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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쓰강 님의 서재입니다.

투자로 떡상하는 슈퍼개미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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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쓰강
작품등록일 :
2024.03.1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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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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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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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1화. 돈 많은데 돈 자랑 할 필요 있나?

DUMMY

‘어? 내가 뭘 한 거지?’


조희진의 목에 헤드락을 걸고 있으면서도 어리둥절했다. 헤드락은 계산하고 행동한 것이 아니었다. 동물적인 본능이 먼저 반응한 것이었다.


‘나한테 이런 민첩함이 있었나?’


내게 이런 본능적인 신체 능력이 있는지 몰랐다. 집으로 돌아가면 정점례 여사에게 내가 운동을 했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거 놔! 이 개...ㅅ ㅐ ...


조희진이 헤드락을 풀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숨이 막혀 욕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헤드락을 하고 있는 양팔에 더욱 힘을 줬다.


“헙!”


조희진은 숨이 끊기는 듯 단말마의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수초 안에 목이 뽑히든 기절하든 할 것이다.


“죄송합니다!”


그때 동생 조희문이 달려와 허리를 폴더처럼 접어 사과했다. 내게 달려들어 헤드락을 풀려 하지 않았다. 183cm의 키와 건실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氣)에 눌렸기 때문인 듯했다.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합니다! 저희 형이 잘못했습니다. 헤드락 좀 풀어주시면..”


카페 벽면의 거울을 통해 보니 조희진은 나의 팔에 목이 걸려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매달려 있다. 입술이 파랗게 질린 그는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냥 풀어주기에는 명분이 없는데’


그에게 행패를 당한 손님들은 헤드락이 걸려있는 조희진을 쌤통이라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손님들과 사장님에게 사과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풀어주시기만 하면 몇 번이라도 사과하겠습니다.”


헤드락을 풀자 조희진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풀썩 주저앉았다.


“동생분 덕분에 이 정도로 끝내는 줄 아세요.”


조희진은 알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고개를 끄덕일 힘조차 없는 듯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브릭스 테일러 쇼윈도에 침을 뱉고 상스럽게 행동하던 청담동 주식부장 형제가 아니었다. 눈깔을 부라리던 그들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눈을 착하게 뜰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조희문은 축 늘어진 형 조희진을 데리고 가며 카페 사장과 손님들에게 연신 사과했다. 카페 안 손님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영화에서 악당을 물리친 슈퍼 히어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표정이었다.


* * *


-매도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은 장 막판에 매집했던 씨티씨에스 물량을 모두 쏟아냈다. 계획한 대로 주가를 움직이지 못하여 손실이 났음이 분명했다. 물려서 자금이 묶이는 것보다는 손실을 감수하고 매집한 물량을 모두 매도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팔자에 없는 지분공시를 하게 생겼네.’


난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이 막판에 매도한 씨티씨에스 물량을 모두 매수했다. 한꺼번에 많은 매도 물량이 나오면 놀란 개인투자자들이 따라서 매도하여 주가의 폭락이 올 수 있어서였다. 덕분에 나의 씨티씨에스 보유물량은 5%가 넘었다.

현재가로는 10억 원 남짓.

보유물량이 전체 주식의 5%가 넘으니 씨티씨에스는 며칠 내에 나의 주식 보유에 관해 지분공시를 할 것이다.


‘지분공시를 하게 되면 이규대 이사와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이 눈치채게 될 텐데.’


그들은 자신의 작전이 실패한 원인이 ‘이종찬’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이 쏟아낸 매물은 모두 내가 받아냈다. 덕분에 씨티씨에스의 지분이 5%가 넘게 됐고 지분공시를 하지 않겠다는 투자 원칙을 깨뜨리게 되었다. 대외적으로 나의 주식 보유상태를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씨티씨에스 주식을 5% 넘게 보유하게 된 이유는 또 있었다. 진단 키트 관련 주식이어서였다.

이전 삶에서 관심이 있던 주식이 아니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진단 키트 관련주는 코로나 팬데믹이 왔을 때 묻지 마 상승을 하였다.

