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시작부터 뽑은 S급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시간학살자
작품등록일 :
2018.08.13 06:20
최근연재일 :
2018.08.26 10: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94,829
추천수 :
2,138
글자수 :
88,187

작성
18.08.13 10:00
조회
11,363
추천
135
글자
9쪽

세상이 망했다 1

DUMMY

세상이 망했다.

뭐, 그리 특별하거나 충격적인 일도 아니었다. 핵전쟁이든 AI의 역습, 혹은 환경오염이든 뭐든 간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 치곤 미래를 꿈과 희망이 가득하게 생각하던 사람은 없었으니까.

“뭐..”

게이트가 열리고 몬스터가 튀어나와 국가와 정부, 사회 시스템을 쓸어버린 것도 누군가는 상상하던 결말이었다.

문제는 그 혼란에서 죽지 못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랄까?


‘건’은 오늘도 어제와 똑같이 살아간다.

서울이라고 불렸던 도시.

이미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래도 그 유산은 남아 생존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뭐..지..?’

그런데 오늘, 뭔가 달랐다.

“야! 건! 대장!”

날아온 헬멧이 건의 가슴에 떨어졌다.

“크윽..”

눈을 뜨자마자 날벼락을 맞은 건은 벌떡 일어나 오만상을 찌푸렸다.

“현..수?”

얼굴을 보자 떠오르는 이름. 하지만 이 녀석은 아주 오래 전에 죽었는데?

“빨리 나가야 돼! 웬일로 꾸물거려?”

매일 아침 일과 중 하나.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 쓸만한 물건이나 먹을 것을 구해와야 했다.

“..아직 시간 남았잖아.”

건은 지금 혼란스럽다.

“아, 몰라! 그 새끼가 갑자기 와서 난리도 아니야. 빨리 준비하고 나와. 찍히면 재미없어.”

“..그 새끼가 왔다고? 또 왜?”

“모른다니까!”

‘마을’은 철저한 계급사회로 굴러간다.

세상이 망할 당시 특별한 힘을 얻어 각성한 사람들은 귀족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은 몬스터나 그 몬스터가 양산해낸 괴물들과 싸울 수 있으며 보통 사람 수백, 수천 명이 덤벼도 상대할 수 있다. 어떻게 각성하는진 밝혀지지 않았다. 선천성이라는 설도 있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게이트가 생길 당시 뿜어낸 방사능이 원인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 아래가 건장한 성인 남자.

이들은 양민이라 불렸는데 마을의 시스템을 유지하며 노동력의 원천이 된다.

그러면 남은 부류는 자연스럽게 아이, 여자, 노인, 병자다. 불구나 장애를 가진 이들도 병자로 취급되는데 사실 이 집단은 노예나 다름없다. 시중을 들거나 하진 않지만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했고 인권 따위는 없다.

마을의 제일 원칙은 생존이었고 몬스터나 ‘인간 사냥꾼’에게서 보호받으려면 절대적으로 귀족들이 필요했기에 불합리해도 어쩔 수 없다. 안전구역 밖으로 추방이라도 당하면 인생 종 치는 거다.

“대체 뭐지..?”

홀로 남은 건은 얼굴을 찌푸리며 장구를 갖췄다.

“..”

새삼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손을 내려보았다. 청소년 특유의 맑은 피부가 낯설다.

“나는.. 죽었는데?”

일단 움직였다. 두꺼운 허리띠에 수통과 주머니칼, 플래시와 이런저런 잡다한 것이 대롱대롱 매달렸는데 마을 밖으로 나갈 때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이런 것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족히 수십 년 전의 일 아니던가?

공식적인 집합 시간은 7시인데 공터엔 이미 모두가 나와 있었다. 아직 10분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내가 진짜 과거로 돌아온 건가?’

얼떨떨했지만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8세부터 19세까지는 모두 이곳에 나와야 한다.

그렇게 모인 아이들은 491명.

“윤건.”

‘그 새끼’가 건을 보며 말했다.

“..”

“어쭈? 대답 안 해?”

“네..”

나이도 같고 키도 비슷하다. 하지만 귀한 담배를 이쑤시개처럼 입에 물고 건들건들 다가오는 저놈은 각성자다.

귀족이란 뜻이다.

“어이쿠, 이 늘어진 뱃살 좀 봐. 잘 처먹고 다니나 봐?”

손으로 건의 배를 푹푹 찌르며 비아냥거리는 강한성은 성질머리가 더럽기로 유명하다.

