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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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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660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0.2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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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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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작전 변경

DUMMY

짜악!

“성!”

짜악!

“게!”

짜악

“형!”


나는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두 눈을 떴다.


“끄응....”


가슴쪽 상처에서 통증이 심하게 일었다.


그런데 어째 가슴쪽보다 내 양쪽 뺨이 더 아파오는 이유는 뭔가? 아무튼...


“야. 넌 괜찮냐? 아까 피를 엄청 흘리던데...어라? 멀쩡하네?”


게놈의 몸에는 아직도 말라붙은 피가 꽤나 남아 있었다.


하지만 어째 상처 부위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너....이제 보니까....아까 싸우다가 배고프고 귀찮으니까 기절한 척 한 거지? 그치?!”

“성....게....?”

“어어. 이거 봐. 이거 봐. 시치미 떼는 연기. 와.....내가 이런 놈 때문에 죽을 뻔 하고 말야. 아야! 아프니까 만지지 말라고 이 자식아!!”



***



검정 가면 놈들이 내가 오늘 딴 돈 뿐만 아니라 다른 주머니에 챙겨 두었던 예비금들도 싹 털어갔다.


다시는 손장난 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간 것으로 보아 도박 게임에서 나에게 피해를 입었던 놈 중에 하나가 사주한 듯 하다.


그렇다면 실버코브의 야바위꾼들,

블레슨 도시에 중형 카지노,

오늘 피바람이 일었던 카지노,

이 셋 중에 하나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카지노에서 나온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누군가를 벌써 사주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설마 그 얼굴 갸름한 야바위꾼 놈의 짓인가? 아니지. 그딴 놈들이 오러 블레이드를 쓰는 실력자를 고용할 돈이 어딨다고? 근데 ‘우리의 계획’ 이란 뭘 말하는 걸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서있던 찰나에 은행 직원이 삼천 골드를 손수레에 싣고 나타났다.


다행히 검정 가면 놈들은 내 입금 전표는 털어가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입금 전표에 새겨져 있는 내 사인과 똑같은 사인을 은행에 제출해야만 돈을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내 사인은 어마무시하게 복잡하다.


역시 사인은 남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게 최고다.


그리고 아까 카지노 주인이 준 황금 목걸이도 중요한 부분은 무사하다.


목에 걸고 있었는데 가슴이 베일 때 목걸이의 이음새 부분들이 잘려 나가면서 황금 장식의 팬던트 부분이 내 허리띠 안쪽으로 떨어졌기에 잘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성게?”

“이제 어떻하냐고? 어떻하긴 복수를 위해 강해져야지. 가자!”


꼭 이럴 때 잃어 버린 돈을 복구해야 된다는 불타는 집념으로 다시 도박장을 찾는 놈들이 있다.


당연히 하수, 중수들 아니면 도박 중독자들 같은 멍청한 놈들이나 하는 짓거리다.


이렇게 돈과 관련되어 부정타는 일을 겪었을 때는 당분간 도박을 멀리해야 한다.


그게 내 원칙이다.



***



나는 삼천 골드로 내 창 하나, 게놈의 도끼 하나를 샀다.


벌써 2800 골드.


나머지 200골드로는 필요한 포션들과 음식을 샀다.


그리고 드디어 원래 계획이었던 사냥에 나섰다.


“검정 가면 놈들 기다려라! 내가 반드시 복수해 주마! 으아아아아아아!”


께게에에에엥


내 분노 가득한 창질에 늑대 녀석들이 하늘을 날았다.


“성! 게!”


게놈 녀석도 나름 열심히 따라한다.


“야 이 멍청한 놈아! 늑대 꼬리만 자르고 있으면 어떻해? 머리통을 날려야지!!”


“으....응....?”


‘으응’ 을 저 녀석의 4번째 단어로 취급해야 할지 아니면 원래 있던 ‘응’ 단어의 변형으로 취급해야 될지 모르겠다.



이틀 후.


우리는 ‘개미 던전’ 이라는 곳 앞에 섰다.


“여기서 좋은 물건이 나온다 이거지? 아니기만 해 봐. 그냥 쫓아가서 확!”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경험치를 쌓는다는 아이디어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어디에서 사냥을 해야 효과적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게놈 자식은 말 할 것도 없고.


그래서 어리버리해 보이는 플레이들 몇 명을 붙잡고 돈을 쥐어 주면서 정보를 캤다.


