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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지옥불 난이도의 이세계 생존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20.07.30 01:13
최근연재일 :
2021.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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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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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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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단 심문(2)

DUMMY

"이단 심문의 청구가 들어왔습니다. 의뢰자는 라이비스 펠렌 남작. 당사자는 잭슨이라는 소년입니다. 결투에서 남작의 제자를 압도적으로 이겨서 악마 빙의가 의심된다는군요."


"흠. 승리자 잭슨 말이로군. 확실히 일리가 있네. 그 정도로 단시간에 그 정도 실력을 갖추려면 어지간한 재능 아니고서는.... 음. 하지만 팔라딘이 이미 그를 보지 않았나?"


"기만의 악마가 붙어 있다면야 이상할 것도 없지요. 실제로 남작이 기만의 악마가 빙의했다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걸고?"


"모든 것입니다."


이 세계의 이단 심문은 흔히 '특별 재판'이라고 불린다. 사법권이 없는 교단이 재판을 개최하는 일이 흔하지도 않을 뿐더러. 교단이 사법권을 가지고 재판을 열 때에는 반드시 이단이라는 혐의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인간에게 유일신 말고 다른 신은 곧 혼돈의 신들을 의미하였기에. 이단은 곧 이 세상에 혼돈과 절망을 불러오는 자들이라고 교단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말했고. 또 사실이었다.


즉. 잭슨에게 이단 혐의가 씌워진 것은 곧 잭슨이 악마의 추종자라는 말과도 같은 것. 아무리 사소한 이단이라도 신의 율법을 행하는 이단 심문소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잭슨에게 특별 재판의 피의자로 참석하라는 편지를 보내시오. 만약 거절한다면 그자는 불리하게 재판을 받을 것이고. 만약 참석한다면 신께서 그의 신실함을 가려주실 것이오."


"알겠습니다 특별 재판관님."


*


"이..이단 심문이면. 잭슨이 파문되는 거에요? 그런 거에요?"


"진정하렴 카나. 이단 심문이라고 해서 전부 이단으로 판정나는 건 아니야. 까놓고 말해서 특별 재판에서 이단 판정을 받는 자들은 절반에 지나지 않으니까. 게다가 나는 아우라를 다루는 자다. 잭슨이 정말로 악마에게 홀렸다면 바로 알아볼 수 있어."


"그..그렇겠죠?"


"스승님의 말이 맞아 카나. 너도 알잖아? 내가 이단이 아니란 걸."


"으응..."


사실 일반인에 불과한 카나가 이단을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플라시보 효과라는 게 있지 않은가. 물론 같은 보육원에 사는 이상 재판이 시작되면 전부 참관인으로 소집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애초에 악마가 시작한 이 재판이 쉬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다름아닌 잭슨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이 세상이 망해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적 장치인 재판이었기에. 재판 과정에서 온갖 억측과 고성이 난무할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해! 만약 이 재판에서 졌다가는 정말 칼부림을 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


마그레이브 변경백의 영주성.


"특별 재판이라."


"교단의 이단 심문소에서 승리자 잭슨에 대한 특별 재판을 개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하여 이 땅의 지배자이신 변경백 각하께 허락을 구하고자 합니다."


"흠. 승리자 잭슨이 이단이라.. 악마에 홀릴 것 같지는 않던데."


"어찌 이단을 눈으로 분별할 수 있겠나이까."


"특별 재판관 그 치들은 잘만 하던데?"


"그거야 그분들은 신성을 따르는 분들이니까요."


"아무튼 알겠네. 허가토록 하지. 단. 특별 재판은 반드시 내가 보는 앞에서 개최되어야 하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교단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단에게는 도망칠 시간을 주어서는 안 되기에. 교단의 움직임은 이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빠른 구석이 있었다.


특별 재판이 열리기 전에는 교단은 여러 사전 작업을 하였는데. 그 과정은 아래와 같다.


우선 이 땅을 지배하는 사법권을 가진 존재인 영주의 허락을 받고. 그 다음에 특별 재판관의 양산형이라 할 수 있는 정화자들이 기도문을 외고 성수를 뿌리며 영지 전역을 돌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부정한 것들은 대게 기도문과 성수 샤워를 견디지 못하고 드러나버리기에. 어지간한 경우에는 정화자들의 은검으로도 대처가 가능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음에도 악마들을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 2단계로 넘어가 본격적으로 이단 의심자에게 재판 참여장을 보내고 의뢰자와 피의뢰자의 주변인들을 특별 재판관들이 면밀히 조사한다.


여기서도 거르지 못한다면 3단계. 의뢰자와 피의뢰자는 각자 일주일간 지역의 신전에서 지내며 성직자들이 하는 생활 루틴을 그대로 따라한다.