상승 폭은 회사에 따라 달랐다.

하지만 씨티씨에스는 진단 키트 관련주 중에서 건실한 회사다. 얼마를 상승하냐의 문제지 보유한다고 해서 손실이 날 주식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주가가 상승하면 수익을 보고 모두 매도하면 된다.


* * *


집에 돌아와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의 씨티씨에스 주가 조작은 막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신라아연과 씨투젠바이오의 주가를 조종하여 큰 수익을 거뒀다.


‘그냥 넘어가면 개버릇 남 못 줄텐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불법적인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다.

그들이 처벌받게 해야 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어야 하듯이 죄가 있는 곳에 징벌이 있어야 하는 건 이 세상의 이치다.

·

·

·

“안녕하세요. 정보현 실장님. 이종찬이라고 합니다.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 검사국에 전화했다.

정보현 실장에게 알려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을 벌하기 위해서였다.


- 당연히 기억하죠.


정보현 실장은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 워렌 버핏은 제가 못 봤으니 모르겠고, 제가 본 투자자 중에 가장 전설적인 수익률을 자랑하시는 이종찬 씨를 어떻게 기억하지 못하나요? 기억하지 못하는 게 이상하죠.


수익률에 놀라 나의 주식 거래를 모두 살펴봤던 정보현 실장이다.

그는 나의 주식 거래에 불법적인 게 없었음에도 경이로운 수익률에 놀라 확인차 내게 연락한 적 있었다. 그때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었지만, 이번에는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


- 요즘도 수익 잘 내고 계시죠?

“요즘에는 주로 중장기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보현 실장은 은근히 나의 거래에 관심을 가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 검사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 역시 주식 고수가 어떤 종목을 어떻게 투자하는지 알고 싶어 하는 일반인과 같았다.


- 아.. 네


정보현 실장은 말끝을 흐렸다.

내가 어떤 종목을 중장기 투자했는지 듣고 싶은 눈치였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의 처벌을 부탁할 것이다. 시나리오를 설계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규대 이사까지.


“제 투자금이 적지 않아서 웬만한 종목은 단기매매할 때 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실장님도 거래를 살펴보시느라 일이 많아질 수 있고요”

- 그렇기는 하지요.

“그래서 저는 CH신소재하고 웰크 마이크론 그리고 씨티씨에스를 중기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 아. 네...


짧은 정적과 함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말한 종목을 살펴보고 잊지 않기 위해 메모해 놓는 소리일 것이다.


- 주로 의료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CH신소재는 음압병실, 웰크 마이크론은 마스크, 씨티씨에스는 진단키트 관련 주식이다. 모두 의료 관련 종목이라 할 수 있다.

그에게 이규대와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들의 처벌을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솔깃할 만한 정보를 주기로 했다.


“제가 보기에 한 두 달 지나면 많이 오를 것 같아서 투자했습니다.”


한 달 뒤에는 코로나가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창궐하면 내가 투자한 종목들은 폭등하고 석 달 뒤에는 주가의 정점을 찍을 것이 분명했다.


- 아.. 네.


또다시 짧은 정적과 함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의 말을 모두 적어두는 것 같았다.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끝나자 정보현 실장이 말했다.


- 그런데 어떤 일로 전화를 주셨나요?

“사실은 제가 공익차원에서 신고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청담동 주식부장 일당과 이규대 이사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알게 됐지만, 투자자한테 피해가 가는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잖아요.”

- 고맙습니다. 전화 잘 주셨어요.

“씨투젠바이오하고 신라아연 거래를 살펴보시면 통정매매, 단주 거래로 주가를 부양하고 고점에서 물량을 쏟아낸 게 대번에 보이실 겁니다.”

- 알겠습니다.

“씨티씨에스도 살펴보시구요.

- 씨티씨에스는 종찬씨가 보유하고 계시잖아요.

“네. 씨티씨에스는 일당들이 주가를 조종하려는 걸 막으려고 매수했는데 회사가 좋아서 보유하고 있습니다.”


