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추는 것
문득 거울을 바라봐. 거기엔 내가 있지.
눈을 크게 뜨고, 조금 올려봐볼까.
문득 유리창에 비추어봐. 거기엔 내가 있지.
조금 내려봐보고 한 번 웃어봐
문득 사진을 찍어. 거기엔 내가 있지.
눈을 감지 않을까해. 그리고 웃는 모습은 별로일것같아.
해가 저물어가는 겨울의 이른시각,
내 그림자가 저기 길게 뻗어있어.
해가 나를 비추어 만들어낸 실루엣.
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 저건 나약. 맞아. 저건 확실히 나야.
저 흩날리는 머릿결에. 저 거뭇거뭇한 얼굴에. 저 검은 손가락. 저 검은 다리에 분명 내가 있을거야. 내 진짜 모습은 저기 있을거야.
행복해져. 행복해서 나도 모르게 그림자를 잡으려고 그림자로 뛰어가버려.
진짜 나를 잡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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