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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님의 서재입니다.

로키 : 밤의 황제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N.J.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3
최근연재일 :
2021.06.22 19:00
연재수 :
1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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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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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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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2. 극악단 럴러바이(6)

DUMMY

플로라의 집에서 용건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지만 딱히 갈 곳이 정해진 것도 아니라 무턱대고 걷는 중이었다.


사냥? 강해지는 법을 알려줄 만한 NPC를 찾아보는 일? 아니면 몸 안에 명확하게 느껴지는 마나로 무언가를 시도해 보는 일? 그 무엇 하나 로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의 집에 있을 때 잊고 있던 감정, 감촉이 다시 스멀스멀 그의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한번 생각이 일어나니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고, 그는 다시 드넓은 초원에 서서 늑대와 마주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검은 날을 가진 검이 들려 있었고, 늑대는 그를 향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떼고 있었다. 그도 그에 맞서 발을 옮기고 있었고, 둘의 보폭이 점차 빨라지더니 이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둘의 거리가 가까워져 갔고, 거리가 0이 되는 아주 짧은 순간이 지난 뒤 늑대는 복부에 긴 검상을 입었다. 그 상처에서 피가 폭포수처럼 흘러나오는 반면, 그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대승을 거뒀으나 그의 창백해진 얼굴은 비틀거리면서도 자세를 잡는 늑대에 비하면 패배자처럼 보였다.


“크릉.”


늑대의 고통 섞인 울음에 그는 쥐고 있던 검을 등에 매고 허겁지겁 그 자리를 피해 도망쳤다. 뒤를 쫓던 늑대는 그를 쫓는 것을 포기하고 적의를 드러내는 다른 인간들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허억!”


토가 나올 것 같아 서둘러 입을 손으로 막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늑대의 살을 베었던 오른손, 지금은 그의 입을 막고 있는 그 손은 마약을 끊은지 얼마 되지 않은 중독자처럼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거세게 저어 상념들을 떨쳐내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은 카디르 성 안의 이름 모를 도로고, 그는 방금까지 플로라의 집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어이, 괜찮아?”


붉은 머리의 귀찮은 짐 하나를 떠맡았다.


그래, 나는 지금 초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하자.


몇 번의 심호흡을 더 하니 떨리던 손이 안정을 찾았고 울렁거리던 속도 괜찮아졌다.


“괜찮은 모양이네. 자식, 걱정했잖아.”


붉은 머리의 남자가 로키의 등을 툭툭 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신데 자꾸 저를 따라다니시는 겁니까? 아까부터.”


“글쎄, 나랑 같이 가면 알게 된다니까 그러네?”


“거절하겠습니다.”


평소의 그였다면 붉은 머리 남자에 대한 호기심에 따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왜 안 따라온다는 거야? 너한테 이득이 될 만한 일이라니까?”


“그걸 제가 어떻게 믿으란 말입니까?”


“일단 와 보면 알아. 진짜야. 너 나 몰라? 이래봬도 나 이 바닥에서 제법 굴렀어.”


로키는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나 그가 기사 시절에 접했던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 그와 관련된 정보는 기억에 없었다.


“모르겠습니다. 설령 안다고 해도 지금 제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다음에-.”


그때 남자가 입가에 미소를 없애고 말했다.


“밤의 황제. 네가 그 후계자라며?”


그의 말에 로키는 손을 검에 가깝게 가져갔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내게 흥미가 좀 생겨?”


“예. 사람에게 강제로 무언가를 시키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으시군요.”


남자는 다시 웃었다. 그러나 그 미소는 저번처럼 장난기가 가득 담겨 있지는 않았다.


“소살의 광대로 전직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찬 다음 밤의 황제의 후계자로 전직. 잡화점 주인과 제법 돈독한 사이가 되었고 밤에는 주점으로 가 카라스 가문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물색. 그 목적은 의뢰인이 말한 대상이 과연 죽어 마땅한 인물인지 확인하기 위함이고, 지금까지 만난 인물은 경비병 케이드 시녀 플로라 두 명이 전부.”


