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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검 님의 서재입니다.

자서전까지 썼는데 회귀해버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연혼문
작품등록일 :
2020.11.14 21:02
최근연재일 :
2020.12.29 21:21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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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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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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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레빗 앤 라이온(3)

DUMMY

- 던전, 레빗 앤 라이온의 현상품목을 확인 중.......


- 1회용 캠프 키트 1개


- 1회용 위험 알림석 10개


- 신사 토끼 배낭


- 공격의 토끼 반지 1개


- 민첩의 토끼 반지 1개


허공에서 빛이 반짝이며 손 위로 반지 두 개가 떨어졌다.


옹은 신사 토끼 배낭, 도재현은 위험 알림석, 임가현은 1회용 캠프 키트를 각자 기여도대로 받았다.


'다 유용한 것들이군. 특히 신사 토끼 주머니.'


대충이나마 효과를 알 수 있는 이름과 달리 이게 뭔가 싶은 신사 토끼 배낭은 상상력이 없다면 빛을 보지 못하는 아티펙트이다.


연미복을 입은 토끼 그림이 그려진 배낭을 보면서 옹이 중얼거렸다.


"이건 애들용인가...? 재현아, 가지겠느냐?"


"네? 아, 저는... 지금 쓰는 배낭이 더 좋아 보입니다."


"그래? 그럼 버리도록 할까."


"잠깐만요!"


'원래라면 내가 설명해야겠지만.......'


옹을 막아세운 건 임가현이었다.


임가현의 고유능력, 진리의 눈.


"그건... 보통 배낭이 아니에요."


물건의 효능과 사용법을 깨닫는 건 그녀의 패시브나.다름없었다.


"보이는 수납 공간보다 5배는 더 담을 수 있는 마법 배낭이에요. 무게도 10분의 1로 줄여주고요."


옹과 도재현은 그 사실에 놀라는 한편 임가현의 재능에도 신기해했다.


"허, 모르던 신비한 능력이 있었구먼."


"어떻게 아신 거에요, 누나?"


"내 고유 능력인 진리의 눈이야. 나도 자세한 건 모르겠어. 보자마자 뭔지 알겠다, 라는 느낌으로 발동된 거라."


고유 능력.


대격변이 시작된 시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단 하나의 능력이다.


"정확하게는..."


"잠깐만요."


김용명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고유 능력은 각자가 가진 비장의 패나 다름없습니다. 모두 서로에게 고유 능력을 묻거나 알려주지 마세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요."


실제로도 입이 가벼운 플레이어가 제일 먼저 죽는 법이다.


임가현이 어두워진 낯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도 과장같은 세뇌 능력자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요."


던전에서 방심하면 죽는다, 고유 능력은 함부로 발설하면 안 된다.


대격변 후의 상식을 하나하나 갖춰가는 모습이 순조롭다.


'나를 배신하지만 않는다면 나도 성심껏 성장을 도와줄 의향이니까.'


김용명이 한 번 회귀하면서 새로 얻은 상식은 바로 '혼자서는 안 된다'였다.


심장을 맡길만한 동료가 필요하다.


그 동료는 제법 쓰임새가 좋아야 하고.


따로 떨어져 있어도 신뢰가 가야 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시련도 필요한 법이지. 슬슬 시작하려나.'


- 던전 레빗 앤 라이온의 심장부로 향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 이대로 던전에서 탈출할 수도, 더 깊은 곳으로 가서 더 격렬한 사냥 끝에 더 좋은 보상을 획득할 수도 있습니다.


숲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길이 드러났다.


"어쩌죠?"


"들어갈까요?"


"들어가죠."


김용명이 자신있게 앞장섰다.


"조금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싸워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세계를 덮친 대격변과 시스템의 당부를 떠올려보면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승천의 시험장이 완성되기 전까지 최대한 성장해야 합니다. 진화란 것도 이렇게 하다보면 실마리가 잡히겠죠?"


시스템은 진화와 승천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고 죽일 것을 종용했다.


'그렇게 해주마.'


"허허, 그럼 해 떨어지기 전에 빨리 끝내지."


옹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섰다.


