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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내 헌터 스킬은 스트리밍!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25 17:47
최근연재일 :
2024.06.27 21:15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60
추천수 :
4
글자수 :
31,393

작성
24.06.25 21:15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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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4쪽

2화

DUMMY

특성을 각성하면 본능적으로 사용 방법을 안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한번 외치면 되려나?


“스트리밍!”


스트리밍을 외치기 무섭게 눈앞에 반투명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방송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진짜 되네?”


뭐가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아까 봤던 문구가 가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방송이라고?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지?


‘일단 눌러보자.’


‘예’ 버튼을 누르자, 어딘가 이질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익숙하게 느껴지는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아메리카TV의 내 전용 방송국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정의를 수호하는 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익숙한 닉네임이었다.

내 방송국의 열혈 시청자인, 일명 ‘철용좌’였다.


“아니, 철용좌님 이건 뭡니까?”


[정의를 수호하는 자 : 내가 돈보다 더 좋은 것을 준다고 했지 않은가.]


돈 대신 특성을 준 거라고?

눈앞에 떠오른 채팅을 본 나는 저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철용좌, 그냥 컨셉질 하는 시청자라고만 생각했었다.

꼰대스러운 말을 많이 해서 조금 성가시긴 해도 워낙 큰손이라 나에게는 그저 고마운 존재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성좌였던 모양이다.


‘성좌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기는 했었구나.’


누구누구가 성좌의 후원을 받아 랭커가 되었다더라.

이런 식으로 뜬소문으로만 접했던 것이 성좌라는 존재였다.


외국에서는 실제로 자신이 어떤 성좌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헌터도 있었지만, 그것도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성좌가 실존하는 것에 반신반의했었다.


뭐 정확히는 설령 성좌가 실존한다고 해도 나와 크게 관련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간 거지만.


“근데 이 특성은 어디다 써먹어요?”


특성을 후원해준 것은 고마웠다.


하지만 하루에 한 번씩 대머리로 변신하는 특성이라던가, 나 자신에게 독심술을 사용하는 특성 같은 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이 스트리밍이라는 특성도 내게는 비슷하게 느껴졌다.


[정의를 수호하는 자 : 자네가 평소에 하는 것과 똑같네. 방송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특성이지.]


“저는 특성이 없어도 방송을 할 수 있는데요?”


[정의를 수호하는 자 : 플랫폼이 다르다네. 자네가 이 특성의 전용 스킬을 쓴다면 아메리카TV가 아닌, 스텔라TV에서 방송을 할 수가 있어. 지금 하는 것처럼 말이야.]


“스텔라TV에서 방송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데요?”


[정의를 수호하는 자: 스텔라TV의 주 시청자는 흔히 성좌라 불리는 이들이네.]


“정말요!?”


미친!

주 시청자가 성좌라니?


그럼 특성이나 스킬, 어쩌면 그보다 더 좋은 것들을 후원받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겠는데?’


무쓸모 특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떤 특성보다 더 좋은 특성처럼 느껴졌다.


[정의를 수호하는 자: 후원 상점을 외쳐보게. 그게 자네의 또 다른 특성 스킬이지. 후원 상점에서는 자네가 사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네.]


철용좌의 말대로, ‘후원 상점’을 작게 외쳐보았다.

그러자 내 눈앞에 화려한 인터페이스가 떠올랐다.


이게 바로 후원 상점인 거 같았다.


‘헉!’


후원 상점을 살펴본 나는 화들짝 놀랐다.


[판매 목록] [액티브 스킬]

공간의 지배자(S) - 8,500,000,000 카르마

메테오(S) - 8,000,000,000 카르마

심안(S) - 7,500,000,000 카르마

시간 조작(S) - 7,000,000,000 카르마

열파참(S) - 6,000,000,000 카르마

······


뭔가 엄청나게 느껴지는 스킬들이 보였다.

시공간을 다루고 유성까지 떨구는, 그야말로 신의 능력에 필적하는 스킬들이었다.


‘이걸 내가 다 살 수 있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S랭크 헌터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니었다.

애초에 신의 능력에 필적하는 능력을 얻는데 그깟 S랭크 헌터가 대수일까?


“근데 이 카르마란 것은 어떻게 얻는 겁니까?”


[정의를 수호하는 자: 자네가 돈을 버는 방법과 똑같네. 구독자를 모으고 그들에게 후원을 받으면 카르마를 모을 수 있지.]


“오호.”


[정의를 수호하는 자 : 일단 나부터 구독해주겠네.]

[‘정의를 수호하는 자’님이 채널을 구독했습니다.]


“아이고 정의를 수호하는 자님, 구독 감사합니다!!!”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구독자 하나를 얻고 가다니.

역시 철용좌는 은혜로운 존재였다.


