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만한 작품을 찾으면서 여러 작품을 앞의 몇 편 씩만 조금씩 읽다가 갑자기 기묘하게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읽을 만한 작품을 찾으면서 여러 작품을 앞의 몇 편 씩만 조금씩 읽다가 갑자기 기묘하게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여자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것은 남자 형제와 여자 형제에게서 바라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겠죠. (그것이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바람이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요?
스토리를 위해서 여자 형제를 등장시킨다는 건 확실히 좀 오버인 것 같군요. 아마 여동생의 존재는 잘 해봐야 작품 초반의 주인공의 성격, 인간관계, 상황 등을 설명하는 부분이 더 강하겠고 (여기에 주인공이 특정한 선택을 하는 계기도 포함됩니다) 여자 형제가 이야기 전개에서 엮인다면 여동생을 메인 히로인으로 삼은 작품이 아니고서야 이야기의 중심적인 요소는 굳이 되지 않겠지요.
위에 언급한 것처럼 주인공의 성격,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일개 요소 또는 특정 사건의 시발점 등 역할이 작진 않지만 크게 보자면 굳이 여동생일 필요는 없는, 심지어 그게 꼭 가족일 필요도 없는 요소로서 활용되겠죠? (주인공의 일상생활에 동성 친구와의 교제를 보여준다거나 특정 사건의 시발점이 새로 알게 된 히로인이라거나)
형제애는 역시 적지만 자매애는 꽤 여러가지 있나보군요? 하긴 우리나라 장르 소설에선 제가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일본 만화나 애니에선 백합 장르도 그 강도에 따라선 남자들도 자주 즐기니 꼭 같은 액션 판타지 장르가 아니더라도 자매애를 그리는 내용은 좀 더 여러가지 있을 것도 같네요.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형, 누나, (남/녀) 동생에 대한 속성이라고 할까 일종의 역할에 대한 것은 클리셰라고 하기엔 단어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지만 고정관념이라고 하기엔 꽤 그럴듯한 것 같네요.
나중에 갑자기 생각나서 수정한 본문에서도 주인공과 누나의 관계 예시를 하나 썼듯이 (MirrJK 님의 댓글을 읽기 전에 생각나서 수정한 겁니다) 확실히 형은 경쟁 대상인 반면 누나는 어머니 같은 보호자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죠. 실제로 주위에 누나 있는 사람 보면 보호자 보단 앙숙인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리고 또 고정관념에서 재미있는 게 '형은 경쟁자'인데 '오빠는 보호자'인듯한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누나는 보호자'인데 '언니는...'.... 제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왠지 좀 다를 것 같네요. 언니와 여동생은 서로 틱틱 거리는 얄미운 친구(?) 비슷하게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게다가 주인공(남동생)과 형이면 형은 경쟁자로서의 면모가 강조되고, 주인공(형/오빠)과 동생(남/녀)이면 주인공이 형이든 오빠든 보호자 역할이 강조되는데... (주인공의 형이 주인공을 염려하는 모습이 아예 없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강조되는 면모가 다르니)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도 아니고...ㅋㅋㅋ
어쩌면 작가들은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가능성 중 하나인 단순한 '고정관념'의 함정에 빠진 피해자인지도 모르겠군요.
저도 여자 형제가 나온 것까진 괜찮은데 주인공과 그 여자 형제 간의 관계가 판에 박힌 모습일 경우엔 재미가 반감되서 순간 내려놓고 싶어지더군요. 해봐야 읽기 시작한지 별로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특히 여동생 외의 주인공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연하의 여자가 극초반의 등장인물로 나온다면 제 개인적으로 더블 히트 -> 크리티컬입니다.
주인공이 미성년자가 아닌 경우에도 마치 Boy Meets Girl처럼 히로인이 (가족과 친구 등 설정상 기존에 지닌 인간관계 외에) 주인공이 새로이 만나는 첫 (주연급 조연 이상의) 등장인물인 경우가 많은데, 장기적으로든 단기적으로든 주인공의 부양과 보호를 받는 여동생과 주인공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히로인이 곂치며 기분이 나빠집니다. 수동적인 히로인 때문이라기 보단 작가가 '위기의 미녀를 구하는 용사' 클리셰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말이죠.
예, 저도 남자 주인공이 도움을 주기에 가장 쉬운 존재는 여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에겐 자식이 먼저 도움을 준다고 하는 건 우리 정서에 조금 어려운 것도 있고 연하의 여성이라도 가족이 아니라면 먼저 도움을 제안하기엔 조금 미묘한 거리감이 있죠. 이러한 정서적인 부분이 아마 고정관념과 같은 맥락에 있겠고요.