그래서 알아낸 곳이 가까운 곳에 있는 이곳 개미 던전.

개미 크기가 호랑이만하다나 어쩐다나.


“게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해라. 응? 또 개미 더듬이 같은 것만 자르지 말고 알았냐?”

“성...게...”

“이 자식이. 대답 똑바로 안 해?”

“응!”


그렇게 우리 둘은 개미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별로 어려운 게 없었다.


그냥 가끔 등장하는 두세 마리의 덩치큰 개미들의 다리만 잘라주면 되었으니까.


그런데 공격력이 훨씬 뛰어난 병정 개미들이 떼로 등장하면서부터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야. 이쪽으로! 빨리!”


나는 아무래도 잠깐 쉬면서 한숨 돌려야겠다는 생각에 게놈을 이끌고 굉장히 비좁은 통로를 이리저리 달렸다.


그런데.


“젠장....이 길이 아닌가?”


우리 앞에는 거대한 공터가 등장했는데 거기에는 병정 개미들 수백 마리가 험악한 인상을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험악한 검은 물결 너머로 저 뒤에 여왕 개미가 제단 위에 앉아 있었다.


진퇴양난이다.


그래도 뒤쪽이 조금 더 뚫기 쉬울까?


하지만 이미 공터의 병정 개미들에게 노출된 상황. 역시 도망치기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정면 돌파가 답이지. 야. 이거 먹어라.”


나와 게놈은 남은 힐링 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갔다.


“뚫어!”

“성어어어어엉 게에에에에에!!”


콰드드드드드드


게놈 녀석도 위기 상황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힘을 내기 시작했다.


녀석이 마구잡이 휘두르는 도끼질에 개미들의 신체 부위들이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그렇게 길이 뚫리기 시작했다.


“게놈. 힘내!”


여왕 개미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녀석들도 거칠게 저항하며 방어벽을 두텁게 쌓아 올렸기에 우리들의 진격 속도는 점차 줄어들고 말았다.


사가가가각!


“게놈!”


병정 개미의 날카로운 발이 게놈의 왼팔을 크게 베으며 지나가자 상당한 양의 피가 분수기처럼 솟아 올랐다.


“이놈들!! 스페이드 풀하우스!!”


가가가가가가가각!


창이 나선형으로 빠르게 회전하며 앞에 있는 공간에 다섯 방위를 찌르자 강력한 돌풍이 일어나며 병정 개미들이 만들어 놓은 방어벽을 뚫어 내었다.


나와 게놈은 그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여왕 개미쪽으로 달렸다.


“...........??!”


게놈이 괜찮을까 하는 궁금증에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뜰 수 밖에 없었다.


녀석의 왼팔에 생긴 기다란 상처가 아물고 있다?

그것도 눈에 보일 정도의 속도로?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길게 생각을 이어갈 시간은 없었다.


나와 게놈은 여왕 개미에게 득달처럼 달려 들어 다리를 잘라 버리고 움직임을 봉쇄시켰다.


그리고 게놈의 도끼가 여왕의 허리를 두 동강이 내는 동안, 내 창은 턱을 비집고 들어가 정수리를 뚫고 나왔다.


띠링!


“후....그래도 한 가지 정보는 정확하군. 여왕 개미가 무척 약하다는 점 말야.”


여왕 개미가 죽자 우리 뒤를 죽자살자 쫓아오던 모든 개미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왕 개미 시체 앞에 네 개의 빛이 일렁거리며 뭔가가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저게 플레이어들이 말하는 보상 아이템이라는 건가 보군.”


네 개의 빛 속에는 각각 가죽 주머니, 벨트, 톱날 달린 검, 보석이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뭐야? 듣기로는 아이템 명칭이랑 짧은 설명이 뜬다고 하던데....게놈 넌 뭐 보이냐?”


게놈이 내 물음에 고개를 가로 저어 보였다.


아이템 명칭도, 등급도, 설명도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런 걸까?


‘혹시 내가 NPC여서?’


나는 그 네 개를 뚫어지게 관찰하다 벨트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나머지 아이템들은 흩어져 가는 빛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잘 고른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다.


우리는 작전 변경이 필요하다.



***



쾅!


나는 달빛을 받으며 평화롭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로란더스!”

“뭐....뭐냐?!”


로란더스 영감이 똥배에 딱 달라 붙는 빨간색 잠옷 바람으로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걸어 나왔다.


“딴 잠옷은 없냐?”

