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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로 떡상하는 슈퍼개미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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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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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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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동상이몽 인수 협상

DUMMY

PG 에너지 솔루션.

1992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친환경 에너지 시대의 핵심인 전지 사업을 전개하는 회사다.

자동차 배터리에 관련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기선박, 드론과 우주복까지 배터리를 탑재하는 성과를 이뤘다.

시가총액 433조.

상송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


‘433조면 164억 원으로 단타를 쳐도 크게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돈을 만들 수 있다!’


PG 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주당 400만 원이 넘는다.

주가의 변동성이 크지 않아 하루 평균 1.5% 내외의 변동성을 보인다. 하지만 거래량이 충분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164억 원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타를 치기에 적합했다.

게다가 주가의 미래도 보인다.


‘이 정도의 시가총액과 변동성, 거래량이면 주가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내게는 2주의 시간이 있을 뿐이다.

이종근 회장은 2주 안에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했다.

주가의 미래를 보면서 공매도와 단타를 친다면 부족한 540억 원을 2주 안에 충분히 만들 수 있다.


* * *


다음날 PG 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주가를 보면서 단타와 공매도를 쳤다.

164억 원으로 18번의 거래를 했다.

거래당 평균 수익률 1.2%

오늘 하루 벌어들인 돈은 39억 원이다.

하지만 오늘은 단타 수익보다 중요한 건 이종근 회장과의 비즈니스 미팅이다.


- 오늘의 장이 마감되었습니다.


장이 마감하자마자 키우다 자산운용 김용주 사장에게 달려갔다.


* * *


언제나처럼 김용주 사장은 반갑게 맞아줬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번번이 귀찮게 해드려서”

“괜찮습니다. 이 사장님이 투자하고 사업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이 사장님의 행보는 예측할 수 없어서 항상 호기심이 가거든요.”


키우다 자산운용 김용주 사장을 통해 이종근 회장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잡았다.

김용주 사장은 재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상송전자 재드래건 회장부터 광장시장 빈대떡집 사장님까지.

재벌이면 재벌, 자영업자면 자영업자.

그의 폭넓은 인간관계는 누구라도 그를 통하면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정도다.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 일렉트릭의 은둔형 CEO 샤론 머스크도 그를 통하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이 2주도 안 남았잖아요. 빨리 회장님을 만나서 이 사장님의 의사를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렇게 빨리 자리를 마련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종근 회장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다음 날로 미즈니스 미팅을 잡을 수 있었다.

김용주 사장이기에 가능했다.

이종근 회장은 김용주 사장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신뢰했다.


“내 자랑하는 것 같지만 이종근 회장님은 스튜디어 드래건 워리어의 IPO(기업공개)를 제가 맡아서 진행한 덕분에 지금의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가 있다고 생각하시거든요”


30여 년 전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는 회사의 발전 속도에 비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재무 관련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았다.

김용주 사장은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의 기업공개(IPO)를 맡게 되자 회사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재무내용부터 정리했다. 덕분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었다.


“김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이런 비즈니스 말고 자주 좀 봅시다.”


그때 이종근 회장이 들어왔다.

84세의 고령이지만 눈빛이 살아있었다.

김용주에게 인사를 하며 낯선 존재인 나를 순식간에 스캔했다.


“어서 오세요. 회장님.”


이종근 회장은 김용주 사장과 악수를 나누며 나에 대한 스캔을 마쳤다.


‘꼿꼿한 체형이나 말투, 눈빛 어느 것 하나 노인같지가 않네’


잘 관리하는 60대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정정하신데 뭐가 어려우시다고 회사를 매각하려고 하세요?”

“김 사장님 말씀 듣기는 좋네요. 허허허”

“진심입니다. 회장님. 은퇴하시기에는 아직 청춘이십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듣기 좋은 말씀 계속해 주셔야 합니다. 내가 젊은 사람이 된 것 같아 정말 듣기 좋습니다. 허허허”


이종근 회장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사실 진심이면 제일 좋겠지만 빈말이라도 김용주 사장처럼 상대에 대해 좋게 말하는 습관을 가지는 게 좋다.

말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가능하면 서로 칭찬하며 좋은 말만 하면서 살아도 짧을 수 있는 게 인생이다.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나도 이제 인생을 하나씩 정리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겁니다. 자식들도 경영을 맡지 않겠다고 하고...”


