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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재수 님의 서재입니다.

영주님의 신병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재수재수
작품등록일 :
2023.01.09 16:38
최근연재일 :
2023.03.29 19:0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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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2
추천수 :
179
글자수 :
183,276

작성
23.03.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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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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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2화 휴가

DUMMY

다음날.

몰래 숙소를 빠져나온 나는 전에 봤던 성인용품점에서 한참 서성였다.


‘···난 왜 또 이곳에 왔지?’


뭔가 살 것도 아닌데 왠지 이곳에 오고 싶어졌다.

왜?

무슨 신비한 힘에 이끌리기라도 한 건가?


‘나한텐 약혼자가 있잖아? 저쪽 세계에 비슷한 성인용품이 없는 것도 아니야. 왜 이런 곳에 올 필요가 있는 건데?’


자신에게 아무리 질문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랫도리는 대답하고 싶어서 안달 난 것 같은데 그쪽은 창피하니까 의지력으로 억눌렀다.


‘슬슬 돌아가자.’


이곳 말고도 볼 게 많다.

백화점을 돌아다녀도 되고 밖에 있는 가게를 봐도 된다.

어딜 봐도 도움이 될 텐데···.

어째선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뭐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네?!”


뒤에서 다가오는 남성 점원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뒤에 있었지?!


‘내가 기척을 못 느꼈다고?!’


혹시 암살자?!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점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기척도 전혀 못 느꼈으니까 말이야.

그럼 그냥 방심하고 있었을 뿐인가.

어지간히 이곳에 정신 팔린 모양이네.


“이쪽은 여성용 자위기구입니다만. 이쪽 상품에 관심 있으십니까?”

“에? 여성용? 그럼 남성용도 있다는 뜻?”

“아~ 이쪽 관련해서 잘 모르시는 분이구나.”

“모르면 이상한가?”

“아뇨.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이런 걸 모르시는 분이 아주 가~~~끔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거든요.”


즉,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보급이 잘 되어 있다는 뜻이다.

저쪽 세계에선 이런 특수 고급품을 취급하는 가게를 찾는 것만으로도 고생인데 이 세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니.

게다가 이렇게 싸다니.


“이거 오랜만에 알려주는 보람이 있는 손님이 오셨네요. 제가 추천하는 제품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점원이 보여준 것은 투명한 상자에 오나홀이라 쓰여있는 물건이었다.

딱 봐도 물렁물렁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한 번 만져보시겠습니까?”

“뭣?! 그래도 되나?!”

“네. 샘플이 있으니 얼마든지 만져보시고 결정해 보세요.”

“만져···.”


점원이 소개해준 상자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여기에 손가락을 넣으라는 말인가?

넣어도 되는 건가?!

하지만···.


“크윽!”


아무리 그래도 구멍에 손가락을 넣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만약 이 감촉을 알아버리면 다신 돌아갈 수 없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차라리 이걸 만져볼 순 없을까요?”

“바이브를요? 예. 가능하지만 샘플이 여기 없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걸 바이브라고 하는구나.

왠지 모르지만 오나홀이란 것을 만져보기 전에 이걸로 적응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응. 여성용이면 최악의 경우에도 그리 심하게 빠져들진 않겠지.


“여기 있습니다.”


잠시 후에 돌아온 점원이 바이브를 건내줬다.

진열대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두껍고 큰 투명한 제품.


‘바이브 내부는 이렇게 생겼구나.’


조심스럽게 집어 든 나는 그 부드러움과 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건 무슨 재질이지?

크기는 그렇다 쳐도 이 돌기는?

뭐로 만들어야 이런···.


“전원 버튼 올려드리겠습니다.”

“예?”


위이이이잉!


점원이 손잡이 뒤쪽 버튼을 누르자 바이브 끝에부터 뿌리까지 진동했다.


“그렇구나! 진동하니까 바이브(vibration)구나!”

“작은 버전도 있는데 그쪽은 어떠십니까?”

“작은 버전?”


그냥 크기만 줄인 건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하자 점원이 작은 분홍색 달걀 같은 걸 건네줬다.


“이것도 진동하는 겁니까?”

“예. 이쪽은 진동이 약하니 초심자도 사용하기 편하실 겁니다.”

“···.”

“그리고 이쪽 로션 샘플도 사용해 보세요.”


그렇게 말하며 점원이 짜주는 로션을 만져봤는데 그냥 매끄럽고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그러면서도 차갑고 점성 있는 액체.

그런데··· 이걸로 뭘 어쩌라고?


“바르는 건가?”

“물론 어디에 발라도 인체에 무해한 성분입니다. 게다가 피부 마찰이 적어 일반 보습제 화장품으로도 많이 애용되는 제품입니다.”


점원의 이야기에 로션을 손에 발라 냄새를 맡아봤다.

은은한 꽃향기.

이리스가 좋아하는 향기다.


