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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밈 님의 서재입니다.

최강! 부활 고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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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밈
작품등록일 :
2019.04.02 22:16
최근연재일 :
2019.06.06 23:11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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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0
추천수 :
77
글자수 :
200,449

작성
19.04.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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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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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악마와 함께한 일주일

DUMMY

46.

뭐든지 에너지가 없으면 멈춘다.

기계는 전기나 기름을 먹고 생물은 광합성을 하거나 음식을 섭취한다.

예로부터 내려온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말로 해결하거나.

굶기면 된다.


빅마우스는 강력하지만 머리가 좋은 놈은 아닌 모양이다.

자신의 감각을 너무 과신하는 것일까.

입에 무언가가 들어있으면 공복감을 느끼지 않아 더 이상 먹이를 찾지 않는다.


내가 할 일은 간단하다.

빅마우스에게 먹히고 죽음을 반복한다.


빅마우스는 입 속에 뭔가가 있으니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죽으면 빛이 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빅마우스는 영양공급이 멈춘다.

입 속에서 죽어도 다시 살아나기를 반복하면서 빅마우스가 굶어 죽을 때 까지 기다리면 그만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작전이다 이말이지.


소화기관이 따로 없어서 살았어.

백옥석이 굴러굴러 대장에라도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우욱.


“여기야! 작지만 먹음직하다고~ 몸에는 나쁠지 모르지만.”


오두방정을 떨며 빅마우스를 유혹했다.

맹렬한 속도로 뛰어 나를 한입에 덥썩 삼키는 빅마우스.

다행히 이빨에 반토막 나지 않고 입 속에 무사히 입성할 수 있었다.

사실 입 속도 멀쩡하진 않았다.

입 여기저기에 아까 씹다 남은 뼈다귀나 살점들이 치아 곳곳에 끼어 있었다.

단백질이나 지방이 썩는 냄새가 지독해서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악취는 그래도 참을 만 했다.

전생에는 변기에 수도 없이 머리를 박았거든.


빅마우스가 에너지를 전부 쓸 때까지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

신진대사가 빠르다니 대충 일주일 정도면 굶어 죽겠지.

그럼 일주일 동안 수도 없이 죽으면서 뭘 해야 할까.

어떻게든 다른 곳으로 신경을 분산시켜 조금이라도 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때워야 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내 레벨을 올리는 것.

입속에서 경험치를 올릴 순 없다.

새로운 동료... 도 지금으로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피레의 힘을 되찾는 방법을 찾는 건?

그래, 피레에 대한 항목을 읽어보자.

그녀에 대한 정보가 잔뜩 있었는데 대충 훑어만 봤지 자세히 보진 못했다.

그녀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다보면 뭔가 원인이 있겠지.

피레의 힘을 되찾아야 효율도 올라갈 테니까.


한번 얻은 정보는 상태창의 ‘설명서’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눈을 감고 피레의 항목을 펼쳤다.


[피레 마르체사]

[소환술사]


이 부분은 이미 알고 있으니 넘어가고.


[고기를 좋아한다.]

[단 것을 좋아한다.]


파트너의 기호를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연인사이도 아니고 말이지.


[라스텐의 비극]


스크롤을 내리다 보니 눈에 띄는 항목이 있었다.

다른 항목과 다르게 붉은 글씨로 존재감을 한껏 뿜어대니 읽어볼 수밖에 없잖아.

붉은 글씨를 선택하자 시야가 바뀌었다.

뭐야, 동영상 지원이야?


47.

해질녘의 넓고 푸른 초원, 풍차가 돌아가고 낮은 목재 건물이 있는 한산한 시골 마을의 모습이 나타났다.

노을 때문일까. 7살쯤 되어 보이는 붉은 머리카락의 소녀가 외길을 따라 총총 걸어가고 있다.

소녀가 바쁜 걸음을 멈춘다.