말끝을 흐리는 이종근 회장에게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내 대신 회사를 잘 경영할 전문 경영인도 못 구했고. 욕심을 가지고 집착하기보다는 회사를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네”


김용주 사장은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초등학생처럼 이종근 회장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들은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느껴졌다.


“김 사장님도 내 나이가 되면 집착과 욕심이 의미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오늘 하루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게 행복이란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허허허. 회사 매각이 끝나면 매일 놀러와서 귀찮게 해도 될까요?”

“그럼요. 회장님의 방문이 하나도 귀찮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고맙습니다. 김 사장님.”


이종근 회장은 초콜렛을 사주겠다는 엄마의 말을 들은 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얘기해 볼까요? 반갑습니다. 이종찬 사장님. 이종근입니다.”


이종근 회장은 갑작스럽게 김용주 사장과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내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하지만 난 당황하지 않았다.

그가 건넨 손을 잡으며 당당하게 악수를 나눴다.


“업계의 전설 이종근 회장님을 만나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김용주 사장한테 듣기 좋은 말 계속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이렇게 적용하시네. 업계의 전설이라. 허허허. 내가 이종찬 사장 나이 때는 이 사장님처럼 이렇게 하지 못했는데.”

“칭찬해주시기 감사합니다. 회장님. 앞으로도 회장님께 계속 칭찬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예상은 했지만 역시 이 사장님 보통이 아니시네요. 이 사장 우리 회사에 관심 없습니까?”


아이처럼 웃던 이종근 회장의 눈빛이 사냥감을 쫓는 포수의 눈빛처럼 매서워졌다.

80대 노인에게서 볼 수 없는 눈빛이었다.


“관심이 있으니까 회장님을 봬러 온거잖아요”

“아니요. 그거 말고요”

“그거 말고 뭐를 말씀하시는지..”


김용주 사장이 의아해하자 이종근 회장은 내게 온전히 시선을 고정하며 물었다.


“우리 회사를 맡아서 경영하는 것에 관심 없습니까?

“ .... ”


뜻밖의 제안이었다.

섣불리 대답할 질문이 아니어서 못 알아들은 척하자 이종근 회장이 말을 이어갔다.


“김용주 사장님에게 얘기를 듣고 이종찬 사장에 관해 좀 알아봤습니다. 하오 필름이며,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놀이며, 김용주 사장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한 것까지요.”

“제가 욕심이 좀 많아서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이것저것 벌리고 있습니다.”

“아니던데요?”


이종근 사장의 눈빛은 더욱 빛났다.


‘저런 눈빛 어디서 봤는데..’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에서 본 호랑이의 눈빛이었다.

먹이를 물고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맹수의 눈빛.

그는 회사를 매각하려 온 게 아니라 나를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의 전문 경영인으로 사냥하기 위해 온 것이 분명했다.


“오징어 놀이 트레일러 봤습니다.”


편성을 위해 OTT와 방송사에 보낸 트레일러(예고편)가 이종근 회장에게까지 흘러들어 간 듯했다.


“기가 막히던데요? 300억 원을 외부 투자 없이 혼자 진행한다고 해서 돈 좀 있는 어린애가 뭘 모르고 까분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징어 놀이 트레일러를 보기 전까지는요”


이종근 회장은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PD 출신이다.

기획력도 출중했다.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의 히트 드라마는 모두 그의 기획이었다.

84세지만 20대만큼 유행에 민감한 그였다.

그가 기가 막힌다고 하면 기가 막힌 게 확실하다. 오징어 놀이는 편성만 확정 지으면 이전 삶에서처럼 세계적으로 대박 날 것이 분명했다.

나의 안목을 인정받은 것 같아 지금의 상황과 상관없이 좋았다.


“이 사장께서 짧은 시간에 700억 원을 넘게 벌었고 그걸 호기롭게 의료관련주에 몽땅 투자하셨다는 걸 압니다. 김용주 사장을 스카우트하겠다고 하신 것까지요.”


어떻게 알아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나에 관해 철저히 알아본 뒤 이 자리에 왔음이 분명했다.


