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 한담란이나 되니까 몇 자 올리는 게지요.
별빛세공사님의 말씀에 악의가 있다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뜻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운한 마음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의 틀로 살아가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한 달에 책이 수백 권 쏟아져 나옵니다.
그중에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양판소(이 말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대충 어떤 뜻으로 쓰는지 알기 때문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대부분의 책이 묻힙니다.
대여점에서는 반품을 하고 독자는 책을 사지 않습니다.
저도 책이 나오고 나서 반응이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적이다 보면, "반품", "반품", "반품 예정"이라는 대여점 사이트의 글귀를 많이 봤습니다. 맥이 풀리지만 어쩔 수 없지요.
수백 권의 책을 쓴 사람들(통칭, 작가)은 왜 그렇게 책을 써 낼까요?
독자로서만 살다가 직접 책을 써서 내보니 그 심정을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초보 작가의 생각입니다.) 대충 써서 내는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충 써서 내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역량(자신의 능력)이 부족하여 독자에게 미숙해 보이는 책이 나올 수는 있습니다. 책의 수가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질은 어느 정도 떨어지겠지요. 하지만, 작가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대충 써서 몇 푼 안 되는 인세라도 얼른 얼른 챙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다른 사람의 처지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물론, 목표는 대박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쓴 책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대중 소설을 쓰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이 내가 쓴 책을 읽어주는 기쁨은 정말 엄청날 것 같습니다. 아직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되면 돈은 자동적으로 벌겠지요. 물론, 지금은 시장 상황이 이런 일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게 즐거운가?
즐겁기도 하면서 몹시 괴롭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손끝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러이러한 감정이 묻어나는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나 평범하고 감동은 개뿔도 없는 문장이 나옵니다.
담배는 늘어만 가고 몸은 축납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을 내가 읽어보니 재미있습니다.
완결을 짓고 나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최소한 내가 봤을 때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고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기억에 남을 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어느 초보 작가의 넋두리였습니다.
추석 잘 쇠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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