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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구룡 사이버펑크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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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작품등록일 :
2020.05.22 00:56
최근연재일 :
2023.07.0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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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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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좋은 요정들(7)

DUMMY

“왐마, 씨발!”


젠킨스는 머리가 터져 죽은 로렌초를 보고서 욕을 내뱉었다. 그가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경험한 구룡제일검이라고 할지라도 사람 머리가 터져 죽은 걸 보고서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 씹새끼······.”


로렌초를 죽인 것은 류드밀라다. 어쨌거나 배신자를 처단했으니 이대로 그냥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류드밀라의 성격을 생각하면 젠킨스를 가만히 둘 것 같지도 않다.


“걸국 죽느냐 사느냐···로군.”


류드밀라를 처음 만났을 때, 알브니스트의 일원 하나를 박살 냈으니 그 복수를 위해서도 젠킨스를 그냥 둘 리는 없다.


애초에 사람 죽이는 걸 그냥 벌레 죽이는 일쯤으로 취급하는 공중도시 구룡에서 살인 따위는 별 대단한 범죄도 아니다.


그러니 이대로 있으면 젠킨스는 죽는다. 그러면 그가 골라야 할 선택지는 대체 무엇인가?


첫째, 이대로 도망친다.


둘째, 류드밀라를 죽인다.


“씨발, 고르고 말고 할 게 있나?”


젠킨스는 빠르게 선택을 끝마쳤다.


셋째, 이대로 도망쳐서 류드밀라 그 씹새도 죽인다.


“씹새가, 누가 여기서 죽을 줄 알고?”


탕!


젠킨스가 철제 상자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류드밀라의 저격이 시작됐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불티가 튀는 걸 본 젠킨스의 얼굴이 잔뜩 구겨졌다.


“씨발! 씨발!”


젠킨스는 욕설을 내뱉으며 뒷문을 향해 달렸다. 류드밀라는 여기서 정말 젠킨스를 죽이겠다고 마음이라도 먹은 것인지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그럴 때마다 울리는 금속음이 젠킨스의 신경을 자극했다. 빌어먹을, 배를 갈라서 창자로 줄넘기를 해버릴 년.


“제대로 보고 쏴야지, 씹새야!”


로렌초가 줬던 열쇠로 뒷문을 열고 나온 젠킨스는 저격을 피하기 위해 바닥을 열심히 굴렀다.


요정의 뛰어난 감각과 강화 육체의 조합은 저격으로부터 그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아무리 강화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손가락에서 총알이 나가거나 눈에서 빔이 나가는 일 따위는 없다.


그런 일을 하고 싶다면 강화 육체 따위가 아니라 애초에 사이버네틱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정성보다 화력을 생각한다면 정식 개조 라이선스를 가진 샵에 가는 것보다 불법 샵에 가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뭔 개소리야!”


젠킨스는 바닥을 구른다. 요정의 몸이고 나발이고, 강화 육체고 나발이고, 결국 저격에 당해서 머리가 뚫리면 죽는 몸이기에 살기 위해서 바닥을 구르고 또 구른다.


‘일단은 로렌초의 아지트로 가야겠지.’


젠킨스는 로렌초가 왜 배신했는지 모른다. 물론 이유야 있겠지. 그 이유가 합당하다거나 납득할 만한 것이거나 그런 부분은 따질 필요가 없다.


왜? 젠킨스가 살기 위해서는 일단 그 이유부터 알아내야 하니까.


“택시! 택시!”


탄창이 비었는지 류드밀라의 저격이 뜸해졌다. 젠킨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달리고, 구르고, 또 달리면서 골목길을 벗어나 대로까지 달렸다.


“어서 옵쇼! 어디로 모실까요?”


운이 좋게도 대로변으로 나가는 것과 동시에 택시 한 대를 잡아탈 수 있었다. 젠킨스는 운전석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오크를 보며 다급히 외쳤다.


“노스 스트릿! 27 노스 스트릿으로 갑시다!”


“출발할 테니 안전띠 매쇼.”


호버링 기능을 탑재한 택시는 젠킨스는 안전띠를 착용하자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점차 도로와 멀어지고 하늘이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젠킨스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여기까지 도망쳤으니 류드밀라 그 미친년도 더 쫓아오진 않겠지······.’


