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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수님 님의 서재입니다.

랩퍼 T와 운명의 그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완결

우은수
작품등록일 :
2017.02.20 19:15
최근연재일 :
2018.01.05 14:32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24,710
추천수 :
355
글자수 :
532,344

작성
17.09.1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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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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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5쪽

56. 우승을 향하여 (1)

DUMMY

<쇼미 y머니 본선 경연 녹화 안내>


녹화일자 : 6월 20일 13:00

장소 : 서울 강서구 등촌동 스튜디오


일주일 뒤로군.

내 인생을 바꿀 진짜 무대.


나나에게 휴대폰을 받아서 예선 무대 동영상을 플레이했다.

내가 기절한 이후에 세 명이 어떻게 랩을 했는지 궁금.


나나와 현주혁도 병원 침상에 걸터앉아 함께 보았다.

먼저 최재호의 순서.


비트는 50cent 의 P.I.M.P 였고

기본기가 있는 놈 답게 나름 쫄깃쫄깃한 랩을 하다가

얼토당토않게 가사를 까먹어서 두 마디를 그냥 보내더니

멋적은 듯 웃어 넘겼다.


풉, 웃어서 그 상황을 모면하기엔 얼굴이 너무 무섭잖아.

그놈은 자기가 가사를 틀렸어도

세명 안에는 들어갈 거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만약 틀리지 않았으면?

그래도 떨어졌을것 같아.

사연팔이가 주제인데 스무살짜리가 어울리지 않은 머니 스웨그 돈자랑 가사라니.

아직 유명하지도 않은 아마추어가 노래하기엔 미운털이 박히기 딱 좋은 내용.


다음은 13번 하태일.

작년에 난 예선에서 떨어진 대회에서 본선진출, 거기서 최종 3등이었지.

이녀석도 선택한 비트가 50cent네.

확실이 이 친구는 자기만의 독특한 발음이 있다.

툭, 툭 끊어치듯 내뱉는게

딱 들어도 '아 이녀석이구나' 싶은 독특함.

내용도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이번엔 정상에 서겠다는 가사.


평범한 가사를 가지고도 특유의 발음과 리듬감으로 잘 살려냈다.

본선에는 더 많은 실력자들이 모이겠지만,

만약 이 녀석과 1 : 1로 붙게 된다면 어떻게 대응하는게 좋을까...

흠.


하지만 이보게, 유니크한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짬뽕이 독특하기만 하면 뭐해.

맛이 좋아야지.

뭐 물론 너의 랩도 어느정도 괜찮긴 하다만,

너의 독특함이 곧 너의 한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억지로 찾아낸 단점이랄까.


마지막은 30번 나경준.

언더에서 오래 굴렀다는 래퍼다.

선택한 비트는 DR.DRE의 still D.R.E.

나와 같은 비트라서 단번에 비교가 되는구나.


일단 무대위의 여유로움이 남다르다.

이사람은 대체 몇살이지?

몇 년이나 공연을 하며 살았던 거야?

비트 위에 랩을 얹는 게 아니라

비트를 타고 놀면서 랩으로 양념을 하는 느낌이다.


확실히 잘한다.

가사의 라임도 내용도 좋다.

사연팔의 정수로구만.

서른이 넘도록 무명으로 노래한지가 10여년이라고.


노련한데다 그렇다고 스타일이 올드하지도 않다.

허허허.

이런 날고 기는 놈들 30명이 모인다 이거지.

좋아, 빨리 만나보고 싶은 투지가 확 살아나는데?


현주혁이 다 보더니 말했다.


"야, 니꺼 한 번 다시 보자."


오옹?

내꺼?

그러고 보니 길거리 공연 유튜브에 올려놓은거만 봤지

제대로 된 무대에서 랩 했던 건 못봤네.


나나가 휴대폰을 이리저리 누르는데

꿀꺽.

야 이게 뭐라고 왜 긴장되냐.


푸핫.

저 아파보이는 환자는 누구야.

아픈데 안아픈 척 억지로 웃는거 넘 티난다.


비트가 플레이되고

냉정하게 내가 했던 무대를 모니터링했다.


음.

으음.

으흐으음...


노래가 끝나고 멈춤을 누를 때까지

우리 세 명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뭔가 생각하고 있는 듯.


내가 나나와 현주혁에게 물었다.


"어때?"


나나가 돌아보며 되물었다.


"뭐가 어때?"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했을때 어떠냐고."


"흠, 솔직히 말하면."


어어. 왠일로 나나가 진지하게 뭔가 말하려는 것 같은데.