청담동 주식부장 조희진 조희문 형제와 그 일당이 씨투젠바이오와 신라아연으로 시장을 교란하여 큰 수익을 거뒀으며 씨티씨에스는 주가 조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음을 모두 이야기했다.


“대포폰을 이용해서 인터넷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피를 세탁하기 위해서 vpn도 사용한 것 같고요.”

- 알겠습니다. 말씀만 들어도 냄새가 많이 나네요.

“그리고 자산운용사 간부까지 가담한 것 같거든요. 관련해서 촬영한 영상도 보내드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보내주시면 저희 금융투자 검사국에서 철저하게 확인하고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화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보현 실장은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주가 조작세력에 관한 정보와 내가 보유한 주식 종목을 알려준 것까지.


* * *


며칠이 지나 씨티씨에스는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 변동사항을 공시(公示)하였다.

5.2%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나는 씨티씨에스의 4대 주주였다. 오너인 차철순 회장과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내가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좋은 회사긴 한데 여러모로 귀찮네’


갑자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에 놀란 씨티씨에스에서 연락이 왔다.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초석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저는 경영에 관심이 없습니다. 씨티씨에스가 좋은 회사라 그냥 보유할 뿐입니다.”


경영권에 관심 없고 좋은 회사라 매입했으며 경영권 획득이나 적대적 인수합병의 뜻도 없다는 것을 천명했다.


-그러면 혹시 최근에 회사 주가가 많이 떨어져서 추가 매수를 하시다가..

“아닙니다. 씨티씨에스의 실적이 좋고 미래도 좋아 보여서 매입한 겁니다.”


주식시장의 농담이 있다.

시가총액이 적은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최대 주주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린 주식에 물 타다 최대 주주가 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처럼 자금력 있는 투자자는 시가총액이 적은 회사를 투자할 때 자신의 투자가 미칠 파급력까지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


* * *


“종찬아 요즘은 단타 안치니?”


식사하며 나의 눈치를 살피던 정점례 여사가 물었다.


“왜요?”

“전에는 맨날 컴퓨터 책상에 앉아서 주식만 했잖니. 그런데 요즘은 통 컴퓨터에 앉아있는 걸 보지 못해서”


정점례 여사는 요즘 내가 주식 거래를 하지 않는 것에 관해 궁금했던 모양이다.


“돈이 커서 단타 치기 좀 그래요.”

“돈이 많으면 단타를 칠 수 없는 거니?”

“아니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치려면 칠 수 있죠.”

“그런데 왜 안 쳐?”

“몇 백억 원으로 단타를 칠 수 있는 종목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얼마라도 벌기 위해 적은 돈으로 단타 쳐서 수익 내는 것도 별로고요.”


수백, 수천억 원의 자산을 가지게 되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단타로 수익을 내려고 하지 않게 된다.

단타를 친다 해도 일부 적은 돈으로만 한다.

돈이 얼마 없을 때는 위험을 감수하며 공격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잃어도 얼마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자산이 커지면 공격적인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지키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큰돈으로 신경 써가며 단타 치는 것보다는 제대로 투자하기만 한다면 중장기로 투자하는 게 수익이 더 크거든요.”

“그렇구나.”

“제가 단타 안쳐서 걱정되셨어요?”


근래 정점례 여사가 나의 심기를 살핀 것이 기억났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단타 쳐서 큰돈 못 번다고 그런데 거기다 대고 우리 아들은 단타로 수백억 벌었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아 그래요? 하고 가만히 있었지”

“잘하셨어요. 돈이 있는데 돈 자랑할 필요 있나요?”

“필요없지”

“상송 재드레곤 회장님 같은 분은 세계적인 부자인데도 10만 원짜리 운동화만 신는다잖아요. 방송 보니까 집도 되게 소탈하더라고요”

“ ..... ”


정점례 여사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표정에서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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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화.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 +6 24.05.12 10,883 144 12쪽
53 53화. 키우다 자산운용 기숙사와 키우다 자산운용 소나타 +11 24.05.11 11,435 1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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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미래테크 CEO는 테라의 황제 +5 24.05.09 11,464 1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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