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은 쓰는 만큼 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냥 쓰는 것은 아니고 많은 생각이 필요하지요.)
그렇기에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쓰나요?’라는 질문에 잘 달리는 답변 중 하나가 ‘많이 써 보세요.’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부푼 마음을 갖고 연재를 시작합니다. 일단 써볼까? 그래 습작을 해야 실력이 늘지. 하면서요. 그러나 그 중 완결이 나는 글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습니다.
연중이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제가 본 이유 중 겹치는 것을 꼽아보자면
1. 글이 산으로 가서요. 더 이상 수습할 수 없어 연중합니다.
2. 슬럼프가 왔어요.
3. 소재가 생각나지 않네요.
4. 악플이 달렸네요. 욕해서 안 씁니다.
등등이지요. 뭐 여러 사유가 더 있겠습니다만.
이유들을 보면 공통점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준비 부족이죠.
기발한 혹은 마음에 드는 소재가 생각이 난다고해서 바로 써내려 간 글은 결국 연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재가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거든요. 괜히 많은 글들이 초반 1,2권만 특색이 있고, 3권부터 똑같아지는 게 아닙니다. 소재가 달라봐야 도입부 정도가 갈릴뿐이죠. 배경이 조금 달라지던가. 결국 알맹이는 주제에 좌우된다고 봅니다.
주제를 확실히 정하고, 줄거리를 잡고, 인물을 설정하고, 배경을 생각하고. 분위기에 맞는 어휘들을 모으고. 이처럼 글 하나를 시작하기 전에 선행되어야할 것들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이렇게 토대가 튼튼해야 글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가 있지요.
결말까지 완성하지 못하고 중간에 엎어진 글은 쓰는 이의 실력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글 쓰는데 그렇게 준비가 많이 필요하고, 치열한 마음을 먹고, 꼭 완성을 해야만 하냐?라고 말 할 분들도 계실겁니다.
물론 그렇지는 않지요. 편하게 써도 되고, 미완성으로 남아도 되고, 준비가 부족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없이 써내려간 구절 하나가 마음에 들어 다른 작품에 쓸 수도 있을 테고, 그런 조각들이 나중에 필요한 준비물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연재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한담에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일단 연재란에 글을 올리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글쓴이 본인만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읽게 되었다면 독자와 작가의 관계가 형성되게 되고, 이 글을 성실히 연재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 순간 작가는 책임과 의무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쓰다 안 되면 말지 뭐.’ ‘어차피 돈 안 받고 연재하는 건데 이 정도는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준비없이 시작하게 되면 결국 글은 좌초하게 되고, 작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독자는 실망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면서 악순환이 시작되죠. 연재글은 원래 그래. 덧글을 달 가치가 없어. 덧글이 안 달리네? 글쓰는 재미 없으니 연중하자. 작가놈들은 책임의식을 가져라. 독자놈들은 공짜로 읽었으면 리플이나 달아라. 서로 얼굴 붉히게 되고, 서로 자격없다고 욕하게 되고요.
결론적으로 글을 쓰시는 분들은 연재가 되는 이상 습작이라고 생각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연습삼아 쓰는 것이면 혼자서 써도 충분합니다. 피드백 때문이라면 완결 낼 수 있는 글을 잘라 올리면서 퇴고를 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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