나와 현주혁이 귀를 쫑긋 세워 집중했다.


"너 환자복 버프가 한몫 했어.

저번에 그 밴드 보컬이라는 친구가 말했다며.

얌전한거 무대에서 별로 매력 없다고.

근데 이번엔 목발을 짚고 있어서 뭔가 부상투혼같은 이미지가 생겼지.

만약 그게 없었으면?

글쎄.

눈 감고 오디오만 들으면 확실히 너의 발성이 확 튀지.

귀에 잘 들어오거든.

근데 이건 TV 잖아.

제스쳐와 무대를 장악하는 느낌,

특히 마지막 참가자처럼 여유롭게 무대 위에서 노는 느낌.

이런게 약해."


현주혁이 놀라며 말했다.


"우오오오~ 김나나~

이건 뭐 무슨 평론가같잖아.

남친이라 더 냉정하게 평가하는거 아니냐?

애정을 보여줘야지 너무하네~."


나나가 멋적은 듯 피식 웃었다.


와.

처음 봤을 때부터 한눈에 반한 여친이지만

이렇게 말해주니

더 멋진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세워주었다.


아직도 그렇게 보이는구나.

내 딴에는 퍼포먼스도 섞고 나름 내 상품성을 보여주려 했는데.

여전히 모범생처럼 보였나보군.


"그래, 잘 뜯어봐줘서 쌩유.

그럼 본선에도 병원복 계속 입고 나갈까?"


나나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휴, 인간아. 그게 작전이냐?"


"푸하핫, 농담이야 농담."


같이 피식 웃던 현주혁이 말했다.


"암튼 축하한다.

이만 가볼테니 푹 쉬고.

남은 일주일 계획 잘 짜라.

필요한거 있음 전화 때리고."


"오케."


현주혁은 하이파이브를 척 척 하고 돌아섰다.

나나도 일어나며 말했다.


"갈께."


나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나는 허리를 숙여 내게 가까이 다가와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무대에서 멋있었어."


그리고 볼에 쪽, 굿나잇 키스를 해주고 돌아섰다.

아.

아아.

여전히 볼에 나나의 입술 감촉이 남아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었다.

겨우 볼에 입맞춘거 가지고 이러다니.

이것 참.


다시 병원 침상에 드러누워 나나에게 받은 동영상 파일을 눌러보았다.

내가 했던 랩과

다른 참가자들의 랩을 번갈아 들으며

그들의 손짓과 몸짓,

장점과 단점을 계속 확인했다.


목소리의 톤은 확실히 내게 강점이 있다.

나머지.

나머지에서 점수차가 날 수도 있겠구나.


남은 시간은 일주일인데

그 안에 내게 부족한 어떤 것들을 채우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면,

내가 가진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작전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길게 한숨을 내쉬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본선에 나가는 일이 마냥 신나고 좋은데

물론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은 있는데

진짜 대중 앞에 선다는 기분이

뭔가 낯설다.


후...


다른거 없다 성찬아.

드디어 왔어.

몇 년 동안이나 꿈꿔왔던 무대.


내가 가진 것, 갈고 닦았던 것들을 죄다 보여주자.


신나게 보여주는 거야.

진짜 뮤지션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오늘은 승리한 기분을 맘껏 누리자.

세 명 안에 들었잖아.

1차 목표를 이뤘으니 자축할 자격이 충분해.

좋은 기분을 가지고

나나의 입술 감촉을 기억하며,

푹 자자.

푹.



##



본선 녹화 D-5.


다음 날 몇가지 검사를 더 하고서

저녁 무렵 퇴원을 했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음악을 들었다.


수 년간 내가 적어놓았던 많은 노트들을 뒤적여 보았다.

아 진짜 새벽에 쓰는 가사는 왜이리 유치한 걸까.

온갖 허세와 뜻모를 단어들의 남발이 진짜 청소년스럽다.


이거 뭐야.

뭔 불교에서나 쓰는 전문용어를 마구 가져다 붙였네.

사자성어는 또 왤케 많아.


혼자 터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가며 노트를 뒤적인다.

제법 많구만.


그동안 진짜 열심히 했다고 자부심을 가질만 한데.

중학생때부터 가사를 써 온 노트들이니.

물론 쪽팔려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말이지.


노트들을 하나씩 하나씩 넘겨보았다.

일기처럼 매일 가사를 쓰는 내가 내 앞에 나타났다.

청소년인 나를 마주하자 뭔가 뿌듯했다.


나 헛되게 살지 않았어.

이제 진짜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꼭 잡을께.


