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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님의 서재입니다.

미스테리단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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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7.12.29 00:26
최근연재일 :
2017.12.29 00:32
연재수 :
5 회
조회수 :
1,998
추천수 :
17
글자수 :
20,000

작성
17.12.29 00:29
조회
376
추천
3
글자
8쪽

어느 쪽이 둘이지?

DUMMY

유연재의 남자친구의 이름은 군성모. 그는 군대를 전역하고 현재 휴학 중인 23세 청년이다. 성모와는 아는 지인의 소개로 소개팅을 하게 되었고 마음에 들어서 근 1년간 연애 중이었다. 둘의 마음이 너무 잘 맞았기 때문에 연재는 벌써부터 결혼을 생각하는 둥 달콤한 상상에 빠져있었다.




그녀의 남자친구 성모는 패션 감각이 좋고 잘생겼으며 친절한데다 사교성까지 좋아서 친구도 많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그는 집도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데 한사코 집안에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일해서 학비를 버는 남자였다. 성실한 모습까지 빼놓을 수 없이 만점이다.




남자친구의 왼쪽 팔꿈치 뒤쪽에 화상자국에 나있는 것이 유일 흠이지만 어렸을 적에 다친 상처라고 했다. 연재는 나중에 그녀의 자비를 들여서 화상자국을 수술시켜줄까 생각 중이었다. 성모는 한사코 거부할 테지만.




연재는 얼마 전부터 사귀던 애인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전역 후 학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 중인 남자친구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일을 한다. 연재의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성모가 일할 시간에 마치 한량처럼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잘못본 거라고 말했지만 점점 목격담이 늘어나자 연재는 의아함이 생겼다. 그래서 성모에게 얘기를 했다.




“오빠, 혹시 알바 그만뒀어?”


“아니?”


“오빠가 자꾸 알바시간에 밖에 돌아다닌다고 내 친구들이 그러더라고.”


“아. 그거? 나 쌍둥이 동생 있는 거 알아? 아마 걔 일거야.”


“정말? 왜 나한테 말 안 해줬어.”


“별로 안 친하거든. 너한테 소개시켜주고 싶지도 않아 성격이 별로 안 좋거든.”




연재는 그런가 싶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남친의 말을 철썩 같이 믿으니까. 근데 약간 흥미가 생겼다. 원래는 전혀 관심이 없는 얘기였는데 성모의 동생이라니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그가 나타난다는 곳에서 기다렸다. 이름도 모르는 성모의 쌍둥이 동생은 또 그곳을 지나쳤다. 그는 등에 커다란 기타케이스를 메고 있었다.




연재는 말을 걸려다가, 그 모습이 너무 의아해서 그를 미행했다. 으슥한 골목으로 향하는 그의 앞에 중형 텐트가 있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오지에 있는 으슥한 골목에서 대체 뭘 하는 거지? 연재는 가슴이 쿵쾅거렸다. 텐트의 덮개를 열고 잠깐 들어간 그는 몇 분 뒤에 그곳을 빠져나왔다. 연재는 그가 갔는지 확인한 이후에 텐트를 열었다.




연재는 얼운털이 솟는 것이 느껴졌다. 섬뜩한 기분에 텐트를 여니 그 안에는 온갖 짐승들의 사체가 있었다. 썩은 냄새가 나지 않아서 밖에서는 전혀 몰랐던 것이다. 연재는 너무 두려워서 후다닥 달아났다.




“거짓말이지?”