“······ 저를 미행한 겁니까?”


“미행?”


남자는 네게 그럴 가치가 있냐는 말투로 되물었다.


“나 여기 온지 얼마 안 됐어. 이틀 됐나?”


“정보 길드를 이용하셨군요.”


“정답. 영감이 말한 대로 제법 머리는 굴릴 줄 아네. 간신히 합격점이야.”


그렇게 말한 남자는 품 에서 뭔가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지금 네 뒤에 누가 서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점 때문에 아깝게 불합격이야.”


‘뒤?’


뒤에는 가면을 쓴 사람 한 명이 그의 목에 단검을 들이밀고 있었다. 그 사람은 단검을 쥐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니 붉은 머리의 남자도 어느새 가면을 착용한 상태였다. 그가 착용한 가면은 얼굴의 반은 웃고, 나머지 반은 울고 있었다.


“당신이 말한 영감이 혹시 타스 님이 아닙니까?”


“그것도 정답.” 그는 어느새 단검을 꺼내 공중에 던졌다 받고 있었다. “영감까지 등장했으니 이제 우리를 따라가 주면 안 될까?”


“왜 당신들을 따라가야 하는 겁니까?”


“네가 우리보다 약하니까.”


남자가 단검의 손잡이 부분을 잡으며 말했다.


“영감이 너한테 가르쳤다고 했었는데. 자신보다 강자를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판단보다는 직감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네 직감은 뭐라고 하는데?”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군요.”


“아, 그래?”


남자는 단검을 공중에 던졌다. 그리고 단검이 그의 어깨 높이 정도로 내려올 때 팔을 휘둘러 단검의 손잡이 부분을 가격했다. 단검은 로키의 뺨을 미세하게 스치고 그의 뒤에 서 있던 단원의 손바닥 안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 잘나신 직감께서는 따라가지 말라고 하시나?”


“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아쉽게 됐네. 이방인들은 죽어도 사흘 뒤에 부활한다고 하던데, 그때 보자.”


남자가 고개를 까딱이자 뒤에 서 있던 남자는 단검을 역수로 쥐고 로키의 혈관을 노려 팔을 휘둘렀다.


접속이 안 되는 시간에 뭘 할지 고민하고 있었던 그에게 살을 찌르는 대신 턱 하고 뭔가가 막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린 로키는 눈을 크게 떴다.


“미안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데려가마.”


금발에 금안을 가진 남자가 로키의 목을 노리던 자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남자가 부드럽게 팔을 움직였고 그는 공중을 날았다. 느린 속도였기에 붉은 머리의 남자는 어렵지 않게 그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구 맘대로?”


“자네보다 강하니까. 게다가 이 친구를 놀리는 것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


금안의 남자의 말에 붉은 머리의 남자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할 말이 없네. 게다가 친구를 살려주기도 했고.”


그는 단검과 가면을 품 안에 집어넣고는 로키를 보고 말했다.


“갔다 와서 나를 찾아. 방금은 장난이었던 거 알지?”


“모르겠습니다.”


“자식, 건물 지붕 위까지 단검을 던져. 그럼 내가 알아서 찾아갈게.”


그는 로키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친구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건물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금발의 남자는 로키를 바라봤고, 로키도 그를 바라봤다.


“카오렌 루센트, 맞으십니까?”


그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저 로키를 바라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만나서 반갑구나.”


“직접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당신의 뒤를 따라 걷고 있는 로키라고 합니다.”


그의 말에 카오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타스에게서 들었다.”


“직접 찾아가신 겁니까?”


“그래. 찾아가서 그동안 숨어 지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흔쾌히 받아 주셨겠군요.”


“내가 혼자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다행이군요.”


“다행이지.”


