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신족들은 주변의 부족을 하나로 모아 영 지역에 세 세상을 열었다. 그게 바로 이곳의 첫 왕조라고 하는 운국의 시작이었다. 영명한 군주와 뛰어난 신하들 밑에서 번성을 거듭하던 운(雲)국이 영 지역에 들어선 지 500여년의 세월이 흘렀을 때였다. 그 즈음에는 개국 초의 기백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며, 자신의 것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욱 키워가려는 집권층의 발버둥이 백성들의 고혈을 짜고 있었으나 왕들이 함부로 나서지 못 할 만큼 신권이 강력해져 있었다. 이에 29대 왕인 선왕은 기울어가는 나라를 되살릴 해결책으로 신하들 중 가장 세력이 큰 여섯 명을 각각 제후로 봉해 일정한 땅을 내어줌으로써 반란의 씨앗을 막고 그들이 백성들을 잘 다스리기를 바랐다. 그렇게 해서 송(松), 죽(竹), 예(睿), 심(深), 상(塽), 작(灼), 이 여섯 제후국이 세워졌다. 이들은 겉으로라도 운국에 순종했기에 운국은 또 다시 400여 년 이라는 긴 세월을 연명해 올 수 있었지만 서서히 그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