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르스 님의 서재입니다.

미스테리단편모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이르스
작품등록일 :
2017.12.29 00:26
최근연재일 :
2017.12.29 00:32
연재수 :
5 회
조회수 :
2,003
추천수 :
17
글자수 :
20,000

작성
17.12.29 00:30
조회
326
추천
5
글자
8쪽

용사를 소환했을 뿐인데

DUMMY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며 드디어 용사가 소환되었다. 최근 발호한 마왕을 처단하기 위해 여신께서 이계에서 용사를 소환하신 것이었다. 사제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수십 년의 고련 끝에 기도의 힘을 모아서 드디어 용사를 소환했다!




“오오오!”


“용사께서 강림하신다!”




늙은 사제들은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소환된 용사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교복이라는 옷을 입고 있었다.




“에? 뭔 소리야?”




그의 이름은 강누리. 평범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대사제는 강누리에게 찾아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이 세계를 구원할 용사로 선정되셨습니다.”


“예? 제가 무슨 용사에요? 저 야자하고 있었다니까요. 수능이 지금 3일밖에 안남았는데 뭔 세상을 구한다고요?”


“이 세계의 시간은 그 세계의 시간과 다릅니다. 여기서의 수십 년이 거기서의 1초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근데 전 아무런 힘도 없는데요?”


“여신께서 용사에게 힘을 부여하셨습니다.”


“돌아갈 수는 있는거죠?”


“마왕을 무찌르면 얼마든지 돌아가실 수 있습니다.”




누리는 생각했다. 시간이 안 간다고? 그럼 세상을 구하던가 하고나서 집에 돌아가기 전에 수능공부를 하면 되는 게 아닌가. 개이득이군. 옆에 있던 대사제의 수하들이 이 기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근처의 왕국으로 모두 파발을 보냈다.




누리는 자신만만이었다.




“자 그럼 어서 여신이 제게 부여한 능력을 가르쳐주세요. 검 휘두릅니까? 마법을 써요?”




대사제는 누리를 보면서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여신께서 선정하신 분이니 보통의 젊은이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평범하게 살아온 그 용사가 갑자기 소환되었다는 것에 너무도 쉽게 적응한 것이었다.




“그 능력은 아직 모릅니다. 이제부터 저희의 시험에 따라서 용사의 능력을 각성시켜야합니다. 용사님.”


“아! 물론이죠. 그럼 어디로 갈까요?”


“이쪽으로 오시죠.”


“튜토리얼인가보네 이거 흥미진진하다.”




그렇게 대사제의 시험을 받는 용사에게는 아무런 능력도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검을 휘두르면 자기 발에 채이고 마법을 배우려고하면 머리가 나빠서 배울 수 없었다.




“마법이 무슨 수능문제보다 어려워?”


“그럼 아마도 신성력을 가지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성직자가 되어서 세상을 구원하실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대사제는 신성력 테스트까지 끝마쳤지만 도저히 용사의 능력을 알 수 없었다. 대사제는 자신이 실패한 것인가 매일같이 고민했다. 그렇게 시련의 전당에서 용사의 능력을 확인하고 있을 때쯤 바깥 세계는 난리가 났다.




대사원의 근처에 있는 왕국이 전염병이 돈 것이었다. 치사율은 매우 높아, 걸리기만 하면 모두 죽었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이 전염병을 막기 위해 마법사들을 투입하거나 사제들의 신성력을 사용했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전염병의 전파속도는 너무 빨랐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죽어갔다.




근처 왕국의 회의실.




“이게 다 마왕의 소행입니다. 폐하.”


“속히 용사를 보내서 그를 처단하게 하라.”


“폐하. 아직 대사제는 용사의 능력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닥치고 용사를 보내게 하라. 짐은 더 이상 참지 못한다. 마왕의 전염병을 속히 진정시키는 데 전력을 집중하겠으니 용사를 보내라!”




왕의 어명에 결국 대신들은 준비가 안 된 용사를 보내기로 했다. 용사의 동료들을 모집했다. 세상에서 활을 제일 잘 쏘는 엘프 세레누스, 가장 힘이 센 드워프 탐길, 가장 뛰어난 마법을 지닌 로미우스다.




한편, 용사는 대사제가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안색이 매우 창백한 것이었다.




“대사제님 괜찮나요? 제가 무능력자라서 역시 너무 무리하고 계신 게 아닌지.”


“아닙니다. 용사님. 당신에게는 분명히 능력이 있습니다. 여신께서는 분명히 능력을 주셨습니다.”


“능력은 전혀 없어 보이는데요.”


