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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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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스삿
그림/삽화
승뻠
작품등록일 :
2024.05.08 17:02
최근연재일 :
2024.05.17 19:05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44
추천수 :
11
글자수 :
43,359

작성
24.05.15 19:05
조회
11
추천
1
글자
12쪽

스승

DUMMY

덜컹거리는 버스안.

시골을 벗어나기 직전까지도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었다.


뒷자리엔 세 녀석이 경직된 몸으로 꿈틀거리며 앉아있었다.

전에 비해 훨씬 정돈된 외모.

비교적 깔끔해진 머리와 새로 입은 흰티 하나만으로 인물이 확 달라져 보였다.


“왜? 떨리냐?”

“아니거든.”

“그렇다고하기엔 너무 몸이 뻣뻣해.”

“잠을 잘못자서 그래.”


신 녀석, 확실히 긴장했다.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떨림.

마을에서만 해도 흥분했던 모습과 정반대로 창밖 환경들을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면서 보고 있었다.


“얼마나 더가야 해는거지? 체감상 두시간은 가까워진것 같은데. 아사시킬 작정인건가.”


-이번 정류장은···.


“지금 내리면 돼.”


-부우우웅.


버스를 내려보내자 확실히 사람들이 사는 활력도는 곳에 도착했다.

우릴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그렇게 우린 서울, 잠실에 도착했다.




***




-후루루룩.


개걸스럽기 그지 없는 면치기 소리.

편의점에 들린 녀석들은 개인당 열개에 다다르는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저기 식당갈래? 저기 맛있어 보이는데.”

“지금 시키면 언제 나오지?”

“한 십오분?”

“다음.”

“뭐?”

“사자마자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

“그런 곳은 없어.”

“없기는 시발. 그 세븐투엘브? 세븐텐? 뭐 와이에스나 그런 곳 있잖아.”

“편의점?”

“그래 거기.”


며칠은 굶은 사람들 마냥 보이는 음식들은 쓸어 담은 녀석들.

결제하기도 전에 뜯으려는 것을 간신히 틀어 막았었다.


“16만 8천 5백원입니다.”

“현금계산이요.”


-찰랑.


“하 시발 존나 배부르다!”

“좀 입좀 닥쳐 술!”

“꼬우면 너가 여물게만들어보던가.”


여태껏 본 모습중의 가장 높은 텐션의 술이었다.

덕분에 주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것에 성공해버렸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너가 찾는다는 그 자를 어떻게 찾지?”


진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층 건물들을 돌아보았다.

잠실의 랜드마크인 월드타워에 눈이 꽂힌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걱정마. 내 코드명 가운데가 su인 이유가 있거든.”


신뢰의 눈빛인지 그냥 넘어가 주는건지 알 수 없었다.

녀석들을 끌고 그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야 잠깐 빨간불이잖아!”


신호등 앞에서.


“야야야! 그거 시비건거 아니야!”


지나가던 사람과 시선이 마주칠 때.


“얌마 그거 집어넣어!”


담배 냄새가 지독하다는 이유로 칼을 뽑는 순간에도.

몇 분에 한 번씩 사고치는 녀석들을 데리고 겨우겨우 그곳으로 끌고 왔다.


존심검도.


이곳에 자를 제외한 첫번째 스승이 여기에 계신다.


“검도? 검으로 대련하는 곳이야?”

“검에 대한 모든걸 배울 수 있는 곳이야.”

“좋은 곳이네.”

“미리 말해두지만 한국은 총기소지불법이다. 절대로 총을 꺼내지마.”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걱정마, 여기선 목숨이 위험해질테지만 그게 마지노선. 죽을 일은 없어.”

“알겠어.”


신이 호기심을 갖고 건물의 문을 열었다.

검도관은 3층.

그곳에 올라가는 동안 어린아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신호에 맞게 검을 휘두르는 소리.

머리! 하며 소리치는 소리들이 검을 다루는 것에 행복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어···. 검을 배우는 곳이라고 하지 않았나.”

“맞아.”

“그렇군.”


녀석들에겐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죽도를 사용해 서로 돌아가면서 공격과 수비를 진행한다.

모든 것을 정반대로 훈련해온 녀석들에겐 충격이었을 것이다.


“자자! 얘들아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내일 오는 사람들은 회비가지고 오는거 잊지 말고!”

“네!”

“그럼 차렷!”

“차렷!”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일층에 워낙 차가 많다 싶더니만 나이평균대가 많이 어려서였나.


그렇다고 많은 수는 아니었다.