로키의 말에 대답한 그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와 같이 가지 않겠느냐?”


“영광입니다.”


로키는 대번에 그의 손을 마주 잡았다. 남자는 그런 로키에게 한번 웃어 주고는 허공을 향해 말했다.


“이동시켜 주십시오.”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둘의 몸이 빛에 휩싸였고, 너무나도 눈이 부셨기에 로키는

눈을 감았다.

 

“이제 떠도 된다.”


카오렌의 말에 로키는 눈을 떴다.


섬. 로키가 서 있는 곳은 하늘을 바다로 삼은 섬이었다. 짧은 잔디들과 나무 몇 그루가 전부인 소소한 섬이지만 공중에 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어떤 섬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했다.


“여기는 어딥니까?”


“이름 없는 작은 섬이다. 이 정도면 제법 운치 있지 않느냐?”


“이곳보다 더 운치가 있는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카오렌은 로키를 섬의 가장자리로 안내했다. 끝에 걸터앉으니 바람이 그의 발을 이리저리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그 아이들은 타스가 기르는 아이들이란다. 혹시 럴러바이라는 이름을 들어봤는지 모르겠구나.”


“럴러바이라면······ 극악단의 이름이 아닙니까? 귀족들도 공연을 보고 싶어 한다는.”


“그래. 옛날에는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었단다. 가난하거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보는 정도였지.”


“타스 님이 만드신 겁니까?”


“내가 필요하다 생각해 타스에게 부탁했고, 생각 이상으로 훌륭하게 만들어 주었지.”


“목적이 무엇이었습니까?”


“정보.”


그의 말에 로키는 고개를 갸웃했다.


“당시에는 정보 길드가 없었습니까?”


“없었지. 그래서 거지나, 농부, 대장장이, 상인, 이런 사람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무척이나 소중했단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욱 그랬었지.”


“그래서 그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고 그 대가로 정보를 얻은 겁니까?”


“대화를 나눴지. 오늘 날씨는 어떻고, 옆집에 사는 이웃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농작물이 잘 익었는지, 강의 물은 맑은지와 같은 정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것들을.”


“그랬군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은 항상 쾌감을 선사해 준다. 대륙 최고의 극악단의 정체가 사실은 정보 수집이 목적이었다. 이 말을 누가 믿으려 할까, 헛소리하지 말라고 욕이나 얻어먹지 않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럴러바이는 정보 길드로 알려지지 않은 겁니까?”


잠시 고민하던 카오렌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블랑이 말해 줄 것이다. 방금 말한 것으로 그의 즐거움을 상당 부분 빼앗았으니 더 이상은 말할 수 없구나.”


“블랑은 누구입니까?”


“단검을 지붕 위로 던지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카오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섬의 한 가운데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로키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갔다.


카오렌은 섬의 중앙에 멈췄고, 로키는 그에게서 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섰다.


“늑대를 사냥하다 도망쳤다 들었다. 여태까지 수많은 동물들과 괴물들을 처치한 경험이 있었는데도 그런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되겠느냐?”


“···그것을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늑대라는 단어에 다시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 로키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며 되물었다.


“그것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그보다 내게 말해 주지 않겠느냐? 이유가 무엇이냐.”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제게 있어 현실이 아닙니다.”


로키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단어를 선택해서 말하지 말거라. 생각을 그대로 말한다 해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대답은 그렇게 해도 그의 말을 완벽하게 믿지는 않았다. 최대한 NPC의 상식선에서 알아들을 수 있게 노력했다.


“얼마 전까지 제 감각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세계를 제가 사는 세계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방인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버리는 대가로 제 감각은 완벽하게 바뀌었고, 그 감각은 늑대를 베는 감촉을 생생하게 느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망친 것이냐. 이곳의 늑대가 네가 사는 세계의 늑대와 같게 느껴져서?”