나는 어린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중딩의 나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본선 녹화 D-4.


주유소에 짐을 가지러 갔다.

몸이 나을 때까지 잘 쉬고 그 대회 잘 다녀오라는 사장님의 배려.

아아 감사합니다 사장님.

옛날 미스코리아가 우승 소감에서 미용실 원장님께 인사하는 것처럼

꼭 우승해서 사장님께 고맙다는 인사 전할께요.


6월 하순의 제주 서귀포 날씨는 이미 한여름이나 마찬가지다.

내리쬐는 햇살은 바다에 잘게 부서져 더욱 눈부셨다.

그동안 너무 보고싶었던 바다.

집 근처에 혼자 랩을 하던 바다를 보러 왔다.

내 목청을 키울 수 있었던 트레이닝 공간.


출렁이는 파도들이 왜 반갑지.

마치 살아서 내게 인사하는 것같아.

그대로 이어폰을 꼽고 랩을 시작했다.

나 쇼미 본선 나갔다고 바다에 자랑하고

그동안 답답했던 것들 초조했던 것들 다 날려버릴 것처럼


목이 터져라 랩을 하고 또 했다.


아 후련해.


바위에 부닥치는 파도소리가 꼭 쏟아지는 박수소리 같았다.

푸르른 바다내음이 내 가슴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내 몸까지 푸르게 만들어 주는 느낌.


고마워, 본선에 가서도 잘 할게.



본선 녹화 D-2.


아 이게 몇 년만에 가는 서울이람.

고2때 제주에 왔으니 3년만에 가는 거로군.

어디보자... 등촌동 스튜디오.

김포공항에서 멀지 않구나.


녹화 끝나고 어디서 잔담.

간만에 고딩때 친구들한테 전화를 해봤다.

준모와 태욱이 모두 간간이 소식만 전하고 못 본지 오래됐네.

대학 가서 잘 놀고 있으려나.


두 놈들 모두 힙합 동아리, 흑인 음악 동아리에 들었다고 한다.

쇼미 본선 진출 소식에 나보다 이놈들이 더 놀랬다.

아직 지역 예선 제주편이 방송되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었다고.


서울 오면 서로 자기네 집에서 자라고 호들갑이다.

결국 셋이 같이 자기로 결정.

뭐? 소개팅도 시켜주겠다는고?

여친이 있다고 거절.

그래도 같이 가자고?

흠흠. 글쎄다.

뭐 너희들 가는데 머릿수 부족하면 얘기해.


다시 바다에 나가 한바탕 몸을 풀 듯 랩을 뱉어냈다.

마인드 컨트롤.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

누구와 붙어도 이긴다.


나는 뮤지션으로 성장할 것이다.

된다.

된다.

된다....



본선 녹화 D-1.


나나와 소소한 데이트 즐겼다.

영화를 보고

스파게티를 먹고

거리를 걸으며 귀걸이, 목걸이 등등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셨다.


그냥 별다른 말을 안해도 마냥 좋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본선 진출에 대한 부담이나 긴장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해가 뉘엿 뉘엿 저물고 있을 때

마을 근처의 바닷가에 둘만 앉았다.


"이런 건 어때?

내가 나가서 우승하고, 같이 유학을 가는 거야."


"무슨 유학?"


"전에 공부하고 싶다고 했잖아.

같이 가자.

미국으로."


"풉. 영어는 좀 하냐?"


"가서 배우는 거지 뭐."


"흠.... 미국 유학이라.

괜찮은데?"


"일단 나는 가자마자 NBA를 볼거야.

그거 진짜 직관하는게 소원이었거든.

그리고 온갖 힙합 가수들 콘서트도 보고.

와 생각만해도 대박."


"야 걱정 마. 이번에 떨어져도 내가 데려간다."


"정말? 나 데리고 미국 가 줄거야?"


"당연하지. 나 돈 잘번다니까.

전통적으로 제주 여자들이 생활력이 좋아."


"오오, 야 그거 진짜 엄청난 도움이 되는 말이다.

떨어지면 어쩌나 했는데,

이젠 맘 놓고 떨어져도 되겠네. 하하핫."


"잘 한다 잘해... 벌써부터 떨어질 생각이나 하고.

암튼 걱정따윈 하지 마.

내가 먹여 살린다."


"오오~ 대단한 자신감이세요.

물질 좀 하시나보죠?

그러고보니 수영하는것도 보고싶은데.

진짜 아무 장비 없이 잠수하는거야?

알고 보면 산소통 메고 들어가고 그러는거 아님?"


"흐음... 그런걸 의심한다 이거지...

