덤블도어 교수는 능숙하게 투명망토를 걸친 해리를 데리고 호그스 해드로 가서, 플루가루 네트워크를 통해 런던의 리키 콜드런으로 향했다. 리키 콜드런에서 많은 사람들이 덤블도어 교수를 알아 봤으므로 해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리키 콜드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해리가 빠져나간 걸 확인한 덤블도어 교수는 적당히 사람들과 인사를 한 뒤 다이애건 앨리로 들어갔다.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가 잘 따라오는지 간간히 확인을 하며 다이애건 앨리에 들어간 뒤로 평범하게 잉크병과 깃펜, 그리고 빈 책 몇 권 등의 물건을 산 뒤 모두 마법을 이용해 어딘가로 전송 시킨 후 다이애건 앨리의 구석진 가게로 향했다. 파이 하우스라는 가게는 해리가 단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가게였는데, 파이를 파는 매대를 지나쳐 가게의 안으로 들어가니 수염을 파랗게 염색한 남자가 덤블도어 교수를 맞아 주었다.


“교수님, 애석하지만 저희 가게에서는 투명망토를 쓰고 온 손님은...”

“아, 미안하네, 모어랜드. 해리, 얼굴을 보여주렴.”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해리가 망토의 모자를 벗고 얼굴을 보여주었다.


“사정이 있어서, 이 아이가 이곳에 있는걸 알리고 싶지 않으니 양해 해주게.”

“알겠습니다. 신원만 확실하다면야...”


모어랜드씨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해리를 빤히 쳐다본 뒤 두 사람을 안내했다. 해리는 다시 투명망토의 모자를 눌러 쓴 채로 그를 따라 들어갔다. 모어랜드씨는 해리와 덤블도어 교수를 건물의 가장 안쪽가지 데려가 목조건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근대 시절에나 썼을 법한 낡고 투박한 철골 엘리베이터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연락하셨던 대로, 16층입니다.”

“고맙네.”


엘리베이터 앞에서 덤블도어 교수가 주머니에서 갈레온 수십 개는 들어 보이는 묵직한 주머니를 모어랜드씨에게 넘겼다. 모어랜드씨는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고는 갈레온 주머니를 받아 돌아갔다.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와 엘리베이터에 탄 뒤 16층을 눌렀다.


사방이 뚫린 엘리베이터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목조건물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천천히 오르던 엘리베이터는 목조건물의 박공지붕을 넘어 요란하게 흔들리더니 천장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는 일그러진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 전혀 다른 공간의 바닥에서 솟아나기 시작했다.


“해리, 이제 투명망토를 벗어도 되겠구나.”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해리가 투명망토를 벗어서 가방에 집어넣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곳은 이미 다이애건 앨리가 아니고 넓은 초원 한가운데에 엘리베이터가 덩그러니 올라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초원은 잘 정돈된 잔디가 자라고 있었고, 호그와트가 통째로 들어갈 법한 넓은 평지에 저 멀리에는 빽빽하게 심어진 전나무들이 공원을 둘러싸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작은 연못도 만들어져 있었다. 별천지처럼 보이는 공터로 해리와 덤블도어 교수가 내리고 나자 엘리베이터는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천천히 땅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 여기는 어디죠? 그리고 어떻게 돌아가죠?”

“천천히 설명 해 주마. 저기 테이블이 있잖니?”


덤블도어 교수가 가리킨 곳으로 이동해서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잠시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차와 가벼운 간식을 주문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먼저 시범으로 홍차와 딱딱한 건포도 과자를 손가락으로 누르자 메뉴판에 표시가 되었다. 해리가 메뉴판을 받아서 허브 차와 말린 과일을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자 몇 분 뒤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원형의 테이블 가운데가 천천히 올라오더니 주문한 음식과 차가 담긴 3단짜리 차 세트가 올라왔다. 덤블도어 교수가 지팡이를 톡톡 쳐서 내용물을 모두 내리자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쟁반은 다시 테이블 아래로 돌아갔다.


“여기는 파이 정원이라는 곳이란다.”

“파이 정원이요?”

