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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달 님의 서재입니다.

환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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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뫼달
작품등록일 :
2014.01.23 12:35
최근연재일 :
2014.11.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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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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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8장 에레멘(2)

DUMMY

인보가 무크스의 엘레멘트를 떠올리자 넓은 공터에 혼자서 눈을 감고 있는 엘리야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머릿속에 영사기가 있는 것처럼 어두운 공간에 영상이 생겼다. 멈바가 완전체가 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된 조율자의 눈이었다. 한 번이라도 접해 본 적이 있는 환수는 엘레멘트를 떠올리기만 해도 현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물현이었다.


엘리야는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넘어지기도 했다가 자신이 만든 바람의 반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연속으로 엉덩방아를 찌었다. 그래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무크스의 물현에 익숙해지기 위해 계속 노력을 했다. 몸은 고되어 보였지만 엘리야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무크스님이 엘리야를 선택해서 정말 다행이야.’


인보가 환상계에서 천무와 계약한 후, 무크스도 다가왔었다.

[천무님과의 계약을 정말 축하하네. 인보군. 나도 자네와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 그전부터 마음이 가는 아이가 있다네. 바람의 일족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이 가는 아이네. 지금까지 몇 번 말을 걸어보았네만, 아직 내 목소리를 듣지는 못하네. 처음에는 몇 번 시도하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오늘 자네를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니 끝까지 기다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네.]


완전체가 된 멈바가 모두에게 전한 엘레멘트의 각인 덕분인지, 엘리야는 무크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무사히 계약을 마쳤다. 무크스의 말로는 엘리야가 자신의 엘레멘트 스톤을 사용할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는데 엘리야도 미약하지만 무크스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엘리야가 무크스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다행이기는 한데…….’


환수사가 된 엘리야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환수사가 된 사실도 기뻤지만, 인보에게 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그녀를 기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대한 엘레멘트에 압도된 엘리야는 무크스를 부르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5대 환수 중 공격력으로는 불의 쟈그렐과 함께 첫째, 둘째를 다투는 물현이 무크스의 철벽의 바람이었다. 초짜 환수사가 다루기에 쉬운 물현은 절대 아니었다. 인보와 무크스는 천천히 수행하면 익숙해질 것이라 조언을 했지만, 엘리야는 그때부터 시간을 잊고 수행에 몰두했다. 엘리야가 강해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 인보였지만 동시에 몸이 상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욱 컸다.


“인보님, 일족이 이동할 모양입니다. 저희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알겠어요. 전 엘리야를 데리러 갈 테니까 두 분께서도 필요한 준비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인보님을…….”

“아유, 참. 리베리온님은 어땠을지 모르지만, 저는 이런 식이면 불편해요. 두 분이 저와 동행하시는 것까지는 말리지 않겠지만, 어디 갈 때마다 같이 다니는 건 좀 아니잖아요. 제가 무슨 애도 아니고…….”

“큼큼…. 그러시다면……. 이따가 뵙도록 하겠습니다.”

“휴, 고마워요. 이따 만나죠.”

인보가 멀어지자 야스안이 쟈벨에게 말했다.

“리베리온님과는 달리 인보님은 호위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편하게 해드리는 일도 우리의 임무 중 하나이니 앞으로는 조금 떨어져서 수행하기로 하자.”

“야스안, 그래도 혼자 다니시게 할 수는 없잖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몰라.”

“그래. 그러니까 너는 들키지 않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인보님을 지켜봐. 난 가서 필요한 짐을 싸지.”

“알았다. 들키지 않을 테니 걱정 마라. 그나저나 인보님이 빨리 우리에게 익숙해지셔야 할 텐데.”

“그렇게 될 거다. 좋은 분이니까.”


[이상한 인간, 후방으로 오십 걸음 뒤에 바위 녀석이 따라온다. 지금은 나무 뒤에 숨었다.]

“.....내버려두세요.”

두 호위의 투철한 직업의식에 두 손 두 발 다 든 인보였다.