아무리 알브니스트가 제정신 아닌 놈들의 집합체라고 해도 개념과 상식이 있다면 대로변에서 총을 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젠킨스는 생각했지만.


탕!


“왐마, 씨발!”


정상 궤도에 올라 이제 슬슬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던 호버링 택시의 오른쪽 창문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졌다.


공중을 나는 호버링 택시의 특성상 유리 자체도 일반 차량보다 훨씬 더 고강도로 만들어졌을 테니 보통이라면 그게 깨질 일은 없다.


그런데도 유리창이 깨졌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가?


“이 미친년아! 여기까지 도망쳤으면 그냥 보내줘야지!”


정신 나간 알브니스트의 암살자가 사람들의 이목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저격을 감행했다는 소리다.


“씨발, 내 차!”


오크 택시 기사도 갑작스러운 저격에 당황한 것인지 그 커다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어떤 미친 새끼가 남의 차에 이딴 짓거리를 해!”


누구라도 자기 차에 총알이 박힌다면 화가 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총 든 상대에게 욕설을 내뱉으려는 생각 따윈 하지 않으리라.


왜냐하면 법은 멀고 총은 가까우니까. 차에 총알 좀 박히면 어떤가? 내 대가리에만 안 박히면 됐지.


만약 차에 총알이 박혔다면 그냥 오늘 재수가 좀 없었네 하고 지나가는 게 보통이겠지만.


“야, 대가리 집어넣어!”


“집어넣긴 뭘 집어넣어! 내 창에 총 쏜 새끼 얼굴이라도 봐야······ 으악!”


“씨발, 돌겠네!”


하루에 총 맞고 죽은 사람 둘 보는 것도 어려운데 하필이면 둘 다 머리에 총 맞고 죽었다.


오크 택시 기사의 육중한 머리가 그대로 핸들에 처박히며 빠앙 하고 경적을 울리는 걸 본 젠킨스는 글자 그대로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경고! 경고! 탑승자의 신체 이상 상태를 감지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병원을 검색합니다. 검색 중······. 검색 완료. 가장 가까운 병원에 의료 지원을 요청합니다. 지원 요청 중······. 실패. 집행국 의료보험 인적 데이터베이스 참조. 참조 중······. 현재 탑승자는 의료보험료 장기 체납 상태이므로 의료 지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의료보험료 안 냈다고 구급차 하나 안 보내주는 게 참으로 공중도시 구룡다운 모습이다.


“씹, 저리 좀 비켜봐!”


운전수가 죽었으니 이젠 젠킨스가 직접 택시를 몰아야 한다.


호버링 택시라고 해도 결국 자동차는 자동차니까 운전하는 방법이야 크게 다를 건 없겠지만 문제는 핸들에 머리 처박고 죽어 있는 오크 택시 기사다.


이 거대한 덩치를 치워야 운전을 할 텐데 그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탑승자의 신체 이상 상태를 감지했습니다! 의료 지원 요청에 실패했습니다. 응급 처치 키트를 사용합니다. 실패. 차체 내에 여분의 응급 처치 키트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자력 갱생 옵션을 사용합니다. 자력갱생 옵션 사용 확인. 3초 뒤 실행합니다.]


자력갱생 옵션은 또 뭔데? 젠킨스의 의문은 3초 뒤에 풀렸다.


슝!


“오우 씹!”


발사됐다. 뭐가? 운전석에 앉아 있던 오크 택시 기사의 몸이 하늘 위로. 그러더니 그 상태에서 확 하고 낙하산이 펴졌다.


그러니까 자력갱생 옵션이라는 건 간단히 말해서 의료 지원 서비스도 못 받고, 응급 처치 키트도 없을 때, 그냥 차 바깥으로 탈출해서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시스템이었던 거다.


“뭐 이딴······.”


어이가 없지만 덕분에 운전에 방해가 되던 오크 택시 기사가 사라지긴 했다. 젠킨스는 얼른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갔다.


좌석은 사라졌지만 어쨌거나 핸들도 달려 있고, 브레이크도 있고, 엑셀러레이터도 있으니 운전 자체는 가능했다.


당연히 엄청 불편한 자세로 운전을 하긴 해야겠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뒤에서 아직도 총알이 날아오고 있는데 도망칠 수단이 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었다.


팅! 팅!


“더럽게 쏴대네!”