길 한가운데에 소녀가 처음 보는 생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온 몸이 숯처럼 새카만 도마뱀 한 마리가 길바닥에 축 늘어져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소녀는 달랐다.


“드래곤님 드래곤님. 여기서 자면 안 돼.”


소녀는 도마뱀을 동화책에서 본 드래곤이라고 착각한 모양이었다.

소녀는 작은 두 손으로 도마뱀을 들어 올려 품에 안는다.

그리고 길을 재촉했다.


“흐흥~ 드래곤님 드래곤님~”


암전.

마치 연극의 막과 같았다.

다시 무대가 밝아진다.


푸르던 초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노을빛이 옮겨 붙었을까. 초원이 온통 붉게 불타고 있다.

매캐한 연기 사이로 그림자들이 보인다.


“꺄아악- 여보!”

“루시네! 어딨니! 루시네!”

“으애애앵.”


비명 소리가 들판을 가득 메우고 사람들은 몸에 불이 붙은 지도 모른 채 가족들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내, 내가 아니야...”


소녀는 불꽃의 한복판에 서 있다.

소녀의 머리칼에 불꽃이 옮겨 붙었는지 세차게 타오르고 있다.

소녀는 뜨거운 줄 모르는 걸까.

소녀의 품 속에 있던 도마뱀도 불길을 두른 채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루시네! 거기 있었구나! 기다려! 아빠가 곧...”


소녀를 발견한 한 남성이 불길을 헤치고 다가온다.

세차게 힘을 더하는 불길이 남성을 덮친다.


“흐...흐윽... 아빠 살려줘! 무서워!”


머리카락이 전부 타버리고 살덩이가 녹아 내린다.

백골에 살덩이가 눌어붙은 커다란 안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성이 힘겹게 한 발짝 씩 내딛었다.


“루...시네... 아...빠가 구해줄...”


한걸음 한걸음.

딸을 구하겠다는 그의 집념은 무참하게 타오르는 불길에 녹아내렸다.

소녀는 하염없이 울 뿐이다.


다시 암전


불은 밤 새 타올랐다.

하룻밤에 마을의 모든 것을 태운 불꽃은 동이 트고서야 사그라졌다.


능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따라 마차 한 대가 길을 따라 마을이었던 폐허에 들어선다.

쓰러진 소녀 앞에서 멈춘 마차의 문이 열리고 매부리코에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내린다.


“끔찍한 광경이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남자가 지팡이로 소녀를 툭툭 건드렸다.

소녀는 움찔할 뿐 일어나지 않았다.


“질긴 목숨. 혼자 살아남았나.”


소녀의 품속에서 도마뱀 한 마리가 기어 나온다.


끼이-


“아니, 이건 살라맨더!”


매부리코 사내가 깜짝 놀라 큰 소리를 냈다.


“이 아이의 소환수인가. 어린나이에 계약한 소환수, 그리고 이 마을의 참극... 설마... 세바스찬!”

“예! 주인님!”


매부리코의 부름에 배가 나온 마부가 마차에서 기어 내려왔다.


“엄청난 재능이야! 이 녀석만 있으면... 우리 마르체사 가문도 중앙 귀족에 들 수 있어!”

“예,,, 예?”

“이 아이를 내가 거둔다. 얼른 마차에 태워.”


세바스찬이라 불린 마부가 소녀를 들어 마차의 뒤에 실었다.

도마뱀도 그녀위에 뛰어 올라 동승했다.


“우후후... 두고 보자...”


암전.

48.

[라셴크라스트 마법학교]


붉은 원뿔 지붕이 달린 중세 성이 눈에 들어온다.

감청색의 교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소년 소녀들이 넓은 강당에 빼곡하게 앉아있다.

붉은 머리의 소녀만이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단상의 오른쪽에 서 있다.


“쟤가 그 유명한 라스텐의 악마야?”

“응. 하룻밤만에 자기 고향을 전부 태워버렸다던데?”

“우와. 엄청 예쁜데 무서운 놈이었구나.”