**


“자, 모두 조용히 해라. 전부 집결했으면 이동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알고 있겠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바칸 제국령 내에 있는 라곤 영지 소속의 베르도어 숲이다. 주의할 점은 두 가지. 일정에 늦지 않게 도착한다. 그리고 제국군이나 5대 왕국의 병사와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진중한 사람들의 표정을 둘러 본 비엘이 말을 이어갔다.

“모두 함께 움직인다면 제국군의 이목에 잡힐 수 있으니 소규모의 조로 나누어 이동한다. 조별로 정해진 경로로 이동하면서 아까 말한 두 가지를 반드시 지켜주기를 바란다. 라바룬트님과 티오시님이 합류하게 되면 곧바로 중간 집결지를 전령이나 표식을 통해 공지하겠다. 앞으로 며칠 간은 모두 모일 일이 없으니 문제가 생기면 각 조장의 명령에 따라서 해결해야 한다.”

비델의 말에 군중들이 웅성거렸다.

“조는 어떻게 짜는 겁니까?”

“조는 이미 짜 놨으니 앞에 있는 명단에서 확인하면 된다.”


“인보님 제가 가서 보고 오겠습니다.”

“네. 부탁해요. 쟈벨님.”

인보는 두 호위의 적극적인 수행이 부담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린 자신이 뭐든 앞장서서 움직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야스안과 쟈벨이 불편해하며 호들갑을 떨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저희는 7조입니다. 조원은 인보님, 엘리야, 저, 야스안, 툿츠 그리고 룬파까지 여섯 명입니다. 당연히 조장은 인보님이고요.”


“조장!! 인보 조장!”

마침 룬파와 툿츠가 일보 일행을 향해 다가왔다. 룬파는 머론과의 전투에서 보인 공으로 인보와 마찬가지로 윤의 일족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룬파와 툿츠는 그 날을 계기로 친해져 서로 놀려대면서도 떨어질지를 몰랐다.

“아, 이런 짐짝하고 같은 조라니.”

“뭐야, 다리 짧은 꼬맹이 주제에. 따라올 수는 있겠어?”

“이씨, 뭐라고 했느냐?”


“툿츠님의 은신능력이라면 제국군과 부딪히더라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룬파님은 인간 사회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니 적극적으로 조언해 주세요.”

“인보님의 조와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룬파의 말에 울컥하려던 툿츠는 적절한 순간에 끼어든 인보를 향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고, 언제부터 저렇게 깍듯했다고. 전에는 아주 잡아먹을 것처럼 그러더니.”

“그, 그때는 인보님을 잘 몰랐으니까 그, 그랬지.”

“이봐. 인보. 나한테까지 존댓말을 들을 생각은 말라고.”

“걱정 마세요. 룬파님. 저도 원하는 바가 아니에요.”

쟈벨과 야스안의 무시무시한 눈빛이 룬파를 쏘아 봤지만 룬파는 휘파람을 피며 딴청을 피웠다.

“그런데 엘리야는 왜 이리 핼쑥한 거야? 어디 아픈 거야? 잠깐...설마...너희들...벌써......”

툿츠의 강펀치가 룬파의 허리에 작렬했다.

“크억! 왜 때려!”

“으이구. 이 화상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그러면 부끄럽잖아. 인보님 제가 이 무례한 인간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아무튼 저...축하드립니다.”

“아니...그게 아닌데요.”

단단히 오해한 듯한 두 사람의 표정에 인보가 고개를 저었다.


왁자지껄한 인보의 조를 향해 운단, 비엘 그리고 유얼문이 웃으며 다가왔다.

“인보님, 뭔가 화기애애한 게 조원이 잘 맞는 모양이군요.”

“아, 운단님.”

“쟈벨님과 야스안님 그리고 엘리야님은 당연히 같은 조에 넣어야 했고 툿츠와 룬파님도 모르는 사람이 조원으로 들어오는 것보다는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신경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좋습니다.”

