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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내 헌터 스킬은 스트리밍!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25 17:47
최근연재일 :
2024.06.27 21:15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57
추천수 :
4
글자수 :
31,393

작성
24.06.27 21:15
조회
18
추천
1
글자
13쪽

5화

DUMMY

‘그나저나 3,500이라. 높긴 한데 철용좌와 비교하니 뭔가 아쉽네.’


철용좌는 수호검보다 성좌로서의 격이 더 높아서인지 무려 9,999라는, 1만에 가까운 카르마가 올랐다.

처음 구독한 성좌가 이렇게 기대감을 끌어올렸으니 나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뭐를 아쉬워 하는 거지?]


갑자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이 중후한 목소리는 조금 전에 구독한 수호 성검의 소유자의 목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듣고 괜히 찔끔해서는 이리 말했다.


“아, 아닙니다! 제 실력이 아쉬워서요. 다음엔 더 잘 할게요!”

[그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군.]


그러던 중, 박서연이 내게 다가와 감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도현 씨, 정말 대단했어요.”

“제가 원래 한다면 하는 남자입니다. 한남 김도현이라 불러주십시오.”


조금 지쳤지만,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자 박서연이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까 전에는 그저 은인으로서 나를 대했다면, 이제는 든든한 동료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처음 맞아요?”

“그러니까요. 혼자서 고블린 세 마리 잡던데.”

“솔직히 용석이보다 더 잘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어?”

“맞아, 맞아.”


시선이 달라진 것은 박서연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헌터들 또한, 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정작 서용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 말이다.


[벌써 팬이 생기는군.]

“어머, 성좌님도 제 팬이 되셨나요?”

[어머라니. 조금 역하게 들리는군. 그리고 내가 왜 너의 팬이 된다는 말이냐. 구독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도록.]

“에이, 그러지 마세요. 제 팬클럽 회장 자리는 비어있답니다?”


그렇게 잠깐 수호검 성좌를 상대해주던 나는 블라인드 기능을 끄고서 헌터들에게 말하였다.


“제 실력이 괜찮다면, 앞으로도 계속 전투에 참여해도 되겠죠?”

“당연하죠! 도현 씨 같은 사람이 뒤에서 구경만 하면 그건 인력 낭비입니다. 낭비!”

“전리품도 동등하게 나눠야겠는데요?”

“에이, 그 정도까지는 저도 바라지 않습니다. 하하!!”


흐흐.

이래서 헌터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나 보다.


이렇게까지 평가가 바뀐 것을 보면 말이다.


***


“도현 씨!”

“예, 갑니다!”


박서연이 부름에 나는 전광석화처럼 달려갔다.

역시 스킬의 효과는 대단했는지, 내가 생각해도 엄청난 속도였다.


“두둥, 이 몸 등장!”


박서연을 공격하느라 정신없는 고블린들의 뒤를 정확하게 노렸다.


서걱!


검을 횡으로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고블린의 목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적장!! 물리쳤다!”


[적장이 아니라, 다 늙은 고블린이거늘.]

[이자는 원래 쌉소리를 많이 하는 자다.]

[쌉소리? 그건 또 뭐지?]

[개소리를 많이 한다는 말이다.]


철용좌와 수호검의 대화였다.

벌써 두 시청자가 친해진 거 같아서 괜히 신경 쓰였다.


“이 방은 좆목질 금지입니닷!!”


[좆목질은 또 무슨 말이지?]

[시청자끼리 서로 친한 척하지 말라는 의미다.]

[별 이상한 말이 다 있군.]


다시 채팅이 멈추자 나는 고블린을 상대하는 일에 집중하였다.


“이거로 800마리 째!”


또 한 마리의 고블린을 베며 나는 목청이 터지도록 외쳤다.


[800마리가 아니라 8마리째이거늘.]


“미션 클리어까지 얼마 안 남았습니다! 후원 버튼에 손가락 올려두세요!!”


이제 22마리만 더 잡으면 30마리 잡는 미션은 끝이었다.


[‘달빛을 머금은 꽃’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달빛을 머금은 꽃 : 호호, 여기도 던전 공략 방인가 보네요?]


새로운 시청자가 들어오자 나는 상대하고 있던 고블린을 서용석 쪽으로 밀치고는 거하게 환영 인사를 하였다.


“도하-! 도하! 달빛을 머금은 꽃님 반갑습니다! 시청자가 원한다면 어떤 것이든 수행하는 도칸의 방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달빛을 머금은 꽃 : 이렇게까지 환영을 받는 것은 처음이에요. 호호.]