신전이라는 장소부터가 신성력의 원천이고. 계속해서 들려오는 기도문과 공기와 군것질거리에도 신성력이 포함되어 있기에. 제아무리 기만의 악마라 해도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숙주에게서 분리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도 피의뢰자가 멀쩡하다면. 교단은 의뢰자에게 이단이 아닌 것 같으니 특별 재판을 포기하라고 종용한다.


솔직히 말해서 거를 때까지 거른 것이니. 만약 대악마가 빙의했다면 성자(무인들을 뜻함)들이나 영지 바깥의 은거고수들에게 빙의하지 평범한 사람에게 빙의하지는 않았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의뢰자가 기어코 포기하지 않고 특별 재판까지 가게 된다면. 문제는 조금 심각해진다. 어느 한쪽이 파문되어야 끝나는 것이 특별 재판이었는데. 십중팔구는 의뢰자가 신성모독의 대가로서 파문되지만 반절 정도는 정말로 악마가 꼭꼭 숨어있던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특별 재판장에 관련되어 있는데. 모든 신전에 마련된 재판장은 강한 신성력을 가진 사제들이 고행을 통해 축적한 고밀도의 신성력을 쏟아부어 만든 마법진이 10중첩으로 걸려 있었으며. 그 외에도 악마들에게는 쥐약인 성물이 재판장의 중앙에 마련되어 있었다.


아무리 대악마라고 해도 이건 맨몸으로 화살비를 맞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죽거나 탈출하거나이니 대악마로서는 살기 위해 숙주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재판장 곳곳에는 전투력으로만 따지자면 양산형 성자들인 특별 재판관들이 득시글대고 있었으니 살아나갈 가능성은 0에 수렴하였지만 말이다.


[교황 성하의 이름 아래. 만민의 아들 잭슨에게 이단 혐의가 씌워졌다는 것을 알리며.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 즉시 가까운 신전에 찾아가 담당 사제에게 고해할 것을 명한다.


만약 이 글귀를 무시한다면 그대는 잠재적인 이단으로 간주될 것이며. 일련의 절차 없이 즉시 재판장의 최종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


"드디어 만났구나 악마 빙의자야! 네놈은 곧 지엄한 신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입 다물어라 시체야. 너는 네 아내와 딸. 네 재산과 심지어 목숨까지 걸었건만 나의 양심에 맹세코 나는 신실한 신의 신자다. 네놈은 곧 나의 신앙을 모독함 혐의로 목이 내걸리게 될 것이야."


"모두 조용하시오! 이곳은 신전이오. 신의 전당 앞에서 이리 증오와 분노에 가득찬 발언을 하다니!"


"죄송합니다 사제님. 제 심신이 지치고 어린 탓에 실언을 하였습니다."


"흠흠. 알았으면 됐습니다."


결국 이담 심문을 시작되었다. 머리에 소형 샹들리에를 얹고 새하얀 불꽃을 뿜는 촛불을 끼운 특별 재판관들이 노려보면 죽여버리겠다는 표정과 살기를 뿜으면서 펠렌 남작과 잭슨을 자리에 앉혔다.


"모든 신자들은 들으라! 라이비스 펠렌 남작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잭슨의 신앙을 시험하고자 하니! 그대들이 증인이요. 곧 신의 만안이로다!"


"""신께서 우리의 죄악을 시험하시니! 둘 중 한 명은 살아나가지 못하리라!"""


지금은 1단계. 정화자들이 영지 전체를 순회하며 정화 작업을 하는 중이었지만. 이례적으로 펠렌 남작과 잭슨은 신전에 불려왔다.


이는 펠렌 남작이 주장한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고 주거지가 영지의 경계선에 있어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이 받아들여졌고. 잭슨이 이에 동의해 신전으로 일시적으로 거처를 옮길 것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정화 작업은 약 3일 정도가 걸릴 것이오. 아직은 3단계가 아니니. 그대들은 아직까지 음식 선택의 자유와 이동의 자유가 남아있소. 단. 반드시 9시 전까지는 신전으로 돌아와야 하오!"


"알겠습니다."


"저 또한."


"흠. 그럼 나가셔도 좋소. 신께서 당신들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오."


*


짤랑. 짤랑.


"신께서는 우리 어린 양을 보우하사 저희의 죄악을 씻겨내주시니. 내 마음 굳건하고 의심 한 점 없도다..."


촤악! 촤악!


정화 작업은 솔직히 말해서 별 볼일 없었다. 노란색 로브를 입은 정화자들이 기도문을 외며 국자로 성수를 퍼서 길바닥에 뿌리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물론 지나가는 사람들이 각자 성호를 그으며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니 약간의 이질감은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여느 때나 다름없는 시가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카나의 엄마인 라나를 보러가는 날.


어느새 11살이 되어버린 잭슨과 카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사창가로 향했다. 정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와중이라 그런지 사창가에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없었지만. 그래도 떡칠 놈은 떡을 친다고 여전히 사창가에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감돌았다.


똑똑!


