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이 글의 목적을 밝히자면 대마왕k님의 'Re Earth!'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앞에도 붙이는 추천글 링크 : https://blog.munpia.com/kaipyt/novel/18042
문피아 가입하고 추천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아니, (댓글을 제외하면) 글을 쓰는게 처음입니다.
사실 추천글을 쓰고픈 마음이 있던 소설이 몇가지 더 있었지만요. 그 글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거나 제가 설명하면 더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포기했었습니다. (전자의 예로 다섯나무님의 '신 또는 악마로 불리우는 자' 등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염왕님의 '대한제국실록 외전' 등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잘 쓰는 편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 쓰는 말이 약간 다른 듯 하여 제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전달되는 일이 많은 편이라 그랬습니다. 게다가 전 독특하고 이상한 성격을 가졌거든요.
그런데도 이 소설을 추천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요, 제 글을 읽어도 이상하게 받아들이진 않을 분들은 'Re Earth!'를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역으로 착각하시면 안 됩니다. 제 글의 성격과 저 소설의 성격은 많이 다릅니다. 저 소설은 재미있지만 제 글은 재미없고 엉망이예요. 이 추천글이 이상하다고 저 소설이 이상할거라 판단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 추천글이 이해안되고 뭔지 모르겠다는 분은, 그냥 이 추천글은 포기하고 저 소설을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제 친구 중 한명이 제게 그런 소릴 하기도 했었습니다.
"니가 추천하는건 굉장히 재미있는데, 추천하는 이유는 정말 공감이 안 돼. 니가 하는 말만 들으면 무지 재미없게 들리는데, 이상하게 보면 재미있어."
그 당시 추천한게 뭐였는지 확실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요, 대충 제가 그놈에게 추천한게 드라마 '빅뱅이론'(이건 시즌 2~3 방송 때 즈음이었습니다. 요즘 시즌은 전 추천 안 합니다.), '왕좌의 게임', 영화 '와치맨' (2009년, Ultimate Cut 기준),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런 것들을 재미없게 설명하기 힘들지요. 전 가능합니다.. ㅠㅠ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추천하는 대마왕k님의 'Re Earth!'는 SF 소설입니다. (글 내용의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도 아직 이 소설 나온데까지 다 읽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SF라면 어떤 것을 떠올리시나요? 기계의 발전으로 발생한 인간과 기계와의 전쟁 (영화 '매트릭스' 등), 외계 생명과의 싸움 (영화 '에일리언' 등), 인공지능의 발달로 도래되는 인권문제 (영화 '아이로봇' 등) 등이 대표적인 공통된 이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고 모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 말솜씨로는 직접적으로 설명하기가 힘이 드네요. 그래서 이름이 좀 알려진 다른 소설을 이용하여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비교하면 대마왕k님의 기분이 조금 나쁠수도 있겠지만요..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방식으로 설명을 하지 못해 이렇게 하는 것이지 비교 대상이 되는 소설과 비슷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마틴 아저씨의 '얼음과 불의 노래'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이고, 드라마로 인해 요즘 더욱 많이 알려진 소설이지요. 이 소설의 장르는 판타지입니다. 보통 판타지라고 하면 용이 나오고 마법이 나오는 등 화려하고 환상적인(판타지가 환상적.. 제 말솜씨의 부족입니다 ㅠㅠ)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 소설의 재미는 그런게 아닙니다. 물론 용도 아니고 마법도 나오지만, 이 소설의 재미는 정치에 있습니다. 서로 물고 물리면서 몸과 머리로하는 싸움과 그에 따라 뎅겅뎅겅 날아가는 주인공으로 착각한 사람들의 머리! 보통(?)의 다른 판타지와는 재미요소가 완전히 다르지요.