“예. 제가 사는 세계에서 동물에게 검을 휘둘러본 적은 없지만, 아마 제가 여기서 느꼈던 감촉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레벨은 어떻게 올릴 것이냐. 이방인들은 동물과 괴물들을 잡으며 경험치를 쌓아야하지 않느냐?”


“그건 저도 잘······” 무심코 대답하던 로키는 방금 카오렌의 말이 이상했음을 알아챘다. “어떻게 레벨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경험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또 어떻게······.”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말도 안 돼. 어떻게 NPC가 시스템에 관해서 알 수가 있는 거지?’


로키는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의 입은 아래로 처진 곡선을 그리기만 할 뿐, 열리지 않았다. 로키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떠올려 봤지만,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경우는 그려지지 않았다.


‘침착하자. NPC가 시스템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것 또한 남들은 절대 모르는 정보. 이유를 알 수 없다면, 알게 된 것에 만족하자.’


그렇게 생각하니 당황스러움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었다. 당황해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것은 결코 그답지 않다.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고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는 것. 그것이 부모의 유언을 바탕으로 한 그의 생활 방식이다.


“너는 이방인이되 이방인이 아니고, 나는 NPC이되 NPC가 아닌 존재.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NPC란 단어를 뱉은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


“레벨도 알고 계시고, 경험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계시는데 어찌 NPC란 단어를 알고 계시는 것이 이상하겠습니까?”


“하하, 좋구나. 아주 좋은 대답이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레벨과 경험치를 알고 있다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뜻.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퀘스트, 보상, 스킬 같은 여러 방면에 걸쳐 NPC라는 단어는 보기 싫어도 엮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그 판단에 의거해 말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확했다.


“이제 네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알려주마.”


그의 말에 로키는 집중했다. 그가 간절히도 바라던 방법을 얻을 때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내가 정보를 얻게 되고 많이 고민을 했었다. 우리 쪽 세계 사람들은 강해지기 위해 구태여 맹수나 괴물들을 찾아가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검을 휘두르고, 마나를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지. 그런데 너희 이방인들은 어떻게 하느냐. 곧바로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해 성을 나서지 않느냐.”


“그래야 레벨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 레벨. 그런데 꼭 레벨이 높아야 강한 유저가 되는 것이냐?”


잠시 고민하던 로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레벨 차이가 나더라도 스킬의 숙련도나, 스텟, 장비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 그런데도 너희 이방인들은 무작정 레벨을 올리려 하더구나.”


“스텟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라······.”


카오렌은 잠시 말을 멈췄다. 10초 정도 되는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너에게 질문을 하나 하마.”


그의 몸이 연한 노란 빛에 휩싸였고, 빛이 사라졌을 때 그는 더 이상 그가 아니게 되었다. 다행히 한번 겪어봤던 일이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


“멀린이군요. 타스 님께서 변장하시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그래. 대륙 최고의 대마법사들 중 한 명이자, 마지스 왕국의 영토 3분의 1을 다스리는 자. 주특기는 백마법과 정령마법이고 비비안에게 꼼짝을 못하는 비밀 아닌 비밀을 가지고 있다.”


“그렇군요. 그런데 왜 갑자기 변장을 하신 겁니까?”


“마법사의 길을 걷는 유저 중에, 이 나를 이길 자가 있느냐?”


“아직 없습니다.”


랭커의 반열에 오른 마법사들도 6에서 7서클 사이를 맴돌고 있다. 9서클을 마스터했다고 전해지는 멀린에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너희들이 이 세상에 온지 얼마가 지났느냐?”


“이쪽 세계로 치자면 9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현실의 하루는 리드마 대륙의 사흘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나 하나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있고,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며, 곁에 같이 서 주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멀린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로 땅을 찍었다. 그러자 암석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섬이 한 차례 흔들렸다.


“너희들의 성장 방식은 잘못됐다. 그래서는 평생을 가도 나 하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의 말에 로키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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