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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한 설국의 천재 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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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해
작품등록일 :
2024.01.09 20:53
최근연재일 :
2024.02.19 1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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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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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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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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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진혼 (2)

DUMMY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종교 재판의 과정은 그리 유쾌한 흐름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단심문관들은 재난 속에서 찾아낸 증거들을 열거하였고, 이에 따른 종교적인 해석을 덧붙여 망자의 사인에 무게추를 달았다.


“천칭이시여. 이 도시에도 식인을 저지른 자들이 있었나이다. 그들은 굶어 죽는 것이 두려워 얼어붙은 이웃의 시체를 뜯어먹었습니다. 몽둥이로 미운 이웃의 머리를 후려친 뒤 시체로 만든 흔적 또한 보였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그들의 죄를 가벼이 여기소서.”


“천칭이시여.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아이들을 길동무로 데려간 흔적을 보았나이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이의 목숨까지 함께 끊어버렸고, 이는 아이를 보호할 의무를 포기한 일입니다.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그들의 죄를 가벼이 여기소서.”


“천칭이시여. 도시를 수호할 의무를 저버리고 사교도와 내통한 시민들의 흔적을 발견하였나이다. 스스로 성문을 연 흔적을 보았고. 우물의 봉인을 풀어 해일을 불러오려 한 징후를 보았으며, 추악한 이교의 우상을 숭배해 지상을 해저와 같이 바꾸려 한 증거 또한 찾아내었나이다. 부디 그들의 죄를 가벼이 여기지 마시고 검으로 벌하소서.”


망자가 품은 죄악의 무게는 저마다 달랐다.


어떤 죄악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겨졌고, 어떤 죄악은 천칭의 성좌를 향해 극형을 요구할 정도로 무겁게 다뤄졌다.


그리고 검사이자 변호사 역할을 맡은 이단심문관들이 증거를 천칭 위에 올리면, 판사 역할을 맡은 이단심문관 부대의 대대장 아벨이 천칭 위에 오른 증거에 무게를 부여하여 한쪽으로 기울게 하였다.


“천칭이시여. 식인은 분명 죄악이나, 굶주림을 못 이겨 이미 죽은 이웃의 시신을 먹은 자들의 죄는 가볍게 여겨야 합니다. 다만 이웃의 고기를 탐하여 괴물이 되거나, 괴물과 다를 바 없어진 자들은 모두 이단이니. 이들에겐 이단의 말뚝을 꽂아 하늘에 이르지 못하게 하소서.”


“천칭이시여. 인사불성에 이를 정도로 겁에 질린 부모의 죄악은 가볍게 다루려 합니다. 사람이 칼에 베이면 피를 흘리고 비명을 지르게 되듯, 궁지에 몰린 사람 또한 마찬가지임을 알아주소서. 그러니 저들이 삶을 포기한 시점에 따라 죄의 무게를 다르게 여기시고, 생존의 여지가 있음에도 포기한 자들은 이단의 말뚝을 꽂아 하늘에 이르지 못하게 하소서.”


이단심문관은 성선설에 따라 행동하는 자들이었다.


사람이란 선하게 태어나기 마련이니, 사악을 택한 자들은 짐승처럼 때려죽여야 마땅하다 믿는다는 뜻이었다. 이를 맹신하여 선함을 눈여겨보는 대신 사악을 찾아 멸하는 것이 저들이 하는 일이었다.


이 사실을 은연중에 알아차린 다인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멸망한 도시에서 사악의 증거는 쉽게 남을지라도 선함의 흔적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먹을 것을 나눠주며 이웃을 살리려던 사람들의 흔적은 쉽게 남지 않는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이웃이 자신이 죽고 나면 자신의 시체를 먹어도 된다고 허락하는 이야기 또한 남지 않을 것이다.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던 부모의 노랫소리 또한 남을 리 없었다.


이를 깨닫고 나자 다인은 이 재판 자체가 일종의 기만처럼 느껴졌고, 재판이 시작될 때부터 천칭이 기울어진 상태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워졌다.


그런 생각을 하며 굳은 얼굴로 재판관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다인은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배심원으로서 옆에 앉은 에반젤린이 쪽지 하나를 건네는 것이 보였다.


[조금만 참아요. 판은 루치아 사제님이 깔아줄 테니까요.]


쪽지를 읽은 다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에반젤린이 법정에서는 변호인을 믿어야 한다고 충고해준 덕분이었다.


사람을 썼으면 믿어야 하고, 믿을 수 없으면 쓰지 말라는 옛 격언처럼.


지금은 여정을 함께한 동료를 믿고 때를 기다려야 할 시간이었다. 그는 루치아 사제가 자신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죽음에 무게추가 달렸을 무렵.


마침내 이번 종교 재판의 핵심 사안인 올튼 시의 이단 여부를 판별해야 한다는 기도문이 재판관 아벨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천칭이시여. 부디 저희에게 이 땅이 올바른 끝을 맞이했는지 판별할 지혜를 내려주소서. 저희의 논의가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그리고 마침내 정당한 결과로 끝나도록 보우하소서. 천칭과 검을 향해 기도하나이다.”


