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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앗호 님의 서재입니다.

개같이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파이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앗호
작품등록일 :
2023.05.22 17:05
최근연재일 :
2024.05.06 14:41
연재수 :
20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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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82
추천수 :
330
글자수 :
1,012,638

작성
24.04.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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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찰청 - 2

DUMMY

"하아....하아..."


두리뭉실하던 의식이 점차 깨어나자 가장먼저 반긴 건 고통이었다.


"으으윽!...다...다리가.."


무슨 일이였을까, 이 깜깜한 곳은 어디인지, 갑자기 자신의 왜 정신을 잃었으며 다리는 왜 이 꼴인지 기억을 되짚었지만 올라오는 고통에 그것조차 힘들었다.


그나마 눈이 어둠에 적응이 되며 자신이 지금 건물 파편에 둘러 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맞아, 분명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 하고 있었어...그런데 왜...


쿵!


그런 도중 들려오는 거대한 충격음. 뭔가가 바닥에 떨어진 듯한 소리다.


-사..사람..구조대인가?


이를 아득 깨물고서 몸을 끌었다. 다행히 파편 틈 사이로 몸을 집어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 매우 위험한 행동이지만 당장 살고 싶다는 본능에 의해 무작정 그 틈에 몸을 구겨 넣었다.


몸의 여기저기가 긁히고 찢어지고서야 점점 밝아지는 시야와 함께 밖으로 빠져나왔다.


붉은 빛에 노을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피부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 불타고 있는 자동차와 건물들 그리고 코를 괴롭히는 불쾌한 혈향.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거구의 괴물.


-...던전 브레이크? 하지만 이 근처에 게이트는 열리지 않았는데?


"크아아아!!"


괴물이 울부짖자 피부로부터 죽음이 스쳐지나갔다.


"아..아..."


이렇게 죽는 구나. 그저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하려 했을 뿐인데. 괴물이 천천히 다가왔다.


운도 지지리 없구나. 그대로 파편 속에 숨어 있었으면 오히려 살았을 텐데.


"씨...발..개 같네."


쿵쿵쿵쿵!!


괴물이 달리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도끼의 그림자가 움직였다. 다가올 죽음으로부터 그저 두 눈을 감는 것만이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카앙-!


그러나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고 대신 날카로운 마찰음이 들렸다.


-뭐지?


방금까지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래도 궁금중은 참지 못하고 슬며시 눈을 떴다.


그러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도깨비 문양이 박힌 등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푸른빛으로 타오르는 흑도였다.


"생존자 발견, 지원 부탁드리겠습니다."


흑도를 든 남성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담담하게 무전했다. 그런 목소리 톤에 신기하게도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괴물이 다시 한 번 울부짖으며 남성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거친 스윙이 남성을 덮쳤지만 남성은 한 발 빠르게 도끼를 피하고 뛰어 올랐다.


그리고 흑도를 휘두르자 상황은 순식간에 끝났다.


툭.


괴물의 머리가 몸과 떨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상황 종료. 제가 이송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그에게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뒤로 한 쪽 다리는 영영 못 쓰게 됐지만 그래도 살았으면 된 거지.


병실에 있으며 그 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게이트는 카페 상가 아무도 안 쓰는 지하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남성의 이름까지도.


*


"후회하지 않아요.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무서움을 알기에 같이 가고 싶어요."


정주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 날의 윤견처럼. 그리고 뒤에 이들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예전의 정주처럼.


윤견과 잠시 기 싸움이 이루어졌지만 윤견 쪽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하아...죽어서 내 원망은 하지 마라. 것보다 넌 다리도 불편한데 어떻게 싸우게?"

"총 정도는 이미 지겹도록 만졌거든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바로 제조실로 가면 되죠?"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 아침드라마 배우가 순간 스쳐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경매에 나온 사람들이 안 보이던데, 그들은 따로 갇혀 있나?"

"경매요? 그러면 아마 경매층 근처에 갇혀 있을 거예요. 경매 중이었구나..."

"그럼 너희는 바로 제조실로가서 사람들과 합류해, 나는 따로 경매층에 갈 테니."

"네. 조심하세요."

"그래, 너희는 어른 말 잘 듣고 있어."


각자 다른 계단으로 향하며 윤견은 중앙 계단을 통해 올라가자 1층에서부터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만 살짝 돌려 확인하자 익숙한 고글이 눈에 잡혔다.


