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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뽑은 S급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시간학살자
작품등록일 :
2018.08.13 06:20
최근연재일 :
2018.08.26 10: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94,833
추천수 :
2,138
글자수 :
88,187

작성
18.08.22 10:20
조회
3,305
추천
102
글자
9쪽

사냥터 3

DUMMY

“허..”

강하다는 기준이 뭘까? 사람과 사람이 맞붙어 어느 한쪽이 쓰러지는 그런 개념은 이곳에선 송두리째 뜯겨나간다.

홀로 재앙災殃이나 재난災難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

그 정도는 돼야 강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룡의 모습으로 현신한 대장로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대단.. 하네요.”

건은 감탄하며 말했다. 그래야 이상해 보이지 않을 테니까. 이제까지 대장로에 대한 소문은 많았지만, 마을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허락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대장로께서는 변신술사시다. 청룡 말고도 여러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시지. 뭐, 나도 다 본건 아니라서.”

“변신술사..”

능력자의 한계는 대체 어디까지일까?

보라.

몸길이가 10미터는 가볍게 넘어가는 저 용龍을. 비늘은 건물을 통째로 으스러뜨려도 흠집 하나 나지 않고 그 포효는 듣기만 해도 귀가 먹먹해진다.

‘대장로..’

건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언젠간 넘어야 할 산이자 맞설 수밖에 없는 상대.

백발백중 헤드 샷이 있다지만 저런 괴물에겐 생채기 하나도 내지 못할 것이다.

진짜 괴물들이 사는 세상으로 한발 디뎌보니 갈 길이 얼마나 먼지 실감 되었다.

더 강해져야 했다.

“잘 지켜봐라.”

김진환이 말했다. 마을 귀족들은 건물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었는데 일종의 포위망을 형성한 것 같았다.

우르르르르르릉!

청룡은 구렁이가 나무 기둥을 칭칭 감은 것 같은 모습으로 건물에 들러붙었다.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나고 철근은 두부처럼 으깨졌다. 저 거대한 동체 앞에서 인간이 만든 구조물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어찌 될진 보지 않아도 훤한 일.


-나가!

-탈출해!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사람들은 어서 대항해라!


지존파는 필사적으로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도 나름 한 가닥 하는 기술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청룡은 그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번들거리는 그 파충류 특유의 눈알로 적을 바라보다가 거대한 아가리를 쩍 벌려,

터업!


-끄아아아아아아아!


건물에서 벗어나려던 먹잇감을 삼켰다.

“오늘 이곳에서 그 누구도 살아나가지 못할 거니까.”

김진환이 건에게 보라고 한 것은 전투대형이었다. 마을 귀족들은 아무렇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각자의 능력에 맞게, 주변에 있는 동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를 이루고 있었고 적이 나타나면 침착하게 맞섰다.

“아..”

철갑과도 같은 몸으로 무장한 강력한 청룡이 적진을 짓밟는다. 그러면 대항할 수 없는 적들은 사방으로 도주하는데 그들을 원거리 능력자들이 일차적으로 상대하고 그마저 뚫고 나오면 근거리 싸움에 특화된 이들이 처리했다.

첩첩산중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이러한 방법들은 연구하고 연습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가르치듯 김진환은 꼼꼼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러다가,

스윽.

그의 몸이 흔들린다 싶더니 자리에서 사라져버렸다.

“..?”

건이 그의 신형을 찾지 못하고 두리번거릴 때 220미터 떨어진 곳에서 한 남자가,

“커헉-!”

목젖이 쩍 벌어진 채 앞으로 고꾸라졌다.

“..”

건은 유령처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김진환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렇게 빠른 사람이 뒤를 잡는다면 누가 피할 수 있을까? 아직은 힘들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십여 년간 딱 한 가지.”

김진환은 말을 하면서도 눈은 계속 적을 쫓고 있었다.

“지켜야 할 철칙이 생겼다.”

건은 답을 알았다. 그의 머릿속에 떠올린 것이 김진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후환을 남기지 말 것!”

건은 절로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콰르르르르르릉!

건물의 허리가 뚝 부러져서 이젠 윗부분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언제 어디에서 저런 청룡이 또 나타날지 모른다. 잔인하게 보일지 몰라도 마을에 적개심을 가진 누군가가 저 청룡처럼 강력한 적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너도 이제 명심해야 할 거야.”

사실 대장로까지 나서지 않았어도 될지도 몰랐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건은 알았다. 마을이 적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수준 차이라는 게 이렇게 확연히 드러나는 것을 보는 것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사자, 늑대, 표범, 하이에나, 곰 같은 맹수들이 초식동물을 가둬놓고 학살하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였는데 거기에 용龍까지 등장했으니..

