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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내 헌터 스킬은 스트리밍!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25 17:47
최근연재일 :
2024.06.27 21:15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62
추천수 :
4
글자수 :
31,393

작성
24.06.26 21:15
조회
23
추천
1
글자
14쪽

4화

DUMMY

‘확실히 베테랑은 베테랑이네.’


박서연과 서용석 그리고 나머지 파티원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작게 감탄하였다.

화려한 스킬은 없었지만, 그래도 멋있었다.


네 명은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고블린의 수를 하나하나씩 줄여갔다.

심지어 나를 보호하는 형태를 유지한 채였는데, 덕분에 나는 여유롭게 네 사람의 전투를 지켜볼 수 있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일행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허접하군.]


물론 그들의 전투를 지켜보고 감탄한 것은 오직 나뿐이었다.

나보다 훨씬 눈이 높을 수밖에 없는 수호검 성좌는 대놓고 허접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서용석을 제외하고는 전부 F랭크 헌터들이니, 그의 눈에는 허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으리라.

나는 다시 블라인드 기능을 켜고서 수호검 성좌에게 말했다.


참고로 블라인드를 켜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혼잣말하는 게 보이지 않았다.

일종에 인식 방해 스킬처럼 내가 평범하게 행동하는 거 같이 보이는 것이다.


“저는 저것보다 허접한 실력을 가졌는데, 말씀이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저것보다 허접할 수가 있다고? 자네의 실력이 더 너무한 거 같군.]

“팩폭 멈춰!”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실력이 없으면 지켜만 보지 말고 자네도 뭐라도 해보게. 경험이 쌓여야 실력도 늘지 않겠는가?]


이런 훈수를 그대로 따르면 바보 같은 짓이다.


“전 응애예요. 응애응애~. 몬스터는 넘모 무서운 것이에요.”

[수호 성검의 소유자 : 뭐하는 짓이지?]

“카르마란 용기를 주시지 않으면 응애인 저는 싸울 수 없는 것이에요~.”


눈치가 없는 시청자인 듯하니, 조금 노골적으로 말하였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그 말투, 조금 역하군.]


이게 역하다고?

귀가 조금 안 좋은 거 같았다.


아메리카TV의 우리 방 시청자들은 전부 좋아하던 말투인데.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아무튼, 카르마를 후원해야 싸운다는 말로 받아들이면 되겠나?]

“야쓰~ 야쓰~!”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이 10 카르마 후원!>

<“10 카르마 줬으니 이제 고블린과 싸워봐라.”>


에게!

겨우 10 카르마?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고 준 거지?


실망감이 밀려왔다.


“10 카르마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신다. 10 카르마를 받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한 발자국 전진뿐입니다.”


나는 장난스럽게 한 발자국 전진하였다.

어차피 이미 고블린과의 전투가 끝나가는 상황이었기에 두려울 것은 없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바라는 것도 많군.]

“차라리 미션을 주세요. 몇 마리를 잡으면 얼마만큼 주겠다! 그런 미션을 주시면 제가 용기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미션이라? 재미있는 발상이야.]


별걸 다 재미있어 하네?

스텔라TV의 스트리머들은 미션 같은 걸 잘 받지 않는 건가?


‘하긴, 어제 탐방했을 때도 방송 스타일이 하나같이 재미가 없어 보였지. 스킬 보는 맛은 있었지만 말이야.’


뭔가 방송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었다.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일도 거의 없었고 그냥 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느낌이랄까.


후원 리액션 같은 것도 전혀 없었고 말이다.

뭐, 현대 문물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들이 많으니 방송을 어색해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잘하면 대기업이 되는 게 가능할지도 모르겠어.’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할 때, 결국 수호검 성좌가 미션을 걸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이 1 카르마 후원!>

<“네 손으로 고블린 1마리를 잡으면 100 카르마를 주마.”>


100 카르마라.

여전히 아쉽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시청자에게 미션을 받을 때는 밀당이란 게 굉장히 중요하였다.

특히 미션을 처음 걸어 본 시청자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마음을 크게 먹고 100 카르마를 제시했는데, 내가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그럼 속된 말로 삔또 상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는 천천히 길들이며 미션 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만드는 것이 현명하였다.


“우와아아아! 100 카르마 미션 감사합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고블린을 잡겠습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반응이 완전히 극과 극이구나.]


일부러 요란하게 리액션 해주었다.

주는 입장에선 무덤덤한 반응보단 차라리 오바 액션을 해주는 쪽이 훨씬 났다.