"라호야!"

"형! 우왓!"


반가운 목소리에 자동적으로 고개를 돌린 라호를 향해 원 형태의 수리검 차크람이 날아왔다. 다행히 라호는 몸을 비틀어 피했다.


기행에 가까운 차크람 조종술.


-헌터다.


윤견의 시선이 상대로 향하자 버스를 운전했던 남성이 서 있었다. 발걸음의 방향이 바뀌자 라호가 윤견 앞을 막아섰다.


"여긴 제가 맡을 게요."

"...오냐."


라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전과는 다른 표정일 거라 확신한 윤견은 다시 발을 움직여 위로 향했다.


타다다다-!!


"죽여!"


총성과 함께 오고가는 고성방가들을 지나 전에 왔던 경매층에 도착했다.


"음? 씨발 너 뭐..!"


마침 계단에서 내려오던 불량아가 윤견을 보고 야구배트를 들었지만 윤견의 주먹이 그대로 불량아를 날렸다.


“뭐..뭐야!?”

“충호야!”


보이지 않은 곳에서 들린 목소리에 곧바로 권총을 꺼내고서 계단을 올랐다. 가장 먼저 가까이 있는 놈의 미간을 향해 권총 손잡을 내려찍고 쓰러지려는 놈을 붙잡아 방패로 삼아 총구 앞에 들이밀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고 자신 또래인 애들을 잡아가고 노역시킨 놈들이지만 쉽사리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그 사이 윤견은 거리낌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당!!


“끄아아악!!”

“아파아!!”


모든 이들이 자신의 허벅지나 어깨를 부여잡은 채 바닥을 굴렀다.


“..하아.”


분명 총구는 상대의 머리를 향했으나 순간 파이브와 라호가 떠올라 아래로 내려갔다. 그래도 이정도면 전투불능이라고 판단해 놈들의 무기들을 수거해갔다.


그리고서 한 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었다.


방금까지 고통에 몸부림치던 놈도 관자놀이로부터 전해지는 차가운 살기에 정신을 차렸다.


“사..살려주세요.”

“너 하는 거 봐서. 경매에 올라갔던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사..상품이요?”


철컥.


“오른쪽 끝 방! 오른쪽 끝 방에 갇혀 있습니다!”


놈의 말대로 끝 방의 문고리를 잡자 돌아가지 않았다.


“으잉? 이건 또 뭔 일이래?”


문고리를 부수려던 윤견이 목소리 방향으로 총구를 돌렸다.


-저 사람은 아까 옆자리에 있던...


경매장에 들어선 윤견의 옆자리에 있던 남성이 바닥에 쓰러진 불량아들을 살피더니 뒤늦게 자신을 보고 있는 총구를 확인했다.


“우와! 깜짝이여!”


{온 – 족제비 발톱}


남성의 품속에서 작은 단도가 반짝이며 등장하더니 세차게 휘두르자 손톱크기의 참격들이 날아갔다.


-헌터?!


{온 – 착화(着火)}


레버를 당기자마자 검을 휘둘러 날아오는 참격들을 막아냈다. 그 사이 남성은 윤견을 향해 질주했다.


“새끼가! 어디서 도둑질이야!”


단숨에 윤견의 코앞까지 온 남성이 단도를 휘둘렀다. 짧은 단도가 쉬익 소리를 내며 윤견을 몰아세웠다. 윤견도 흑도를 움직이며 단도를 따라갔다.


그런 그를 보며 강하리가 떠올랐다. 이종족에게는 별 힘을 못 내는 온이 사람에게는 빛을 발휘하는 기이한 재능.


“당신 헌터면서 이딴 곳은 왜 온 거지? 백정이냐?”

“캬하핫! 내 맘이다 새꺄! 어디서 선생질이야, 꼬우면 고소하던가!”

“참수형.”


촤악.


아주 잠깐의 틈에 흑도가 목을 베었다. 그러나 방금 남성이 나왔던 곳에서 또 다시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견은 바로 바닥에 떨군 권총을 들고 겨누자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경매에 참가한 놈들은 그저 힘없는 변태들만 있을 줄 알았더니 헌터도 있던 건가..


총구로 참가자들을 틀어막은 채로 검 손잡이 끝 부분으로 문고리를 내려쳤다. 문고리는 그대로 맥없이 부서지며 문이 열렸다.