“어쨌든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사악한 마왕의 소행으로 왕국 전체가 병에 물들었습니다. 미안한 말씀이지만 용사님. 마왕을 처단하러 먼저 출발하시고 그때 능력을 개방하셔야 합니다.”


“쩝. 알았어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대사제는 그 담대한 성품에 깊이 감동하고는 용사에게 서클릿과 검과 방패를 주었다.




“이 무기들이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어서 가십시오 용사님. 밖에 동료들이 있습니다.”










누리는 동료들과 여행을 시작했다. 세레누스는 뛰어난 추적자였고 탐길은 엄청나게 힘이 강해 커다란 성문도 부실 수 있었으며, 로미우스는 태풍을 부르고 호우를 조절하는 대단한 마법사였다.




그러나 누리는 아무런 능력이 없었다. 동료들은 마왕의 땅으로 진격했다. 마왕의 땅으로 가면 갈수록 생물들이 사멸하는 모습이 보였다. 동료들의 안색도 창백해져갔다.




“마왕의 땅에 들어오니 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군요. 조심하지요.”




누리와 세 동료들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들어갔다. 마왕의 땅을 지나면서 동료 한명이 죽었다. 로미우스였다. 그는 체력이 약했는데 제일 먼저 병에 걸려 죽었다. 그 다음에는 탐길이 죽었다. 강한 열병에 걸려 있는 동안 마왕군의 계략에 수많은 화살을 맞고 죽었다.




그 다음에는 세레누스도 죽었다. 그는 친절하고 뛰어난 지도자였지만 마왕군의 계략에 온몸이 빨갛게 물드는 저주를 걸려 사망했다. 세레누스는 죽으면서 누리에게 말했다.




“누리. 당신이 마왕을 물리쳐야만 합니다. 이 세계를 구원해주세요.”




아무런 원망도 없었던 세레누스의 말에 누리는 절망했다. 대체 자신의 능력이 뭐라고 마왕성 근처의 깊은 영지까지 이렇게 동료들을 모아서 보냈단 말인가.




누리는 아무런 힘도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만 각오를 다졌다. 동료들의 희생을 헛되이 할 수 없었다. 탐길에게서 배운 검술실력으로 어떻게든 잡졸들을 처리하며 마왕성까지 들어온 순간, 마왕성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누리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마왕성의 시녀들은 모두 피를 토하며 죽어있었다. 전신이 쇠약해진 마왕군 기사들은 누리의 허접한 칼질에도 쓰러져갔다. 어째서인지 약해져있었다. 누리는 자신감을 갖고 마왕성을 들어가서 비틀비틀 거리는 병사들을 모두 해치우고 마왕의 앞까지 갔다.




마왕은 권좌에 앉아 오만한 표정으로 누리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마치 몇 달은 먹지 않은 고승처럼 삐쩍 말라있었다. 살점하나 없는 그 앙상한 육신.




“용사여. 드디어 이 앞까지 도착했는가?”


“그래. 널 없애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


“왜 왔느냐? 이미 난 죽어가고 있다.”


“뭐?”


“네 능력은 정말이지 대단하더군. 여신이 뽑은 이번 용사는 정말로 막강하지 않은가······. 그 질병을 감염시키는 능력.”


“뭐라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병에 걸려 죽었다. 너희 왕국에서 건너온 전염병이더군. 내 마왕군 기사들은 장티푸스라고 하는 병에 걸렸다. 다들 일어설 수도 없지만 너에게 저항하기 위해 쓰러지는 육신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내 가족들은 콜레라에 걸려서 죽었다. 나는 세 가지 병에 모두 걸려 있다. 크큭. 이제 죽여라 용사여.”




누리는 멍청한 표정으로 마왕의 머리를 벴다. 그리고 왕국으로 돌아갔다. 마왕의 영지 곳곳에 창궐한 전염병 때문에 모든 마족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먹을 것을 훔쳐서 왕국으로 돌아간 순간, 왕국이 초토화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도 살아남은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산속으로 숨어버렸고 도시마다 모두 죽음으로 가득 차있다.




누리는 깨달았다. 소환되면서 자신의 몸에 있던 질병들이, 이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병이었던 것이다. 대사원으로 갔지만 그곳에서도 시체뿐이었다. 그가 바로 바이오해저드를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하하, 하하하하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스테리단편모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 떨어진 함선 +2 17.12.29 318 3 17쪽
4 기가막힌 트럭 +1 17.12.29 300 2 6쪽
» 용사를 소환했을 뿐인데 +1 17.12.29 327 5 8쪽
2 어느 쪽이 둘이지? +4 17.12.29 377 3 8쪽
1 청부살인 +1 17.12.29 682 4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