“그래, 파이 반죽처럼 몇 겹이나 되는 정원이 겹쳐있다고 해서 파이 정원이라고 한단다. 층수에 따라서 다른 입구로 들어갈 수 있지.”

“아, 그래서 파이 하우스 인가요?”


해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기도 하겠지. 그리고 파이 정원의 특징은 그 안에서 일어난 일을 어떤 방법으로도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중요한 특징이란다.”

“어... 추적이나 탐지가 안 되는 건가요?”

“그 뿐이 아니라 레질리먼시나 기억을 읽는 마법으로도 이 안에서 있었던 일을 읽을 수 없단다. 펜시브로도 이 안에서의 기억을 추려낼 수 없단다. 층이 높아질수록 더욱 단단하게 방비되지. 그리고 추적이 안 되는 만큼, 네가 여기서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마법부에서 추적할 수가 없단다.”

“여기도 입장하는데 어떤 조건이 있는 건가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장소 라서요.”


해리가 물었다.


“그래, 이곳은 특별한 자격이 있는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단다. 아마 네가 알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죽은 뒤로 자격을 가진 사람이 거의 남지 않았기 때문일 게다.”

“자격이라 하면...”

“너도 곧 얻게 될 게다. 우선 오늘은 아니지만 말이다.”


덤블도어 교수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다이어 씨를 만나러 온 참이라서. 곧 도착 할 텐데...”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엔 덤블도어 교수와 해리가 올라온 방향과 전혀 다른 곳에서 원통형의 엘리베이터가 올라왔다. 캡슐처럼 디자인된 엘리베이터가 모두 올라오자 찰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회색 망토를 길게 내려 입은 마법사가 내렸다.


다이어씨는 구불구불하게 내려오는 짙은 회색의 단발머리에 모자는 마법사들이 쓰는 뾰족한 고깔모자가 아닌 머리색과 잘 어울리는 회색의 중절모를 쓰고 있었다. 거기에 덤블도어 교수만큼은 아니여도 풍성한 회색 수염을 기른 다이어씨는 외국 영화에서 나오는 노신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다이어씨는 덤블도어 교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며 테이블로 다가왔다.


“네가 포터구나!”


테이블에 가까이 다가온 다이어씨는 덤블도어 교수보다도 해리를 먼저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당황한 해리가 덤블도어 교수를 쳐다보자 그제야 다이어씨가 덤블도어 교수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어이쿠 덤블도어 교수님. 교수님께 인사를 먼저 드렸어야 하는데요.”

“괜찮네, 다이어. 차 좀 들겠나?”

“고맙습니다. 16층이면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자네에게 부탁하는 입장인데 이 정도에 마음 쓰지 말게나.”


덤블도어 교수가 말하자 다이어씨도 알겠다는 듯 웃으며 메뉴판에서 차와 다과를 골랐다. 차와 다과가 준비되자 다이어씨가 먼저 본론을 꺼내왔다.


“말씀하신 대로 그리핀도르의 일지를 가져 왔습니다. 그 대신...”

“오, 해리의 애니마구스를 보여주기로 했지.”


덤블도어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선 일지를 좀 보세.”


다이어씨가 품에서 낡은 양피지 묶음을 하나 꺼냈다. 몹시 낡고, 해졌지만 온전히 형체를 갖추고 있었으며, 두툼한 양피지 묶음을 묶어놓은 가죽 끈도 아슬아슬하게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보호 마법과 보안을 위한 열한 가지 마법이 걸려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잠시 멈출 수 있는 네 개 있지만, 그것으로는 복사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필사는 가능 하겠군.”

“예. 그 조건으로 요청한 거니까요.”

“해리, 들은 대로 네가 이 일지를 필사해서 빈 책에 기록 해주면 된단다.”


덤블도어 교수의 말에 해리가 일지를 다시 쳐다보았다. 최소한 양피지로 백여장이 넘고, 양면에 빽빽이 써진 글자를 보며 최소한 사흘은 걸릴 거라 생각이 들었다.


“빨라도 사흘은 걸리겠지.”

“보수 목적으로 닷새간 반출한 상태라 나흘 안에는 끝을 내야 합니다. 하루는 마법을 복구해야 하거든요.”


다이어씨가 말했다.