도재현과 임가현도 마찬가지.


'적어도 확실한 건, 이 셋만큼은 믿을 수 있어.'


든든하고 따뜻한 기운을 만끽하면서 김용명은 일행과 함께 드러난 숲의 길로 진입했다.


그렇게 가깝지 않은 거리여서 우리는 제법 오래 숲을 가로질러야 했다.


지루했는지 신경이 쓰였는지는 모르지만 도재현이 숨겨왔던 의문을 제시했다.


"그보다 여긴 어딜까요?"


때마침 조금 지루했던터였다.


"이상한 게이트를 통해서 들어왔는데... 건물의 내부도 아니고 우리가 있던 도시도 아니고요. 공간을 이어붙인 걸까요?"


역시 도재현. 장래 10강의 반열에 드는만큼 머리가 잘 돌아간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조금은 힌트를 주고 싶게 만드는 아이다.


"내 생각에 여긴 지구가 아닌 곳이 아닐까 싶어."


"아저씨, 지구가 아니라고요?"


"흠, 뭐랄까. 아저씨가 이래보여도 제법 박식한 사람이거든. 식물도감, 동물도감 등 섭렵하지 않은 게 없지."


손을 들어서 색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화원을 가리켰다.


"저기 있는 꽃들... 겉보기에도 수십 종이나 되는 군락인데 내가 아는 종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주위의 풀과 나무도 마찬가지.


"큰 맥락은 비슷해도 작은 잡초부터 큰 나무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내가 아는 것과 많이 다르고."


단검을 들어서 나무에 던졌다.


푹하고 단검이 박히면서 나무를 타고 오르던 뱀이 발버둥쳤다.


다가가서 머리만 베어낸 후, 일행에게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눈이 4개인 뱀도 나는 몰라."


"...정말이네요."


도재현이 미지에 대한 선망과 두려움이 담긴 눈으로 숲을 둘러보았다.


그냥 알 수 없는 숲에 토끼를 닮은 촉수 괴물이 있었다, 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으니까.


임가현과 옹도 흥미롭게 들었는지 길가의 잡초와 나뭇잎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바라보았다.


"...어라."


임가현이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서 흙바닥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이거, 사자 발자국이에요."


던전 이름이 레빗 앤 라이온이었으니, 이제야 이름값을 하는 셈이다.


임가현은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토끼가 그렇게 강했는데 사자는 얼마나 강할까요...?"


"제 눈에는 안 보여요. 누나는 그게 보이세요?"


"응, 이것도 내 고유능력..."


"저기 보이네요."


김용명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퍼뜩 돌렸다.


풀과 나무에 잔득 묻은 피와, 머리가 깨져서 죽은 사자가 보였다.


"누나 말씀대로 사자에요. 하얀 사자네요."


"그, 그런데 죽어 있네?"


"흠... 또다른 천적이 있는 건가."


각자 수색을 개시하는 동안 나는 쪼개진 사자 머리를 유심히 살폈다.


'단 일격으로 끝냈군.'


두개골이 갈라지고 뇌가 곤죽이 되어 있었다.


"도끼처럼 보이는구먼."


어느새 다가온 옹이 그럴듯한 의견을 냈다.


"글쎄요. 저는 할버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할버드? 미늘창 말인가?'


"네. 아무래도 그쪽이 더 충격을 전달하기 좋지 않겠습니까? 사자의 두개골을 부술 정도면 일반 도끼로는 안 된다는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일리가 있군. 그렇다면 과연 누구인가 하는 건데."


누구인가, 하면 10강 중 1좌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앗! 저기!"


임가현이 또다른 사자의 사체를 발견하고는 달려갔다.


"저기도요!"


줄줄이 이어진 하얀 사자의 사체를 쫓아간 우리는 넓은 공터를 발견했다.


붉은 피로 물든 하얀 사자들이 아무렇게나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미 상의가 찢겨나갔는지 상체를 훤히 드러낸 한 남자가 자기 키보다 큰 할버드를 든채 서리가 낀 흰사자와 결전을 벌이고 있었다.