아니나 다를까.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이 1 카르마 후원!>

<“만약 고블린 30마리를 잡으면 1,000 카르마를 더 주마.”>


추가 미션까지 들어왔다.


‘30마리에 1,000 카르마? 무조건 잡고 만다! 오늘부터 나는 고블린 슬레이어야!’


미션 보상으로 돈이 걸려있을 때도 돈미새라 불리며 거의 목숨 걸듯 도전했던 나다.

그런데 미션 보상이 카르마라면?


진짜 목숨을 걸 수 있었다.

카르마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뭐 사실 목숨 거는 것도 아니지. 내겐 D급 스킬이 있으니까!’


D급 스킬이 있는 내게 고블린 같은 1성급 몬스터는 전혀 두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


“도현 씨, 어딜 그렇게 보고 계세요?”


그때, 박서연이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블라인드 기능을 끄고는 그녀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또 매복이 있을지 몰라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뒷정리는 다 끝났나요?”

“예. 도현 씨 덕분에 빨리 끝났어요.”

“하하, 제가 한 게 뭐 있다고요.”

“아까는 정말 대단했어요. 어떻게 고블린이 매복하고 있는 걸 알아차리셨어요?”

“흠흠. 제가 원래 감이 좀 좋습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감이 좋다고? 내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도 못 챘던 주제에 말은 잘하는구나.]


수호 성검 소유자의 말은 애써 무시하였다.


“혹시 다음에 전투가 벌어지면 그때는 저도 참가해도 될까요?”


미션을 깨려면 나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가장 앞장서서 싸워야만 30마리의 고블린을 잡을 수 있을 터.


“위험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헌터의 삶은 언제나 위험이 따르는 법이죠. 저도 헌터가 되기로 한 이상, 위험을 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크. 멋있다.


‘존나 카리스마 있어. 이러니 여자들이 뻑이 가지.’


역시 나는 언변에 재주가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멋있는 말이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다니.


***


“도현 씨, 잠깐 이리 와봐요.”


파티의 리더인 서용석이 나를 불렀다.

언뜻 보면 굉장히 화난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내 착각이 아닌 듯하였다.


“뭐 하자는 거죠? 도현 씨, 정말로 싸우겠다는 겁니까?”

“네,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현 씨, 아직 뉴비잖아요. 전투에 끼어들면 다칠 수도 있고, 다른 팀원들에게 민폐가 될 수 있어요.”

“용석 씨, 저도 헌터로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던전에서의 경험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나는 단호하게 말하였다.

민폐가 되지 않으리란 자신이 있었기에 더욱 거침없었다.


내 말을 들은 서용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표정에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오빠, 괜찮을 거예요. 아까 보셨잖아요. 도현 씨, 엄청 침착한 거.”

“···던전에 처음 들어온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긴 했었지.”

“한번 믿어봐요. 제가 도현 씨 곁을 지킬게요.”


결국,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위험할 때는 바로 뒤로 빠져요.”

“네, 감사합니다.”


서용석의 허락을 받자 마음이 놓였다.

이제 전투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


파티는 던전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어두운 숲속을 지나며 모두가 긴장한 채로 주변을 살폈다.


“매복입니다!”


도현이 그리 외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숲속에서 고블린 무리가 튀어나왔다.


“여러분, 제 활약을 지켜봐 주세요!”

“너무 앞으로 나서지 마세요, 도현 씨.”

“앗, 죄송.”


박서연의 지적에 도현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블린 무리와의 싸움이 시작되자 도현은 다시 앞으로 나섰다.

서용석과 박서연이 그런 도현을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지만, 그들 역시 고블린과 싸우느라 도현을 보호할 수 없었다.


“이야압!”


도현은 고블린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렸다.


한 발자국 내딛다가 갑자기 뒤로 물러나고, 옆으로 비틀거리다 앞으로 튀어나가는 식이었다.


“이게 바로 내 비기, ‘취권’이다!”


그가 외치자 고블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한 고블린이 도현을 향해 돌진했지만, 도현은 마치 우연인 것처럼 옆으로 비켜섰다.


고블린은 허공을 가르며 지나갔다.


“어이쿠, 위험했네!”


도현은 마치 연기하듯 과장된 동작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세 마리의 고블린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른 고블린이 도현의 뒤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도현은 갑자기 신발 끈을 묶는 척하며 몸을 숙였고, 고블린의 공격은 허공을 갈랐다.


“아, 신발 끈이 풀렸네. 위험할 뻔했어요!”


고블린들의 눈에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도현의 움직임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한 고블린이 분노한 듯 고함을 지르며 도현에게 달려들었다.