“그리고 그.. 포터 군의 애니마구스를 관측하기로 한 것 말인데요.”

“오, 그렇지. 해리, 다이어씨가 일지를 필사하도록 도와주시는 대신에 네 애니마구스를 관찰 하고 싶다고 하셨단다.”

“어... 정말 관찰만이죠?”


해리가 괜히 찝찝한 마음에 질문했다.


“오, 그럼. 내가 용을 좋아하긴 하지만 뭐 억지로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지는 않을 거란다. 다만 떨어지는 비늘이나, 행태 같은걸 기록하려고 한단다.”


다이어씨가 웃으며 말했다.


“포터 군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터군은 현재 기록된 애니마구스 중에 유일한 용으로 변하는 게 가능한 애니마구스일세.”

“어... 제가 용으로 변한 최초의 경우는 아니잖아요?”

“오, 물론이지.”

“하지만, ‘기록된’ 사람 중엔 없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거들었다.


“애니마구스에 의한 범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애니마구스를 등록하고 특성을 기록하기 시작한건 대략 120년 정도 전이거든.”

“그 전에는 용으로 변한 애니마구스가 존재했다고 하는 기록은 있지만, 그걸 입증하는 것이나 차이점, 특색 같은 것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단다.”

“아, 그래서 제 모습에 대한 기록을 하시려는 건가요?”


해리의 말에 두 사람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찰리 위즐리는 알고 있니?”

“네. 몇 번 만났어요.”

“아마 현재 영국에서 찰리 위즐리보다 용을 잘 아는 사람은 나정도 밖에 없을 거란다. 뭐 그렇다고 내가 훨씬 뛰어나다는 것도 아니지만...”


다이어씨가 말했다.


“어쨌든 나나 찰리 위즐리 정도의 지식이 있으면 현존하는 용에 대한 거의 대부분의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나나 위즐리는 그보다 더 용을 알고 싶어 했단다.”

“용을 알고 싶으시다 구요?”

“그래. 위즐리는 용을 많이 아꼈단다, 그래서 용을 하나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알고 싶어 했지. 나는 그와는 다르게 그저 순수하게 용이 어떤 생물인지 알고 싶었지.”


다이어씨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고생물을 연구했지. 사실, 용이라는 건 세상에 존재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생물이거든.”

“으음, 다이어. 내가 시간이 많지 않네.”

“아, 짧게 하도록 하죠.”


덤블도어 교수가 살짝 웃으며 차를 마시는 동안 다이어씨가 다시 얘기를 이었다.


“그러니까, 용은 중량대비 날개의 크기나 기관들의 효율을 보면 생존이 불가능한 생물이거든. 먹는 음식 대비 사용 가능한 활동량도 말이 되지 않고 말이다. 그런 이유들로, 네 애니마구스를 통해서 궁금한 부분을 알고 싶은 거란다. 특히 파이어볼 종은 우리 쪽에서 소재를 거의 얻지 못하고 있거든.”

“그런 이유로 다이어씨는 네 비늘을 보고 몹시 놀랐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연구를 돕는 목적으로 일지를 필사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단다.”


덤블도어 교수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남아서, 먼저 돌아가 볼 텐데 끝났을 때는 대비해서 이것을 가지고 있거라.”

“이건...”


해리가 덤블도어 교수가 내미는 붉은 깃털 하나를 받아 들었다. 그 깃털은 마치 불꽃처럼 바람에 일렁이며 흔들리고 있었는데, 붉은색에 광택이 있고 은은한 황금빛이 나는 깃털로 해리는 그 깃털이 불사조의 것, 그러니까 퍽스의 것이라고 확신했다.


“만약에 필사가 끝나거나, 내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깃털의 가장 아랫부분을 잡고 이렇게 비비거라. 그럼 내게 전달이 되니까.”


덤블도어 교수가 엄지와 검지를 비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먼저 돌아가마, 다이어씨는 종종 왔다 갔다 하실 테니 이야기를 나눠 보거라.”

“네, 교수님.”


해리와 다이어씨의 배웅을 받으며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와 타고 왔던 엘리베이터를 다시 불러와 올라탔다. 잔디밭에 네모나게 튀어나온 철판뚜껑은 한동안 위이잉 하며 요란한 소리를 내다가 엘리베이터가 올라와 덤블도어 교수를 태우고 아래로 내려갔다.