“그나저나 그런 살인자가 학교에 나오도록 놔둔다고?”

“쟤네 집안이 마르체사 가잖아.”

“아~ 그 근본 없는 벼락부자 집안?”

“쉿! 그러다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미천한 출신이지만 그 자금력은 무시무시하다고. 밉보여서 거래라도 막혔다간...”


붉은 머리의 소녀는 사방에서 수군거리는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상에 올랐다.


“신입생 대표 피레 마르체사입니다.”


그녀는 침착하게 연설을 시작했다.


암전.


교실, 피레는 혼자 앉아있다.

창밖의 나무에 푸른 잎이 돋아난 걸 보니 입학하고 시간이 꽤 흐른 모양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피레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모두들 자리에 앉아라.”


선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오고 한 소녀가 그 뒤를 따랐다.


“전학생이다. 모두 앞으로 잘 지내도록.”


짧은 금빛 단발머리.

같은 학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귀여운 어린 외모의 여자아이


“아, 안녕하세요! 저는...!”


암전.

무슨 일인지 중간에 끊긴 듯하다.


[용사의 선택]


꽃미남 스타일의 남자가 피레의 옆에 서 있다.

잊을 수 없는 그 얼굴.

용사다.


“이 아이를 데려가고 싶은데.”


용사가 피레를 파티에 넣는 상황인가.


“부디 데려가시지요. 용사님과 함께하는 영광을 누리는 데 거절할 리가 있겠습니까.”


아까 본 매부리코 사내가 허리를 잔뜩 숙이고 굽실거린다.

마을에서 봤을 때와는 행색이 확연히 달랐다.

헤진 옷에 머리카락도 정돈되지 않아 마구 뻗쳐 있다.


“고마워. 자, 가자.”


용사가 피레의 손을 잡아 끌었다.


“하지만 한 가지... 가세가 기울고 그녀가 우리 가문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녀가 떠난다면 아무것도 없는 저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비굴하게 무릎을 꿇는 사내.

용사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돈이 필요하다 이 말이지? 알았어. 얼마면 돼?”

“헤헤헤. 감사합니다.”


암전.


[끝]


피레가 쓰러져있다.

성직자로 보이는 금발의 여성이 그 앞에 서 있다.

치료하기 위함일까.


“미안해요. 이게 다 용사님을 위해서랍니다.”


이름 모를 성직자는 피레의 가슴 한복판을 스태프로 내리찍었다.

울컥 피레의 입에서 피가 한 움큼 쏟아진다.


“부디 행복을 찾으시기를...”


‘성녀의 저주 – 반신유실을 얻었습니다.’


암전.


[다시 시작]


마을? 엔드타운일까.

피레는 카페에 앉아 신문을 보고 있다.

1면 헤드라인에는 큼직하게 박혀있는 붉은 글씨.


‘용사 귀환! 불의의 사고로 마법사를 잃다.’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용사와 성직자, 방패용사는 이 상황에서도 말이 없었다.’


피레는 보던 신문을 마구 구겨 쓰레기통에 처박는다.


암전.


49.

눈이 부시다.

마치 처음 이 세계로 올 때 들어갔던 빛 같은...


“...리고...”


이어 목소리가 들려온다.


“...블리고...!”


꿈을 꾸는 듯한 감각.


“야, 죽었냐?”


점점 시야가 맑아진다.

타오르는 불꽃같은 붉은 머리칼, 어깨에 앉아 있는 도마뱀.


‘하. 대현자 블리고님이 이런 곳에서 죽을 리가 있나.’라고 말했다.

아니 말하려고 했는데 입이 옴짝달싹 하지 않았다.

일주일간 음식은커녕 물도 먹지 못했으니 당연하겠지.


“하긴 죽을 리가 있나. 자, 얼른 돌아가자.”


나는 그 말을 듣고 다시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

신전의 천장도 아니고 길드의 숙소도 아니며 괴물의 입 속도 아니었다.