옆을 달려간 아이들의 수는 여섯.

무언가 활동을 하기에 빡세지도 쉽지도 않은 수였다.


“쉿.”


목재 벽 냄새가 희미하게 나는 파란매트 위에 도장.

그 가운데엔 정좌자세로 명상을 하고 있는 그가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발소리를 죽이고 움직이는 우리들.

매트와 발이 맞닿아 쩌적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주먹을 쥔채 슬며시 손을 들어 천천히 따라오던 녀석들에게 정지 신호를 보냈다.

미동도 없이 자세를 지키고 있는 그와의 거리는 오직 다섯 걸음.

나이프를 꺼내 공격에 대비할 준비를 했다.


그렇게 한 걸음 더 나아간 순간.


-카강!


“크윽.”


생각보다 충격이 훨씬 크다. 나이프로 최대한 충격을 상쇄시켰다.

미친듯 흔들리는 팔에 절로 무릎이 굽혀졌다.


“인!”

“오지마!”


걱정의 눈빛들이 나를 향해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움직일 타이망이 아니다.

곧 움직일테니.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새끼들이 살기를 내뿜긴. 여긴 어린애들도 다니는 곳이다.”


검은 고요와 같이 천천히 응시하는 하나의 눈.

검은 도복을 입은 채 머리를 묵은 채 자리에서 일어난 장발의 사내.

얼굴에 스며들기 시작한 주름과 달리 반짝이는 은발과 견고한 눈빛.

어느새 목도를 쥐고 있는 굳은살 투성이의 손은 내 목을 노리고 있었다.


“부탁드릴게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은 정중하고 공손히하는거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주제 진검을 들고 있는 녀석과는 거리가 멀지.”


빈틈없는 자세의 노인의 한국 이름은 김광복.

23년 기준 나이는 47살.

특징이라면 장검에 한해서는 전국에서 그와 겨룰 수 있는 강자가 없다는 것 정도.


“저 녀석들에게 검을 좀 알려주십시오.”

“어림없는 소리.”


강함에서 나오는 여유는 오히려 압박이 되어 날 짓눌렀다.

거리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에 칼이 닿아있는 것만 같았다.


“거기 너.”

“···?”

“가장 나이도 많은 녀석이 꼬마를 시켜 부탁을 하는게냐?”

“저 녀석이 리더입니다만.”


일 초도 안되는 찰나의 시간에 나를 확인한 그는 어이없다는 듯 작은 실소를 터트렸다.


“크크큭···. 살다보니 별의 별 경우도 다보는 군. 물론 기세나 견제였지만 내 검을 받아친 건 녀석의 또래로선 불가능한 일이지. 그렇다고해서 이 녀석이 너희를 이끈다는 건 말이 안된다.”


뭔가 기분이 나쁜데.


사실 이 자가 잘 말해줘서 받아쳤다고 표현한거지 그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방금의 경합으로 내 왼팔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됬다는 것을.


부러지지 않은게 천운이라고 봐야겠지.


“숨기곤 있지만 티가나는걸 어쩌겠는가. 저 녀석은 태생이 남을 이끌 사람이 아니라고.”


손을 허리춤으로 옮기는 녀석들.

달려들지 않고 내 신호를 기다리는걸 보니 다행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 했다.


“뭐야, 설마 진짜라고? 저 녀석 신호를 기다리는거야?”


확실히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한건 어쩔 수 없나.


정곡을 찔리자마자 숨길 생각도 없이 인정하는 저 태도를 봐라.

숨겨놨던 나이프를 꺼내드는것 자체가 현재의 한계를 보여주는거나 다름 없지 않은가.


“어허···. 꼬마들이 위험한 장남감을 어떻게 구했을까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뒤로 이동하고 있었다.

물론 이 자가 그것을 허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이 급하실텐데 말입니다.”

“10분이면 너흰 백번 죽다 살아나는 시간이란다.”

“과연 그럴까요.”


다음 수업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10분.

그전까지 녀석이 혹할만한 무언갈 보여주어야한다.


“지금.”


-카강!


사자를 사냥하려는 하이에나와 같이 사방에서 물어뜯기 시작했다.

굳이 맞추지 않아도 녀석들의 몸이 알고 있는 작전.

최전방에는 진.

신과 난 그런 진의 보조역할.

빈틈을 노리는것은 술이 해야할 일이었다.


애초에 나이프로 날만 1M를 넘는 장검을 상대하는 것부터가 멍청한 일이었다.

하지만.


“거리를 좁혀! 틈을 부면 안돼!”

