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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랑괴행 님의 서재입니다.

우주해병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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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랑괴행
작품등록일 :
2024.09.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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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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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 돌파.

DUMMY

8. 돌파.


초계함 주위에 거대한 구형의 플라즈마 폭발 전조현상이 나타났다.


그 빛은 마치 태양처럼 강렬하게 빛나며 기지 전체를 휘감았다.


엔진의 과부하로 인해 코어가 불안정하게 반응하면서 점점 더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푸르스름한 빛은 점점 더 커지며 구체적인 형태를 이루기 시작했고 초계함 내부의 모든 장비와 계기판은 진동과 에너지의 과부하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안정화 범위 이탈. 폭발 임박!>


초계함 내부에서는 경고음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기술자들은 작업을 중지하고 탈출구로 향했다.


주변 공기는 푸르스름한 불꽃이 튀듯이 이글거렸고 초계함을 중심으로 강력한 전자기장이 형성되었다.


플라즈마 에너지의 흐름이 불안정하게 퍼지면서 초계함 내부는 급격히 뜨거워졌다.


엔진 근처의 공기가 이글거리며 진동했고 초계함의 구조물 자체가 극심한 소음과 함께 요동치기 시작했다.


<위험. 코어에서 비정상적 반응 포착.>


<즉시 대피!>


전체 구조가 요동치는 가운데 짙은 푸른 빛이 점점 강렬해져 거대한 에너지 구체를 형성했다.


두려움에 휩싸인 기술자들과 병사들은 비상 탈출 경로를 향해 달려갔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핵폭탄 수십 발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보다 더한 폭발일 텐데 이 짧은 시간 동안 도망친들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대로 다 끝나는 건가?”


한 병사가 절규하며 동료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들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져 있었고 핏발이 선 눈동자로 초계함을 바라보았다.


초계함의 중심에서는 플라즈마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했고 그 주변에서는 전자기장이 형성되어 모든 금속성 물체를 빨아들였다.


주변의 모든 것을 마치 삼키는 블랙홀 같았다.


초계함에서 비롯된 열기는 태양에 가까워진 것처럼 강렬했다.


“이렇게···. 끝인가?”


한 기술자의 탄식이 모두의 심정을 대변했다.


플라즈마 에너지는 점점 더 강렬하게 퍼져나갔다.


초계함의 내부는 이미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졌고 금속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경고음은 더욱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전자기장은 더욱 강력하게 형성되었다.


초계함 주위의 모든 것이 중력장에 끌려 들어갔다.


플라즈마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하며 모든 것이 순간적으로 멈추는 듯한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깨뜨리듯 엄청난 충격파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


폭발의 징조가 점차 거대해지면서 초계함에서 발산되는 무시무시한 에너지가 기지를 향하던 제논의 분대원들에게도 명확히 보였다.


거대한 푸르스름한 빛이 하늘을 가르며 기지를 휘감았다.


불안정한 에너지 흐름이 초계함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주변을 파괴하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세상의 끝을 알리는 신호처럼 강렬했다.


전장에서 본 것들 가운데 가장 압도적인 광경에 분대원들은 자연히 두려움에 휩싸였다.


마르코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 곧 폭발한다.”


비단 폭발물 전문가의 견해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상황.


두 눈을 크게 뜬 라나와 전신을 떨고 있는 엘리, 표정을 잔뜩 일그러뜨린 타이론 모두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여실히 체감했기에 달려가던 걸음을 급히 멈춰 세웠다.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저 폭발이 일어나면 자신들도 결코 무사할 수 없건만 어째서 그는 여전히 기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단 말인가?


이해되지 않는 걸 넘어서 맹목적으로 불을 향해 몸을 내던지는 부나방처럼 어리석게만 느껴졌다.


고통의 순간을 줄이기 위해서?


부질없는 짓이다.


어차피 이 거리에 남아있어도 잿가루 되는 건 한순간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번쩍!


찰나의 순간.


모든 것이 암전되었다가 눈조차 뜰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환한 빛을 방출했다.


끝.


정말 끝이다.


모두가 그렇게 여겼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


폭발의 극점에 이르러 산산이 터져나갔어야 할 플라즈마 구체 등이 외려 엄청난 속도로 줄이기 시작한 것.


*


당황한 모두의 시야에 플라즈마 구체 주변을 떠도는 반투명한 실루엣을 가진 존재들이 들어왔다.


마치 유령 같은 존재들.