그래서 선뜻 도와주기 가장 쉽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 옆에서 관찰하기에도 가장 쉬운 존재가 여동생이고 여동생을 돕는 오빠라는 환상이랄까 고정관념도 주인공이 타인을 돕는다는 기믹에 어울리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그런 뚜렷한 목적 의식으로 여동생이란 소재를 사용하시는 건 아니겠지만 고정관념이 아직은 애매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기에 딱 들어맞는다면 그 고정관념(여동생)을 자주 사용하는 게 안타깝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어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도 좀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저한테 여동생이 있어서 동생이 보이는 행동이나 묘사 같은 게 쉬워서 자주 등장시키는 편입니다.
근데 다른 글을 읽으니 여동생이 등장하는 글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아무래도 주인공을 돕기에 가장 효과적인 속성이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됩니다.
누나나 형은 연장자이기 때문에 제약을 걸 것이고,
남동생은 다소 말을 안 듣고 주인공의 통제 하에서 벗어날 테니까요.
여동생은 적당히 자기 의견을 내고, 곁에서 주인공을 도우면서, 한편으론 가끔 주인공의 말을 따르는 그런 속성일테니까요.
(근데 사실 그런 점도 있긴 하지만, 여동생이 있는 입장으로서, 없는 점이 더 많긴 합니다....)
그렇죠. 한율 님이 말씀하신 누나, 형, 남동생, 여동생의 속성이 우리가 가진 작중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고정관념 같습니다. 특히 연장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도 영향이 있겠고요.
하지만 또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 형제는 우리가 상상한 속성과 다른 점이 더 많죠...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남동생)과 형의 관계일 땐 연장자인 형이 주인공에게 제약을 걸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반대로 주인공(형)과 남동생의 관계에선 주인공이 남동생에게 제약을 건다고 하시기 보단 남동생이 통제 하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하시는 점입니다.
게다가 여동생은 '한편으론 가끔 주인공의 말을 따른다'라고 하셨는데 이건 다르게 말하자면 '다른 때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통제 하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남동생이랑 오십보백보죠.
근데 남동생이면 반항적인 면모가 강조되고 여동생이면 순종적인 면모가 강조되었다는 것입니다. 신기하죠? ㅋ
여동생이라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특수한 조건을 특별한 설명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등장하는 겁니다.
일단 여성이고, 주인공보다 필연적으로 어린 존재입니다. 기본적으로 보호의 대상이며 보호의 책무가 당연하게 주어지는 가족속성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성이면서 같은 집에 산다는 설정이 부담없고, 이걸 이용하면 미묘한 감정선을 만들어내기도 아주 쉽습니다.
요즘 주인공이 여자만 도와주면 뭐라고 하죠? 네. 개호구 취급합니다. 그런데 여동생은 도와줘도 욕 안먹습니다. 오히려 안 도와주면 욕먹습니다.
한마디로 여동생이 히로인으로 취급되는 이유는 도와주기, 즉 플래그 형성에 있어 어려움이 적은 상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뭇 남성들의 여동생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 역시 한몫하겠죠.
동의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Scintill 님이 두 번째 문단(?)에서 말씀하신 여러 이유를 보면 '여성'이라는 부분을 빼면 남동생도 모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남동생과의 '미묘한 감정선'은 형제애로 치환해서 생각한다면요)
다시 말해 우린 같은 집에 살아서 관찰하거나 다양한 관계를 맺기도 쉽고 의무적인 보호와 도움의 대상이 되는 연하의 친가족인 남동생은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선택을 안 한다는 얘기고, 반대로 여동생은 연애까진 안 가더라도 쉽게 플래그를 형성할 수 있는 일종의 히로인 취급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네, 도와주면 주인공이 호구 취급 당하는 그 히로인이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주인공이 여동생은 안 도와주면 욕 먹는데, 남동생은 안 도와줘도 독자 반응이 괜찮을까요 아니면 똑같이 욕 먹을까요?)
정말 재미있는 점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가족이 있는 주인공은 많아도 가깝게 지내는 형제가 있는 주인공은 적당히 드믈기 때문에 어느 작품에나 있는 '여자만 도와주는 주인공' 보단 덜 눈에 띄어서 '여동생만 도와주는 주인공'은 아직 욕을 안 먹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ㅋ
좀 다른 얘긴데, 상대적으로 누나보다 여동생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그런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 주인공 설정을 20대 중후반 정도로 잡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여동생의 경우는 대학생에서 중고등학생 정도를 내보낼 수있는데 반대로 누나의 경우는 자동적으로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이 되어버리죠. 그러면 여동생의 학교, 수능 준비, 연애 이런 파릇파릇한(?) 이야기 대신에 누나의 취업, 직장생활, 결혼 에피소드가 나오게 되니까요. 같은 에피소드도 주인공이 하면 뭐라도 있을텐데 누나는 평범하기까지 할테니말이죠.