“알아!”


상대해야만한다면 최대한 가까이 붙어야 한다.

우리의 공격이 닿을 수 있는 위치로.


목도와 나이프의 마찰음은 날카롭지만은 않은 둔탁한 소리도 내었다.

김광복은 검만 쓰는 것이 아닌 신체 전체를 쓰는 검술을 사용한다.

그래서 이렇게 고생을 하며 상처하나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였다.


“아오 시발!”


오히려 술이 자존심에 상처가 나버린 모양.

분명 일대 다수의 싸움이었지만 밀리는 쪽은 우리였다.


“침착하게 해”


반도 제일의 검을 녀석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말도 안되는것 같던 임무를 매우 힘든 임무 정도로 바꿀 수 있다.

매우 매우 매우 힘든 정도로.


-후웅.


허공을 가르는 검의 궤적이 김광복과 우리의 거리를 벌렸다.

순식간의 그의 입 안으로 들어와 버린 우리.


“미안하지만 우리 도장의 어린이들은 수업 시간보다 일찍 와서 몸을 풀어둬서 말이야.”


김광복이 자세를 잡았다.

발은 가운데로 겨누고 오른발을 뒤로 물린 좌자연체 자세.

둔탁한 칼끝은 우측 허리춤에서 후방 45도의 각도를 아래를 향해 틀어져 있었다.

마치 밝은 빛이 우리를 올려치기 위해 준비자세를 잡고 있는 듯 했다.


“진! 그쪽의 목도 줘!”


물론 힘조절을 해주겠지만 저걸 맞으면 최소한 몸 두군데는 아작이 난다.

그렇기에 저 공격만 큼은 나 혼자서라도 막아내야했다.


“받아라!”


내 손에 들린 목도.

부드럽게 가공된 검의 손잡이가 손아귀 안으로 부드럽게 감겨왔다.


그 순간, 우릴 주시하고 있던 김광복의 검이 공간을 가르듯 재빠른 속도로 날아들어왔다.


아래서 위로 오르며 머리를 노린 공격.

그런 검을 더 아래서 낚아챈다.

힘이 아닌 회전과 속도의 타이밍.

그것이 정확히 일치 했을 때에야 비로소 흘려내기가 완성된다.


-트칵!


그것이 김광복이 내게 알려준 흘리내기다.


“허?”


어이없다는 듯 웃는 그.

흘려낸 목도는 땅을 쳐 깊은 흠집을 만들어 냈다.


-띵동.


도장 내를 울리는 알림소리.

소리에 의문을 가질 때 쯤 벌컥하고 도장의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행복으로 가득찬 밝은 목소리.

신이 난듯 달려오는 어린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방을 귀퉁이에 있는 구석에 던졌다.

우당탕탕 거리며 김광복에게가 안기는 녀석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나이프를 숨기게 되었다.


“야, 이거 뭐 어떻게 된거야.”


신이 짧은 그의 머리를 슥 넘기며 물었다.

옆에 어정쩡하게 서있는 다른 둘도 당황한듯 날 바라볼 뿐이었다.


그래도 눈치는 있는지 나이프는 넣어놨네.


방금전 검을 들었던 사람이라곤 못믿을 정도로 인자한 미소.

하긴 저 애들은 잘못이 없으니까.


왠지 쓸쓸해져 녀석들을 데리고 몸을 돌렸다.

뭔갈 보여준 것이 없어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 아쉬움보단 막막함이 더욱 커졌다.

스승도 못얻었으면서 왼팔만 다친게 아닌가.


“관장님! 저 사람들은 누구에요?”


순수한 질문이 우릴향해 꽂혀왔다.

다들 몸을 멈춰 슬쩍 몸을 돌렸다.


잠시 대답하지 못하는 김광복.

검도장에 진검을 들고 나타나 다짜고짜 공격한 어린아이들을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그것도 우리보다 더 어린 아이들에게.


다시 가기 위해 신과 술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김광복에게 고개를 끄덕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제 어떻게 이 녀석들을 이끌어야 할까.

미래의 대한 고민이 슬슬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고민은 앞으로 꽤나 오래 날 괴롭힐 것이다.

마땅한 해결책이 나와주기 전까진.


“오늘부터 같이 훈련할 친구들이란다.”

“예···?”


우리를 놀라게한 김광복의 말.

때론 고민은 타인의 의해서 손쉽게 해결되기도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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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목표 24.05.10 26 2 11쪽
3 둘째날 24.05.09 34 2 12쪽
2 회귀하다. 24.05.08 5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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