“공정함과 정당함을 위해 기도하나이다.”


재판관의 말이 끝나자 다른 이단심문관과 루치아를 포함한 사제들이 기도로 답했다.


이윽고 논의가 시작된 이후. 리브라 시의 이단심문관 알렉시스는 올튼 시가 ‘올바른 끝’을 맞이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튼 시에서 발견된 사교도의 흔적을 증거로 내세웠다.


“올튼 시의 멸망은 사교도의 소행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교도가 불러온 해일과 사교도와 협력한 변절자들이 한 도시를 멸망시켰고, 끝내 심연에서 비롯된 불경한 바닷물로 지상을 오염시킨 게지요. 마땅히 불로 정화한 뒤 이단의 소행이었음을 경고하는 성십자를 꽂는 것이 옳습니다.”


알렉시스의 발언이 끝나자 다른 이단심문관들 역시 말을 이었다.


“올튼 시와 같은 도시 멸망의 사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위해서라도 신앙으로 단결해야 하며, 이단 색출에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마땅히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 땅을 신앙의 힘으로 정화해야 합니다.”


“올튼 시는 도시 방어의 의무를 마땅히 다하지 못했기에 멸망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들이 진정 신실하여 이단자 색출에 힘을 썼다면. 하다못해 도시의 방어 체계를 단단히 하였다면 이와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올튼 시의 멸망이 온전히 올튼 시의 책임은 아닐지라도, 과실은 있다고 모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이단심문관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다인은 화를 내지도 않았고 불편함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에반젤린의 충고 덕분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저들이 하는 말에서 드러나는 의도가 다인마저 알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변해갔기 때문이다.


저들은 애초에 이단의 증거를 찾아 리브라 시 내부의 결속을 강화하고, 동맹 도시를 비롯한 우호 세력에게 사교도를 향한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출정했으리라.


이런 의도를 짐작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었으니 이제 와서 배신감이나 분노를 느끼는 것도 우스운 노릇이었다.


그렇게 저들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여겨지는 순간.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발언권을 얻은 루치아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말씀하시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2년도 전에 멸망한 도시를 지금에서야 이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뜨거워지던 재판장 분위기에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루치아의 서론이 시작되자 재판장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만약 루치아가 정식 사제가 아니었다면 금방이라도 이단으로 선포했을 법한 기세였다.


다만 이런 분위기 따윈 상관없다는 것처럼. 루치아는 여느 때와 같은 차분한 목소리로 멸망한 도시를 변호하기 시작했다.


“올튼 시에는 분명 격렬한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자경단이 나서서 총과 대포로 적을 저지하려던 흔적은 여러분 모두 보셨을 것이고, 소년병까지 동원해 저항한 흔적 또한 확인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도시 인근의 지리에 밝은 사냥꾼을 따라 육로로 피난을 시도한 흔적 또한 보셨을 것이고, 그런 시도가 혹한과 괴생명체에 의해 좌절된 것 또한 보셨을 겁니다. 이는 여느 멸망한 도시와 마찬가지로, 처절하게 생존을 위해 노력한 증거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이단심문관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니 여러분들에게 사악을 단죄하려는 열성이 아닌, 선함을 눈여겨보는 자비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부디 유스티티아의 법전에는 자비 또한 덕목으로 규정되어있음을 떠올려주시길.”


“루치아 사제.”


종교 재판소의 재판관 아벨이 루치아를 바라봤다.


“이단을 상대로 자비를 논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는 알고 있는가.”


“상대가 온전히 이단뿐이라면 그렇겠지요.”


“그보다 중요한 건 이단이 싹을 틔우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걸세. 사교도의 악랄함을 널리 알려, 시민들이 사교도와 접촉하는 건 꿈도 못 꾸게 해야 한단 말일세.”


“진정 그것이 진실에서 눈을 돌리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십니까.”


루치아의 말에 한순간 정적이 일었다. 그녀의 말투는 평소와 같이 차분했지만, 임시로 설치된 종교 재판소에 모인 모두는 그 말에서 차가움을 느껴졌다.


애초에 그녀가 진정 감정이 없는 기계였다면 먼 옛날의 루퍼스 교구의 주교가 그녀를 사제로 임명했을 리도 없었으리라. 그녀는 자동인형일지언정 화를 내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단 한 번도 진실에서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아벨은 존칭을 포기하며 재판장이 아닌 대대장으로 돌아갔다. 한 사람의 군인이자 리브라 시의 시민으로서. 그는 들끓는 분노를 억누르며 루치아에게 말했다.


“나 역시 이 도시에서 순교한 자들의 이름은 널리 알려 길이 기억되게 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단의 흔적은 더 또렷하게 강조했어야 했지.”


자기 자신을 변호하듯. 혹은 사교도에게 살해당한 모든 이들을 대변하듯. 그는 적개심을 숨기지 않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당신이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몸으로 망자들을 장사지낼 때, 우리는 늙고 죽어가며 대를 이어서 사교도와 맞서 싸웠다. 그런 우리에게 정의에서 눈을 돌렸다고 말하는 것은 이단심문관 전체를 향한 모독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당신은 진정 그렇게 말할 셈인가?”