덤블도어 교수가 돌아간 뒤로 해리는 다이어씨의 요청에 따라 용으로 변해서 날아다니거나 불을 뿜거나 기묘한 형태로 이동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해야 했다. 애니마구스의 등록을 할 때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반복적인 여러 가지 행동을 통해 어느 정도가 가능한지, 그리고 어떤 형태가 가능한지를 다이어씨는 꼼꼼히 기록했다. 두 시간 정도의 기록이 끝나고 나서 그는 자신이 기록한 걸 한번 보여주고는 먼저 돌아갔다.


그러고 나서야 해리는 잠시 휴식 뒤에 그리핀도르의 일지를 한차례 읽어 볼 수 있었다. 워낙 양이 많아서 꼼꼼히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어설프게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두 시간 정도에 걸쳐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한 해리는 어째서 덤블도어 교수가 일부가 아닌 전체 내용을 필사하라고 했는지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전체적인 내용이 연결되어있어서 일부만 기억해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지는 전체적으로 4개의 편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첫 번째 편은 그리핀도르 자신이 겪은 모험들 중 일부에 대한 기록, 두 번째는 감정과 주문의 상호 관계에 대한 연구, 세 번째가 지팡이 연구에 대한 내용이였고, 네 번째는 마법 생물에 대한 연구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핀도르는 젊은 시절 모험 중에 자신이 고평가하는 용기와 마법들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를 갖는 점을 깨닫고 자신이 인정할만한 용기가 있는 자들이라면 자신의 힘을 공유하고 싶어 했고, 그 과정에서 지팡이가 주인과의 유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걸 확인하고 그를 연구한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지팡이에 대해 심화적인 연구를 진행했고, 지팡이의 재료가 되는 나무나 심의 재료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한 연구가 있었다.


대략적인 내용을 확인한 해리는 곧바로 덤블도어 교수가 놓고 간 빈 책에 필사를 시작했다. 워낙 내용도 복잡하고 빽빽한 내용들이였지만 그리핀도르가 마치 누군가를 보여주려고 한 것처럼 상세히 설명하고 풀어두었기 때문에 작성을 하다보면 이해가 가거나, 혹은 나중에 이에 대한 설명이 있겠구나 싶을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신없이 내용을 적어 내려간 해리는 저녁 식사시간이 되자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터라 몹시 배가 고팠지만,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이 펑 소리가 나며 작은 불덩어리가 나타났다.


“퍽스!”


이제는 커다란 사과보다도 더 커진 퍽스가 나타나자마자 해리의 뺨에 몸을 부비며 목을 내밀었다. 해리가 퍽스의 목을 부드럽게 긁어주는 사이 날이 완전히 저물어 글자는커녕 사물도 확실히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퍽스를 품에 앉고 어떻게 해야 하나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테이블의 가운데 부분이 올라오더니 커다란 놋쇠 열쇠가 올라왔다.


“열쇠?”


해리가 열쇠를 집으니 열쇠에서 반짝이는 녹색 반딧불 같은 작은 빛 덩어리들이 천천히 흘러나와 숲 어귀의 어한 곳으로 해리를 인도했다. 해리가 가져온 가방에 빈 책들과 잉크병, 깃펜을 챙겨 넣고 퍽스를 품에 안은 채로 열쇠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다.


공터가 끝나는 곳까지 도착한 해리는 다시 5분정도를 걸어 나무 길을 뚫고 나가니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이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몹시 낡고 덩굴들이 제멋대로 자란 2층 모양의 오두막은, 이미 해가 넘어가서 모습을 확실히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꽤 넓은 별장 같은 모습이었다. 열쇠의 인도를 따라서 문에 열쇠를 꽂자 열쇠가 저절로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나무문이 열렸다.


해리가 안으로 들어가자 오두막 안에 등불들에 불이 저절로 붙더니 안을 환하게 밝혔다. 마치 자동감지 센서로 불이 켜지는 것처럼 해리가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가니 거실에 불이 붙어 주변을 밝혔다. 거실에는 커다란 테이블과 8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 그리고 넓은 소파와 벽난로가 준비되어 있었다. 해리는 벽난로에 불을 붙인 뒤 식탁에 앉았다.