[보유 카르마 : 9,999]


0이었던 카르마가 9,999로 늘어났다.


‘왜 하필 9,999야?’


어정쩡한 수치라서 뭔가 기분이 묘했지만, 어쨌든 나쁘지 않았다.


겨우 한 명의 구독자로 9,999 카르마를 얻다니.

생각했던 것보다 카르마를 모으는 게 어렵지 않을 거 같았다.


[그리고 구독을 누른 성좌는 이렇게 스트리머와 직접 소통할 수 있지.]


헉!

뭐지, 이 아름다운 목소리는?

내가 즐겨보던 버츄얼 BJ의 목소리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설마 이 목소리가 철용좌의 목소리인가?

그러면 그 철용좌가 여자였다고?


“처, 철용좌님. 여신이셨습니까?”

[전생이 여제(여자 황제)긴 했네.]

“헉!”


화들짝 놀라던 그때, 새로운 시청자가 입장하였다.


[‘규칙을 찾는 눈’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도하-! 어서 오세요. 규칙을 찾는 눈님!”

[규칙을 찾는 눈 : 여기는 어떤 방송을 하는 곳이지?]

“제가 신입 스트리머라서 아직 어떤 콘텐츠를 할지는···.”

[콘텐츠가 정해지면 다시 오지.]


나는 다급히 시청자를 붙잡았다.

지금은 시청자 한 명이 아쉬울 때였다.


“자, 잠깐만요! 혹시 제게 조언 같은 것 좀 해주실 수 있나요?”

[규칙을 찾는 눈: 조언? 좋다. 먼저 규칙을 찾아라. 모든 것엔 규칙이 있지.]

“규칙이요? 어떤 규칙을 말씀하시는 거죠?”

[규칙을 찾는 눈: 성공의 규칙, 생존의 규칙, 성장의 규칙. 네가 찾아야 할 규칙은 그것들 모두다.]


그에게서 나는 어떤 냄새를 맡았다.

바로 노잼 설명충의 냄새를 말이다.


“아···, 네. 근데 그 규칙들을 어떻게 찾나요?”

[규칙을 찾는 눈: 관찰하고, 분석하고, 실험해라. 그리고 결과를 도출하라. 그것이 규칙을 찾는 방법이다.]

“혹시 규칙 찾는 법에 대한 규칙은 없나요?”

[규칙을 찾는 눈: 흠···. 재치 있군. 하지만 그런 것까지 알려준다면 네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스스로 찾아라. 그것이 가장 큰 규칙이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규칙을 찾는 눈님.”

[규칙을 찾는 눈: 기대하고 있겠다. 실망시키지 말거라.]

[‘규칙을 찾는 눈’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제길!

기대한다면서 구독도 안 해버리고 가버렸다.


말만 저리하고 다신 안 찾아올 게 뻔했다.


‘차라리 잘 됐어. 저런 진지충 시청자는 있어 봤자 갑분싸 상황만 만들었겠지.’


애써 위안을 삼으며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일단 콘텐츠를 정해야겠네요.”


새로운 플랫폼에서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해야 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였다.


아메리카TV에서야 고정 팬이 있었기에 먹방이나, 일상 토크, 개그 같은 게 어느 정도 먹혔었다.

하지만 스텔라TV는?


처음 방송하는 것이니, 나를 아는 시청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스트리머가 먹방이나 일상 토크를 해봤자, 시청자들이 좋아할 리가 없었다.


아예 관심도 안 보낼 테지.


“스텔라TV의 스트리머들은 주로 어떤 장르의 방송을 하나요?”

[다른 스트리머들은 던전 공략 방송을 주로 하는 거 같더군.]

“던전 공략 방송이요?”


이야.

던전 공략 방송이라니.


스트리밍이라는 스킬이 있으니 그런 것도 가능한가 싶었다.

전자기기를 던전에 들고 갈 수 없어서, 지구에서는 던전 공략 방송 같은 건 꿈도 못 꾸는데 말이다.


‘다른 스트리머들은 어떤 방송을 하는지 내가 직접 확인해봐야겠어.’


스트리머로서 성공하려면 시장조사는 필수였다.

다행히 스트리밍이라는 고유 특성엔 스트리밍 스킬 말고도 후원 상점 스킬과 탐방이라는 또 하나의 스킬이 있었다.


탐방은 스텔라 TV의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그런 스킬이었다.


[방제 : 재벌이 던전을 정복하는 방법.]

[시청자 : 8,105]


[방제 : 던전 공략왕.]

[시청자 : 6,790]


[방제 : 로열 가문의 삼남, 던전에 입성하다.]

[시청자 : 5,473]


확실히 다른 방송들을 보니 인기 장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철용좌의 말처럼 던전 공략이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였던 것이다.


물론 예외도 존재하였다.


[방제 : 용의 둥지를 정복하라!]