“비약이 심하십니다, 아벨 사제.”


그녀는 이단심문관과 눈을 마주치며 말을 이었다.


“힘으로 우는 닭의 목을 비트는 것이 진정 유스티티아의 법도라면 그렇게 하시지요.”


차분하지만 신랄하게. 자동인형은 자신의 연혁을 드러내는 것으로 정통성을 입증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러시려면 우선 저부터 이단으로 규정하셔야겠죠. 그러고 나면 수십 년도 전에 얘기가 끝난 자동인형의 사제 서임에 관한 논의도 다시 꺼내오셔야 할 테고요. 덤으로 루퍼스 교구의 주교님도 뵙고 오셔야 할 테니, 이 또한 험난한 여정이 되겠네요.”


루치아의 말에 아벨이 이를 악물었다.


설령 자동인형이라도 한들 사제 서임을 받은 이상 사제를 이단으로 내모는 것엔 복잡한 절차가 따랐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하면 루퍼스 교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루퍼스 시와 척을 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협력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나.’


아벨은 자신이 저 늙은 자동인형 사제보단 순진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십 년도 넘게 지상과 해저를 넘나든 사제의 수완이 여느 사제와 같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여느 때와 같이 사제 출신의 자원봉사자를 받은 것이 실수였다는 생각을 하며 씁쓸해했다.


“이대로면 결론이 나지 않겠군. 당신도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이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의견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루퍼스 시 전체의 의견인가?”


“아니요. 한 소년의 것이기도 하지요. 올튼 시의 유일한 증인이자, 생존자로서요.”


루치아는 그렇게 말하며 다인 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다인은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올튼 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잠시 숨을 내쉰 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이들을 향해 말했다.


“안드레아 사제님의 안배로 루퍼스 시에 정착할 수 있었고, 루치아 사제님과 동행한 덕에 여기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속이려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에야 밝히는 것은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형식적인 용서를 구하고 난 뒤. 재판장에 이어진 침묵을 깨며 아벨이 입을 열었다.


“그래... 거짓말은 하지 않았군. 그렇게 된 거였어...”


아벨은 그렇게 말하며 루치아를 바라봤다.


“루치아 사제. 당신은 정말 저 아이를 사지로 내몰 생각인가?”


“말씀을 삼가주세요, 아벨 사제. 그건 제가 아니라, 저 소년에게 실례가 되는 말이니까요.”


“그러면 어쩔 수 없겠군. 자네도 쉽게 납득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까 말이야.”


“피차 마찬가지겠지요.”


루치아의 대답을 끝으로. 이단심문관 아벨은 종교 재판의 재판관으로서 모두를 향해 선언했다.


“올튼 시의 정화 작업. 그리고 올튼 교구의 이단 여부 결정을 위해 결투 재판을 진행하겠다. 리브라 교구 제3 이단심문 부대. 그리고 루퍼스 교구의 루치아 사제는 다음 날 정오까지 대전사를 지정해 이곳에서 결투를 진행한다.”


“다음날까지 기다려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인은 그렇게 말하며 아벨을 바라봤다.


“루치아 사제님의 대전사는 제가 맡을 테니까요. 저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상관없습니다.”


서둘러 장례를 치르기 위해. 병든 스승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저들의 고집을 꺾기 위해. 그는 이 자리에서 바로 검을 뽑아도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고, 상대 역시 그런 기세를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들로서도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불태우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간만에 양측의 의견이 한데 모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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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노스탤지어 (11) +2 24.02.11 935 34 14쪽
34 노스탤지어 (10) +7 24.02.10 953 43 17쪽
33 노스탤지어 (9) +3 24.02.09 988 43 13쪽
32 노스탤지어 (8) +5 24.02.08 1,000 47 13쪽
31 노스탤지어 (7) +3 24.02.07 1,037 50 14쪽
30 노스탤지어 (6) +8 24.02.06 1,121 50 14쪽
29 노스탤지어 (5) +3 24.02.05 1,101 40 13쪽
28 노스탤지어 (4) +3 24.02.04 1,175 44 14쪽
27 노스탤지어 (3) +2 24.02.03 1,268 51 13쪽
26 노스탤지어 (2) +4 24.02.02 1,330 47 12쪽
25 노스탤지어 (1) +5 24.02.01 1,471 52 15쪽
24 등대와 마검 (3) +6 24.01.31 1,541 50 13쪽
23 등대와 마검 (2) +5 24.01.30 1,651 57 15쪽
22 등대와 마검 (1) +6 24.01.29 1,687 55 13쪽
21 광란의 성좌 (2) +5 24.01.28 1,761 60 13쪽
20 광란의 성좌 (1) +9 24.01.27 1,830 73 14쪽
19 별과 해저의 환영 (6) +7 24.01.26 1,801 74 13쪽
18 별과 해저의 환영 (5) +5 24.01.25 1,860 6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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