심지어 이놈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이 무리에 있던 놈인데 갑자기 신분 상승해서 위로 올라간 케이스다.

은연중에 아이들의 리더 격으로 자리 잡은 건을 싫어하는 것도 어쩌면 과거의 찌질 했던 자신을 지우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어디 숨겨둔 통조림이라도 있는 거야?”

“아닙니다.”

여드름 가득한 얼굴이 바짝 다가오자 건은 눈꼬리를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대놓고 싫다는 기색은 내지 않는다. 트집 잡힐 일은 애당초 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다.

“쯧. 게으르니 뒤룩뒤룩 살이 찌는 거겠지. 말년이라고 몸 사리지?”

사실 건은 군살이라곤 하나 없는 탄탄한 몸을 가졌지만 강한성은 건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요즘 보급률이 높지 않아 위에서 걱정이 많아. 어떻게 생각해?”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이제 아무리 뒤져도 별로 나오는 것도 없고 통조림들도 죄다 썩은 것들뿐이라서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과거를 뒤져 둘러댔다. 마을은 계속해서 옮겨 다녀야 했다. 옛날 유목민들이 가축을 먹일 곳을 찾아 떠도는 것처럼 이곳도 그랬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 상점을 하나 근처에 끼면 꽤 오래 버틸 수 있겠지만 이젠 그런 대박은 터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존자의 흔적이 닿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주변을 뒤져 생필품을 조달해야 하는데 여기 사당동으로 온 지도 2년이 지났으니 슬슬 바닥을 보이는 중이었다.

마을 인구는 정확히 4,711명.

이 많은 인원이 유지되려면 아이들이 바삐 움직여야만 했다.

“안되면 노력을 해야지. 노력을!”

노력은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 아침뿐 아니라 낮에도, 어떨 때는 밤에도 밖에 나가 할당량을 채우려 했다.

“요즘 것들은 이게 문제야. 무임승차가 아주 몸에 뱄다니까? 꿀 빨려고만 하고. 위험하거나 더러운 일은 할 생각이 없지.”

“..”

지랄하네. 너는 요즘 것 아니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는다. 이놈이 일부러 이러는 걸 아니까. 어떻게든 시비를 붙여 팔다리 하나 부러뜨리고 싶은 거다. 일단 이 혼란이 정리될 때까진 흘러가는 대로 놔둬야 한다.

“너, 라인 근처엔 가보지도 않았지?”

마을이 조성되려면 일차적으로 안전지역을 만들어야 하는데 몬스터와 괴물을 박멸하고 외부의 것들이 침입하지 못하게 강력한 결계를 친다.

그걸 라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능력을 지닌 각성자는 귀족 중에서도 최고 등급에 속했다.

“그건 안전규범에 어긋납니다.”

“야, 네가 언제부터 규범 지켜가며 살았냐?”

강한성은 쿡쿡 웃으며 건의 가슴을 주먹으로 퍽퍽 때렸다.

“이거 왜 이래? 선수끼리.”

어금니가 절로 빠득 물릴 정도로 강한 힘이 실린 타격이었다. 하지만 버텨야 한다.

이게 노예의 삶이다. 튀면 이상하다 여길 것이다.

“오늘은 뭐라도 물어와야 한다. 알겠냐? 빈손으로 오면 내가 아주 실망할 거야. 이 거지 같은 곳까지 오게 하지 말라고 좀.”

최근 보급이 시원치 않자 위에서 강한성을 보낸 것 같다.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야 할 거야. 네가 대표로 뒈지기 싫으면.”

“..”

강한성은 손바닥으로 건의 뺨을 철썩철썩 치더니 비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가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여기저기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오늘은 그래도 누구 하나 크게 다치진 않고 끝났다. 하지만 건은 알고 있다. 지금이 문제가 아니다. 놈이 벼르고 있으니 어떻게든 결과를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

“건아!”

“대장!”

“괜찮냐?”

아이들이 우르르 건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아후, 저 새끼 진짜 꼴 보기 싫은 짓만 골라 하네.”

“내가 각성만 해봐라. 저 새끼부터 조져놓는다.”

“그래! 꼭 좀 각성해주라. 소원이 없겠다! 야!”

아이들도 강한성에게 원한이 많았다. 특히 작년 봄 ‘소이’라는 여자애가 실종되었을 때 아이들은 모두가 다 직감했다. 강한성의 짓이라고 말이다. 놈이 오래 전부터 소이를 짝사랑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때 건은 강한성을 찾아가 멱살을 잡았다.


