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을 알리는 것이니 당연히 알림이어야겠죠?
정연란의 AnotherWorld가 끝이 나버렸습니다. 감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인생이 억울해 무작정 시작한 작업이 끝이 찾아오니 눈물이 흐르더군요. 감수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여주인공을 내세우면 망한다던 후배 글쟁이의 말대로 완전히 버림받은 글이지만 글을 쓰는 내내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골머리를 썩히고 스케쥴까지 침범하며 인생의 한 시기를 완전한 혼란으로 몰고 갔던 글쓰기는 제겐 너무나도 행복한 작업이었습니다.
간혹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원초적 즐거움을 다른 이차적인 욕심으로 덮어버리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역시 글은 쓰는 것이 제 맛입니다.
40년을 넘게 독자로서 살아온 인생이었습니다.
독자로서의 삶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이젠 글쓰는 이로서의 삶도 지속하렵니다. 독자로서 내가 좋아서 글을 읽었듯 글쓰는 이로서 내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완결 알린다고 뜬금없는 짓만 하고 있군요.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을 때 유일한 목표로서의 대상이었던 어머니께 이글을 바칩니다. 사실 팔순 노모께 심심풀이를 제공하고 싶었거든요.
늘 댓글달아주며 함께 놀았던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여주인공이라고 식겁하고 물러났던 클릭의 황제분들께는 섭섭함과 동시에 틀을 깨는 두려움에 맞서라고 부탁드리고 싶네요. 취향에 안 맞은 분들께는 할 말이 없고요.
그럼 혼자만의 재미에 푹 빠져 써내려 간 글이지만 읽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작품으로 또 만나요.
고작 고딱지 만한 선작수를 가진 글쓴이가 이런 공개적인 공간에 글을 남길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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