“5대 환수의 계약자가 둘이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최강의 조가 아닌가? 관상으로 봐도 잘 맞는 조원들인 것 같아. 내 관상이 들어가면 더 완벽했을 텐데. 아쉽군.”

“참고로 유얼문님도 인보님과 같은 조로 가고 싶다고 했지만 제가 잘랐습니다. 하하.”

“으윽, 운단…….”

“유얼문, 당신은 팔도회의 일원으로서 너무 자각이 부족해요! 조장이 돼서 조를 이끌어야지 조원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어떡해요!”

처음 들은 이야기였지는 비엘이 유얼문을 향해 눈을 흘겼다.

“아, 아니야. 비엘. 그냥 농담이었다고. 농담.”

“그런데 전부터 궁금했습니다만, 유얼문님과 비엘님. 두 분은 무슨 관계인지?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아서요.”

“인보님도 둔한 면이 있으시군요. 두 분은 부부입니다. 딱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야스안이 웃으며 끼어들었다.

“아, 그랬군요. 어쩐지....”

“큼큼. 다 그렇고 그런 거라네. 아무튼, 인보군 별 탈 없이 대회의 때 봤으면 좋겠군.”

“알겠습니다. 유얼문님도, 다른 분들도 모두 조심하십시오.”

“인보님, 아시겠지만 저와 인보님 그리고 팔도회의 일원인 티오시님이 차기 족장 후보입니다. 무조건 거절할 생각만 하지 마시고 이동하는 동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율자님과 다른 환수님들이 인보님을 선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네. 운단님.”

“자, 그럼 이제 움직이죠.”




읽어 주시는 분들이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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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8장 에레멘(14) +6 14.11.18 2,063 69 10쪽
108 8장 에레멘(13) +3 14.11.17 2,775 91 12쪽
107 8장 에레멘(12) +2 14.11.16 2,018 65 10쪽
106 8장 에레멘(11) +3 14.11.15 1,847 58 9쪽
105 8장 에레멘(10) +4 14.11.14 2,349 84 9쪽
104 8장 에레멘(9) +2 14.11.13 2,129 82 10쪽
103 8장 에레멘(8) +2 14.11.04 2,237 69 10쪽
102 8장 에레멘(7) +3 14.11.02 2,288 78 11쪽
101 8장 에레멘(6) +3 14.10.31 2,363 70 9쪽
100 8장 에레멘(5) +3 14.10.28 2,519 79 10쪽
99 8장 에레멘(4) +4 14.10.23 2,598 66 10쪽
98 8장 에레멘(3) +3 14.10.21 2,472 91 10쪽
» 8장 에레멘(2) +2 14.10.19 2,732 95 9쪽
96 8장 에레멘(1) +3 14.10.17 3,181 95 9쪽
95 7장 콰콘(21) +5 14.10.14 2,487 97 9쪽
94 7장 콰콘(20) +2 14.10.13 2,799 105 10쪽
93 7장 콰콘(19) +7 14.10.09 2,382 84 10쪽
92 7장 콰콘(18) +8 14.10.05 2,544 97 7쪽
91 7장 콰콘(17) +5 14.10.02 2,500 91 9쪽
90 7장 콰콘(16) +2 14.09.30 2,635 97 10쪽
89 7장 콰콘(15) +2 14.09.28 3,493 193 9쪽
88 7장 콰콘(14) +3 14.09.25 2,418 88 11쪽
87 7장 콰콘(13) +8 14.09.21 2,713 97 10쪽
86 7장 콰콘(12) +5 14.09.18 2,613 96 8쪽
85 7장 콰콘(11) +8 14.09.16 2,553 99 10쪽
84 7장 콰콘(10) +4 14.09.14 2,559 109 10쪽
83 7장 콰콘(9) +7 14.09.10 2,685 97 11쪽
82 7장 콰콘(8) +6 14.09.04 2,686 104 10쪽
81 7장 콰콘(7) +5 14.09.02 2,685 10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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