몸을 반 쯤 넣자 안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잔뜩 겁을 먹은 채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 중에는 아침드라마 배우 박호하도 있었다.


-결박은...손 만 묶었군.


불량아들에게 회수한 무기들을 그들 앞으로 던졌다. 병기들이 바닥에 떨어지며 내는 소리에 한껏 더 움츠려들었다.


“길게 말할 시간 없습니다. 살고 싶으면 이걸로 결박을 풀고 나가요.”


여전히 권총으로 밖을 경계하며 짧게 말했다. 좀 더 친절하고 사려있게 말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그런 배려를 보일 정신적 여유는 없었다. 언제 또 다시 이상한 놈이 나타날 줄 모르니.


그러나 다행히 박호하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단검을 주워 자신의 결박을 풀었다.


“뭘...저는 뭘하면 되는 거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세요. 그럼 놈들과 싸우고 있는 무리가 있을 텐데 합류하세요. 괜히 살고 싶어서 버리고 가다 잡히지 말고.”


박호하는 침을 꼴깍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른 이들의 결박을 풀어주고서 무기를 나눴다.

상품으로 전락했던 이들이 허겁지겁 밖으로 나가 계단으로 향하는 동안 윤견은 끝까지 문을 경계하고서 이들의 뒤를 따랐다.


“저기요~, 저도 데려가주세요. 혼자 무서워요..”


분명 마지막 까지 빠져나간 걸 확인하고 내려가려던 길이다. 그럼 함정인가 했지만 분명 참가자들은 총구 앞에서 나온 적이 없어 참가자일 경우는 없었다.


“아오! 뭐하다가...씨.”


결국 짜증과 함께 발을 돌려 다시 올라가자 홀로 비틀거리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뭐해요, 빨리 일로 와요!”

“어멋!”


여성의 손목을 잡고 당기자 여성의 몸이 생각지 못한 정도로 앞으로 쏠렸다. 윤견도 당황해하며 여성의 몸을 잡으려던 그 순간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여성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방황하던 다리가 곧장 바닥을 디디며 자세를 잡고는 품속에서 체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견도 억지로 자세를 잡고 흑도를 뽑아 올리자마자 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흑도가 흔들렸다.


흑도와 부딪친 체인의 끝에는 십자가 모양의 날붙이가 달려 있었다.


“어머나, 이걸 반응해?”

“하아...또 헌터냐? 당신도 덕질 하려고 왔어?”

“푸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고작 웃음소리뿐인데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려, 헌터는 맞는데 손님이 아니라 여기 사장님이거든.”


여성은 말을 끝내자마자 체인을 휘둘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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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녹색 도시 - 2 24.05.06 6 0 11쪽
207 녹색 도시 24.05.05 6 0 11쪽
206 좋은 사람 24.05.03 10 0 10쪽
205 문제아 - 2 24.05.01 11 0 11쪽
204 불량아 - 7 24.04.29 11 0 11쪽
203 무채색과 긍지 24.04.28 15 0 11쪽
202 경찰청 - 3 24.04.27 11 0 11쪽
» 경찰청 - 2 24.04.24 15 0 11쪽
200 문제아 24.04.22 16 0 11쪽
199 경찰청 24.04.20 15 0 11쪽
198 불량아 - 6 24.04.18 17 0 12쪽
197 불량아 - 5 24.04.16 16 0 11쪽
196 불량아 - 4 24.04.14 21 0 11쪽
195 불량아 - 3 24.04.13 18 0 11쪽
194 불량아 - 2 24.04.11 19 0 11쪽
193 불량아 24.04.09 20 0 11쪽
192 운수 좋은 날 24.04.06 20 0 11쪽
191 작별 인사 24.04.04 23 0 11쪽
190 이들을 위하여 24.04.02 23 0 11쪽
189 파이브 - 3 24.03.31 27 0 11쪽
188 파이브 - 2 24.03.30 28 0 11쪽
187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5 24.03.28 20 0 11쪽
18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4 24.03.24 28 0 11쪽
18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3 24.03.23 28 1 11쪽
18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2 24.03.21 27 1 11쪽
183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4.03.19 27 1 11쪽
182 리저드 공습 - 2 24.03.17 34 1 11쪽
181 리저드 공습 24.03.16 31 1 11쪽
180 되돌리다 24.03.12 3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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