제가 추천하는 'Re Earth!'도 그렇습니다. 제 방식대로 말하자면 '정이 넘치고 피는 조금 적게 흐르는 SF계의 얼불노'가 이 소설입니다. 뭔가 이상한게 좀 붙었지만요. (전 원래 SF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보통 SF에서 발생하는 부분에서의 재미를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기 시작하면 뒷통수 맞습니다. '얼불노'에서 용과 마법은 그냥 장치일 뿐인 정도로, 이 소설에서 SF 적인 기술이나 외계인과의 차이점 같은 부분들은 양념일 뿐입니다. 이 소설의 주는 머리싸움입니다. 아, 절대적인 선인이나 악인이 별로 안 나온다는 점도 '얼불노'와 비슷하네요. 등장 인물들은 모두 다른 성격을 가지고, 모두가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행동하며, 서로와 이런저런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물론 SF에서 자주 나오는 사항들도 나옵니다. 외계인(소설에서는 이성인이라 칭합니다)이 지구인의 몸에서 기생하고, 지구를 침략하며, 우주 공간에서 외계인의 우주선으로 지구는 포위됩니다. '정이 넘치고 피가 조금 적게 흐르는' 부분이 참 안 맞다구요? 예, 하지만 제가 보기엔 저 상황에서 가능한한 많은 정이 들어가 있고 피는 적게 흘리네요. (전 뎅겅뎅겅 날려도 좋은데요.. @_@;;;;)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누구냐는 것도 참 애매하지만) 주인공 중 하나로 생각되는 칼스라는 이성인이 있습니다. 이 놈은 정말 고단수의 노련한 정치가입니다. 하지만 정치꾼은 아닙니다. 정치가와 정치꾼의 같은 점은 목적을 위해 어느정도의 희생이나 여러가지 수단(꼼수, 거짓말 등)을 감수(물론 목적이 흐려지지 않는 범위내에서죠)한다는 점이구요. 다른 점은 목적이 정의롭게 잡혔는지와 타인의 희생으로 자신(혹은 자신을 포함한 단체)의 이득을 노리는지 등의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것은 제 기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즉, 이 놈은 목적은 정의로워 보인다는 것이죠. (혹시 모릅니다. 소설의 뒷 내용에서 뒷통수치고 사실은 이 놈이 제일 나쁜 놈이었을지도요.) 그래서 지구인을 가능한 적게 죽이려고 노력합니다. 참으로 정이 넘치고 피가 조금 적게 흐르지 않나요? (예, 전 어두운거 무지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정도가 약간 어둡고 좋다고 느껴요.. 보통 안 그런거 압니다 ㅠㅠ)
제가 생각하는 이 소설의 장점은요 (이게 이제야 나오다니..),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적혀있는 내용과 머리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뭔가가 적혀있다고 그대로 믿으면 안 되요. 마피아 게임에 참가한 머리 좋은 인물 A가 "난 마피아예요"라고 말하면, 머리아프죠. 이 놈이 마피아일까요, 아닐까요? 왜 저런 말을 할까요? 독자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마다 성격을 파악하고, 그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편을 읽을때마다 제일 좋은놈이 제일 나쁜놈이 되었다가 다시 바뀌는 상황을 반복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은 치밀한 머리싸움을 하고 있어요. (물론 좀 멍청해서 거기 못 따라가거나 휘둘리고 이용당하기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머리싸움에 독자도 참여해서 이 놈은 이런 것을 바라고 이런 짓을 하고 있구나를 계속 생각하면서 읽어야 이 소설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다만 이 글을 읽기 전에 주의하셔야 할 사항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미 나와있는 소설의 양도 꽤나 많지만(1부 3권, 2부 4권, 현재 3부 1권 진행중), 한편의 길이도 엄청납니다. 앞쪽에는 한편이 93쪽인 글도 있네요.. 지루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루하면 끊었다가 가면되는데, 지루하지도 않아서 읽기 시작하면 저 긴 글을 계속 읽어야 합니다. 그러니 한편씩 읽기 전에 읽을 글의 길이를 확인하고 시간이 충분할 때에 봐야 합니다.
다시 붙이는 추천글 링크 : https://blog.munpia.com/kaipyt/novel/18042
추신) 이쯤되면 처음에 왜 제가 추천글을 쓰지 않는다고 했는지 이해되시죠? 사실 이게 왜 추천글이지하는 분도 꽤나 계시리라고(모두 여기까지 읽지도 않았으려나요..) 생각됩니다. 그러니 제가 읽고 있는 다른 소설의 작가님들은 질투하거나 절 홀대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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