식탁에는 식사메뉴와 음료, 술이 나와 있었는데 맥주를 시킬까 십여분을 고민했지만 혹시나 다이어 씨에게 들킬까 하는 걱정에 차마 맥주는 시키지 못했다. 해리는 폭챱과 구운 감자, 양송이 스프를 주문하고 차가운 차 한 병을 주문했다. 테이블의 끝부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음식이 나타나자 퍽스에게 먹일 약간의 분량을 덜어주고 식사를 마쳤다. 퍽스는 먹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더니 배가 고팠는지 음식을 먹고 해리의 무릎 위에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잠이 들어 버렸다.


해리는 식사를 마친 그릇을 테이블의 끝에 올려두고 등불에 기대어 일지를 옮겨 적다가 결국 늦은 시간이 되어서 빈 방을 찾아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해리는 퍽스가 해리의 귀를 쪼기 시작하는 것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해리는 가벼운 아침식사를 주문한 뒤 퍽스에게 식사를 나눠주고 일지를 옮겨 적었다. 오후에는 다이어씨가 도착해 떨어진 비늘과 꼬리깃털을 두 개 뽑아갔으며, 용으로 변한 뒤에도 아무 거리낌 없이 따르는 퍽스를 보고 일분 넘게 무언가를 열렬히 적고 돌아갔다.


사흘째에는 오후 늦게까지 아무도 방문이 없었기 때문에 해리는 필사를 마치고 깃털을 꺼내서 덤블도어 교수가 설명한대로 깃털의 가장 아랫부분을 비볐다. 그러자 깃털이 파란색으로 한번 확 하고 불이 붙더니 다시 평범한 붉은 깃털로 돌아왔다.


깃털은 역시나 퍽스의 것인지 퍽스가 몹시 관심을 가졌지만, 곧 날아가는 보라색 나비에게 관심이 끌려서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 버렸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자 다이어씨가 다시 방문해 여러 가지 요구를 해왔으므로, 해리는 두 시간에 걸쳐 다이어씨가 요구하는 행동이나 자세를 취해야 했다. 다이어씨의 요구가 끝날 무렵이 되자 덤블도어 교수가 다시 방문했기 때문에 세 사람과 퍽스는 오두막으로 돌아가 저녁식사를 하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다이어씨가 돌아가고 나자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다음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우선은, 4월까지는 별 일이 없을 것 같구나. 그때까지는 너를 강하게 하는 수련을 계속 할 거란다. 그리고 퍽스에게 인정을 받는 것도 진행 할 거란다.”

“아직 배울게 많으니까요.”

“그래. 너도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 두렴. 그리고 4월 말에 약속을 잡아 두었단다.”

“어.. 넉달도 넘게 남았는데 벌써 약속을 잡으셨다구요?”


해리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물었다.


“사실, 약속 자체는 작년에 잡아놓았단다. 그분은 워낙 바쁘시거든.”

“...어... 제가 생각하는 분은 아니시죠?”


해리의 질문에 덤블도어 교수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맞을게다. 4월 말에 겨우 시간이 나셨거든. 여왕 폐하에게 서임을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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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불사조 기사단 - 제20장 노스 엄버사우스로드 110번지 +2 23.08.22 139 2 20쪽
110 불사조 기사단 - 제19장 어둠의마법 방어술 실습 +2 23.08.16 169 2 25쪽
109 불사조 기사단 - 제18장 다시 호그와트로 +1 23.08.13 153 2 21쪽
108 불사조 기사단 - 제17장 세 번째 청문회 +4 23.08.06 138 2 47쪽
107 불사조 기사단 - 제16장 무너진 신뢰 +3 23.07.29 158 2 24쪽
106 불사조 기사단 - 제15장 엄브릿지와 맥고나걸 교수 +2 23.07.23 146 3 33쪽
105 불사조 기사단 - 제14장 결단 +1 23.07.19 128 3 22쪽
104 불사조 기사단 - 제13장 호그와트 장학사의 포고령 +1 23.07.14 129 2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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