도현은 마치 놀란 것처럼 제 자리에서 껑충 뛰어올랐고, 그 바람에 고블린은 그의 동료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와, 여러분도 보셨나요? 제가 방금 공중제비를 넘었어요!”


도현의 과장된 행동에 고블린들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했다.


이런 식으로 도현의 ‘전투’는 계속되었고, 고블린들은 점점 더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이게 무슨 싸움이지?]

[이 녀석, 춤추는 건가?]


“히야! 이게 바로 김도현식 전투입니다!”


도현이 소리쳤다.

그의 움직임은 우스꽝스러웠지만, 정작 고블린들은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했다.


도현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고블린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재미있군. 이런 전투는 처음 보는데.]

“재미있으면 구독 좀 눌러주실래요?”

[싸우면서 말하지 말게!]


철옹좌의 질책에 도현은 다시금 집중해서 고블린들의 공격을 피했다.

그의 움직임은 점점 더 기괴해졌지만, 묘하게 효과적이었다.


고블린들의 공격은 계속해서 빗나갔고, 오히려 서로를 공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도현에게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헌터가 상대하던 고블린 중 한 마리가 갑자기 도현에게 달려들었던 것.


“으악! 아, 이건 원래 계획된 거예요!”


도현이 넘어지면서 그리 외쳤다.

위기 상황인데도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이 녀석, 정말 재미있군.]

[‘별을 바라보는 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오, 어서 오세요, 별을 바라보는 자님!”


도현이 고블린의 공격을 피하면서도 환영 인사를 건넸다.


[별을 바라보는 자 : 이런 곳에서 어떤 별을 볼 수 있을까?]

“제 눈동자에서 반짝이는 별은 어떠세요? 하하!”


넘어진 상태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새로 들어온 성좌와 괴상한 대화를 나누는 도현이었다.


한편 싸움을 끝낸 파티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도현의 ‘싸움’을 지켜봤다.

뭔가 도와줘야 할 거 같으면서도 묘하게 여유로워 보였다.


아군조차 혼란에 빠지게 하는 그런 전투가 아닐 수 없었다.


“자, 이제 필살기!”


도현이 소리치며 고블린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동작은 우스꽝스러웠지만, 고블린은 그의 검에 하나씩 목숨을 잃어갔다.


“여러분, 보셨죠? 제 실력 어때요? 화려하죠?”


도현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화려하다기보다는,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묘하게 효과적이군.]

“역시 눈이 높으시네요. 제 기술의 진가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 : 착각하지 마라. 그저 흥미롭다는 것뿐이다.]

“흥미롭다는 건 관심 있다는 뜻 아닌가요? 구독 한 번 눌러주시면 어떨까요?”

[수호 성검의 소유자 : 건방지구나. 하지만 재미는 있어.]


이때 ‘별을 바라보는 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별을 바라보는 자 : 당신의 움직임···. 마치 밤하늘의 별들처럼 예측 불가능하군요.]

“오호! 제 움직임을 별에 비유하다니, 정말 센스 있으세요!”

[별을 바라보는 자 : 그렇게 기뻐하지 마세요. 유성처럼 곧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고, 그렇게 무서운 소리 하지 마세요. 전 영원한 별이 될 거예요!”


두 성좌 말고 다른 성좌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재미는 있는데? 역시 좆밥 싸움이 꿀잼이지 ㅋㅋ]

[너무 방심하지 마라. 너는 아직 초짜에 불과하니.]


파티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서용석이 다가와 말했다.


“도현 씨···. 그 움직임은 대체 뭐였죠?”

“멋있었죠?”

“멋있다기보단···.”


‘우스꽝스러웠다.’라는 말을 애써 참는 서용석이었다.

하지만 도현은 그런 서용석의 마음을 눈치 못 챈 듯, 태연하게 말하였다.


“아, 첫 출전부터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이다니. 기대감을 너무 높여 놓으면 안 되는데.”


자뻑하는 그의 모습에 서용석은 헛웃음을 짓더니 이내 전리품을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이 100 카르마 후원!>

<“미션 성공.”>


“오예! 팬티 벗고 소리 질러~!”


도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음 같아서는 진짜 팬티 벗고 소리 지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기뻐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이 채널을 구독했습니다.]


수호검 성좌가 드디어 구독자가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 수호 성검의 소유자님!”


구독자를 받으면 얻게 되는 카르마는 이번에 후원으로 얻은 카르마보다 몇 배는 더 많았다.

‘정의를 수호하는 자’ 즉, 철용좌보단 적었지만, 무려 3,500이라는 막대한 카르마가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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