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인 106화
“현재 저희에게는 마이더스의 능력 말고도 다른 두 개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그건 알고 계시죠?”
“네. ‘무한영혼’과 ‘혈무신’이라고 들었습니다.”
“혈무신에 출연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혈무신에 제가 출연을요?”
“유 이사님.”
“사장님. 솔직히 말해서 마이더스의 능력은 기존 배우들이 찍는 게 저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작품이 톱 스타가 출연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게 아닌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톱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 게 좋은 것도 아닙니다. 작품과 연기가 일치하면 쓰는 게 우리의 모토 아니었습니까. 작품을 찍는데 꼭 우리 배우만 쓸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까?”
“그건 그렇죠.”
“거기에 혈무신에는 이빈 배우만큼 알맞은 인물도 없다고 사장님이 직접 말씀하셨고요.”
“크흠.”
그 말에 놀라는 이빈이었다. 자신을 격렬하게 싫어하는 것을 보고 톱스타 기피증이라도 있었는지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저 자신과 작품이 맞지 않았기에 원작자이자 투자자로서 그를 거부한다는 거였다.
“이것 신선하군요.”
“그리고 이빈 배우님.”
“아. 네.”
“조금 전에 행동은 톱 배우로서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알고 계시겠죠?”
유동근 이사에게서 알 수 없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이전까지 있는지도 몰랐던 연예계 종사자였지만 오늘만큼은 그에게 선명하게 각인 되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좋습니다. 마이더스의 능력은 할 수 없지만, 혈무신은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천억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투자되는 작품입니다. 스케일이 크면 컸지 절대 작지 않으실 겁니다. 대본과 계약서는 준비되는 대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크음. 감사합니다.”
쑥스러운지 나가는 그의 모습에서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나가자 자리에 파묻히듯이 앉는 유동근이었다.
“으으. 대배우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유동근! 너도 대단해졌구나!”
“와. 아까 정말 멋지셨는데요.”
“그렇게 대립하는데 내가 나서야지 어쩌겠냐. 그리고 너도 너다. 그냥 다른 배역이 있다고 말하면 되는 건데 고집을 부리니.”
“불합리하게 말한 사람에게 대우를 해주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순수해서 그래. 작품에 한해서 욕심도 많은 사람이고 말이야. 아니었다면 이곳에 맨몸으로 쳐들어오는 게 말이 되냐.”
“저는 돌아이인줄 알았죠.”
이빈의 다른 별명 중 하나는 배우계의 돌아이였다. 연기를 위해서 어떤 돌발행동을 과거에도 여러 번 했기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과거에 마음에 든 작품 하나를 하기 위해서 작가에게 매달릴 정도였어. 그때 인기와 인지도가 쌓인 배우였는데도 말이지.”
“솔직히 저 얼굴로 작품 하고 싶다고 들이대는데 어떤 작가가 싫어하겠어요. 될 가능성이 있으니 저렇게 하는 거지. 될 가능성도 없는 사람에게 똑같이 하다가 경찰에게 스토커 신고당하거나 맞아 죽죠.”
“뭐 그것도 그렇기는 하지.”
“어쨌든 이야기도 있었는데 잘 오셨어요.”
“이야기?”
“네. 그룹 개편을 하려고요.”
현재 영수의 회사는 그룹이라기보다는 개인 회사가 합체된 연합체계였다. 그렇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가 있었는데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에 맞는 옷을 입어야 했다.
그것이 다름 아닌 그룹 개편. 영수 산하에 있는 모든 조직을 그룹화하기로 했다.
“형님이 무한기획사 사장님이 되어주세요.”
“내 인생에서 사장님이라니. 평생 이루지 못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월급쟁이라도 사장님이 좋기는 하죠.”
“크크. 바지사장이 아닌 게 어디냐.”
“기존 이사님들은 사장님으로 진급합니다. 그리고 모든 체계를 그룹으로 변경해서 운영할 거고요.”
“그럼 네가 회장님이 되는 건가?”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물론 일들은 각 사장단에서 하겠지만 말이에요.”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명언이 있었다. 회사의 결정권을 영수가 가지고 있지만, 회사의 운영은 각 사장이 책임진다는 말이었다.
“바뀐 게 없네.”
“사장 직책만 다르죠.”
“무한영혼은 어떻게 할 생각이냐?”
현재 배우가 완벽하게 캐스팅이 되어 촬영 준비 중인 영화는 마이더스의 능력 하나였다. 그 외 출연진을 결정하고 통보해서 출연 의사를 확인할 준비를 마침 영화는 혈무신이었다.
무한영혼은 현재 기로에 서 있었다.
혈무신은 강력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주인공으로 작품을 찍어야 했다. 문제는 무한기획사에 소속된 20~30대 남자 배우 중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자가 없었다.
그래서 이빈을 섭외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물론 1순위일 뿐 그가 앞으로 진행할 작품들에 한해서 협조하지 않는다면 2순위로 내려가게 된다.
무한영혼은 선역과 악역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조연과 단역은 다 준비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역할인 선역과 그 라이벌인 악역이 아직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주연으로 낙점받은 배우가 선역보다 악연 연기를 더 잘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참 골치가 아픈 문제였다.
“간단하게 가야죠. 주연 연기보다 악연 연기를 더 잘하면 악역으로 가야 하지 않겠어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냐?”
“회사 차원에서 선역으로 가야 하지만 악역 연기를 더 잘한다니 어쩔 수 없잖아요. 거기에 본인도 원하고 있고요.”
“끄응.”
“2순위도 같은 소속사라 문제도 없잖아요.”
“그렇기는 하지.”
솔직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배우보다는 실력에서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 정도 디테일은 전문가를 제외하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즉 허용범위 안의 일이라는 뜻이었다.