[흠. 내가 들어왔을 때는 이 정도로 환영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달빛을 머금은 꽃 : 제가 미인인 것을 알아차렸나 보죠.]


이번에 들어온 시청자는 뭔가 공주병에 걸린 사람 같았다.


‘어째 이 방에는 정상적인 시청자가 없냐.’


나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


***


모든 게 순조로웠다.

시청자도 한 명 더 늘었고, 미션도 한 개 깼다.


이제 몇 마리만 더 잡으면 남은 미션도 완료이니 총합 600 카르마를 받게 되리라.


“이번에는 진짜 성과가 좋은데?”

“그러게 말이야. N빵 해도 각자 100만 원씩 나눠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와, 100만 원? F랭크 쩌리가 하루에 100만 원이라니.”

“도현 씨가 큰 역할을 했지.”

“그건 진짜 인정하는 부분이야. 처음에는 뉴비인 줄로만 알았더니, 완전히 재능충이었어.”


나에 대한 평가도 물론 더 좋아졌다.

서용석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요?”


멀리서 들린 괴성에 박서연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


“홉고블린 소리 같았는데?”

“아, 보스가 벌써 뜬 거야? 조졌네.”


팀원들의 대화를 듣던 서용석이 살짝 다급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재수 없게 홉고블린 만날 수도 있으니 이제 돌아가자.”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조금 아쉬운데. 몇 번만 더 사냥하면 200 이상도 벌 수 있지 않을까?”

“발도 거의 풀려가면서 괜히 지랄하지 말고 내 말 따라.”

“쩝. 용석이가 그리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아니, 벌써 끝이라고?

난 아직 미션을 클리어 하지 못했는데?


“홉고블린이라고 해도 우리가 서로 힘을 합치면 충분히 잡을 수 있지 않나요?”


아쉬운 마음에 서용석을 붙잡고 말했다.

그러자 그가 코웃음을 쳤다.


“보스는 차원이 다릅니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고블린을 생각하면 안 돼요.”

“용석 오빠의 말이 맞아요. 홉고블린은 늘 부하들과 함께 나타나서 상대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워요.”


박서연까지 그리 말하니 나는 강행을 주장할 수가 없었다.


[미션은 포기해야겠구나.]


마치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호 성검 소유자의 말에 나는 분한 표정을 지었다.


단 4마리.

30마리 잡는 미션을 클리어하는데 겨우 4마리밖에 안 남았다.


‘진짜 조금 남았는데···.’


차라리 10마리 이상 남았다면 깔끔하게 포기했을 텐데, 4마리뿐이니 너무 아쉽게 느껴졌다.


[달빛을 머금은 꽃 : 남자가 너무 쪼잔하신 거 아니에요? 네 마리 정도는 그냥 봐주지 그래요?]


오!

달빛을 머금은 꽃의 발언에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쩌면 꽁으로 미션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다.]

[달빛을 머금은 꽃 : 그냥 주기 싫은 건 아니고요?]

[···아니다!]


하지만 수호 성검 소유자는 단호하였다.

어쩔 수 없이 500 카르마는 포기해야만 할 거 같았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데? 용석아, 어떻게 할까?”

“속도를 올리자.”

“이러다 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니겠지?”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빠르게 움직이기나 해.”

“아무튼, 용석이 앞에서는 농담도 못 하겠다니까.”


서용석의 지시에 우리는 걷는 속도를 올렸다.

그러자 가까워지던 홉고블린의 소리도 다시 멀어지는 게 느껴졌다.


“다른 곳으로 간 건가?”

“이 던전에 있는 게 우리뿐만이 아니니, 다른 팀을 노린 거겠지.”


그의 말이 맞았다.


챙! 챙!


“홉고블린이다!”

“제길, 왜 하필 우리야!”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근처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멀어졌다고 느꼈던 홉고블린이 근처에 있는 다른 파티를 공격하는 것 같았다.


“이 틈에 빨리 이동하자.”


서용석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른 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홉고블린의 공격을 받는 게 우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정의를 수호하는 자’님이 1 카르마 후원.>

<“위기에 처한 이들을 구한다면 3,000 카르마를 주겠다.”>


헉! 3,000 카르마라고!?


“구하러 가죠!”


나는 철용좌의 미션을 받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말했다.

서용석이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도현 씨, 그게 무슨 말입니까?”

“동업자가 위험에 처했는데 모른 척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위험합니다. 던전 안에서는 늘 신중해야 해요.”

