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히아신스님의 “검은 용은 죽었다.”를 추천합니다.
시작은 평범합니다.
양부모를 귀족에게 잃은 한 소년이, 복수를 맹세합니다.
귀족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귀족만 살판나는 이 “검은 용”의 나라 “아리스암”을 멸망시키겠다.
아인은 그렇게 맹세합니다.
여기서 “아, 평범하네.”하면서 나가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1편만 넘기면 이 글의 묘한 매력에 틀림없이 빠질 거라고 장담합니다.
글은 조각조각, 말을 뱉습니다.
다 보여주지 않고 천천히 보여주지만, 한장면 한장면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아인에게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집착하는 소년, 요르카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아름답고 조금 괴상한 친구로 보이지만, 천천히 글이 진행될 수록, 뭔가 결핍되고 엉망진창인 사람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아인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겠다는 영웅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고,
가장 정상적으로 보이는 연장자 카트레야 마저, 매화가 진행될 수록,
과거의 상처와 좌절에 얽매여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글이 진행된 순간, 큰 그림의 틀이 맞춰집니다.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거죠.
뭔가 깊은 음모의 수렁이 있고, 그 안에서 상처입고 허우적대는 인간군상의 모습이 모두 그려집니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는, “요르카”와 “카르테야”입니다.
물론 주인공 아인이 가장 흥미진진한 캐릭터긴 합니다만.
그 다음으로 꼽자면 둘이겠죠.
“요르카”의 섬뜩한 과거와 감정이 결여된 듯한 모습이 매력적이죠.
(그냥 캐릭터가요.ㅎㅎ...; 인간적으로는 되도록 멀찍이 떨어지고 싶은 인물입니다.)
카트레야는 뭔가 더 숨긴 것이 있는 듯하고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인이 절망에 빠지고, 다시 일어서는 장면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여기, 포털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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