쿠웅! 쿵!

부스스스스스..

건물이 완전히 뭉개져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폭탄이 떨어진 것 같이 초토화된 일대는 생존자가 있는 게 더 이상하다.

“끝났군.”

김진환이 팔짱을 끼며 그렇게 말했다.

주변의 다른 귀족들도 긴장을 풀고 몸을 움직이는 것들이 느껴졌다.

“..”

그때 승전고를 울리기라도 하듯 청룡이 대가리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포효했다.


-카라라라라라라라라라!


공기가 쩌렁쩌렁 터져나갈 것 같은 천둥!

“아뇨..!”

그 포효 속에서 건이 급히 외치며 총을 들었다.

“으음?”

김진환이 그런 건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때,

“안 끝났어요!”

타앙-!

건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다.

“..!”

“..?”

사람들은 흩날리는 먼지와 꽉 막힌 탁한 시야에서 전투가 끝났다는 안도감을 맛보고 있었다. 절로 방심하게 되었는데 어떤 움직임이 건의 ‘눈’에 포착되었다. 건은 지금 ‘시력’으로 사물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벽 뒤, 무너진 잔해 속, 먼지 구름 뒤를 투사하는 것처럼 훑고 있었는데 어떤 움직임들이 잡힌 것이다.

“뭐, 뭐야..? 이거?”

20대 초반의 귀족 여자가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이마에 총알이 관통된 사내 하나가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끄르르르륵..”

기괴했다.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그 모습이 너무도..

“좀비..?”

여자는 넘어지는 괴물을 보다가 휙! 머리를 돌렸다. 그 끝에 건이 있었다.


「31p를 얻었습니다.」


“많아요!”

건은 총을 겨누며 외쳤다.

꾸물꾸물 땅에서 몸을 일으키는 수상한 것들이 수백이었다. 마치 파도가 치는 것 같았다. 땅이 셰이크처럼 움직이는 기분이었다.

“언데드다! 전원! 경계하라!”

사태를 직감한 김진환이 큰소리로 위험을 알렸다.

건이 저번에 차 안에서 보았던 그런 좀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 고양이, 심지어 작은 물고기 같은 것도 고름을 뚝뚝 흘리며 되살아났다. 과거 인간이 키우던 이 땅의 모든 것들이 부활한 것이다.

하나하나는 강하지 않다. 그러나 그 수가 무려 일천을 넘어갔다. 그리고 그건 지금 이 순간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었다.

“쳇, 강령술사가 있었던 건가?”

시체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자들을 그렇게 부른다. 네크로맨서라고도 하고 마녀들도 일부 비슷한 힘을 사용한다.

탕! 탕탕!

“..”

건은 계속해서 총을 쏘고 있었다. 탄 1발에 10포인트라고 가정할 때 좀비 따위를 한 마리 잡으면 25~35포인트가 들어오니 쏘면 쏠수록 이득이었다. 물론 거북 같은 소동물을 잡으면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적은 많고 탄은 무제한이다. 포인트만 있다면 말이다.


「경험치를 얻어 4p를 누적했습니다.」

「누적 포인트 715p를 모았습니다. 2성급 영혼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드드드드득!

건은 기관총처럼 탄을 쏘아대고 있었다. 조준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목표만 설정하면 탄이 알아서 적의 이마에 명중하니 목표전환이 빨랐고 상점에서 탄을 계속 보충했다.


-끄륵..

-꺼억.


언데드는 자기가 왜 죽는 줄도 모르고 픽픽 쓰러졌다.

백발백중 헤드 샷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거다.


「누적 포인트 831p를..」


옆에 있던 김진환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그런 건을 바라보았다.


「누적 포인트 899p를..」


물론 건이 전세를 역전할 수 있을 만큼의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사람 몫은 충분히 해내고 있지 않은가?


「‘잭 더 리퍼’가 흥분합니다. 소환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건은 메시지를 들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딱히 그 녀석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놈의 광기나 뒤틀린 욕정을 위해 소환해줄 이유도 없었다.

‘조금만 더.’


「누적 포인트 924p를..」


건은 지금 기다리고 있다. 그건 어떤 기대감이다. 빨리 1,000포인트를 달성해야 했다.

이윽고,


「전투 경험치를 얻어 7p를 누적했습니다.」

「숙련 경험치를 얻어 8p를 누적했습니다.」


그 순간이 왔다.


「축하합니다! 누적 포인트 1,000을 달성했습니다!」


메시지를 훑던 건은 소름과 함께 오한이 밀려들었다.

‘됐다!’

건의 입술 끝이 살짝 비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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