끊임없이 변화했는데 일반적인 생물학적 형태를 벗어난 거대하고 유동적인 플라즈마 덩어리처럼 보였다.


이들은 주변에서 방출되는 폭발적인 에너지에 몸을 던졌다.


폭발의 에너지가 그들의 몸을 관통하는 순간 그 에너지는 흡수되어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저들의 몸에서는 더욱 밝은 빛이 방출되었고 그 빛은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를 뜨겁게 달궜다.


죽은 이들의 영혼?


아니 그런 게 아니었다.


“대. 대체. 저게 뭐지?”


지휘 통제실의 한 장교가 당황과 안도가 뒤섞인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터다.”


칼튼의 대답이었다.


“예?”


이 모든 걸 예상한 듯 칼튼의 표정과 어조에는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


“이터, 비스트 가운데서도 희귀한 개체다.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 힘을 다른 비스트에게 전달하여 그들의 능력을 강화시키는 능력을 지닌 특수한 개체지.”


“예? 놈들에게 그런 개체가 있었습니까?”


그 연원까지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칼튼은 장교의 질문을 무시하고 필요한 정보만 전달했다.


“흡수된 에너지를 소화, 전환하는 동안에는 이터는 물론 동화과정을 진행하는 비스트들 역시 일종의 동면 상태에 빠진다. 전환이 완료된 이후에 이터는 죽음에 이르고.”


비스트가 제각각이듯 동화과정을 치르며 강해지는 정도 역시 제각각이나 상세한 건 지금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칼튼 대령의 목소리는 긴박함을 넘어서 결연함이 묻어났다.


그의 눈은 잠시도 깜박이지 않고 장교들을 훑었다.


시간이 없었다.


“단 일시적일 뿐. 비스트가 에너지를 흡수하고 동면 상태에 빠진 이때가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은 기회다. 그러니 정신 차려라! 알겠나?”


자폭이 아니라 바로 놈들의 존재를 예상한 전략이었단 말인가?


놀란 눈으로 칼튼을 바라보던 장교들의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죽었다가 살아난 것과 다름없었다.


또 죽을 수는 없었다.


사실 칼튼에게도 이건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이터의 존재는 대규모 폭발을 일으켜보기 전에는 감지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


희귀한 개체이기에 없는 경우도 허다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계획했던 작전이 아니었다.


상황이 급박하니 무리수를 던진 것.


어차피 절체절명의 순간.


성공한다면 살아남을 테고.


실패한다면 적어도 놈들을 말살할 수 있을 터.


칼튼은 그런 각오로 실행했다.


다행히 최악은 면할 수 있었으나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생존을 위해 수행해야 할 과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즉시 모든 인원을 건조 중인 초계함으로 퇴각시킨다. 준비되는 대로 운타 행성을 벗어난다. 이상.”


““알겠습니다!””


장교들은 칼튼의 명령에 신속하게 반응했다.


전술 테이블 위의 지도를 빠르게 확인하며 병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략을 조정한다. 모든 병력, 비상 계획에 따라 행동하라. 건조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도록 하라. 퇴각 경로를 확보하고 모든 의료 및 지원 부대는 초계함으로 이동하라!”


기지의 다른 지역에서도 급박하게 명령이 전달되었다.


죽다 살아난 병사들과 기술자들은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도 준비된 칼튼의 명료한 지휘는 혼란을 최소화했다.


*


알지 못했다.


비스트 가운데 저런 존재가 있는지까지는.


다만 내게 새겨진 비상한 초감각.


매번 나를 살려냈던 초월적인 감각이 가리키는 활로가 기지를 향하고 있었다.


하여 기지 전체에서 대피령에 울려 퍼졌고 응당 통신 범위 아래 있던 내게도 전달되었으나 무시했다.


고라스의 포효와 폭발하는 플라즈마 에너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묵묵히 전진했다.


기지로 향하는 길.


기지 전체를 포위한 고라스였기에 응당 사방 천지가 고라스였다.


다만 기이하게도 플라즈마 에너지가 잠잠해지기 무섭게 전부 잠들어버렸다.


그르르륵!


놈들이 왜 갑자기 잠들었는지 모른다.


플라즈마를 삼킨 비스트와 연관이 있다는 건 분명하나 딱히 궁금하지도 않다.


초감각이 가리키는 활로를 따라 거침없이 나아갈 뿐.


무엇보다 놈들을 뚫고 기지에 다다를 유일한 기회.


초계함이 가동되기 전에 기지에 도착하지 못하면 모든 게 끝.


