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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밈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부활 고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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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밈
작품등록일 :
2019.04.02 22:16
최근연재일 :
2019.06.06 23:11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4,911
추천수 :
77
글자수 :
200,449

작성
19.05.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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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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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천조각을 들춰 보면

DUMMY

85.

[스킬- 죽은척]을 사용했다.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더니 팔다리가 늘어지고 눈은 뜬 채로 고정되었다.

숨은 아까부터 안쉬고 있었으니까 넘어가고 온 몸에 한기가 돌았다.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이것이 죽음인가.


“빌어먹을! 다른 두 년은 대체 어디로 간 거야!”


화가 잔뜩 난 누더기가 발을 구르며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말을 들어보니 아직 피레나 셰르카가 잡히지 않았나본데.


“아니!”


드디어 나를 발견했다.


“하! 잔꾀라니. 내가 모를 줄 아나. 어디서 수작질이야... 키스럼!”

“예, 주인님. 쉬...”


누더기의 부하 아니랄까봐 꾀죄죄한 넝마조각을 걸친 생물이 튀어나왔다.

전신을 가려서 어떤 종족인지는 모르겠지만 키가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작다.

말할 때마다 나는 공기 새는 소리가 참 거슬린다.


“저 파렴치한 실험체가 죽은 척을 하고 있네. 이것은 나의 걸작 ‘완전액’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이 위대한 나에 대한 모독이라네. 지금 당장 응징하도록!”

“쉬... 알겠습니다 주인님!”


고문이라도 할 셈인가.

넝마조각은 내가 있는 원통 앞으로 오더니 복잡한 기기판에 달린 붉은색 레버를 당겼다.


“쉬...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반성해랏!”


당겨진 레버와 함께 물방울이 보글보글 올라오기 시작했다.

점차 방울의 수가 많아지더니 액체가 펄펄 끓었다.


“쉬쉬쉿! 괴롭지! 어서 주인님께 용서를 빌어라 고블린! 쉿!”


미안하지만 전혀 고통이 없는걸.

가사 상태로 들어간 덕분인지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완전액인지 뭔지 덕분에 살이 녹아내려도 금방 다시 돋아났다.

아마 이 액체엔 상처회복 능력도 있나 보다.


“쉬... 쉿! 이것이 바로 무한지옥.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칠지어다. 쉬!”


혼자 신이 나서 떠들어대고 있지만 아무런 데미지가 없다고.

죽은척은 이렇게 써먹으면 되겠구나.

고문을 견딜 때나 진짜로 죽은 척을 해야 할 때.


“쉬쉿! 생각보다 독한 놈이군.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빨간 레버를 다시 올린 넝마조각은 이번엔 파란 레버를 잡아 당겼다.

푸른 전기가 파직파직 소리를 내면서 액체를 가득 채웠다.

당연히 고통은 없고 완전액 덕분에 몸에도 이상이 없었다.


“쉿...!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멍청이! 더 이상 못봐주겠군. 대체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하면 어쩌잔 말인가! 저리 비켜!”

“쉬, 쉬잇! 죄송합니다. 주인님.”


넝마조각은 누더기에게 한 방 얻어맞아 데굴데굴 굴렀다.


“에잇!”


넝마조각을 쫓아낸 누더기는 기판의 세 번째 노란 레버를 당겼다.


“하하하! 이 강력한 산성액도 견딜 수 있을까 보자! 불덩이 속에서 바늘로 전신을 찌르는 고통도 참을 수 있을까보냐!”


수고 많으십니다.

일일이 열 내시는데 죄송하지만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아요.


“이게... 정말 죽은 거냐...! 대체 어떻게! 키스럼! 당장 뚜껑을 열고 저 고블린을 꺼내오게.”

“쉬. 그치만 주인님. 저는 키가 작아서 저 고블린을 꺼내기엔...”

“멍청이! 이 위대한 나에게 저깟 하찮은 고블린에 손을 대게 할 셈이냐! 얼른 꺼내 오게!”

“쉬...쉬잇!”