‘···맞아. 나한텐 이리스가 있잖아.’


덕분에 정신이 들었다.

생물의 본능에 정신이 팔려서 나만 생각해버렸네.


“고맙다.”

“예? 저 손님? 손님?!”


점원 덕분에 망설임 없이 가게를 나온 나는 이리스에게 줄 선물을 찾아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이 많은 것 중에 뭘 주면 좋아하려나.


‘화장품? 가방이나 지갑? 액세서리? 속옷?’


이쪽 세계에서 뭘 사든 저쪽 세계로 들고 갈 순 없으니 이리스에게 선물하려면 기술을 배워가는 수밖에 없다.

그럼 명품보단 참신하고 효율적인 게 중요한데···.


“응? 이건?”


그렇게 선물을 찾아 돌아다니던 도중.

문뜩 하얀 마스크를 발견했다.


“어머~ 손님. 미용 팩에 관심 있으세요?”


내가 팩 앞에 멈춰 서자 여직원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이때다 싶어서 달려 나왔다.


“약혼자에게 선물할 생각인데 추천 가능한가?”

“어머! 그러시구나! 그럼 이 로열 마스크팩 세트는 어떠신가요? 24캐럿 금 코팅으로 혼수품에 딱 맞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금?”


이 세계 사람들은 얼굴에 금을 바르는 건가?

몬스터가 없으니 별의별 사치를 다 부리네.


“가격이 좀 부담되신다면 참숯 마스크팩은 어떠신가요?”

“참숯이란 건 모닥불을 피우고 남은 목탄 말인가?”

“어머! 잘 아시네요! 맞아요. 참숯의 피지 흡착력으로 피부 노폐물과 블랙 헤드 제거에 탁월한 효과! 건조함으로 들뜬 각질 정돈에 모공 정화와 피부 장벽 보호! 피부 당김을 줄여주는 데다 울긋불긋 말썽부리는 고르지 못한 피부 결 케어를 위한 피부 진정효과! 라벤더. 베르가못, 페퍼민트, 프리지어, 로즈마리 등 허브 추출물 콜라겐 복분자 열매 추출물로 구성된 이 제품!”


숨은 쉬고 말하는지 의심스러운 아주머니의 대사를 듣고 있자니 정신이 멍해졌다.

피부 노폐물? 블랙 헤드 제거? 각질? 모공?

라벤더? 베르가못? 페퍼민트? 프리지어? 로즈마리?


“···그냥 하나 주세요.”

“어머~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으니 일단 연구용으로 마스크팩을 한 상자 구매했다.

이리스에게 선물하더라고 직접 써보고 효능을 봐야 안심되지.

다른 건 또 뭐 없으려나?


“아. 춘식아. 여기 있었냐?”


그렇게 마스크팩을 사고 나왔는데 마침 앞을 지나가던 정하사 아저씨와 선임들과 마주쳤다.

잠깐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다니?!


“야. 나갈 거면 말은 하고 나가야 할 거 아니야?”

“난 너 또 탈영한 줄 알았네.”

“뭐 산 거야? 마스크팩? 누구 선물하려고?”

“아! 너 약혼자 있다 했지? 마스크팩이라니 센스있네.”

“그래? 난 가방이나 지갑이 더 좋을 줄 알았는데.”

“그건 비싸잖아? 가성비를 따져야지.”

“가성비?! 여친이 생길 수 있는 기회인데 가성비를 따져?!”

“맞습니다! 여자친구는 그렇게 싸지 않습니다!”

“옳소!”

“하. 늬들이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안 생기는 거잖아.”

“뭐 임마?! 시비거냐?”

“오냐 한 판 뜰까?”

“야야야. 그만하고 춘식이 찾았으니까 일단 밥이나 먹자.”

““예~””


내가 쇼핑을 마치고 합류하자 다 같이 근처 횟집으로 들어갔다.

날생선을 파는 가게라니.

저쪽 세상에서도 이런 요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날것은 싱싱함이 중요하기에 재료에 보존 마법을 강하게 거는데 난 마력에 민감해서 그게 싫었다.


‘하지만 이 세계엔 마법이 없으니 맛은 괜찮겠지.’


지금까지 경험상 이쪽과 저쪽 세계 입맛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설마 상한 생선을 일부러 먹으려 하진 않을 테니 마법이 아닌 방법으로 생선을 신선하게 유지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하는 걸까?

이 근처에 양식장이라도 있는 건가?


“이모님~ 여기 해물파전 두 장이랑 모둠회 한 세트 부탁해요~”

“모둠회는 대짜로 드릴까요?”

“아. 네. 그렇게 주세요.”

“예~ 해물파전 두 장에 모둠회 세트 하나~”

“아. 막걸리도 두 병도 추가.”

“네~ 막걸리 두 병 지금 나갑니다~”


그런데 막상 나온 것은 해산물이 들어간 팬케이크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자르자마자 팬케이크와 다르다는 것을 촉감으로 깨달았다.