-이 개새끼야! 소이 어딨어? 어디 있냐고!


그 대가로 손가락 3개가 부러지고 허벅지가 으스러졌지만 강한성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모두가 좋아했던 소이.

모두를 좋아했던 소이는 그렇게 아이들의 가슴에 묻었다.

심증뿐이었지만 귀족에게 대항할 순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각성이 그리 쉬운 것도 아니다. 2년간 이 마을에서 각성한 사람은 저 강한성이 유일하니까.

그래서 귀족이다.

선택 받은 사람.

“후.. 안 되겠어. 현수야.”

잠깐 생각을 정리하던 건의 말에 옆에 있던 현수가 응? 하고 가까이 다가온다.

“애들 모아.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넘어갈 것 같지가 않다.”

“너, 설마..?”

“대장? 라인에 가려고?”

“안돼! 그러다 죽는다고!”

어른이 되어 본격적으로 괴물과 몬스터를 상대하기 시작하면 몰라도 아직 아이들은 그런 경험이 없다. 도시에 하루살이처럼 많다는 변종 들개만 해도 무장한 어른 둘 셋이 달라붙어야 겨우 잡을 수 있는데 변변한 무기조차 없는 아이들이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정찰만 하자. 훑어보기만 할 거야. 편의점이라도 하나 발견하면 저놈도 닥치겠지.”

건은 강한성이 사라진 방향을 눈으로 좇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나랑 열 명만 가자.”


작가의말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80 필로스
    작성일
    18.08.14 21:57
    No. 1

    신작 축하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고대독뱀
    작성일
    18.08.18 10:14
    No. 2

    왜 회귀했는지 왜 죽었는지 미래가 어떻게 됬는지 미래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도 안하고
    과거로 돌아왔는데 10초만에 정신차리고 상황파악하고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77 신프로
    작성일
    18.08.19 13:13
    No. 3

    아 이놈의 랄까 시작부터 하차하게 만드네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61 샨풍기
    작성일
    18.08.19 22:19
    No. 4

    분량 늘리기로 보이는 것들이 다른 글들보다 많음 이상하고 이상한 표현들이 있음 작가 혼자 아는것들이 있음 작가 혼자 놀음 주인공이 과거를 알고 행동하는거 같이 나오는데 애매함 초반에 순서가 뒤바뀐 행동이 나옴 그리고 결정적으로 s급들 안나옴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61 샨풍기
    작성일
    18.08.19 22:23
    No. 5

    노래시작했다 노래끝났다 처럼 지멋대로 시작부분을 정하는 거임? 말장난? 그런게 아닌데 제목같고 장난치고 자빠졌음 뭐 이따구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으니 이따구로 했겠죠 문피아에서 모르쇠로 무시하고 넘어간 것들이 있으니까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99 풍뢰전사
    작성일
    18.08.21 02:06
    No. 6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마아카로니
    작성일
    18.08.23 22:31
    No. 7

    건투를.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작부터 뽑은 S급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7 18.08.26 2,488 0 -
18 시너지 2 +5 18.08.26 2,367 84 9쪽
17 시너지 1 +3 18.08.25 2,659 92 8쪽
16 나비효과 2 +11 18.08.24 2,894 96 10쪽
15 나비효과 1 +11 18.08.23 3,127 96 12쪽
14 사냥터 3 +12 18.08.22 3,305 102 9쪽
13 사냥터 2 +6 18.08.21 3,637 104 10쪽
12 사냥터 1 +8 18.08.20 4,138 108 11쪽
11 잡힌 '건' 어느 쪽? 2 +7 18.08.19 4,569 115 9쪽
10 잡힌 '건' 어느 쪽? 1 +6 18.08.18 4,918 126 13쪽
9 접속하시겠습니까? 2 +6 18.08.17 5,481 123 15쪽
8 접속하시겠습니까? 1 +13 18.08.16 5,800 147 18쪽
7 동작 그만 2 +4 18.08.15 5,840 130 12쪽
6 동작 그만 1 +6 18.08.14 6,037 134 11쪽
5 다시 시작하는 전설 2 +6 18.08.13 6,426 139 9쪽
4 다시 시작하는 전설 1 +7 18.08.13 6,971 137 12쪽
3 세상이 망했다 3 +6 18.08.13 7,234 138 11쪽
2 세상이 망했다 2 +9 18.08.13 7,932 132 10쪽
» 세상이 망했다 1 +7 18.08.13 11,364 135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