플라즈마 폭발로 뒤편에서 잠시 머뭇거리던 분대원들은 다시 나를 뒤따르기 시작했다.


저들 역시 이 사실을 모르지 않을 테니까.


초감각을 활용하여 최대한 깊이 잠든 놈들 사이를 돌파하고 있지만 분대원들의 역량과 혹 실패까지도 헤아려야만 무사히 기지에 다다를 수 있다.


행여 라이플 등의 요란한 무기를 사용했다가는 주변의 모든 고라스를 깨우는 결과를 낳을 터.


이토록 많은 고라스가 한꺼번에 공격해오면···.


<무기 사용을 금한다.>


소리 없이 질주하며 분대 모니터로 명령을 내렸다.


저들 역시 자살행위라는 것쯤은 알겠으나 혹시 모를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아예 쐐기를 박았다.


초진동검을 꺼내 들었다.


허공에 새겨지는 검날.


초진동검은 푸르스름한 빛을 내며 공중에서 미묘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대다수 고라스가 잠들었으나 전부 깊이 잠든 건 아니었다.


물론 초감각 덕분에 나는 이놈들에게도 발각되지 않겠지만 뒤따라오는 저들은 그렇지 못할 터.


저들을 버릴 심산이라면 진작 버렸어야 했다.


이미 한배에 탄 상황.


더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


깊이 잠들지 않은 고라스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놈들의 목숨을 단숨에 끊어냈다.


스아악!


칼끝에서 방출되는 미세한 진동이 치명적이면서도 눈에 띄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기지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고라스를 신중하게 베어 넘겼다.


두 번의 기회는 없을 테니까.


*


소용돌이치는 혼란 속에서도 칼튼 대령의 지휘 아래 체계적인 퇴각이 이루어졌다.


병사들과 기술자들은 무거운 장비와 필수물품을 짊어지고 빠르게 이동했다.


지휘 통제실에서는 지도 위의 병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효율적인 경로를 통해 모든 인원이 안전하게 초계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한편, 이터의 에너지 동화과정이 완료되면서 완전히 동면에 빠지지 않았던 고라스부터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깨어난 고라스 무리는 흡수한 플라즈마 에너지로 인해 더욱 강력해진 모습을 보였다.


놈들은 주변을 파괴하며 초계함으로의 퇴각 경로를 위협했다.


지휘 통제부의 칼튼 대령 역시 이러한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의 표정은 긴장감으로 뒤덮여 있었지만, 그의 명령은 여전히 단호했다.


“경로를 확보하라! 필요하다면 공격 부대를 동원해 고라스의 접근을 차단하고 퇴각하는 병력을 보호하라. 초계함의 발진 준비를 서두르고 모든 의료 및 지원 부대는 최종 검사를 마치고 대기하라.”


이 명령에 따라 퇴각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전투 준비가 완료된 부대가 전진하여 고라스 무리와 교전을 시작했다.


이들은 무거운 무기와 강화된 방어 장비를 동원하여 고라스의 공격을 저지하려 애썼다.


전투는 치열했지만, 병사들은 칼튼 대령의 명령에 따라 철저하게 움직였다.


퇴각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긴박하고도 절박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초계함을 향해 달렸고 각자가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병사들 사이에서는 두려움과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생존을 향한 의지가 그 모든 것을 압도했다.


초계함 내부에서는 마지막 준비가 급히 이루어졌다.


모든 시스템이 최종 점검을 받고 발진 준비 상태로 전환되었다.


기술자들은 각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인하며 발진 순간을 대비했다.


“대피 상황은?”


“···. 아직입니다.”


칼튼 대령은 최종적인 상황 보고를 받으며 초계함의 발진 명령을 내리기 직전의 순간까지 모든 가능성을 저울질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칼튼은 냉철한 어조로 명령을 하달했다.


“가동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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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 다른 수는 없다. +1 24.09.15 446 24 13쪽
» 8. 돌파. +1 24.09.14 418 17 12쪽
7 7. 칼튼. +2 24.09.13 440 16 12쪽
6 6. 폭발. +1 24.09.12 447 19 12쪽
5 5. 추격자. +1 24.09.11 508 22 12쪽
4 4. 고라스. +1 24.09.10 519 21 12쪽
3 3. 임무. +4 24.09.09 570 22 12쪽
2 2. 리덴. +1 24.09.09 618 22 12쪽
1 1. Start. +3 24.09.09 847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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