“그럼 결정되었죠.”
“그래.”
그렇게 무한영혼까지 결정짓고 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순간의 회사 운영과 프로젝트를 해결하니 진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근데 잘 될까?”
“안되어도 어쩔 수 없죠.”
실패하더라도 진행하기로 한 작품이지 않은가. 현재 20개나 되는 작품을 영상화하기 위해서는 못해도 10조 이상이 든다.
영화. 드라마, 연극,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 진행하다 보니 막대한 자금이 소모되지만 이미 예상한 일이었기에 걱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참. 공모전은 어때요?”
“열기가 뜨겁지.”
공모전은 영수의 위생용품 판매로 인하여 위기를 맞이했다. 영수가 주최하는 공모전이라는 점이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게 했고 반 정도가 중간에 포기했다.
물론 순수 창작 소설과 웹툰이 그랬고 영수의 소설을 웹툰화하고 소재로 쓴 소설은 싫어도 작품의 주인이 영수였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진행했다. 이미 차 떠난 상태였다.
그런데 시간이 흘려가면서 영수가 준비한 1조 원치나 되는 위생용품이 해외에서 수입되어 국내로 퍼지면서 언론은 반전했다. 그러자 중도에 포기했던 참가자들이 다시 참가를 천명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시 참가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할래?”
“필요 없어요. 어차피 싫다고 떠난 사람인데 받을 필요가 있어요?”
“그렇기는 하지.”
힘들 때 같이 있어 주는 게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떠난 사람과는 거기에서 인연을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네 작품을 기반으로 한 웹툰이 10개. 소설은 21개 나왔고 순수 창작 문학으로 웹툰 12개. 소설 35개 계약했다.”
정식으로 올라온 공모전 작품들은 계약을 통해서 고료를 지급하고 소설은 주 3회에서 5회 연재하고 웹툰은 주 1회에서 2회 연재로 가닥을 잡고 연재 중이었다.
아직은 시작단계였고 공모전이라 매출은 없지만 상관없었다.
“지금 소설 최하위 조회 숫자가 평균 삼십만이야. 거기다가 선호작은 십만 명이나 되고.”
현재 최하위 작품의 선호작 숫자는 십만 명, 그리고 조회 숫자는 평균 삼십만이었다.
“정상급은 평균 조회 숫자 이백만, 그리고 선호작이 120만 명이나 돼!”
이게 다 돈이 된다면 얼마나 할까?
10만 명이 1권을 본다고 가정을 해보자.
한 권 기준이 25회고 1회당 100원이니 2500원이다. 여기에 십만 명을 곱하면 2억 5천만 원이 된다.
이 중에서 10%가 세금으로 사라지고 2억 2500만 원이 된다. 이것을 다시 소설가와 판무현 출판사가 7:3으로 나누게 되면 6750만 원을 받게 된다.
물론 이것도 다시 세금으로 나가야 하니 정확하지 않지만 매출만 해도 6750만 원이었다.
“대체로 장르 소설이 10권 정도 나오고 그게 판매하니까 못해도 6억 7500만 원이 되는 거야.”
현재 온리 원 앱 판무현 페이지에는 공모전으로 정식 계약한 78개의 작품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작품 하나당 6억 7500만 원의 매출이 나온다면 52억 6500만 원이었다.
그리고 그 매출은 세상이 망하지 않는 한 계속 늘어날 게 분명했다. 나중에 가서는 수백억. 아니 수천억도 가능했다.
세계를 상대로 판매한다면 수조 원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이것이 바로 회원의 힘이네요.”
“그렇지. 괜히 메이저 업체들이 회원을 늘리기 위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 게 아니지.”
회원은 곧 매출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그들은 회원을 늘리기 위해서 아낌없이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회원 숫자가 3억이야. 그 3억 명 중에서 유료 회원이 10%면 3천만 명. 그 사람이 한 달에 5000원만 써도 1500억이야.”
이게 월이니 1년 12달로 계산하면 1조 8000억이었다. 말 그대로 무지막지한 수익이었다.
문제는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 있는 여러 제작사와 방송국, 출판사와 협력을 통해서 영상물과 출판권 획득을 위해서 열일 다하고 있었다.
“세월에 따른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게 문제겠네요.”
“그러니 투자를 많이 진행해야지.”
“아. 그러고 보니 트로트 영화와 드라마는 어때요?”
“인기가 장난 아니다.”
마스터 트로트와 가더스 트로트는 끝났지만, 그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와 드라마는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다음 주부터 방영이죠?”
“응. 영화도 다음 주에 개막이다.”
“그런데 그렇게 빨리 가능해요?”
그가 기억하기로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촬영하기에도 힘들고 편집하기에는 더 힘든 시간이었다.
“원래 영화나 드라마는 여러 장면을 찍어서 가장 좋은 것들로 편집하는 게 정상이야. 그런데 만화로도 기획한 덕분인지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었어. 거기에 드라마도 회당 1시간짜리를 40분으로 줄여서 진행한 것도 한몫했어. 쓸데없는 내용을 줄이니까 재밌는 늘고 긴장감은 더 진해지더라.”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원래 내보내려고 했던 방송국에서 영수의 사재기 논란이 일자 계약이 취소되면서 온리 원 앱에 송출하기로 계약을 잡았다.
제작사도 영수 회사, 송출하는 곳도 영수 회사라 계약은 빠르게 체결되었다.
“그 외 다음 일은 뭐가 있죠?”
영수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장태수 실장.
“현재 회장님 작품을 영어, 일어, 중국어로 번역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성과는 어떻죠?”
선호작, 추천, 댓글은 작가의 양분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이더스의 능력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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