이러고 있는 상황에도 류드밀라의 저격은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이미 호버링 택시가 정상 비행 궤도에 올랐고 주변에 커다란 건물들이 많은 탓에 치명적인 일격은 아직껏 발생하지 않았다.


[비행을 시작합니다. 목적지를 입력해주십시오.]


“27 노스 스트릿! 가장 빠른 길로!”


[확인했습니다. 경로 안내를 시작합니다.]


총에 몇 발이나 맞았음에도 택시의 안내 서비스는 아직 제대로 작동했다.


“씹, 이거 자율 비행 옵션도 없는 깡통이네.”


[직진하십시오. 잠시 뒤 우회전입니다.]


이제 저격은 없다. 류드밀라가 쫓아올 기색도 보이지 않고. 이대로라면 그냥 맘 편히 로렌초의 은신처까지 운전만 하면 될 일이다.


젠킨스는 드디어 긴장의 끈을 놓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씨발, 내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런 개 같은 일에 휘말려서······.


틱!


“끄악!”


젠킨스는 머리를 망치에라도 맞은 것 같은 충격에 순간적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말았다. 그 탓에 호버링 택시가 크게 흔들렸지만 빠르게 핸들을 붙잡아 차체를 바로 세웠다.


얼굴에 쓰고 있던 가스 마스크의 일부가 깨져서 투둑 하고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만약 이걸 쓰고 있지 않았다면 내 머리는 어떻게 됐을 것인가?


순간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선득한 감각에 젠킨스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재빨리 저격이 날아온 곳을 쳐다봤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대로변에서 화려하게 날뛴 탓에 류드밀라도 이제는 도망쳤을 것이다. 방금 그 저격은 도망에 성공했다고 완전히 안심하고 있었을 젠킨스의 허점을 노린 일격이었으리라.


‘진짜 뒈질 뻔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는 게 이런 뜻일까. 젠킨스는 머리를 흔들어 아직 남은 충격을 애써 털어냈다.


핸들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류드밀라를 죽이는 것은 지금이 아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하지만 때가 된다면 반드시 죽인다.


[목적지까지 5분 남았습니다.]


“여기가 27 노스 스트릿······.”


구룡은 넓다. 대개 무법자는 자기 활동 영역이 있는 법이기에 그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잘 없다.


때문에 젠킨스 역시 27 노스 스트릿까지 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뭔가 위험해보이는 곳은 아닌데.”


구룡의 모든 곳이 무법자들의 활동 무대는 아니다. 당연하게도 상류층이나 중산층이 사는 제대로 된 주거 구역도 있다.


로렌초의 은신처가 있다는 27 노스 스트릿 역시 중산층이 몰려사는 일반적인 주거 구역이었다.


“일부러 이런 곳을 고른 건가? 하기야 마피아가 이런 곳에 은신처를 만들 거라곤 보통 생각하지 않으니까.”


젠킨스는 너덜너덜해진 호버링 택시를 대충 아무 곳에나 주차하고 길거리를 두리번거렸다.


반쯤 깨진 가스 마스크에 코트, 그리고 허리춤에 택티컬 카타나까지 찬 자신의 모습은 27 노스 스트릿의 주민들이 보기엔 너무나 이질적이었다.


누가 봐도 위험한 무법자라는 느낌이 팍팍 풍기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누가 신고라도 하기 전에 빨리 여길 벗어나야겠군.’


무법자라고 해서 27 노스 스트릿에 오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무법자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NDPD가 출동할 명분이 된다.


젠킨스는 혹시 모를 일을 피하려 얼른 로렌초의 은신처로 걸음을 옮겼다.


“대충 이쯤인 것 같은데.”


누가 봐도 멀끔한 주택. 깔끔하게 잘 관리된 모습이지만 거기에 생활감은 없었다. 로렌초가 은신처로 쓰기 위해 구매한 주택이니 당연한 일일 테지만.


[카드키를 확인했습니다. 문이 열립니다.]


잠금장치에 카드를 갖다 대니 문이 열렸다. 젠킨스는 얼른 안쪽으로 들어간 뒤 문을 닫았다.


“그냥 가정집인데.”


집 안은 생활감이 없긴 해도 일단 일반적인 가정집의 모습은 갖추고 있었다. 뭔가 숨겨져 있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설마 나보고 자기 집 좀 관리해달라고 카드를 줬을 리는 없고.”


