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소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문화에 접촉하는 것은 항상 옳으며 그 문화와 우리 문화를 비교하며 나름의 긍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외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고유의 문화를 외면하는 것은 그릇된 일입니다.
외국 문화가 가치있고 발전됬으며 그에 반해 우리 문화는 뒤떨어져서 글을 쓸 소재가 없다고 믿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사고입니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일 때에는 일정한 가치 판단의 기준 위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의 인정을 받은 훌륭한 판타지 소설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아는 사람만 알고 근본적으로 우리 문화를 부정적으로 유도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이 향유하고 있는 판타지 소설, 이른바 양판소라고 하는 것들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엄청난 양의 판타지 소설들이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소설계에서 그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너무나 커서 걷잡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우리 문화를 일으킬 자리마저 빼앗아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해 나가야 할 대학생마저도 그저 시대의 흐름에 따르며 남들과 같은 글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모두에게 알려진 외래문화와 흡사한 글을 쓸때 비로소 인기를 따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문화는 서양 문화의 비판없는 수용으로 그 입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서양 문화를 수용하고 그것을 향유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비난하고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항상 그것을 수용할 때 작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것을 작가와 독자들은 잊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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