넝마조각이 한 대 더 처맞고 바닥을 굴렀다.

그러게 하라는 대로 하지 그랬어.


초조하게 몸을 떠는 누더기를 뒤로 하고 넝마조각은 장비를 챙겨 내가 담긴 원통의 사다리를 올랐다.

제일 높은 곳에 오른 넝마조각은 등에 차고 있던 커다란 뜰채를 액체 속에 넣고 나를 건져 올렸다.

찬스다.

이 나른한 무력감을 주는 액체에서 탈출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다.


[스킬 – 죽은척] 해제.


“쉬, 쉬잇!”


불안정한 자세로 뜰채를 들어올린 넝마조각은 사다리 위에서 중심을 잃고 휘청 하더니 뜰채를 놓쳤다.


“야 이 멍청아! 뭐하는 건가!”


넝마조각은 그대로 내가 들어 있던 완전액 속으로 빠졌다.

멍청한 부하 두셔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하지만 덕분에 도망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잘 있어라 나는 간다!

일단 목표는 저기 놓인 내 로브와 가면.

[스킬 – 속ㅂ


!!!


전신이 울리는 통증이 퍼졌다.

비명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아프다.

원통이 상당이 높았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바닥에 그대로 쳐박힌 나는 죽기에 충분한 데미지를 입었다.

아... 로브랑 가면을 챙겨야하는데 이렇게 죽어버리면...


86.

살아 있다.

완전액에서 빠져나온 덕분에 신체의 나른함은 사라졌지만 체내에 남아있던 완전액이 데미지를 회복시킨 모양이다.

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다.

아프긴 해도 몸이 움직인다.


“이... 이놈의 고블린! 감히 나를 기만하다니!”


누더기가 내 앞에 섰다.

젠장, 아직 통증 때문에 도망칠 수 없는데...!


“내가 봐 줄 때 곱게 있지 그랬나. 응? 그렇다면 최소한 고통스럽지는 않게 했을 텐데...”


움직여! 근육아 힘을 내!


“이렇게 된 이상 철저하게 괴롭혀주마. 네가 자초한 일이니 원망은 말도록 하게!”


됐다.


[스킬 – 속보] 사용.


나는 재빨리 로브와 마스크를 챙겨 문으로 몸을 날렸다.


토옹-


“케헥!”


가볍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문에서 튕겨 나와 바닥을 굴렀다.

누더기는 손을 대지 않고 지나가서 자동문인줄 알았더니...


“어딜 도망가려고! 안됐지만 그 문은 내가 열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이젠 정말 끝인가.

피레의 도움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나.

그런데 누더기는 나를 구속하지 않았다.


“키스럼! 얼른 여기 와서 다시 박제 통 안으로 집어 넣게나! 수영 그만 하고!”

“쉬, 쉬잇! 어풒.”

“이익!”


씩씩대며 넝마조각을 건지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는 누더기.

본인의 손으로는 더러운 고블린인 나를 잡지 못하나보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 덜떨어진 놈들한테 납치당한 걸까.

아무리 방심했다 해도 피레나 셰르카가 질 것 같진 않은데.

연금술사니까 약물을 이용했나?


87.

누더기가 자신의 부하를 구하는 동안 백방으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완전액에 하도 절여졌는지 여전히 힘만 뺄 뿐이었다.


“오래 기다리게 했군.”

“쉬잇...”


누더기도 액체에 빠졌었는지 흠뻑 젖은 채로 문을 막은 채 퇴로를 막고 반대쪽에서 넝마조각이 뜰채를 쥐고 다가온다.


“아이고 형님들 저 같은 하찮은 고블린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시다고...”

“쉬, 쉬잇. 이제 와서 늦었다고.”

“이... 이 수모! 반드시 갚아주겠다!”


이를 갈며 나를 죄어오는 둘.


3


“아, 아니 제가 무슨 짓을 했다고...!”


2


“키스럼! 잡아!”


1


“예 주인님!”


뜰채가 내 위를 덮친다.


콰-앙!


87.

“블리고! 어디야!”

