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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pascal
작품등록일 :
2015.12.16 13:28
최근연재일 :
2021.06.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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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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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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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DUMMY

30년의 수명을 가진 새가 있었다.

그 새는 그 어떤 새보다 뛰어났고, 30년간 세계를 날아다녔다. 그리고 새는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마법을 찾아냈다. 죽음이 두려웠던 새는 바로 마법을 써버렸고, 30년 전 알에 있던 때로 돌아갔다.

알에서 새는 밖에 나가면 죽어버릴 것만 같음을 느꼈고, 그 두려움으로 20년동안 알을 깨지 않았다. 알이 너무나도 비좁아짐을 느끼고서야 이미 20년이 지났다는 것을 알았고, 새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알을 깨게 되었다.

부리로 치는 것 한 번에 알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는데, 새가 20년의 성조였기 때문도 있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진 새의 몸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알을 파괴시키고 있던 것이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새는 자신이 1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게 20년을 낭비했는지를 알고는 그 슬픔으로 계속해서 울었다.

5년가량을 울고서야 자신이 우느라 25살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후회를 하는 데에 3년을 써버리고 나서야 자신이 28살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는 후회를 멈추고 하루하루를 날아다니며 하루하루를 살아냈따.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새는 반복되지만 조금씩은 다른 하루하루를 날아다니며, 반복되지만 조금씩은 다른 하루하루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30살의 새는 기적적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마법을 찾아버리게 되었다.

새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았다. 기적적으로 연장된 생명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자신이 얼마나 이것만으로도 기적의 삶을 살고있는지는 그 새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었다. 새는 다음 30년은 그 어떤 새보다도 훌륭한 삶을 살 자신이 있었다. 새는 감사했다. 자신에게 이러한 기적이 주어졌음에.

그리고 새는 마법을 내버려둔 채 멀리 날아갔다.

새는 죽어갔다. 마법은 이미 생명의 거리보다 멀었다.

후회는 없었다.

첫 번째 삶과 두 번째 삶 중 무엇이 나으냐는 없었다.

생각해보니 둘 다 좋았다. 나는 삶도,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날도, 마법을 쓰던 날도, 알 속에서 두려움으로 가득 찼던 날도, 낭비한 시간으로 울던 날도, 후회하던 날도, 하루하루 만끽하던 날도,

죽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을 느끼고 싶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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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미워하지말아줘. 15.12.24 225 0 1쪽
5 좋아한다는건 15.12.19 448 0 1쪽
4 나를 비추는 것 15.12.19 413 3 1쪽
3 인사 15.12.19 668 2 1쪽
2 마음. 15.12.19 666 2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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