끝판왕은 '매형'이라는 거리감 잡기 어렵고 활약하기 애매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일...
확실히 새로운 관점이지만 꽤 설득력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네요.
최근 작품들이 이고깽 같은 고등학생 주인공들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아니면 뒹굴보노 님이 주로 읽으시는 작품들이 20대 중후반의 주인공들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읽는 작품들도 굳이 나이를 따지지 않는 세계관이 아니라면 대부분 20대 초중반 주인공들입니다) 확실히 연하의 남자 주인공 입장에선 연상의 누나의 일들은 끼어들어 처리하기엔 아무런 지식도 경험도 없는 일들 뿐이니 단편적인 사건이든 중심적인 스토리든 구성하기 어려울 수 있겠네요. (주인공 홀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말이죠. 우리나라 장르 소설엔 주인공을 이끄는 멘토적인 존재가 거의 없죠.) 반대로 여동생의 일은 성별이 달라서 완전히 파악하기엔 어려워도 기본적으로 본인도 직/간접적인 경험이 있는 일이니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방법을 찾기에 더 용이하고요.
'매형'이라는 소재에 대한 의견도 매우 흥미롭네요. 확실히 작가 님들도 새로운 등장인물을 매형으로 다루며 거리감을 잡기 어려워서 그런가 누나의 연인으로 완전히 새로운 인물 보단 기존에 주인공과 형, 동생하며 이미 주인공이 인성을 확인하고 거리감을 형성한 인물이 누나의 연인으로 위치를 잡는 경우가 모두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일반적이니까요.
단지 그렇다면 여동생의 남친과는 거리감을 잡기 더 쉽냐고 하면 그건 좀 애매하네요. 제가 아는 대부분의 경우 여동생의 남친도 이미 알고 있는 인물이 되는 경우가 많던데 이때 주인공이 여동생의 남친을 좀 과도하게 꼬봉처럼 부려먹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건 재미는 있고 '매형' 만큼 결혼까지 확정된 느낌은 없습니다만 솔직히 작가 분들이 여동생 남친과 주인공(오빠)의 거리감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손아랫 사람이라도 막 대한다는 건 이상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매형' 보다 '여동생 남친'이 거리감을 잡기 더 어려울지도?
뭇 남성들이 여동생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이란 과연 뭘까요.
참 신기하게도 가장 대중적인 티브이나 여타 영상매체 또는 일반소설류에 비해 월등한 비율로 이런 여성케릭터를 등장시키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글쓰는 분들의 생각,상상력의 한계가 아닐까요? 아니면 정말 저런 등장인물이 웃기게도 재생산에 재생산을 거듭해도 먹히는 소재란 말일까요?
상큼발랄함을 뒤집어쓴 여동생케릭터들을 보면 글쓴이의 환상(여성관)이 덧씌워진 이상형을 보는 느낌밖에 없습니다. 웃기는게 막말로 여동생이 이쁘던 몸매좋던 그게 주인공과 뭔 상관입니까? 꼭 보면 여동생이 이쁘고 몸매좋고 어쩌고를 항상 묘사하더군요. 동생은 동생일뿐인데 말이죠. 1인칭시점의 주인공이 감상하듯 여동생을 묘사하는 이유는...그렇습니다.
과연 그렇네요. 여동생의 외관 묘사는 정말 왜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정말 다양한데 작가 님들이 여동생 이쁘다, 몸매 좋다 하는 설명하는 것 보면 '나중에 여동생 미모에 홀려 문제 일으키는 놈 나오고 주인공은 그 문제/녀석 처리한다'라고 말하는 걸로밖에 안 보여요.
솔직히 여동생 외모 설명도 그때 그 문제 생기면 할 말이지 정말 단지 가족일뿐이라면 주인공이 여동생 외모 평가하는 (아무리 객관적인 평가더라도) 장면이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요. 물론 현실의 형제는 외모로 서로 놀리긴 합니다만 작중 주인공은 단지 가족이라는 것만으로 여동생이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인물인 경우가 많은데 여동생 외모, 사회생활, 인간관계, 재능 이런 거 아무 상관 없으니까요.