팬케이크와 달리 부드럽지 않고 바삭하게 찢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물파전.”


한 입맛을 보니 반죽은 고소하고 그 위에 올려진 신선한 해산물과 토핑이 향과 씹는 맛을 한 층 끌어올렸다.

그 후에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포만감!


“막걸리 나왔습니다.”

“오! 역시 해물파전에는 막걸리지!”

“정하사님부터 한잔 받으시겠습니까?”

“너 임마 벌써부터 사회생활 하면 나중에 허리 휜다?”

“하하핫. 이제 곧 제대할 건데 슬슬 사회에 적응해야죠.”

“응? 그러고 보니 너희 둘 언제 제대하냐?”

“전 내일 말차 나갔다 돌아오면 끝납니다.”

“병태. 너는?”

“···전 이미 말차 써버려서 한 달이나 남았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너 여자친구 만나러 말차랑 청원휴가까지 영끌해서 다 썼다고 했었지?”

“예.”

“뭐, 그럼 내 짬에 휴가는 더 줄 수 없고 대신 잔이나 받아라.”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정하사 아저씨가 막걸리를 한 잔씩 따라줬다.


‘또 짬이랑 휴가 이야기인가.’


계급사회와 모병제가 기본인 저쪽 세상에선 딱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화제였다.

하지만 이쪽 세계에선 중요한 모양이니 들어두는 게 좋으려나?

아니, 어차피 곧 이 세계를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막걸리를 마셨는데 그 순간 눈이 번쩍 띄었다.


꿀꺽.


“허어. 와.”


하지만 막걸리는 그 어떤 술과도 느낌이 달랐다.

우선 향.

은은한 산미와 함께 발효된 반죽 냄새가 진했다.

평소에 마시던 시큼한 과일 향이 진한 와인과 다르게 좀 더 묵직하고 투박한 느낌.

그리고 맛.

신맛보단 단맛이 더 강해서 계속 마셔도 전혀 질리질 않는 느낌이다.

게다가 목구멍부터 위장까지 진하게 남는 시원하고 상쾌한 끝 맛까지.

세상에 이런 술이 다 있다니.


“네~ 여기 모둠회 한 세트 나왔습니다.”

“오! 드디어!”


그렇게 막걸리의 맛에 푹 빠져있는데 식탁에 얇게 썰린 생선 살이 올라왔다.

모양은 저쪽 세계 회랑 다를 게 없는데 맛은 과연?


“음! 역시!”


예상은 했지만, 회도 나쁘지 않았다.

쫀득한 식감과 싱싱한 단맛.

거기에 더해 막걸리와 어울리는 조합까지.

역시 나는 이쪽 세계 요리가 더 취향이었다.

특히나 이 막걸리와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와인에 스테이크가 잘 어울린다면 막걸리에는 해물파전이 잘 어울리는 느낌.


“어라? 락교는 없습니까?”

“락교? 염교 아니냐?”

“아무튼, 회 먹을 때 그거 없으면 허전하던데 다들 안 그렇습니까?”

“난 초장이나 맛간장 있으면 충분하던데?”

“아주머니~ 여기 염교랑 군만두 추가요~”

“네~”


옆에서 회를 초장이나 맛간장에 찍어 먹는 것을 보고 나도 똑같이 먹어봤는데 훨씬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이어서 나온 염교랑 서비스로 같이 나온 치즈 옥수수까지.

솔직히 이쯤 되면 맛없는 걸 찾는 게 빠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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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차원술사 23.03.27 115 2 11쪽
34 34화 드래곤 23.03.20 163 2 11쪽
33 33화 마스크 팩 23.03.17 148 1 11쪽
» 32화 휴가 23.03.15 162 2 11쪽
31 31화 모험 23.03.13 188 3 12쪽
30 30화 술 파티 23.03.10 202 2 11쪽
29 29화 성인용품 23.03.08 238 1 11쪽
28 28화 파티편성 23.03.06 245 3 11쪽
27 27화 카악! 퉤! +1 23.03.03 270 2 11쪽
26 26화 오러 블레이드 23.03.01 294 6 11쪽
25 25화 멧돼지 +1 23.02.27 272 6 11쪽
24 24화 대신관 23.02.24 277 5 12쪽
23 23화 누구나 계획은 있다. +1 23.02.22 310 6 11쪽
22 22화 악마 +1 23.02.20 310 4 11쪽
21 21화 사랑해? +1 23.02.17 340 7 11쪽
20 20화 혹한기(하) 23.02.15 35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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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화장실 +2 23.02.08 362 4 11쪽
16 16화 혹한기(중) +1 23.02.06 383 3 11쪽
15 15화 변기 조각 +1 23.02.03 398 4 11쪽
14 14화 혹한기 (상) +1 23.02.01 435 4 11쪽
13 13화 배신자들! +1 23.01.30 44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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