“이런 거지 같은 놈아! 내 잠옷 패션이 궁금해서 이 한밤중에 내 집 문을 박차고 들어온 거냐?”

“아니. 지명수배 때문에 귀찮은 일 만들기 싫어서.”

“썩을 놈! 당장—”


휙!


난 실버가 잔뜩 들어 있는 묵직한 돈주머니를 그에게 던졌다.


“.....앉아서 차분히 이야기를 해 보자꾸나. 큼큼.....”


아무튼 속물이다.


나는 내가 뭐가 필요한지 설명했다.


그러자 로란더스는 자신의 코를 긁으며 뭔가를 잠시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보고 믿을만한 플레이어 하나를 구해 달라는 거냐?”

“그렇다.”

“하나 떠 오르는 녀석이 있긴 한데...근데 그걸 왜 나한테 부탁하는 거냐?”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 놈들을 믿지 않는다.


탐욕과 배신으로 얼룩진 추악한 존재들.


그들의 내면에 숨겨진 그 끔찍하고도 사악한 본능을 증오한다.


하지만, 그런 나도 모든 인간이 그렇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안다.


다만 확률상 그런 착한 인간을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뿐.


그래도 오랜 경험상 이런 건 안다.


‘성격이 강직한 놈들은 자신과 같은 부류가 아니면 절대 곁을 내주지 않는 법.’


그렇다.


저 영감탱이는 돈을 밝히고 싸가지가 없다는 점을 빼면 거짓말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정직한 성격을 가진 자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가 누군가를 소개해 줄 때는 그만큼 확실하다는 뜻이다.


“그럼 게놈한테 부탁하리?”

“그건...그렇다만....그럼...”

“허?”


나는 두 개의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는 영감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소개비는 별도다.”



이틀이 지났다.


로란더스 영감이 말한 플레이어는 삼일째 되는 날에 약속한 거래를 위해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와 게놈은 그냥 영감의 집 근처에 머물며 시간을 때웠다.


“후..........후..........”


나는 남는 시간에 아주 오래전에 배운 호흡법을 시도해 보고 있었다.


이유는 오러 블레이드와 궁극적으는 그 이상의 경지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다.


검정 가면 놈들은 이미 싸가지 로란더스 영감을 제끼고 내 마음속 살생부의 척결 대상 1위로 등극했다.


‘감히 나를 건드렸겠다? 각오해라 이놈들...근데...이건 왜 이리 안되냐?’


아주 오래전에 동양에 있는 어느 나라로 마작 게임 원정으로 갔을 때 무공의 고수라는 녀석들에게 잠깐 배운 적 있는 호흡법이었는데 효과가 영 신통치 않다.


사실 신계에서 태어난 신들은 이딴 호흡법 따위는 전혀 필요치 않다.


태어날 때 부터 자연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존재들이기에 호흡법으로 자연의 기운을 체내에 쌓아 두고 쓸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원래 몸도 아니고 신력도 사라진 상태여서 어쩔 수가 없는 노릇.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야 이 무식한 놈아. 네놈의 마나 연공법으로 고수가 될려면 한 삼백 년은 걸리겠다.”


갑자기 나타난 로란더스가 내 등 뒤에 손을 대고는 뭔가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이건.....뭐지?'


“마나란 기본적으로 자연의 기운에서 비롯되기는 하지만 네놈처럼 무식하게 그걸 전부 흡수하려고 하면 안된다. 왜냐면 거기에는 필요없거나 불순한 기운도 같이 섞여 있거든. 네 몸속에서 움직이는 기운들의 길을 잘 기억해라.”

“음........”


뭔가 확실히 다르다.

기운이 느껴진다.


로란더스가 내 몸속에 만들어 주는 기운의 길.


그 길을 통해 상쾌한 기운들이 내 몸속을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네놈이 앞으로 사악한 기운이나 온갖 잡기운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흑마법사 계열이 될 게 아니라면 네놈의 몸속에 만들어진 기운의 길 성격에 부합하는 기운만 흡수해서 마나로 써라.”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영감. 이것도 돈을 받을 생각인가?”

“에라 이 거지 같은 놈아! 그럼 공짜인 줄 알았냐?!”


딱!


뒤통수를 얻어 맞은 나는 검정 가면 놈들 때문에 내 살생부 척결 대상 2위로 하락했던 저 영감을 다시 1위로 끌어 올려야 할지 말지 심각한 고민에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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