“대현자니임~”

삐익-


붉은 머리칼에 큰 모자의 마법사.

거대한 방패와 해머로 부장한 방패전사.

문을 박살내고 우리의 믿음직한 파티원 둘이 연구실 안으로 들어왔다.


“쉬..쉿!”


넝마조각은 문 파편에 깔린 누더기를 보고 몸을 떨며 실례를 해버렸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나요?”

“어, 고문은 좀 당했지만 죽은 적은 없어.”

“좀 죽어서 탈출하지 그랬어. 우리가 여기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나도 당연히 죽으려 했지. 근데 죽게 내버려두질 않으니 어떡하냐고. 아니 애초에 어떻게 이 녀석들이 날 납치하게 내버려 둔 거야?”

“이걸 우리탓을 한다고? 네가 정신만 바짝 차리고 있었으면...!”

“아! 싸움은 돌아가서 해요. 일단 여길 빠져나가죠.”

“우왓!”


셰르카는 나를 왼쪽 어깨에 들쳐 업고 피레는 오른쪽 어깨에 걸쳤다.


“이탈합니다앗!”


셰르카는 둘이 부수고 온 문을 향해 뛰어들었다.


쿠웅!


“아얏!”


셰르카가 문에 부딪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양 어깨에 걸려있던 우리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다.

그리고 그 위로 쓰러지는 셰르카.


[DEAD END]


“뭐, 뭐야?”

“문?”

“으으.. 아파요...”


부수고 들어왔을 터인 문이 떡 하니 가로막고 있다.

이건 대체...


“하! 하악...”


이 신음소리는 누더기.

잔해에 깔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누더기가 버튼을 들고 서 있었다.


“모, 못나간다!”


문쪽에 있어서 상당한 데미지를 입은 누더기는 용케 살아있었다.

안그래도 걸레짝 같던 옷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신체가 드러났다.


살덩이?

피투성이가 된 살덩이었다.

곳곳이 파먹힌 듯 뼈가 드러나 있었고 조금 드러난 얼굴도 백골이 드러나 커다란 안구가 노출되었다.

마치 좀비와 같은 모습.


“언데드...”


피레가 나지막히 읊조렸다.

언데드라니. 마족인가.


“마족이라니!”


사내가 소리를 지르자 사내의 왼쪽 안구가 툭 떨어졌다.


“나를 더러운 마족이라 부르지 마라!!”


그 어느 때 보다도 분노에 찬 목소리.

가죽으로 간신히 이어져있는 턱이 떨어질 듯 요동쳤다.


“여기서 끝날 순 없어! 나를... 내 평생을!”


분위기에 압도당하여 모두가 입을 꾹 다문 채 누더기를 바라보고 있다.


“이게... 이게 마지막 기회야... 네놈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장 구석구석까지 파헤쳐주마...”


누더기의 손에 주사기가 하나 들려있다.


“키스럼!”

“쉬쉿... 주, 주인님! 크악!!!”


주사기가 넝마조각의 머리에 꽂혔다.


“쉬...쉬익! 키익...”


키스럼의 몸이 점점 불어났다.

그의 몸을 붙잡고 있던 넝마조각이 팽창을 버티지 못하고 찢어졌다.


“나는... 나는 영생을 얻는다!”


88.

드러난 키스럼의 정체.

고블린과 비슷한 키의 소인족.


“허밋...?”

“그게 뭔데?”

“허밋은 개체수가 적은 소수민족이야. 생김새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키가 작지. 손재주가 좋고 수완이 있어 여기저기를 방랑하며 장사를 하는 종족이야.”

“귀여운 외모와 화법이 특기라고 해요. 마족과 연합국을 가리지 않는 중립적인 세력이었어요.”


귀여운 외모와 화법?

생쥐처럼 앞으로 튀어나온 커다란 앞니, 이에 질세라 자존감을 뽐내는 툭 불거진 광대뼈,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칼.

키스럼은 그 어디에도 부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쉬, 쉬익! 주.. 주인님을 위해!!”