“위기에 처한 파티와 힘을 합치면 홉고블린도 사냥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무척이나 위험할 거란 사실은 알았다.

하지만 이 미션을 깨면 얻게 될 3,000 카르마를 생각하면 용기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믿는 구석도 있었다.

바로 D급 스킬과 철용좌의 성격이었다.


‘철용좌가 그래도 선은 지킨단 말이지.’


어려운 미션은 자주 내도 불가능한 미션은 절대 주지 않았다.

그리고 미션의 난이도에 비해 후한 보상을 주는 편이기도 했다.


“만약 걱정되신다면 저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혼자 가시겠다니. 죽으러 가신다는 겁니까?”

“아니요. 저 아까 보셨잖아요.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생존력 하나는 엄청나요. 도망치기 스킬이 만렙이라고요. 어떻게든 살아 돌아오겠습니다.”


이는 진심이었다.

비기인 D급 스킬도 있었기에 나는 혼자 움직이는 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어차피 이번 던전 이후로는 혼자 움직일 생각이기도 했지.’


파티와 함께 움직이다 보면 방송하는 데 있어 이런저런 제한이 많았다.

그래서 솔로 레이드를 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기회가 왔으니 지금 솔로 레이드를 연습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도현 씨가 간다면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하지만 그때, 박서연이 앞으로 나서며 그와 같이 말했다.

그런 박서연을 보고 서용석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서연아, 정말 괜찮겠냐?”

“제가 데리고 온 분이니, 제가 책임져야죠.”


박서연의 말에 나는 고마운 감정과 미안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어쩌다 보니 민폐를 부리게 됐네?’


이렇게 된 이상, 누구도 다치지 않게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마침 서용석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같이 갑시다. 대신, 우리 파티의 안전이 최우선이에요.”


[달빛을 머금은 꽃 : 고블린 숫자가 꽤 많은데 괜찮겠어요?]


달빛을 먹음은 꽃이 걱정스럽다는 듯 물었다.


“미션이 걸려있으면 저는 반드시 해냅니다!”


***


-쿠오오오!


홉고블린의 위협적인 포효가 던전을 울렸다.

거대한 녹색 괴물은 근육질의 몸을 과시하며 서 있었다.


생긴 것만 보면 고블린이란 종족을 초월한, 마치 오크를 보는 거 같았다.

위기에 처한 파티는 홉고블린 앞에서 공포에 질린 채 움츠러들어 있었다.


이미 몇몇은 부상을 입은 듯 신음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도현의 파티가 현장에 도착하자, 모두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위기에 처한 헌터들의 눈에서 희망의 빛이 떠오른 것을 본 도현이 위풍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이 순간만큼은 그가 일행의 리더처럼 보였다.


“여러분, 저에게 숨겨둔 비장의 무기가 있습니다!”


박서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비장의 무기요?”


도현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바로 제 스킬입니다. 운 좋게 얻은 엄청난 스킬이죠. 자, 보여드리겠습니다. 야수화-토끼!”


그 말과 동시에 도현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순식간에 그의 몸은 털로 뒤덮였고, 귀가 길어지더니 토끼의 그것으로 변했다.


그의 코가 귀엽게 씰룩거렸고, 긴 귀는 주변의 소리에 반응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 어어?”


서용석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볐다.

그의 입이 벌어진 채 닫힐 줄 몰랐다.


박서연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런 스킬도 다 있구나···.”


그녀의 눈에는 놀라움과 함께 약간의 당혹감이 서려 있었다.

다른 파티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누군가가 작게 중얼거렸다.


“근데 저거,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거 맞아?”


[하하하! 스킬을 왜 지금까지 숨겼는지 알겠군.]

[그래, 저런 모습으로 다니긴 좀 창피했겠지.]

[달빛을 머금은 꽃: 어머나, 너무 귀여워요! 토끼 인형 같아!]


채팅창이 폭소로 도배되었다.

성좌들이 보기에도 도현의 모습이 우습게 느껴졌던 것이다.


홉고블린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작은 뇌로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하지만 곧 그의 눈에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

도현은 성좌들의 반응을 무시하고 홉고블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작은 토끼 발이 지면을 박차며 놀라운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홉고블린과 싸웠던 파티의 한 멤버가 황당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저게 뭐야? 우리를 구하러 온 게 토끼라고?”

“이제 우린 끝났어. 홉고블린도 모자라서 이상한 녀석까지 끼어들다니.”


구원자가 왔는데도 여전히 절망을 느끼는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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