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빈(爐彬) 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에서 무쌍 찍는 김병장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로빈(爐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07 16:59
최근연재일 :
2024.04.03 07:1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9,147
추천수 :
811
글자수 :
132,506

작성
24.03.07 17:35
조회
2,510
추천
49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


한국 역사학의 태두. 단재 선생은 말했다.


‘나’와 ‘내가 아닌 것’이 벌이는 투쟁의 기록.

그 모든 삶이 바로 역사라고···.


그렇다.


‘위대한 전쟁의 승리자와 패배자.’

‘찬란한 문화의 창조자와 파괴자.’

‘흥망성쇠의 역사와 사그라진 옛이야기.’ 등.


흐르는 유수와도 같은 시간 속에서.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가는 시계’와 투쟁하는 것.

그 순간이 때로는 역사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 * *


“쿵!”


《첫 번째 북이 울렸다.》


그것은 ‘개전’이었다.

너른 들판에는 40만 대군이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오직 살육과 파괴를 목표로 하는 광기 어린 전사들의 포효와 말의 거친 투레질 소리는 끊임없이 지축을 흔들었다.


“키타이-!!”


『칼날의 부족』이라는 뜻을 가진 거란식 단어.


‘키타이(=거란)’를 소리 높여 외치는 그의 말에 모두가 숨죽였다.


가히 승리자가 될 자격이 있는 자.


성종(聖宗). 야율문수노(耶律文殊奴).


거란(契丹, 요나라) 역사상 최고의 성군이자 최고의 정복군주인 그가 백마를 타고 나타나, 운집된 대군의 사기를 고양시켰다.


“오늘! 우리 칼날의 부족 앞에 고려는 망국이 될 것이다!

고려의 피를 잇는 자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며,

고려의 혼을 기억하는 자들은 남김없이 사멸될 것이다!

키타이여!! 나의 형제여! 모두 진격하라!!”


그의 손짓에 제국. 거란이 움직였다.


오늘이야말로 고려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이자, 강동 6주의 핵심. 통주성(通州城)을 기필코 함락시킬 계획이었다.


그의 야망을 품은 거대한 투석기는 끊임없이 바위를 성 안으로 쏘아 올렸고, 첨두목려(=충차)는 파괴적으로 성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수없이 깨어지고 부서지는 고려군을 보면서 그는 확신했다.


고려군의 머리 위에 뜬 새빨간 저녁놀이 그들이 살아서 보게 될 마지막 저녁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쿵!!”


《두 번째 북이 울렸다.》


그것은 ‘절망’이었다.


지옥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없는 피의 전쟁터.


여기저기 주인을 잃은 내장들이 채 식지 않은 열기를 내뿜으며 발밑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밟으면 터져 나오는 선 분홍빛 장기들과, 끊임없이 수혈되는 뜨거운 피의 홍수는 삽시간에 성 안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대체 아군은 언제 오는 것이냐!”


방어사(防禦使) 이원귀가 소리쳤다.


자꾸만 전장에는 불길한 소문이 떠돌았다.


성 밖에 주둔하던 고려의 30만 광군(光軍)이 순식간에 사라진데다, 행영도통사(行營都統使) 강조(康兆)를 비롯한 최고위급 장군들이 대부분 사망했거나 생포되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 계속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40만 거란군 대 3천 고려군.』


이제 최북단에 위치한 이 외딴 성에는 더 이상 막을 군사도, 달려올 지원군도 없었다.


야율문수노가 보낸 최후통첩처럼, 항복을 하지 않는다면 오늘 그들은 모두가 죽을 것이 뻔했다.


그러나···.


그들은 막아야만 했다.


그저 누군가의 아버지이기에···.

그저 누군가의 아들과···.

그저 누군가의 남편···.

그저 사랑하는 연인과···.

그저 자신들이 이 땅에서 지키고자 하는

모든 소망하는 것들을 위해···.


그들은 기꺼이 전장에서 죽을 뿐이었다.


“맹화유(猛火油)의 불을 더 뜨겁게 지펴라!

성 밖의 모두가! 아니. 이 불꽃을 온 천하가!

모두 볼 수 있도록!!”


아직, 우리가 이곳에 있다!

아직, 우리들이 이곳에서 싸우고 있고!!

아직, 우리의 고려가! 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고려의 용사들이여! 오늘! 우리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쿵!!!”


《세 번째 북이 울렸다.》


그것은 ‘뒤틀린 분노’였다.


통주성(通州城) 공방전 12일째.

성은 여전히 함락되지 않았다.


그 어떤 논리와 어떤 시간에도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전투.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들의 시산혈해(屍山血海) 속에, 고려의 깃발은 여전히 가장 높은 성벽 위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미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죽었으되 죽지 못한, 한 맺힌 눈동자와.

살았으되 살아있지 못한, 찢겨진 육신들은 뒤엉킨 시간 속에 모두 여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자리에 ‘그’가 나타났다.


너덜너덜한 개구리 군복을 입고 나타난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치 떨리는 말투로 소리쳤다.


“이 X새끼들아! 이제는 집에 좀 가자!

인간적으로 제대는 시켜줘야 할 거 아니냐!!”


대한민국 육군 말년병장 김 병장.


군 제대. 단, ‘하루’를 남기고 고려 시대로 전이되어, [강제 군 복무 +6,259일 무사고]가 깨지려는 최대 위기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초보 작가 로빈(爐彬)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에서 무쌍 찍는 김병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 휴재를 할 것 같습니다ㅠ +1 24.04.08 185 0 -
23 22화. 슬기로운 고려생활 (1) +6 24.04.03 605 25 12쪽
22 21화. 김 말년의 외교 담판 (3) +5 24.04.02 582 33 12쪽
21 20화. 김 말년의 외교 담판 (2) +5 24.04.01 695 33 12쪽
20 19화. 김 말년의 외교 담판 (1) +3 24.03.31 872 33 11쪽
19 18화. 얽히고설킨 생각들. +4 24.03.30 963 30 12쪽
18 17화. 3자 회담 (2) +4 24.03.29 1,096 32 13쪽
17 16화. 3자 회담 (1) +3 24.03.26 1,057 27 13쪽
16 15화. 남쪽에서 온 귀인. +2 24.03.26 1,045 27 12쪽
15 14화. 어느 한 페이지의 역사. +2 24.03.25 1,085 33 16쪽
14 13화. 안융진의 불을 올려라! (2) +3 24.03.22 1,065 30 13쪽
13 12화. 안융진의 불을 올려라! (1) +3 24.03.21 1,080 32 13쪽
12 11화. 결사대의 화살 +6 24.03.20 1,162 35 13쪽
11 10화. 그 너머의 시선. +3 24.03.18 1,169 36 13쪽
10 9화. 새벽을 기다리며. +6 24.03.17 1,211 38 14쪽
9 8화.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3 24.03.14 1,245 38 15쪽
8 7화. 들끓는 전장. +2 24.03.13 1,273 33 13쪽
7 6화. 불청객. (+전장 지형 추가) +2 24.03.12 1,357 33 15쪽
6 5화. 그저 빚. +3 24.03.11 1,426 35 12쪽
5 4화. 기억의 바다. +6 24.03.10 1,568 37 12쪽
4 3화. 낭만의 시대. +3 24.03.09 1,784 41 12쪽
3 2화. 밀항선. +4 24.03.08 2,028 51 15쪽
2 1화. 인생은 B와 D사이의 C. +3 24.03.07 2,253 50 13쪽
» 프롤로그. +6 24.03.07 2,511 49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