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7년 전. 만검불침의 지체를 이뤄낸 희대의 마인 적마(赤魔) 강무제(强武帝)는 자신에게 절세의 무공을 알려준 마석을 섬기는 천왕교(天王敎)라는 마교를 세워 급속히 교세를 불려나가다 그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토의를 가지려 한 자리에 모인 구파 일방의 장문인들을 혼자 괴멸시킨 뒤 이를 시발점 삼아 무림을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드러내었다.
이것이 정. 사파의 난전(亂戰) 적천대란(赤天大亂)의 시작이었다.
강무제 본인의 힘만큼이나 그가 가진 수하와 수단의 힘은 강했다. 사람의 의식을 흐리게 하는 약초와 음공을 이용하여 한때는 정파의 이름 높은 문인들이었으나 완전히 강무제의 꼭두각시가 된 암현노예와 저항세력들의 본거지와 회합장소에 무차별적으로 독을 퍼부어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죽음의 땅으로 바꾸고, 강호의 명망 높았던 고수들을 어둠이 찾아드는 밤사이 소리 없이 쓰러뜨리는 사신문(死神門).
그러나 자고로 난세는 영웅을 부른다 했던가.
강무제를 쓰러뜨리기 위해 하나로 단결한 일곱 명의 젊은이가 나타나면서 천왕교의 행보는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고 강무제가 그들 손에 처단되면서 암운이 흩어지듯 천왕교의 세력은 와해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들의 활약덕분에 적천대란은 종결됐지만 천왕교에 저항했던 많은 정. 사파의 세력들은 큰 피해를 입었고 정파의 기둥. 구파일방의 피해가 가장 극심했다. 그동안 균형이 잘 유지돼 오던 정파와 사파간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그러자 대란이 끝나고 나서 10년 후- 그러니까 17년 전. 홀연히 강호에 모습을 드러낸 청년고수 원세록(元世鹿)이 의협맹(意俠盟)이란 맹을 창설해 정파의 흩어진 힘을 모아 새로운 정의의 수호자로 우뚝 선 이후 길다면 긴 시간이 흐른 뒤 현재. 운남성(雲南省) 원양(元陽)근처를 흘러가는 커다란 강의 물살이 급한 급류 사이로 작은 나무 그루터기에 매달려 한 명의 어린소녀가 떠내려 왔다.
그 아이는 깨어난 순간. 자신이 모든 기억을 잃었음을 알았다.
그때 다행히 음공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불리는 쌍 녹림악사를 만나 구원을 받은 뒤 한동안 잘 먹고 잘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되먹어 빠진 청년 때문에 자신이 살던 집과 숲이 모조리 타버려 보복을 위해 미행을 시작….
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아무튼 이 소녀가 하필이면 천왕교가 재림하기 시작할 때 무림에 나와 여러 인종(?)을 만나며, 적천대란때 있었던 진실과 비화 등을 하나씩 벗기며. 그렇게 걸어 나가는 과정을 개그 좀 섞어(….) 풀어나가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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