[시청자 : 4,521]


화면에는 갑옷을 입은 기사가 거대한 동굴 입구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빛나는 검이 들려 있었고, 주변에는 마법사와 궁수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드래곤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모두 준비하세요!”


기사의 외침과 함께 일행이 동굴로 들어갔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이었다.


[방제 : 99층 천마루 공략 중계]

[시청자 : 3,782]


이번엔 고대 동양을 연상케 하는 배경이 펼쳐졌다.

도포를 입은 무인이 허공을 걸어 높은 탑을 오르고 있었다.


그의 주먹에서는 전격의 기운이 흘러나왔다.


“이 벽력권으로 천마루의 심장을 꿰뚫을 것이다!”


무협 세계관이었다.

내공을 운용하는 고수들의 세계라니, 흥미진진했다.


‘와···. 정말 다양한 세계가 있구나.’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현대의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들이 존재했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모험과 투쟁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방제 : 리차드 제국과의 전쟁 75일 차.]

[시청자 : 2260]


[방제 : 마침내 마교와의 전쟁을 선포하다!]

[시청자 : 2198]


나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전쟁 콘텐츠 역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100만 제국군과의 혈투라던가.


마교의 최정예 고수들과 맞서 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으니까.

애초에 그런 게 실존하는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말이다.


‘근데 중세 판타지나 무협지 같은 세계들이 많네?’


다른 스트리머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사람들의 복장부터 현대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허름하였다.


시대로 구분한다면 근대를 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일부는 아예 고대 시대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거 현대 건물들이나 자동차만 보여줘도 시청자를 쉽게 모을 수 있겠는데?’


날먹 방송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하나의 방송을 보고 나는 날먹하려는 생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방제 : 신성 은하 제국 망나니 황태자의 일상]

[시청자 : 295]


이 빌어먹을 스텔라TV에는 별의별 세계가 다 있었다.

지구보다 훨씬 과학이 발전한, SF 세계관도 존재하였던 것이다.


‘이러면 어쩔 수 없이, 나도 던전 공략으로 방송을 시작해야겠는데?’


내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 아닌 이상, 대세에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인기가 많은 장르라면 신입 스트리머에게도 기회가 생길 수 있었으니까.


물론 나 혼자서 던전 공략을 시도하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지금의 나는 사실상 일반인이나 다를 게 없었다.


가장 등급이 낮은 F랭크 던전이라고 해도 나에겐 호랑이굴만큼 위험하였다.


[오늘의 레이드]


휴대폰을 들고 오늘의 레이드란 헌터 전용 어플을 깔았다.

길드나 소속되어 있는 클럽이 없는 헌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어플이었다.


나야 던전에 갈 일이 없었으니 가입도 안 한 상태였지만 말이다.


[도칸(lv.0)]


아이디를 만들고서 바로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도칸(lv.0) : 님 저랑 던전 같이 가실래요?]

[xmtn(lv.9) : ㅈㅅ 레벨 0이랑은 던전 안 갑니다.]


단호한 거절에 인상을 찡그렸다.


[도칸(lv.0) : 님 저랑 레이드 하실래요?]

[폭군이오(lv.11) : 스킬 있?]

[도칸(lv.0) : 스킬 없지만, 정말 잘할 자신 있습니다.]

[폭군이오(lv.11) : ㄲㅈ]

[도칸(lv.0) : ㅅㅂ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뭘 꺼져야. 너나 꺼져 ㅂㅅ아]

[폭군이오(lv.11) : 레벨 0 따리가 말대꾸?]


xmtn라는 사람만 거절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메시지를 보내는 족족 거절의 답변이 돌아왔다.


“전부 다 경력자만 찾고 있네.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는 거야?”


서러운 세상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후원 상점에서 스킬부터 구매해야 할 거 같았다.


“안 되겠다. 너희는. 오늘 바로 S랭크 헌터 찍어서 나와 함께 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해주마.”

[호오, 야심차군.]

“당연하죠! 제 재능을 몰라보는 건 그들의 손해라고요.”

[그래, 꿈은 크게 가져야 하지. 하지만 알고 있나? S랭크와 F랭크 사이엔 ABCDE랭크가 있다는 걸.]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는 듯 되물었다.


“앗. 그렇게 많았나요?”

[그리고 각 랭크를 뛰어넘으려면 보통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네.]

“에이, 괜찮아요. 전 특별하니까요! ···맞죠? 특별한 거?”

[그래, 특별해. 특별히 낙관적이지.]


나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일단 목표를 조금 낮춰서 E랭크를 목표로 삼는 건 어떨까요?”

[조금 많이 낮춘 거 같기는 한데,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라 좋군.]


그래~.

E랭크면 뭐 어떻냐.


만년 F랭크 헌터였던 내가 E랭크만 되어도 엄청난 성장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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