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코 주인공 따위가 되고 싶지는 않았어.”
“그렇다면 도대체 당신이 원한 영원은 무엇인가요?”
“내가 원한 영원…….”
“당신은 단순한 겁쟁이일 뿐이에요. 언제나 도망쳤죠. 그리고 단순한 도구가 되고자 했어요. 결코 아무것도 책임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흥. 비참하고 비굴하게 이렇게 모든 걸 만들어 버렸죠. 바로 당신이 이렇게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에요.”
“나는 단지……. 나는 이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다고……. 그저. 그저 나는 단지 내 손안에 잡힐 정도의 행복만을 원했을 뿐이야. 이 세상 누구라도 다 가지는 그런 행복!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나의 그런 단순한 소망도 이룰 수 없는 거지? 어째서 필레아스도 날 도와주지 않은 거지? 어째서!!”
“당신이 그런 것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나는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그러나 이렇게 당신은 서 있지 않나요? 어째서일까요? 역사에 남겨지지 않은 위대하신 영웅이시여? 어미이자 스승인 사람을 사랑한 패륜아시여? 자신을 위해 사랑하는 이의 심장을 직접 찢어발긴 살육자시여? 검고 흰 날개를 가진 변종이시여? 하핫!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말이에요. 당신은 결코 바뀌길 원하지 않은 것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또 다시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이렇게 서서, 그렇게 참혹한 말을 입에 담고 있는 것이죠. 그야말로…….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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