확실히 클라우드스 님 말씀대로 이런 주인공의 시점을 빌린 여동생의 묘사는 작가들의 환상과 사심이 팍팍 들어간 전혀 가족이나 형제 답지 못한 느낌만 주는 요소네요.
여동생의 외모가 주인공 관점에서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말이죠. 막말로 주인공의 동생 성별이 남자던 여자던 뭔 상관일까요? 단지 동생일뿐인데.
성별이 여성인 동생이라 아껴주고 보호해야 하고 성별이 남성인 동생은 그닥 그럴 필요성을 못느끼니 필요가 없는것인지.
동생은 모두 소중한 동생이란 현실적인 관점에서 글을 쓰신다면 작가분들은 굳이 동생이란 친족의 성별에 절대 얽매일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보호하고 지켜야 할 클리셰는 상투적인 여동생따위를 벗어나봅시다.
예1)택시기사일을 30년간 하시고 말년에 파킨슨병에 걸려 가족의 돌봄이 절실한 아버지
예2)너무너무 모범생인 남동생. 하지만 가난한 집안사정을 생각해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남동생을 위해 헌터로 나서는 주인공
예3)소심하고 여린 성격의 친형. 여기저기 취업도 하고 열심히 노력을 해 보지만 성격적 결함으로 혹독한 사회에서 밀려나 은둔형 외톨이가 된 불쌍한 친형.
예4)누나, 사촌형, 어머니...그냥 생각나는대로 줄줄이 적어봐도 여동생따위대신 대체할 수 있는 보호하고 아껴줘야할 가족은 무궁무진하게 생산 가능합니다.
미인미녀의 등장이라는 초반 몇줄의 묘사보다는 소설답게 중간중간 묘사되는 인물의 행동, 대사, 생각이 그 등장인물의 매력을 훨씬 돋보이게 하지요.
솔직히 맞는 말입니다. 창작물에서 굳이 현실처럼 여동생의 외모를 다양하게 할 이유나 필요성은 없습니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부분에서 여동생이 이쁘다는 사실을 작가가 설명하느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After Earth(애프터 어스)라는 영화가 있는데 여러 모로 혹평을 받았습니다만 제가 좋아하는 리뷰의 혹평 중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유대'를 강조한 전체적인 내용이 영화 '마지막'에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동등한 군인으로서 경례'하는 것으로 인해서 '그 앞에서 계속 발전된' 아버지와 아들간의 유대가 한 순간에 무너져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작품의 어느 순간에 무엇이 드러나는가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동생이 예쁘다는 것은 가족인 주인공 입장에선 크게 상관도 의미도 없는 부분이죠.
여동생의 외모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그건 여동생의 외모가 사건 또는 스토리의 어떠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때 설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동생 외모만 보고 달려드는 남자로 인한 여동생의 고민이나, 여동생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여동생이 사건 또는 스토리와 관련해 자신의 외모에 큰 관심을 가질 때 같은 경우요.
하지만 여동생의 외모 설명이 주인공(오빠)이 여동생을 볼 때 이루어지면 이건 오빠와 여동생 간의 남매, 가족애 부분에 큰 타격을 가합니다. 할머니가 아들이 중년임에도 외출할 때 "차조심하렴"이라고 하는 것처럼 가족 간의 사랑과 관심은 외모나 능력 등을 고려치 않습니다(적어도 소설적/이론적으론요). 그런데 오빠가 여동생을 염려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외모인 것도 이상한데 그 평가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이게 오빠가 여동생을 가족으로 보는 건지 여자로 보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여동생이 예쁘다 -> OK
여동생이 예쁘다는 것을 주인공(오빠)의 시점을 빌려 평가한다. 또는 주인공(오빠)과 여동생 간의 관계 속에서 여동생의 외모를 설명한다. -> OUT
일본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서브컬쳐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봅니다.
여성이 왜 의존적이고 약한 존재로 인식되어야 하는지 아마 여성들 입장에서는 꽤나 불쾌한 문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을 굳이 해야 한다면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가족을 그 대상으로 한다면 성별을 넘어선 가족애의 차원에서 갈등의 해소가 이루어져야 개연성이 충족되리라 봅니다.
정말 극단적인 예를 들어 몬스터의 공격앞에 아버지와 여동생이 죽음의 위기에 몰렸을때 과연 현재 유행하는 판타지모드에서는 누구를 먼저 구할까요?
이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작중에 표현한다면 짧은 순간이나마 주인공은 엄청난 고뇌를 하게 될 것이며 아버지를 구하는 모습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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