햇빛에 갓 말린 듯 바삭한 이불과 푹신한 매트리스.

침대를 둘러싼 금으로 된 프레임과 고급스런 커튼으로 상당히 호화로운 잠자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 일어났네.”

끼이!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상태는 그럭저럭 괜찮나봐? 얼굴은 안보이지만.”


피레는 손에 들고 있던 빵을 하나 던져주고 자신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빨리 먹어. 내가 망 볼 테니까.”

“여긴... 어디야?”

“다마인 광산연맹장 저택이래. 더 자세한 위치를 말해주자면 손님방 32호.”


참을 수 없는 허기에 나는 가면을 위로 젖히고 빵을 입에 쑤셔 넣었다.

아아. 탄수화물이란 정말 최고야.


내가 빅마우스의 입 속에 들어간 지 딱 일주일째 되는 날, 스크라우스와 피레가 돌무더기를 걷어내자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진 악마가 있었다고 한다.

녀석의 입을 열어보니 백옥석을 손에 꼭 쥔 내가 있었고 정신을 잃은 나를 데리고 이곳 저택으로 왔다고.

그 때부터 이틀을 꼬박 잔 모양이었다.


“우웁. 컼!”


입에 침도 없는 상태에서 빵을 우겨 넣었으니 목에 걸리는 건 당연했다.


“어이구. 그러니까 천천히 먹지. 자 여기 물...”

“실례하겠습니다.”


피레가 물을 전해주려는 순간 문을 열고 스크라우스가 들어왔다.


“아차! 문 잠그는 걸 깜빡했다.”


피레 너 망본다더니 한눈을 팔고!

나는 재빨리 가면을 내려썼다.


“깨어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피레님이 치료도 거부한 채 누구도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하셔서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내 얼굴은 보지 못했나보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목에 걸린 빵이다.


“깨어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셔서 힘드시겠지만 연맹장님이 찾으십니다. 부디 따라와 주시길.”


아... 슬슬 숨이 막혀온다.

눈 앞이 깜깜해진다.

그러고 보니 백옥석은 어디에 있더라.

스크라우스에게 들키면 안...되..는...


[DEAD END]


50.

넓은 방이다.

벽에는 초상화가 걸려있고 사방에 보석이 잔뜩 박힌 아름다운 조각상이 즐비했다.

목의 이물감이 사라졌다.

어째 평소보다 시점이 높은데?


“이거 참 대담하신 손님이군요.”


우측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첫 대면부터 제 책상 위에 앉는 분은 처음입니다.”


올백으로 넘겨 고정시킨 은빛 머리에 날렵한 안경을 쓴 지적인 느낌의 미남이 돋보기를 대고 오묘한 빛을 내는 돌을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게 아주 익숙한 돌.


아.

ㅈ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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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성녀님을 만나러 가자 19.05.21 78 1 13쪽
21 성역 할로우 입성 19.05.20 69 2 13쪽
20 역병 2 19.05.17 73 2 16쪽
19 역병 1 19.05.16 79 1 14쪽
18 천조각을 들춰 보면 19.05.16 86 1 13쪽
17 사나이는 위기로 성장한다 19.05.15 95 1 13쪽
16 새로운 시작 +1 19.05.12 163 1 16쪽
15 정산의 시간 +1 19.05.10 94 1 15쪽
14 형이 왜 또 나와? +1 19.05.08 104 1 14쪽
13 아니 일단 죽어야 되는데... +1 19.05.07 105 1 14쪽
12 고블린과 풀려난 대마족 +1 19.05.03 106 1 14쪽
11 고블린과 새로운 퀘스트 +2 19.05.03 119 2 15쪽
» 악마와 함께한 일주일 +2 19.04.11 139 2 13쪽
9 고블린과 무적의 악마 +1 19.04.10 127 2 13쪽
8 광산으로 +2 19.04.09 154 2 13쪽
7 고블린, 밀당의 귀재 +1 19.04.08 186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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