“솔직히 여기 올 때까지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젊은 사람이 돈복이 있어서 우연히 얻어걸린 것이겠지 하고요. 그런데 이 사장님을 만나보니 실력이 보통이 아니란 게 느껴지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좋게 본 게 아니라 사실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종근 회장은 호랑이 같은 눈빛을 내게 고정하고 말했다. 자신의 제의를 받아들이라는 듯.

보통의 사람이라면 홀린 듯이 그의 말을 따랐을 것이다.

그만큼 이종근 회장은 카리스마 있었다.


“고맙습니다. 김용주 사장님. 이 사장 같은 분을 소개해주셔서”


이종근 회장은 김용주 사장에게 자신의 뜻이 관철되게끔 거들어 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김용주 사장은 못 알아들은 듯 원론적으로 말했다.


“제가 한 게 있나요? 뭐가 됐든 두 분이 잘 해결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완곡한 표현으로 사이에 끼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나 역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종근 회장은 직설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N 플릭스 편성을 받을 조건이 안돼서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갖는 거 아닙니까? 하오 필름이 우리 회사를 인수하면 규모와 업력을 모두 충족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나의 의도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계속 듣고만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맞습니다. 회장님.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그러면 우리 회사에 CEO로 오고 스튜디오 드래건 워리어에서 오징어 놀이를 제작해도 되잖아요? 이 사장이 전권을 가지고요.”


잠시 그의 제안이 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난 머슴이 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


“저는 다른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단도직입으로 거부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내가 인수하려는 회사에 머슴으로 일하는 것은 싫었다.

전문 경영인이라고 해도 머슴은 머슴이다.

돈을 다른 머슴보다 많이 받는 대신 결정권이 있고 결정에 책임져야 하는 머슴일 뿐이다.

머슴이면 머슴이고 주인이면 주인인 것이다.

머슴이 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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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화. 인생 선배의 조언 +7 24.05.14 8,807 129 11쪽
55 55화. 집념의 사나이 +5 24.05.13 9,587 142 14쪽
54 54화.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 +6 24.05.12 10,948 144 12쪽
53 53화. 키우다 자산운용 기숙사와 키우다 자산운용 소나타 +11 24.05.11 11,486 144 12쪽
52 52화, 그가 잘 돼야 내가 잘 된다 +9 24.05.10 12,175 156 12쪽
51 51화. 미래테크 CEO는 테라의 황제 +5 24.05.09 11,511 160 12쪽
50 50화. 키우다 자산 운용 인수 제안 +8 24.05.08 12,348 181 14쪽
49 49화. 오히려 좋아! +11 24.05.07 11,951 169 12쪽
48 48화. 참교육이란 +9 24.05.06 12,386 173 12쪽
47 47화. 의도하지 않은 돈벼락 +12 24.05.05 11,888 190 13쪽
46 46화. 금발의 미국인 +6 24.05.04 12,288 177 12쪽
45 45화. 투자 대가의 품격 +4 24.05.03 13,311 171 13쪽
44 44화. 복사 되는 돈 +6 24.05.02 12,282 182 12쪽
43 43화. 뿌린 대로 거두리라 +9 24.05.01 12,351 202 11쪽
42 42화. 용과 전사를 품다 +6 24.04.30 12,384 181 13쪽
» 41화. 동상이몽 인수 협상 +8 24.04.29 12,086 181 11쪽
40 40화. 공룡 제작사 인수를 위한 단타 준비 +6 24.04.28 11,809 186 13쪽
39 39화. 월급 루팡 알렉스 킴 +7 24.04.27 11,880 183 12쪽
38 38화. N플릭스 편성을 따내라 +5 24.04.26 12,369 187 12쪽
37 37화. 내가 재벌이 될 상인가? +5 24.04.25 12,821 206 12쪽
36 36화. 특별판 화보유출 +6 24.04.24 13,370 178 13쪽
35 35화. 사기 캐릭터와 노예 +4 24.04.23 13,555 196 13쪽
34 34화. 뭉치는 어벤저스 +5 24.04.22 13,784 206 13쪽
33 33화. 두 개의 선물 +4 24.04.21 14,240 217 13쪽
32 32화. 로우리스크(Low Risk) 하이리턴(High Return) +7 24.04.20 14,119 212 14쪽
31 31화. 매출 증대 효과 3조 원. +5 24.04.19 14,587 216 13쪽
30 30화. 오징어 놀이 +18 24.04.18 14,974 2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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