연재는 홀로 도망치면서 중얼거렸다. 연재는 전화를 걸어서 당장 성모와 만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카페에서 성모와 만난 연재는 떨리는 손을 감추지 못하고 성모에게 그날 있었던 일의 전모를 말했다. 성모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쌍둥이 동생은, 어렸을 적에 학대당한 적이 있어. 현재 우리 아버지가 우리의 양아버지셔. 난 괜찮았지만 내 동생은 왜인지 친부에게 집중적인 타겟이 되어서, 매일 같이 밤마다 맞으면서 학대를 당했어. 그래서 7살부터 자폐증이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자폐증이 싹 사라졌다고 했어. 괜찮아지는 것 같았지. 그런데 성격이 너무 나쁘게 변했어. 하지만 그런 짓까지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리고 성모는 자신의 집 주변에 있던 짐승들이 없어진다는 소문이 뜬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집 주변에서 개나 고양이들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떠돌이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던 상가사람들이 매일 같이 그 고양이나 개들이 안 보인다고······.




“신고하자.”


“그래. 아무리 동생이라도 그래야겠지.”




성모의 허락을 받은 연재는 핸드폰을 열어서 112에 신고했다. 그 이후 조금 마음을 놓기로 했다. 집에 도착한 뒤에 성모에게서 카톡이 왔다.




‘그 애, 경찰서로 잡혀갔어. 너무 걱정 하지마.’




연재는 약간 안심하고는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날 같은 시각, 어제 성모의 동생을 봤던 그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성모의 쌍둥이 동생이 또 기타케이스를 메고 걸어가는 것을 봤다. 연재는 신고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하던 일도 그만두고 매일같이 그 모습을 그 자리에서 지켜봤다. 매일 매일 사체는 나왔다. 고양이, 비둘기, 개 등등.



그러다 어느 날 그가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연재는 천천히 그 텐트로 향했다. 그 순간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그녀를 습격했다. 한손에는 칼을 쥔 그 남자는 성모와 똑같이 생긴 쌍둥이였다. 그녀는 그 남자의 팔꿈치에 화상자국을 보았다.




그는 성모의 쌍둥이 동생이 아니었다. 성모였다. 그녀는 성모의 이름을 계속해서 불렀다. 성모는 갑작스레 정신을 차리면서 혼란스러운 눈동자로 연재를 내려다보았다. 성모는 여태까지 그를 미행해오던 사람이 연재라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연재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




“나도 어렸을 적에 학대당한 적이 있었어. 계모한테서.”




연재는 계모에게 학대당해서 7일간 감금당해서 거의 굶었다. 마실 수 있는 물이 천장에서 뚝뚝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아사했을 것이다. 출장 갔다 온 친부에게 발견되어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 이후 트라우마가 남아서 한 끼도 굶은 적이 없었고 타인의 고통을 더 잘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연재는 그 쌍둥이 동생이 성모였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성모의 말에 이상한 점이 있었기도 했고 성모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는 사실을 직접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성모가 말한 학대당한 쌍둥이 동생의 이야기가 사실 성모의 이야기였던 것도 알았다. 연재가 성모에게 물었다.




“왜 짐승들을 죽이기 시작한 거야?”


“아니야. 나는 죽이지 않았어.”


“걱정 하지마. 난 너를 다 이해하니까.”


“어렸을 적에 짐승들을 죽인 적이 있지만 양아버지한테 들킨 이후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동물을 죽이는 습관이 있었으면 난 벌써 영창에 갔을 걸?”


“뭐?”


“난 사실 죽은 짐승을 기타케이스에 담아 온 것뿐이야.”


“죽은 짐승들은······. 어디서 발견했는데?”


“너희 집.”




연재는 그 순간 성모가 떨어트린 칼을 쥐고 성모에게 달려들었다. 이중인격자는 사실 성모가 아니라 그녀였던 것이다. 성모의 배를 찌르고는 달아났다. 성모는 온 힘을 다해서 연재를 쫓아갔지만 얼마간 걷다가 쓰러졌다. 연재는 다시 되돌아왔다. 쓰러진 성모를 부축해서 좀 더 밝은 곳으로 옮기고는 119에 전화를 걸었다.




성모는 피를 많이 흘렸음에도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연재와 다시 만나서 평범하게 잡담을 나눴다. 연재는 아무 것도 기억을 못한다는 듯이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하며 계속 짐승을 죽였고 성모는 그것을 계속 은폐했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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