"음? 아. 라나의 딸이로군. 조금만 기다려라."


끼익.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저 문장. 그리고 어느샌가 익숙해져버린 이 기다림. 평소라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을테지만 이단 심문을 개최하는 지금 두 사람에게는 그만한 심적 여유가 없었다.


한쪽은 여차하면 전부 죽여버린 다음에 황무지로 도망칠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한 명은 짝사랑하는 상대가 파문되면 어떻게 할 지. 자신은 어떻게 되는 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카나?"


"엄마!"


그러나 그 중 한 명의 고민은 도중에 끊길 수밖에 없었다. 카나의 엄마. 라나가 흐트러진 옷차림을 하고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에는 숨을 하악대지 않는 것이 다행일까. 라나는 힘들어보이는 몸으로도 카나의 머리카락을 만져주었다.


"그래 우리 딸. 이번 달도 별일 없었지?"


"그게..."


"...잭슨. 이번에도 왔구나."


"그래."


"네가 이단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나는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나에게 올라타는 사람들의 생각을 다를 거란다."


"나의 앞가림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너는 네 일에나 열중하거라."


"...여전히 그 싸가지없는 말투는 여전하구나."


"창녀가 언제부터 존대받는 직업이 되었나 모르겠군."


잭슨은 예전부터 라나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그가 존댓말을 쓰는 대상은 그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들 뿐이었으니까. 이를테면 자신을 길러준 레저 원장. 제라드 같은 사람들 말이다.


"나한테는 그래도 괜찮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말아주렴."


"내가 왜?"


"나는 너 같은 사람들을 수없이 봐왔어. 혼자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을. 모든 게 두렵고 이해할 수가 없지? 너의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고."


"..."


"잭슨. 네가 아직 어리다는 걸 알아. 그리고 그 어리다는 것이 너에게는 족쇄가 된다는 것도 알고 있어. 너에게 대적할 자가 얼마나 될까? 엘프의 딸을 참수했잖아."


"필요한 일이었다."


"그래 그랬겠지. 승리는 기분이 좋으니까. 창녀인 나도 그건 알아."


"....무얼 말하고 싶은 거지?"


"네 곁에는 카나가 있잖니. 그 아이를 잘 보살펴주렴. 여자의 정신은. 여자아이의 정신은 너무나 나약하단다. 그 아이를 안아주고. 보듬어주지 않으련?"


"..."


"물론 그렇게 해서 네가 안식을 얻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카나에게는 위안이 될 테니까.."




추천과 댓글은 작가가 연중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 중 가장 흔한 방법입니다.


작가의말

성자들은 검성. 창성. 궁성들을 말하는 겁니다. 신을 모시는 자들 중 탑클래스는 ‘성인’과 ‘성녀’라고 불립니다.


참고로 성수를 만드는 방법은 사제들을 끓는 물에 담군 다음 팔팔 끓여서 신성력을 우려서 만듭니다.


진짜로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카나를 히로인으로 삼을지 아니면 윤간시킨 다음 죽여버릴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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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피의 신의 신도들(1) 20.10.02 193 8 12쪽
26 아이를 숨기는 방법(2) 20.10.01 205 7 12쪽
25 아이를 숨기는 방법(1) 20.09.26 209 9 12쪽
24 정보가 필요하다(2) +1 20.09.24 214 7 12쪽
23 정보가 필요하다(1) 20.09.23 219 8 12쪽
22 용의 영혼(3) 20.09.10 235 10 12쪽
21 용의 영혼(2) 20.09.08 239 10 12쪽
20 용의 영혼(1) 20.08.29 293 13 12쪽
19 아르틸 산의 던전(2) 20.08.27 294 10 12쪽
18 아르틸 산의 던전(1) 20.08.25 316 11 12쪽
17 돈을 벌어야 한다(2) +1 20.08.21 363 13 12쪽
16 돈을 벌어야 한다(1) +1 20.08.20 387 11 12쪽
15 이 기사들은 이제 내 겁니다.(3) +3 20.08.18 430 15 12쪽
14 이 기사들은 이제 내 겁니다(2) +9 20.08.14 561 19 12쪽
13 이 기사들은 이제 내 겁니다.(1) +5 20.08.14 589 20 12쪽
12 이단 심문(3) 20.08.12 566 22 12쪽
» 이단 심문(2) +7 20.08.09 558 19 12쪽
10 이단 심문(1) +1 20.08.08 628 22 12쪽
9 결투(2) +6 20.08.06 632 24 12쪽
8 결투(1) +2 20.08.04 679 26 12쪽
7 도적 남작(2) +3 20.08.02 710 28 12쪽
6 도적 남작(1) +1 20.08.02 751 27 12쪽
5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1) +3 20.08.01 826 28 12쪽
4 라이프 포스 베슬(2) 20.07.31 880 31 12쪽
3 라이프 포스 베슬(1) +3 20.07.31 925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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