수영 좀 하냐?"


"응? 나? 아니 나는 그냥 수영장에서...."


헉.

허어어어억.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나는 벌떡 일어나서

훌렁 훌렁 옷을 벗어 던졌다.


얘가 지금 뭐하는 건가 생각할 틈도 없이

나나의 몸이 눈에 들어왔다.


어깨에서 잘록한 허리로,

잘록한 허리에서 다시 탐스런 힙으로 흐르는 곡선이라니.

게다가 타고난 것만 같은 애플힙에

온몸을 탄탄하게 감싼 알맞은 근육들.


꿀꺽.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의 몸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나나의 몸은 '예뻤다.'


"따라 와."


눈이 튀어 나올 것처럼 얼어붙어 앉아있는 나에게

나나는 손짓하고 피식 웃으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나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뒤따라 일어서지도 못하고

진짜로 뭘 어찌해야 좋을지도 몰랐다.

놀랍고 또 가슴이 뛰어서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나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조약돌 위를 달려 바다로 향했다.

찰랑이는 머리결과 길쭉한 팔,

동근 조약돌 위를 달리는 종아리와 발목, 발가락까지

슬로우모션으로 눈에 들어왔다.


나나는 화려하게 다이빙을 하듯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와

샴푸 광고처럼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휘익 넘기며

쇄골까지 바다에 담근 채 말했다.


"들어와!

바다 수영이 뭔지 보여줄께."


어?

진짜?

나도 훌렁 훌렁 옷을 벗고 들어가?

아니 잠깐만, 그럼 그게 덜렁덜렁... 아 너무 쑥스러운데.

넌 뒷모습이고 난 앞모습이잖아.

게다가 지금 일어설 수가 없다고.

그녀석이 잔뜩 힘이 들어가 일어서 버렸거든.


나는 양 무릎을 세우고 앉은 그대로

손을 들어 괜찮다는 신호만 보냈다.

일어설 수가 없다니깐.

아 얼굴이 빨개진 것 같아.

화끈거리는 느낌이 나는데.


나나는 피식 웃으며 그대로 바다에 드러누웠다.

석양의 마지막 선분홍 빛이 하늘과 바다를 수놓으며

바다 위에 떠 있는 나나를 비췄다.


수면 위에 뜬 나나의 옆 얼굴과 오똑한 콧날의 실루엣이 선명했고

그 아래로 두 개의 봉긋한 가슴과 나나의 몸이

파도의 출렁임에 따라 보였다 잠겼다는 반복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초여름의 붉은 석양도

잔잔한 바다의 물결도

그 위에 떠 있는 나나도.


나는 빠져들 듯 그 풍경을 뇌리에 담았다.

어떤 사진을 보더라도

어떤 멋진 풍경을 보더라도

지금 이 순간보다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을 것같아.


나나는 유유히 몸을 일으켜 미끄러지듯 파도 위에서 수영하며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어어.

어어어.

나오는 거야?


나나가 다가올 수록 내 눈동자는 커졌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당황한 나와 달리

나나는 내가 귀엽다는 듯 비웃으며

물 밖으로 서서히,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얕은 수면 위로 나나가 몸을 일으키는 모습과

한 걸음씩 발걸음을 떼며 걷는 모습,

고개를 옆으로 비틀어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거 무슨 VR 게임을 보고있는 건가.

저런 몸매가 실제로 가능할 수가 있나.

저런 얼굴에

저런 가슴에

저런 허리라인에

저런 골반까지.


나는 나나와 눈을 마주치고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내 앞까지 걸어온 나나도 날 보며 미소짓다가

몸을 숙여 무릎을 땅에 대고

바닥을 손으로 짚어 나와 눈높이를 맞춘 후

천천히 내게 가까이 다가오며

눈을 감고


내게 키스했다.


딸랑 딸랑...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려왔고

머릿속 어디선가 펑펑 폭죽이 터졌다.

나는 그대로 하늘로 날아올랐고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아마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거야.

몸이 떠오르는 기분.


우리는 요란하지 않게,

부드럽게 키스했다.


"잘해, 내일."


"응. 잘할께."


나나는 씩 웃으며 다시 한 번 쪽, 입맞주곤 일어섰다.


아 좋아.

나 뽕맞았어.

다 덤벼.

전부 씹어먹어 주마.



본선 녹화 D-DAY.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현주혁의 봉고차에 올랐다.

제주공항으로 출발.


정벌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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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예선 2라운드! 17.08.26 256 4 17쪽
51 51. 2차예선 시작 +2 17.08.22 252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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