젠킨스는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책장, 테이블, 싱크대, 냉장고, 온갖 가구들, 천장, 그리고 바닥.


“바닥이군.”


바닥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려 있지만 몇 번 밟아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어느 한 곳의 발걸음 소리만이 조금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건 그 밑에 무언가 숨겨진 장소가 있다는 것을 뜻했다.


“그럼 그렇지.”


카펫을 걷어내고 바닥을 손으로 몇 번 두드리자 홀로그램이 걷히며 숨겨진 입구가 드러났다.


요정의 민감한 귀가 아니었다면 결코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젠킨스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퀴퀴한 냄새······.”


안쪽에서는 지하실다운 냄새가 났다. 젠킨스는 얼굴을 찡그리며 더욱 안쪽으로 들어갔다. 통로의 끝에서 나타난 것은 작은 방이었다.


“굳이 왜 또 방을?”


지하의 방은 잠겨 있었지만 역시나 카드키를 사용하자 열렸다. 문을 열고 안쪽을 확인했지만 그 안은 아주 휑했다.


있는 것이라고는 원반처럼 생긴 홀로그램 재생기 하나뿐. 로렌초는 저걸 숨기기 위해 은신처를 만든 것일까?


대체 뭐 때문에? 저 홀로그램 재생기 안에 알브니스트를 배신할 만한 정보가 들어있단 소리인가?


[인증된 사용자의 출입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홀로그램 재생기 안에 저장된 영상은 하나입니다. 재생하시겠습니까?]


단지 안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홀로그램 재생기가 멋대로 말을 하고 있다. 젠킨스는 잠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재생해.”


[음성 확인 중······. 등록된 사용자가 아닙니다. 스페어 카드키를 확인했습니다. 미등록 사용자에게 1급 권한 부여. 영상을 재생합니다.]


방 안의 불이 꺼지고 홀로그램 재생기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젠킨스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누군가 이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는 건 나는 이미 죽었다는 뜻일 것이다.]


홀로그램 영상에 나온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로렌초의 모습이었다. 그는 마피아스러운 복장이 아닌 편한 일상복을 입은 채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누군가 이 영상을 재생함으로써 진실은 묻히지 않고 또 이어지게 될 테니.]


염병, 혼자 웬 멋있는 척이야. 젠킨스가 혼자 중얼거리는 사이에 로렌초의 말이 이어졌다.


[나는 조직을 배신했다. 왜냐하면 그래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해서.]


“뭔 소리래?”


[당신은 아마 조직에게 쫓기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일단 당신이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사실부터 알려주겠다. 조직의 목적은 차원문을 열어 다시 알브헤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리고 그들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테이오와 손을 잡았다.]


이런 씹, 뭐? 젠킨스는 갑작스러운 정보에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요정 근본주의자 놈들이 테이오랑 손을 잡았다고? 아니, 대체 왜? 그 미치광이 테러리스트들이 알브헤임으로 돌아가는 게 테이오에게 무슨 이득이 된다고?


[조직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차원문을 열기 위해 막대한 마력을 가진 용의 심장을 탈취하는 것, 두 번째는 젠킨스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


“아니, 나는 또 왜?”


용의 심장까지야 이해할 수 있다. 차원문을 열려면 엄청난 양의 마력이 필요할 테니까.


생각해보니 지난번 구룡성 사건 때 테이오는 용의 심장을 훔치려고 했었다. 그럼 그것도 이것 때문이었나?


“그건 그렇고 나는 왜?”


차원문을 열려면 뭐 제물이라도 바쳐야 하나? 그러면 아무나 바치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굳이 나를?


[왜 두 번째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그게 뭔데? 젠킨스는 반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홀로그램 속 로렌초는 얼른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을 뜸 들였으나 나온 것은 대답이 아니라 또 다른 영상이었다.


[······나는 신이 아니다. 또한 세계수는 그냥 큰 나무다······.]


“이건······?”


이번에 나온 건 그 유명한 종족 전쟁 당시 요정 여왕의 항복 영상이다. 그런데 이걸 갑자기 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요정 여왕에 대한 진실이다. 그게 무엇이냐고? 간단하다.]


홀로그램 속 로렌초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요정 여왕이 남자라는 사실이다.]


염병. 젠킨스는 그냥 다 때려치우고 싶어졌다.


작가의말

나는 벌레다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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