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르스 님의 서재입니다.

미스테리단편모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7.12.29 00:26
최근연재일 :
2017.12.29 00:32
연재수 :
5 회
조회수 :
2,002
추천수 :
17
글자수 :
20,000

작성
17.12.29 00:31
조회
299
추천
2
글자
6쪽

기가막힌 트럭

DUMMY

트럭운전사 56세 최현수 씨는 사고경력 하나 없던 운전자였다. 그는 젊었을 적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뱃일했던 흔한 대한민국의 중년 남자였다. 30살부터 시작한 트럭 일. 이제는 슬슬 힘에 부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 모은 목돈으로 소나 키우며 살까 생각하던 현수는 오늘도 변함없이 운전하고 있었다.




“흐아암. 졸려 죽겠네.”




하품하다가 현수는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 소리가 지직거린다. 현수는 너무 졸린 나머지 다음 휴게소에서 조금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뺨을 툭툭 쳤다. 예전에는 아니었는데 요즘은 밤에 운전하면 너무도 졸렸다.




그런데 반대편 차로에서 갑자기 승용차가 나타났다. 코너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승용차가 비틀거렸다. 현수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승용차가 차로를 넘어서 트럭 앞까지 다가왔다. 현수는 방어운전을 해보려고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씨발!”




승용차가 다가와서 트럭에 부딪혔다. 결과는 눈에 보듯 뻔했다. 8톤 트럭에 승용차가 측면으로 들이박은 것이다. 분명히 승객은 끔찍한 몰골로 죽어있겠지. 현수는 얼른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리고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승용차가 없다.




“이게 뭐야 대체?!”




귀신에게 홀린 것처럼 현수는 멍청한 몰골을 했다. 트럭에 분명히 부딪힌 흔적은 있는데 승용차가 없는 것이다. 현수는 도로 뒤 몇백 미터까지 뛰어가 봤지만, 승용차는커녕 개미 한 마리도 안 보였다.




현수는 황당하다고 생각하며 운송을 끝마쳤다. 그리고 차를 수리하러 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자신이 꿈을 꾼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가 생길 일도 없으니까.




현수는 몇 년 전 새 차를 뽑았을 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중고차 딜러가 말하길, 이 차를 타다가 기이한 일이 일어나도 그냥 입 다물고 있으라고 했었다. 현수는 아무래도 사고가 난 것이 이상하여 중고차 딜러를 만나러 갔다.




“이보시오. 내가 사람을 쳤는데 죽은 사람이 없었소.”


“신고는 하셨나요?”


“그게······.”




현수는 죽은 사람도 없고 차도 없으니 신고하지 않았다.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검은 정장을 입은 중고차 딜러는 껄껄 웃으면서 현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주세요. 당신은 재능이 있군요.”


“그게 무슨 소리요 대체?”


“원하는 대로 하라는 얘깁니다. 앞으로 사람을 쳐도 죽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현수는 심란한 마음에 집에 돌아가서 누웠다. 이리 돌아눕고 저리 돌아누웠다. 그날 일을 잊을 수가 없었다. 다음날 중고차 딜러를 찾아가 봤지만, 그는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증발해버렸다. 주변 동료들도 그를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현수는 자신의 내면에서 무언가 깨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중고차 딜러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앞으로 사람을 쳐도 죽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앞으로 사람을 쳐도 죽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앞으로 사람을 쳐도 죽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메아리치는 소리에 그는 귀를 막고 싶었지만, 자신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는 그길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차를 몰았다. 시골의 일차로 포장도로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만날 차를 기다렸다. 현수는 두근두근하는 가슴을 안고 반대편 승용차를 들이박았다. 충돌음이 들리고 곧 현수는 고개를 들었다.




“없다.”




들이박은 운전자도 없고 차도 없었다. 이것으로 딜러의 말이 증명되는 것이었다. 갑자기 현수는 56년 평생 잊고 있던 어떤 감정을 느꼈다. 그것은 희열이었다. 성행위와는 다른 쾌락이다. 말하자면 어떤 정신적인 고양감이다.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이 사라졌다.




그 길로 현수는 차를 수리하고 이번에는 사람을 쳐보기로 했다. 자동차만 없어지는 것인지 궁금했으니까. 그래서 현수는 시골길 변두리에 걷고 있는 한 학생을 차로 쳐버렸다. 물론 시체는 없었다. 현수는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들내미가 하던 레이싱게임을 구경해본 적이 있었다.




아니지, 그건 레이싱 게임이 아니다. 레이싱 게임이 아니라 무슨 GTA라고 하는 게임이었는데 사람을 막 쳐도 도망만 잘 치면 경찰이 안 쫓아오고는 했다. 현수는 그 길로 주변에 인적이 뜸할 때는 차를 들이박거나 사람을 치고는 했다. 차는 거의 들이박지 않았다. 수리비용이 너무 아까웠으니 사람을 쳤다. 이유? 재밌어서다. 그래도 그들의 흔적은 안 남았으니까.




그러다가 문득 자기가 쳐버린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졌다. 너무너무 궁금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현수는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아낼 방법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몇 년이나 더 사람을 치고는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이 될 때쯤 그 일을 시도했다. 바로 벽에 차를 들이박는 것이었다. 자기가 자기 차를 들이박으면 현수도 사라진 그들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




쾅!




엄청난 속도로 달린 트럭이 벽에 부딪히고 현수는 기절했다. 현수는 죽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3번 환생 트럭 임무 수행 불가능.]


[우리 세계에 필요한 인재가 더 필요한데 어떻게 살릴 방법이 없소? 그들의 영혼을 더욱더 수집해서 우리 세계에서 환생시켜야 하오.]


[그는 자살한 모양입니다. 다른 환생 트럭 주인을 찾는 수밖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스테리단편모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 떨어진 함선 +2 17.12.29 318 3 17쪽
» 기가막힌 트럭 +1 17.12.29 299 2 6쪽
3 용사를 소환했을 뿐인데 +1 17.12.29 326 5 8쪽
2 어느 쪽이 둘이지? +4 17.12.29 377 3 8쪽
1 청부살인 +1 17.12.29 682 4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