아니, 사자 가죽을 덮어쓴 3m나 되는 인간이었다.


'저게 던전의 진짜 보스.'


공터 곳곳이 하얀 얼음으로 뒤덮혔고 사자들이 흘린 피도 딱딱하게 굳었다.


"추워요...."


도재현이 그렇게 말할 정도의 한기가 느껴졌다.


"대단하군...."


옹은 두 사내의 결투를 보며 순수하게 감탄했다.


특히 도전자의 무기술은 조잡했지만 합을 거듭할수록 강해지고.


전투가 거듭될수록 움직임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옹은 젊은 남자에게 흥미를 느꼈다.


'떡잎부터가 다르단 말이지.'


김용명도 내심 옹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한 가지 다른점은 사내의 정체를 안다는 점.


'흰사자 미하일 파블류첸코."


새하얀 피부에 새하얀 머리카락과 눈동자.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도 폭력적인 근육질의 다부진 신체를 가진 러시아인.


미하일 파블류첸코는 고유 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케이스였다.


그러나 평소에 단련한 신체와 전투감각을 살려서 괴물을 사냥하여 레벨을 올리고, 끝내 흰사자의 가죽을 쓴 3m 거인과의 대결에서 승리한다.


"승부가 났군."


그렇게 미하일은 빙결 능력을 각성하면서 10강의 일좌가 되기 위한 준비를 끝마치게 된다.


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드는 3m나 되는 거인의 정수리를 할버드가 내리찍었다.


할버드가 거인의 머리통을 갈랐고, 거인은 그대로 고꾸러졌다.


거인의 몸은 그대로 눈송이로 변해서 바람에 실려 날아갔다.


바닥에 착지한 미하일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서 있었다.


그의 전신에서 김이 솟고 있었다.


얼마나 격하고 치열했게 전투에 임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미하일은 거인이 두르고 있던 사자 가죽 로브를 자신의 몸에 둘렀다.


"흰사자의 가죽......."


흑묘의 로브가 기척 차단에 최적화된 암살자의 로브라면, 흰사자의 가죽은 용사의 로브였다.


각종 정신계 공격에 완전한 면역을 부여할뿐 아니라 극강의 방어력마저 가지고 있었다.


"후우우...!"


흰사자의 가죽을 걸친 미하일의 전신에서 서리가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스스로의 능력을 각성한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미하일 파블류첸코."


기다림 끝에 때가 왔음을 직감한 김용명이 앞으로 나섰다.


"용명 씨!"


"아저씨!"


역시나 일행들이 뒤로 졸졸 따라나왔다.


미하일은 할버드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너희는...?"


대격변이 시작되고 유일하게 좋은 점을 찾으라면, 각자가 배운 언어와 상관없이 뜻이 전해지므로 의사소통 문제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제 이름은 김용명. 한국 출신입니다."


"한국?"


미하일의 미간이 의문으로 좁혀졌다.


그야 러시아의 던전 게이트를 통해서 이곳으로 왔을테니 믿기지 않을터.


"그래서, 내게 볼일이라도 있나?"


"저는 선견자입니다."


"...선견자?"


"예언자라는 단어가 더 편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미하일은 물론, 일행들의 표정에도 놀람이 서렸다.


"당신의 고유 능력인 서리를 엿봐버려서 말입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제 고유 능력을 알려드리는 겁니다."


김용명과 미하일 사이에 복잡한 기류가 흘렀다.


짧은 침묵 후.


"...나를 위한 예언이 있나?"


"물론입니다, 미하일. 당신이 엎드려 절할만큼 대단한 예언이 하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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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용명 길드(2) 20.12.13 98 1 11쪽
14 용명 길드(1) 20.12.13 10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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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진 마에아시(2) 20.12.05 108 2 11쪽
11 진 마에아시(1) 20.12.02 114 1 12쪽
» 레빗 앤 라이온(3) 20.11.29 12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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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형마트(1) 20.11.21 15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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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QP전자(2) 20.11.19 200 4 12쪽
2 QP전자(1) 20.11.16 251 6 13쪽
1 [프롤로그]한 많은 인생이었다. +3 20.11.15 314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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