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입이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엇을 읽든 쉽게 질려버리곤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호작의 수도 한자리에서 계속 맴돌고 있지요. 추가하고 지우고 추가하고 지우고의 반복이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선호작 목록에서 항상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몇몇 작품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중 두개의 글을 추천해보고자 합니다. 비록 추천글을 통해 그 두 글의 장점을 멋들어지게 설명해 낼 능력은 부족하나,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하하.
일단 첫번째 글은 '아진군'님의 <이계탈옥기>입니다.
마음 속에 증오와 복수를 품고 감옥에서 탈옥한 주인공이 어느순간 이계로 떨어지는 바람에 새빨간 거대 공룡-드래곤 덕분에 고생, 이 아니라 모험..을 하는 구조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글은 예전에 다른곳에서 연재되고 있을 적에 관심있게 읽다 연중이 되어버려 아쉬웠었는데요, 지금 문피아에서 다시 새로이 연재가 되고 있습니다. 전에 비교해 설정이 조금 바뀐것도 같고 스토리도 2장부터는 전혀 다른 전개로 나아갑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전보다 더 훌륭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내용에 대해 언급을 하는건 피하려 합니다만, 주요 인물이 소수뿐임에도 다들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이미 우리가 익숙한 일반적인 판타지 세계의 분위기에서 조금 벗어나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어 처음 읽을때 조금 어색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서양, 중세시대의 골격에 동양적인 설정과 그 외의 것들을 채워넣음으로써 만들어진 흥미로운 세계관입니다.처음에는 낯설어도 읽다보면 손꼽을만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꾸준한 연재입니다. 적어도 2-3일 사이엔 빠짐없이 다음편을 올려주시는 아진군님께 감사할 따름이죠. (아무리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라도 연재 주기가 몇주-몇달 식으로 벌어져버리면 그만큼 흥미도 관심도 떨어지기 마련이라...)
그저 흐름과 분위기를 즐기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입니다. 나날이 귀여워지는(?) 주인공이 매력적이면서, 지나치게 가볍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은 편안한 작품이라고 평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어서 두번째 글은 '풍류랑행'님의 <나비계곡>입니다.
처음 이 글을 접하게 된 것은, 초반에 엄청난 연참으로 하루가 다르게 분량이 늘어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결코 빠른 연재만이 그 글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저는 욕설이 남용되는 글을 싫어합니다. 현실감을 살리기위해, 혹은 기타 등등의 이유로 글 속에 첨가되는 욕설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정말로 필요한 장소에 적절히 배치된 글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곧잘 분위기를 깨버리는 '씨x' 등등의 단어에 눈쌀을 찌푸리기 일수였지요.
'나비계곡'은 욕설이 '자주' 등장하는 글입니다. 풍류랑행님께서도 첫편에 일종의 주의문을 적어놓으셨을 정도입니다. 저는 여전히 욕설을 싫어하고 그것이 남용되는 글도 꺼려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비계곡'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위에 말했듯, 욕설이 필요한 장소에 적절히 배치된 몇 안되는 글 중 하나가 바로 '나비계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반부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험한 말들을 보며 흠칫거렸던 것은 사실이나, 절대 그것들이 글 자체의 수준을 떨어뜨리거나 내용의 어색함, 흐름의 끊김을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글의 맛을 살려주는, 포인트가 되는 향을 가진 조미료에 가깝습니다. 게다 결정적으로, 주인공의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이기도 하구요.
'나비계곡'의 주인공은 편을 거듭할 수록 성장합니다. 그 성장 속도는 파트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읽는이는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주인공이 또 어떻게 변할지 기대감을 품고 읽을 수 있는 그런 글입니다.
여전히 성실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구요..^^
조금 횡설수설한 감이 없지않아 있습니다만... 최근 즐겁게 읽고 있는 두 작품입니다. 만약 아직 한번도 접해보지 않으셨다면, 한번 쯤은 연재 게시판으로 달려가 앞부분이라도 슬쩍 훑어보심이 어떨까요?
부족한 추천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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