이미 3층 건물 정도로 커진 스크럼이 거대한 주먹을 휘둘렀다.

원통 안에 있을 땐 몰랐지만 연구실은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었다.


콰앙!


묵직한 주먹에 다른 원통들이 깨졌다.

안에 있던 살아있는 박제들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쉬익..”


공격이 빗나간 키스럼은 멈추지 않고 재빠르게 공격을 쌓아갔다.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휩쓸린 살아있는 박제들은 무자비하게 뭉개졌다.

강력한 위력이지만...


내 속보를 따라오지 못했다.

피레의 텔레포트에 농락당했다.

셰르카의 방패에 번번히 막혔다.


“크, 크윽! 키스럼! 빨리 저 자식들을 죽여 버려! 나에게 고블린과 돌을 가져 오란 말이다!”

“쉬, 쉬익!”


불쌍한 녀석.

모두에게 사랑받는 종족이 대체 왜 이런 곳에서 저런 추악한 모습으로...

나는 그의 작고 볼품없는 모습에 연민이 느껴졌다.

남들은 고블린인 내가 누굴 동정하냐 하겠지만...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빠르게 처분해 주자.”


내 말에 피레와 셰르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최소한 빠르고 편안한 죽음을 선사하는 게 그를 도울 방법일 것이다.


“대체 왜! 나를 방해하는 거냐! 너는 왜 저들을 이기지 못하는가!”


피레가 소환한 불꽃을 두른 소 발루가 키스럼의 하체를 강타했다.

스크럼은 끔찍한 비명소리를 내며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


“이야압!”


무릎 꿇은 키스럼의 후두부를 셰르카가 거대한 해머로 강타했다.


“쉭!”


짧게 끊어지는 김새는 소리.

허무하게도 키스럼의 움직임이 멈췄다.


“일어나! 여기서 고꾸라질 순 없다!”


뒤에서 지켜보던 누더기가 두 팔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을 따라 움직이는 박제들에서 뽑은 ‘완전액’이 천장으로 솟구쳐 한데 뭉쳤다.


“받아라!”

“저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네 맘대로 놔두진 않겠다!”


피레가 부랴부랴 완전액 덩어리에 간섭하려고 했지만 상황은 늦어 있었다.


하늘에서 쏟아진 완전액은 키스럼의 몸 위에 뿌려졌다.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어간다.

몸집도 점점 더 커졌다.


“쉬, 쉬익..”


정신을 차린 키스럼.

2차 공격을 위해 자세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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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레벨업! +1 19.05.29 81 0 14쪽
27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19.05.28 65 0 16쪽
26 내가 신의 사도이니라 +1 19.05.27 79 0 13쪽
25 성녀님을 만나러 가자3 19.05.24 78 1 13쪽
24 어셈블! 19.05.23 70 0 13쪽
23 성녀님을 만나러 가자2 19.05.22 81 1 13쪽
22 성녀님을 만나러 가자 19.05.21 78 1 13쪽
21 성역 할로우 입성 19.05.20 69 2 13쪽
20 역병 2 19.05.17 73 2 16쪽
19 역병 1 19.05.16 79 1 14쪽
» 천조각을 들춰 보면 19.05.16 87 1 13쪽
17 사나이는 위기로 성장한다 19.05.15 95 1 13쪽
16 새로운 시작 +1 19.05.12 163 1 16쪽
15 정산의 시간 +1 19.05.10 94 1 15쪽
14 형이 왜 또 나와? +1 19.05.08 104 1 14쪽
13 아니 일단 죽어야 되는데... +1 19.05.07 105 1 14쪽
12 고블린과 풀려난 대마족 +1 19.05.03 106 1 14쪽
11 고블린과 새로운 퀘스트 +2 19.05.03 119 2 15쪽
10 악마와 함께한 일주일 +2 19.04.11 139 2 13쪽
9 고블린과 무적의 악마 +1 19.04.10 127 2 13쪽
8 광산으로 +2 19.04.09 154 2 13쪽
7 고블린, 밀당의 귀재 +1 19.04.08 186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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